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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돼지꿈

by 똥이아빠 2015.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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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돼지꿈

<자유부인>을 만든 한형모 감독 작품. 1961년 개봉. 
영화 포스터에도 나오지만, 서울신문 시나리오 공모 당선작품으로, 시대의 모습을 잘 반영하고 있다. 영화의 수준이며 배우의 연기 모두 훌륭한 작품임에 틀림없다.
이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은 당대 최고의 배우들로 김승호, 문정숙, 허장강, 이예춘, 김희갑, 구봉서, 정애란 등 최고의 캐스팅이다. 여기에 안성기의 어릴 때 모습도 볼 수 있다.
이들의 연기는 지금 봐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흐믓하다. 특히 김승호와 그의 아내 역으로 나오는 문정숙의 연기는, 시간이 흘러 70년대와 80년대를 주름잡았던 <전원일기>의 최불암, 김혜자로 이어지는 생활 연기의 원조와 같다.
단역으로 나오는 이예춘, 구봉서, 김희갑을 보는 것도 즐거움이고, 나중에 악역의 달인으로 통하는 허장강의 잘 생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허장강은 연기도 훌륭하고, 외모도 특출하게 잘 생겨서 과연 명배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 나오는 '후생주택'은 1954년 이후 정부에서 미국의 지원금을 받아 집이 없는 서민을 위해 만든 공공 임대주택인데, 15평 정도의 작은 집이었지만 이런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사람들이었다.
1961년만 해도, 서울은 인구가 4백만 명 정도되는 큰 도시로 발전했는데, 전쟁 이후 북한에서 내려 온 피난민과 시골에서 올라 온 이주 농민들이 서울 외곽에 판자촌을 만들며 도시의 외연을 확장하던 때였다.
따라서, 이때만 해도 서울 사대문(서울을 둘러싼 네 개의 성문) 안쪽은 그나마 전후 복구가 이루어지고 전차도 다니는 등 도시다운 면모를 갖춰가고 있었지만, 대문 바깥쪽은 그야말로 판자촌과 빈민들의 소굴이나 다름없었다. 
이 영화에서도 주인공인 김승호 가족은 학교 선생으로 재직하고 있고, 후생주택을 분양 받아 비교적 깨끗한 중산층의 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그들이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밀수품 장사가 결국 자신의 가정을 파괴하고 하나뿐인 자식마져 잃어버리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상당히 충격적이면서 계몽적이다. 영화 전체의 흐름과는 어울리지 않는 무리한 결말인데, 그것이 정부의 입김 때문이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1960년대에 성문 밖 마포의 판자집에서 자란 나는, 이 영화가 우리 세대를 기록한 소중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서울의 외모는 바뀌었지만, 서울(남한)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천박함과 역사의 빈곤은 경제가 발전한 오늘날에도 여전함을 느낀다.
그것은 이 영화에서 주제로 드러난, 물질 만능주의, 경제 우선주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돈벌기가 오늘날에도 전혀 변하지 않고 이어지기 때문이다. 별 세 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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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교 교사인 주인공(김승호)은 서울 변두리에서 국가로부터 임대 받은 집(영단 주택)에서 아내(문정숙), 그리고 초등학교 5학년의 영준(안성기)이와 함께 살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월급을 가지고 집세를 내어가며 어렵게 살던 어느 날 그는 돼지꿈을 꾼다. 때마침 동네 아줌마에게 부업으로 돼지를 키워 팔 것을 권유받은 주인공의 아내(문정숙)는 열심히 돼지를 키운다. 어느 날 주인공의 친구(이예춘)가 커다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약을 팔라고 하면서 교포(허장강)를 아내에게 소개해준다. 집세도 밀리고 생활이 어려웠던 주인공의 아내는 선뜻 이를 수락해서 먼저 선금을 그 교포에게 건내주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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