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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내부자들

by 똥이아빠 2015.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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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부자들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부패 커넥션을 그리고 있지만 당연히 환타지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사하라 사막에서 바늘 하나를 찾는 것처럼 불가능하다는 걸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주 가끔, 부패 커넥션의 일부가 드러나긴 한다. 예전에 삼성그룹의 비자금 사건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경우, 가징 기본적인 법이 지켜지기만 했어도 한국은 훨씬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가 되었을 것이지만, 당연히 그 심각한 사건들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 '가진 자'들이 벌리는 온갖 추잡한 작태의 단면을 본다. 그것은 정치적 권력 관계나 이해관계 속에서 삐져나오는 경우일테고, 괜찮은 언론의 집요한 추적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기업 또는 기업을 운영하는 자본가들이 빼돌리는 비자금이나 외국은행에 숨겨둔 돈의 출처를 집요하게 추적해서 그 범죄를 밝히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상식이고 순서겠지만, 어쩐 일인지 한국에서는 경제범죄나 자본가들이 연루된 범죄는 더 이상 범죄로 취급하지 않고 있다.
4조원이 넘는 돈을 사기치고 중국으로 밀항한 조희팔 일당의 경우, 경찰이 보호까지 해주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범죄로 벌어들인 돈이 정치, 경제, 사법 분야까지 장악하고 있다는 주장이 틀린 말도 아니다.
심지어 한 나라의 가장 큰 정당에서도 자동차로 검은돈을 건네 받아 선거자금으로 쓸 정도이고, 그 때문에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으니, 정치권력과 관련된 범죄는 항상 면죄부를 받는다는 것을 널리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서글픈 환타지다. 정치권력과 언론의 부패를 조직폭력배를 통해 응징할 수밖에 없는 사회라면 희망이 없는 사회가 아닌가. 
이 영화에서 정치가를 만들고, 대통령 후보를 만들고, 정치가에게 스폰서(뒷배를 봐주는 재벌)를 붙여주는 역할을 하는 자가 언론인이었다. 언론이 썩은 사회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구조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는 그나마 정의로운 검사가 한 명이라도 있었지만, 지금 한국에 정의로운 검사가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여타의 검사들은 제외하고 정치검찰이라고 불리는 자들이 권력의 개가 되어 '물라면 물고, 뜯으라면 뜨는' 말 잘 듣는 개가 된 상황에서, '만인 앞에 평등한 법'을 기대하는 것은 사막에서 물을 찾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세상이 평등하지 않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현실이다. 특히 천민자본주의 국가이자 파쇼국가인 한국에서는 이런 불평등은 더욱 심각하고 강력한 사회적 긴장 관계를 만들고 있다. 정치권력은 부패하고, 다수의 인민은 멍청하고 어리석다. 
이럴 때, 똑똑하고 정의로운 내부자들이 많이 나와주는 것이 사회를 살리는 수단이 되겠지만, 그것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먹고 살기 위해 몸을 사리고, 튀어나오면 망치를 맞게 되는 송곳이 되길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별 네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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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력한 대통령 후보와 재벌 회장, 그들을 돕는 정치깡패 안상구(이병헌). 뒷거래의 판을 짠 이는 대한민국 여론을 움직이는 유명 논설주간 이강희(백윤식)다. 더 큰 성공을 원한 안상구는 이들의 비자금 파일로 거래를 준비하다 발각되고, 이 일로 폐인이 되어 버려진다.
빽 없고 족보가 없어 늘 승진을 눈 앞에 두고 주저 앉는 검사 우장훈(조승우). 마침내 대선을 앞둔 대대적인 비자금 조사의 저격수가 되는 기회를 잡는다. 그러나 비자금 파일을 가로챈 안상구 때문에 수사는 종결되고, 우장훈은 책임을 떠안고 좌천된다.

자신을 폐인으로 만든 일당에게 복수를 계획하는 정치깡패 안상구. 비자금 파일과 안상구라는 존재를 이용해 성공하고 싶은 무족보 검사 우장훈. 그리고 비자금 스캔들을 덮어야 하는 대통령 후보와 재벌, 그들의 설계자 이강희. 과연 살아남는 자는 누가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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