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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Bridge of Spies

by 똥이아빠 2016.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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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Bridge of Spies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작품. 말할 것도 없이 잘 만든 영화. 스티븐 스필버그는 초기의 오락영화에서 벗어나 차츰 '인간적인'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흥행에 성공한 감독이라는 명성을 얻고 난 뒤에 자신의 예술성이나 영화사적으로 의미를 부여할 만한 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것은 예술영화를 만든 유명한 감독들의 뒤를 따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컬러 퍼플'을 시작으로 '쉰들러 리스트', '아미스타드', '라이언 일병 구하기', '터미널', '워 호스' 등이 그런 감동과 명작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들이고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
이 영화 역시 휴머니즘을 바탕에 깐 영화로, 영화의 기본 줄거리가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는 내용이다. 여기에 영화 잘 만들기로 소문난 코엔 형제를 시나리오에 투입함으로써, 영화는 탄탄한 기본을 갖추게 되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가 보여주는 특징은 치밀한 리얼리티에 있는데, 몇몇 미국 감독들-클린트 이스트우드, 마틴 스코시즈, 코엔 형제 등-이 보여주는 리얼리티는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정교하다.
영화가 현실의 복제일 수는 없지만, 현실을 가능한 충실히 반영하는 것은, 영화로 재현하는 과거의 현실을 보면서 관객은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은 부수적이라 해도, 그렇게 재현된 영화를 통해 예술적 감동을 얻게 된다.

냉전 시기의 미국과 소련은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린다. 그것은 많은 부분 두 나라의 권력 집단이 자기 나라의 인민을 속인 결과이며, '냉전'이라는 공포분위기를 조성해 권력의 이익에 사용한 흔적들이 드러났다.
두 나라는 각각 상대방 국가에 스파이를 보냈고, 실제로 중요한 정보가 넘어간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창문 넘어 도망간 100세 노인'에서도 풍자하듯, 냉전 시대에 실제 스파이들의 첩보전은 서로 다 알고 있으면서, 마치 대단한 일을 하는 것처럼 연극을 했다는 것이 맞는 말이다.
스파이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도 엄청난 비밀 정보를 빼내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그런 일은 거의 가능하지도 않았다. 드물게 상대 국가에 포섭된 고위 관료가 내부 정보를 유출한 경우는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었고, 그럼에도 국가의 안보가 흔들리는 일은 전혀 없었다.

냉전시대의 미국과 소련보다 더 심한 스파이는 오히려 한국에 있다. 한국의 관료, 정치인, 경제인들은 자신들이 자발적으로 미국대사관에 자기가 알고 있는 고급 정보를 정기적으로 보고했으며, 그런 일을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한국이 북한과 휴전상태에 있고, 미국이 한국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 한국인들의 자발적 정보제공은 엄연한 간첩행위임에도 전혀 처벌받지 않았다. 반면 미국에 있는 한국인이 미국의 군사정보를 한국 쪽으로 유출하자, 곧바로 간첩죄로 체포된 경우를 본다면, 한국의 간첩들이 기득권 세력이고, 친미파였기 때문에 처벌받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는 미국과 소련의 스파이를 교환하는 비밀작전을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주인공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의 탁월한 협상 능력을 중심에 두고 있다. 미국이 부러운 점은, 비록 적국의 스파이를 변호하는 변호사지만 자신의 업무를 냉정하고도 객관적으로 해나가는 전문성과 정부의 간섭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자유에 있다.
우리는 여전히 북한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없이 많은 간첩조작 사건이 발생하고 있는데, 정보기관이 조작하는 많은 간첩사건들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처리되지 않고 있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 영화는 충분히 의도한 바대로, 냉전시기의 미국이 소련보다 우월한 체제라는 것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런 점에서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된다. 미국이 스파이를 대우하는 방식은 퍽 신사적이었고, 법률에 근거한 반면, 소련은 폭력적이었다.
또한 당시 독일은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있었고, 동독의 주민들이 서독으로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장벽을 쌓고 있었다. 장벽을 넘는 동독 주민들이 동독군에 의해 사살당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런 장면들은 그 자체로 사실이지만, 냉전의 책임을 소련과 동독 즉 사회주의 국가에 떠넘기는 것처럼 보인다.

변호사 제임스 도노반은 민간인으로 국가가 수행해야 할 임무를 위임받아 훌륭하게 성공한다. 이것은 미국으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결과였고, 미국식 영웅의 탄생으로 그릴만 한 소재가 된다. 하지만 소련에 포로로 잡혀 있던 수십만 명의 독일군 포로들의 죽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독일군의 침공으로 굶주림으로 죽어간 소련의 100만 인민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얼마간의 유태인을 살린 쉰들러를 칭송하거나, 여러 명의 군인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한 명의 '라이언'을 구하려는 시도를 감동적으로 미화하는 것 등은 '미국식 영웅주의'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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