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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Le tout nouveau testament

by 똥이아빠 2016.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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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Le tout nouveau testament

이웃집에 신이 산다. 똑같은 내용으로 한국에서 만들었다면 아마도 개신교도들이 입에 게거품을 물고 극장 앞에서 난리법석을 떨었을 영화지만,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유럽에서 만든 영화라 국내 개신교도들은 닭 쫓던 개 지붕쳐다보는 격이 된 영화.
신을 조롱하고 풍자하는 것은 늘 즐거운 일이다. 왜? 신은 인간이 만든 피조물이니까. 응? 신이 인간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고? 이런 기본적인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이른바 '유신론자'들이다.
신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저 우주에서 스파게티가 날아다니고 있다는 걸 믿어야 한다. 왜? 보이지 않기로는 신이나 스파게티나 마찬가지니까. 신을 믿는 사람들은 늘 '보이지 않아도 믿는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지 않던가. 아니, 보이지 않는 존재를 믿기 때문에 더욱 신의 존재를 확신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렇다면 당연히 유신론자들은 UFO도 믿어야 하고, 외계인도 믿어야 하며, 지구밖에서 돌고 있는 스파게티도 믿어야 한다. 유일신이라고? 오로지 신은 하나 뿐이기 때문에 다른 모든 신들은 우상이거나 가짜라고?
그 하나뿐인 신은 누가 만들었을까? 바로 인간이 만든 허상이다. 인류가 신을 만든 과정은 그리 복잡하지도 않고, 설명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현대사회에서 '신'이 없다는 사실과,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만일 있다면 그 사람은 몸은 현대에 살지만 정신은 중세 이전의 인간이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신'은 남성이고, 매우 폭력적인 존재다. 그는 컴퓨터로 세상을 조정하고 있지만, 자신의 아내와 딸에게는 아주 못된 가부장이다. 즉, '신'이라는 존재는 인류의 초기, 정착생활을 시작하고, 농사를 지으면서 잉여생산물이 나오면서 발생하게 된다. 물론 그 전에도 토테미즘이 있었지만, 그들의 종교가 조금씩 다듬어지고 정교하게 바뀌는 과정은 잉여생산물과 함께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즉 다수가 생산노동을 하고, 여기서 나오는 잉여생산물로 소수의 사람들까지 먹여 살릴 수 있게 되면서, 추장, 족장, 무리의 우두머리는 제사장을 겸하게 된다. 제사장은 주로 나이도 많고 경험도 많은 남자 노인이 하게 되는데, 날씨의 예측, 두려운 자연환경에서 무리를 안심시키는 역할, 먹는 음식과 독이 되는 음식을 가려내는 것, 그가 경험한 생활의 지혜 등을 후대에 전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권한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인식하고, 권력과 재물을 확보하기 위해 보이지 않는 존재인 '신'을 대리하기 시작한다. 즉 제사장은 신의 대리인으로 '신격화'하는 것이다. 인류 초기의 모계사회 이후 줄곧 가부장제 사회, 남성중심사회로 이어지면서 물리적 힘(폭력)을 우위에 둔 남성들은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일부다처제를 유지하며 남성들만 제사장이 될 수 있는 권한을 누려왔다.
중세 이후 종교는 종교전문집단에 의해 장악되었으며, 현대에도 그 현상은 변하지 않고 있다. 유일신을 믿는 종교는 모두 신의 대리인들이 집권하고 있고, 이들의 권력은 세속적으로도 매우 강력하다. 하지만 정작 '신'은 존재하지 않는데, 사람들은 '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신의 대리인을 믿고 있는 것이다.

이 영화는 현대의 종교를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다. 유럽에서도 기독교는 이천년 가까이 유럽사회를 망치는 가장 나쁜 요소였음에 틀림없다. 이제는 유럽에서 종교의 해악이 많이 사라지고 있지만, 그밖의 다른 대륙에서는 여전히 미개한 종교로 인한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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