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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Under the Skin

by 똥이아빠 2016.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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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Under the Skin

이 영화를 SF영화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알레고리는 꽤 철학적이다. 외계인의 눈으로 본 인간의 삶이 그것인데, 여기서 외계인은 우주 밖의 다른 행성에서 온 진화된 생명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주류 사회에서 소외된 소수자들은 모두 '외계인'들이다. 영화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여성은 인간 사회에서 생물학적으로는 남성과 비슷한 숫자지만 사회적 의미로는 소수자일 뿐이다. 
주인공은 외계인이다. 그는 여자의 몸을 외피로 쓰고 있고, 또 다른 여자의 옷을 벗겨 입는다. 그리고 차를 몰고 다니며 남자들을 유혹해서 차원이 다른 곳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남자들은 옷을 벗는 여자(외계인)를 따라 걷다 점차 젤처럼 고체와 액체의 중간 정도 점액질로 빠져든다. 남자들은 그렇게 죽는데, 직접 표현은 없지만, 죽은 남자들은 외계인의 먹이가 된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외계인이 여성의 몸을 하고 있다는 것, 남자만을 유혹해 먹이감으로 삼는다는 것은 남성중심사회에 대한 분명한 비판이다. 하지만 여성의 몸을 한 외계인도 여러 남자를 만나면서 자신이 남자들과 다른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신의 육체가 여성의 몸이고, 인간의 육체를 신기하게 탐구하기도 한다.
먹잇감으로만 여겼던 남성에 대한 호감이 생기고, 갈등하면서 길을 잃고 숲속을 헤매다 남성의 폭력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되는 것까지, 이 영화는 여성의 처지가 외계인이자 소수자로서의 이방인이라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이해하기 어렵다. 안트레이 타르고프스키의 영화 가운데 '희생'을 보면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했는데, 영화를 해석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을 두고 비난하기는 어렵지만, 영화를 재미있게 보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영화를 난해하게 만드는 것은 감독의 의도다. 감독이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 것인지 감독의 생각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단서가 있다면 그것을 통해 영화를 재해석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영화 자체만으로 해석을 하기 위해서는 '영화언어'에 능통해야 하는데, 보통의 관객이 '영화언어'를 충분히 알고 있는 경우 또한 없으니, 이런 종류의 영화는 난해한 영화 그 자체로 받아들여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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