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유럽영화

[영화] 칠드런 오브 맨

by 똥이아빠 2017. 2. 5.


[영화] 칠드런 오브 맨

가까운 미래의 디스토피아. 인류가 더 이상 후손을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은 과연 어떤 상황일까. 사회는 철저하게 계급으로 구분되고, 이민자들은 정부의 폭력에 속수무책이다. 
임신을 하는 여성도 매우 드물고, 임신을 하면 오히려 체포당하게 되는 이상한 사회. 무엇이 이런 사회를 만들었을까. 극도의 인종차별일수도 있고, 핵폭탄으로 인한 전쟁의 끝무렵이었을 수도 있고, 인류가 막지 못한 전염병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류가 후손을 생산하지 못하면 멸종하게 되는데, 완벽한 인공수정 기술로 인간대 인간이 아닌, 오로지 기계로만 사람을 생산하는 시대가 온다면-이런 영화들도 많다-더 이상 인간 여성의 임신은 중요하지 않게 될 것이다.
더구나 지금까지 알려진 디스토피아의 세계-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오웰의 '1984', '동물농장' 등-를 모두 합해 놓은 것보다 더 막장의 디스토피아 세계에서 임신한 여성을 구출해 '미래'로 나아가게 하려는 시도는 과연 '희망'적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그 '미래'에 과연 무엇이 있을까. 현재가 멸망하기 직전의 인류인데,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라면 몰라도, 여전히 디스토피아 지구에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면, 새로움을 느끼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비티'를 연출한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영화를 연출했어도, 소재의 한계 때문에 '그래비티'의 감동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인류의 미래가 여성에게 있다는 사실은 말할 필요도 없는 사실이지만, 임신한 여성을 '미래호'에 태우기만 하면 모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영국의 여성작가 필리스 도러시의 작품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이것이 영화에서 여성들이 많이 등장하고, 여성들의 비중이 높은 이유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이 영화에서 '모성'은 임신한 젊은 여성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모든 여성과 몇몇의 남성들이 보여주는 태도일 것이다. 
반면, 세상을 디스토피아로 만든 자들은 남성들이고, 그들이 권력과 돈, 폭력으로 세상을 망치고, 인류를 멸망의 나락으로 떠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결국 남성(성)으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가부장제, 마초주의, 남성우월주의, 인종차별 등 모든 사회악이 인류가 멸망하는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인류가 존재했던 시기 가운데 아주 짧은 순간 모계사회가 있었다. 인류가 모계사회였을 때가 가장 평화로웠으며, 행복한 나날을 보냈을 거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다. 모계사회야 말로 원시공산주의의 생생한 현장이었을테니 말이다.

'영화를 보다 > 유럽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폴리테크니크-미개봉작  (1) 2017.03.06
[영화] 무한대를 본 남자  (0) 2017.03.02
[영화] 단지 세상의 끝  (0) 2017.02.24
[영화] Lion  (0) 2017.02.22
[영화] 디 아워스  (0) 2017.02.14
[영화] 나의 딸  (0) 2017.02.04
[영화] 내 어깨 위 고양이 밥  (0) 2017.01.30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0) 2017.01.17
[영화] 탱크 432  (0) 2016.11.22
최후의 Z  (0) 2016.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