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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11년

이장 공로패

by 똥이아빠 2017. 2.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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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공로패

2011년 2월. 시골에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해 4년이 지나서 마을 이장을 했다. 이장 노릇은 2년을 했는데, 나름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이전 이장에 비해 어설픈 건 당연했다. 이전 이장은 마을 토박이로 이미 이장을 오래 했는데, 그동안 이장을 몇 년 했기 때문에, 너무 오래하는 것 같아 이장을 바꿨으면 했다. 마침 내가 면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직장에 다니지 않아 시간이 좀 있다고 여겨서인지 나에게 이장을 맡아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내가 이장이 되어서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나름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장 직을 승락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만2년을 했는데, 나는 기존에 어떤 이장도 하지 않았던 일을 몇 가지 했다. 

우선 면사무소에서 공급하는 공문을 전부-하나도 빠짐없이-스캔해서 내가 만든 홈페이지에 올렸다. 나는 먼저 우리 마을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아침에 받은 공문을 스캔해 곧바로 올렸다. 공문의 양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몇 장에서 몇 십장씩 되었는데, 스캐너로 스캔해 이미지 파일을 올렸으니 원문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예전 2006년에 처음 주민자치위원이 되었을 때도, 나는 다른 면의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하지 않았던 일을 시작했는데, 그건 '소식지'를 매월 발행하는 일이었다. 이때도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봤지만 위원장과 나 둘이서 손발이 잘 맞아 '소식지'를 월간지로 단 한번의 결간도 없이 내가 주민자치위원을 그만 둘 때까지 발행했다.

이장이 되어서도 공문을 주민에게 곧바로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홈페이지에 스캔해서 올린 것인데, 우리 마을에서는 거의 반응이 없었고 오히려 다른 마을의 주민과 이장님들에게서 칭찬을 들었다.

2년의 이장 임기 동안 '이장협의회'에서는 해외여행을 두 번 갔는데, 나는 함께 가지 않았다. 이장에게는 매월 15만원-20만원의 수고비가 나오는데, 이걸 모두 모아서 해외 여행에 쓰는 것이다. 물론 자기 돈을 더 내야 한다. 보통 부부동반인데, 솔직히 그런 단체 여행은 몰려다니며 사진만 찍고, 쇼핑이나 하고, 저녁에는 술집에서 술이나 마시기 마련이어서, 진정한 여행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공로패는 임기를 마치면 의례 주는 형식적인 것이긴 하지만, 이장을 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시골 내려와서 거의 5년 동안 주로 지역을 위해 나름 봉사를 했다는 것에 보람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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