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에 찾아온 봄

 

십년도 더 전에 대도시에 살다 지금 살고 있는 경기도 양평의 시골로 내려왔습니다. 하루에 버스가 몇 번 다니지 않고, 대도시에 나들이를 하려면 교통편이 불편한 곳이지만, 그것 말고는 딱히 불편한 건 없습니다.

해마다 봄이 오면, 시골은 산과 들판에서 새로운 생명이 솟아오르는 것을 날마다 경이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수 없이 많은 봄을 맞았지만, 여기 시골에 내려와서 맞은 십여 번의 봄은 해마다 찬란하고, 아름답고, 놀라운 장면들의 연속이었고, 올해도 그러했습니다.

대도시보다 온도가 약 4-5도 정도 낮은 지역이어서 봄도 그만큼 늦게 찾아옵니다. 우리집에서 봄은, 뒷마당에 있는 매화나무에 꽃이 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4월 중순, 문득 매화가 팝콘처럼 펑펑 터지면서 피어나면 뒤이어 앞마당 가장자리에 있는 개나리가 노랗게 피어납니다.

그러면 마당 세 귀퉁이에 있는 앵두꽃이 피어나기 시작하고, 마당에서 가장 큰 나무인 매화나무에서 매화꽃이 흐드러지게 핍니다. 이와 비슷하게 벚꽃이 피어나고, 봄꽃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도화, 즉 복숭아꽃이 화려하지만 은은하게 핍니다.



마당에서 동쪽, 중미산이 있는 쪽을 바라본 장면입니다. 가운데 앵두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왼쪽에 있는 나무는 감나무인데, 감나무 잎은 다른 꽃들이 다 피고 난 다음부터 나오기 시작합니다. 앵두꽃 뒤쪽은 옆집 마당인데, 해마다 홍매가 아름답게 핍니다.



마당 가장자리에서 마당 쪽으로 바라보는 장면입니다. 왼쪽에 앵두꽃, 저 앞 왼쪽에 흐드러지게 핀 꽃이 복숭아꽃입니다. 정면의 가장 멀리에 핀 꽃도 앵두꽃입니다.



복숭아꽃이 핀 것을 찍었습니다. 복숭아 나무 아래에는 '소소한 가게' 주인이 해마다 담는 매실발효액이 항아리가 있습니다. 이 항아리는 3년이 지나서 열리게 됩니다.



흐드러지게 핀 앵두꽃입니다. 앵두나무는 꽤 오래 되었는데, 높이 올라가지는 않고 옆으로 퍼지는군요. 이 앵두나무 바로 옆에 마당수도가 있어서 '우물가 앵두나무'에 어울리고 있습니다.



마당에서 올려다 본 하늘이 모처럼 파랗고 싱그럽군요. 이렇게 맑고 깨끗한 하늘을 보는 것도 퍽 오랜만입니다. 요즘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숨쉬기가 힘들었는데, 날마다 이렇게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봄이 절정입니다. 아름다운 계절은 아름다운대로 즐기는 마음을 가져봅니다. 세상은 늘 어지럽고, 혼란하고, 복잡하고, 분노하고 슬퍼해야 할 일들이 가득하지만, 이렇게 화창하고 깨끗한 날에는 이런저런 슬픔과 분노를 내려 놓고, 잠시 자연의 아름다움에 몸을 맡겨 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Posted by 똥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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