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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보안관

by 똥이아빠 2017.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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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안관

코믹액션범죄물. 가볍기는 하지만 시나리오는 괜찮은 편. 보통 코믹액션의 상영 시간이 약 90분 정도인데 비해 이 영화는 120분을 다 채우고 있다. 출연하는 배우들이 최고의 배우들은 아니지만, 개성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어서 연기도 좋고, 코믹한 부분에서의 애드립도 재미있다.
전직 형사인 대호는 마을에서 자칭, 타칭 보안관으로 살아간다. 대호의 정체성은 지방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다. 대도시에서는 이런 인물이 존재할 수 없지만, 바닥이 좁은 소도시에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현실이기도 하다. 경찰 출신이라면 지역에서도 유지행세를 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가 어떤 성향의 인물이냐에 따라 지역이 좀 더 부패하거나 좀 더 깨끗해질 수 있기도 하다.
대호가 살고 있는 마을에 어느 날 대형 수산물유통센터가 들어서고, 그것을 분양하는 회사의 사장이 바로 대호가 몇 년 전에 선처했던 마약배달부 종진이었다는 우연이 단지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 인과관계를 가지고 있음이 나중에 드러난다. 사실 이 영화 도입부에서 종진의 등장은 그 이후의 반전을 예고하고 있었다.
다만, 종진의 등장은 주인공 대호는 물론 관객까지도 깜쪽같이 속아넘어갈 만큼 순진하고 선량한 기업가의 모습이라는 것이 반전의 묘미라면 묘미다. 마을사람들은 자신들을 위해 지역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사업가 종진의 등장에 환호한다. 하지만 대호만은 종진의 과거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를 '뽕쟁이'로 의심하고 있고, 대호를 생명의 은인으로 받들어 모시는 종진에게 끝내 형사로서의 촉을 놓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종진의 편에 서게 되고, 대호의 가족은 다른 마을로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다.

범죄자의 캐릭터는 어쩌면 종진처럼 순진하고 선량한 사업가의 모습을 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훨씬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늘 몸뚱이에 문신을 하고, 회칼을 들고 다니는 조직폭력배나 양아치들이 범죄자의 전형처럼 그려지지만, 실제 그런 인간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거의 볼 수 없지 않던가. 그보다는 조직폭력배들도 기업을 운영하고, 가게를 운영하고,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업을 하면서도 폭력과 협박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다.
그렇다면, 종진이 보여주는 선량한 사업가의 모습은 잘 포장된 폭력의 외피라고 할 수 있다. 마침내 대호의 끈질긴 추적으로 종진의 정체가 탄로나면서 숨겨왔던 범죄자의 얼굴이 종진에게서 드러난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들이 보여주는 달콤한 미끼와 살벌한 협박만으로도 두려움을 느껴 고분고분하겠지만, 형사로 살아왔던 대호는 범죄자의 가면 뒤에 숨은 진짜 얼굴을 꿰뚫어 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아쉬운 것은 여성 인물들이 많지 않은 것과 그들이 수동적이고 전형적인 캐릭터로 고정되어 있는 것이었다. 여성 캐릭터를 보다 적극적이고 재미있게 만들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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