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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맨 프롬 어스

by 똥이아빠 2017.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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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맨 프롬 어스

이 영화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서양의 역사 상식을 하나로 꿰어서 음모론으로 섞어 놓은 이야기다. 1만 4천년을 살고 있는 주인공 존은 크로마뇽인으로 시작해 유럽을 돌아다니며 살다가 해가 뜨는 동쪽을 따라 인도까지 가서 석가모니를 만나 그에게 불교를 배우고 다시 로마로 돌아와 불교를 전파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십자가에 매달렸다가 살아나서 북유럽 쪽으로 올라가 떠돌며 살아온 사람이다. 그 사이 열 개의 학위를 취득했고, 자신의 신분을 바꿔가며 살아왔는데, 그의 친구-모두 교수들이다-들은 믿지도, 믿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인다.
주인공 존은 창조설을 전면 부인한다. 제목부터 '지구에서 온 사람'이니, 신이 우주와 인간을 창조했다는 말 자체가 모순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기독교도들이 '신'으로 믿는 예수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다. 종교학을 가르치는 존의 동료교수는 존의 말을 듣고 '신성모독'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존은 자신이 살아 온 이야기일 뿐이라고 말한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성경이며 부활 따위는 모두 부풀려지고 왜곡된 이야기라는 것이다. 기독교도들이 이 영화를 보면 질겁을 할 듯 하다. 존은 2천년 전에 자신이 '예수'라고 불리는 인물이었고, 죽은 적이 없으며, 열두 사도도 모두 거짓이고 왜곡된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 기독교는 매우 중요한 소재로 작용한다. 존은 1만 4천년을 살아오면서 많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살았는데, 2천5백년 전에 티벳에서 석가모니를 만나 불교에 관한 공부를 하고, 유럽으로 돌아와 '예수'가 되기도 한다. 존의 동료 교수들은 기독교가 독자적인 종교가 아니라 이미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의 여러 설화에서 가져 온 내용을 짜깁기한 것임을 알고 있으며, 기독교도들이 말하는 신약성경이라는 것도 예수 이후의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여러 사람들에 의해 편집된 내용이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따라서 기독교도들이 믿고 있는 구약, 신약 성경이라는 것이 그저 전설과 우화의 모음집이며, 역사적 사실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소설이라는 내용을 말하고 있다.
기독교도들은 자신이 믿는 신을 알기 위해 공부를 하면 할수록 신의 존재가 가짜이고, 성경의 내용이 거짓이고, 만들어진 것이며, 오래 된 전설이거나 우화라는 것을 알게 된다. 즉 신을 믿는 행위는 '무지한 상태'에서나 가능한 일이고, 신을 알려고 하면 할수록 신을 부정하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일부 기독교도는 기독교의 성경과 신이 모두 가짜라고 해도 자신은 '절대자로서의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한다. 그것은 '아몰랑' 믿음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루쉰의 소설에 나오는 아Q식 정신승리법인 것이다. 무조건 내가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는 태도는 지극히 유아적 정신수준의 유치하고 무지한 상태를 드러내는 것이고, 세상을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아이들과 같은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이며, 객관적 사실과 과학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분열적 정신상태임을 알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평소에는 정상적으로 일상 생활을 하지만, 종교 문제와 관련된 내용에서는 비합리적인 태도를 보이게 된다. 그런 비합리, 비상식적 태도에는 이유가 없다. 종교적 신념 때문에 자신의 합리적, 상식적 부분까지도 부정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종교(기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항상 위험하다. 그들은 자신의 내부에 분열된 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종교 쪽 자아가 공격을 받으면 비정상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무신론자들이 훨씬 합리적이고 모순된 행동을 덜 하며, 덜 이중적이다. 그것은 과학을 인간이 이룬 이성의 결실임을 믿고, 자부심을 가지며, 과학의 위대함이 인간의 무지를 깨뜨렸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반면 신(기독교)을 믿는 사람들은 과학의 성과와 이성의 힘을 믿지 않으며, 매우 오래된 비과학적, 비논리적, 무지의 상태에 있었던 흔적을 믿는다. 믿을 뿐 아니라 그것을 절대화하며, 수천년의 시간 동안 변해 온 인간의 삶과 환경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 신을 믿는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퇴보하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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