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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만의 왕국

by 똥이아빠 2017.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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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만의 왕국

부부는 일곱 명의 아이를 두었다. 아이들은 밝고 명랑했으며, 저희들끼리 잘 어울려 놀았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 아버지는 자살한다. 아버지의 자살 이후 6년이 지난 시점부터 카메라가 가족의 삶을 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어려서 아버지가 자살했기 때문에 가족은 모두 충격에 빠지고, 아버지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시작된다.
40대 초반에 자살한 아버지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리고 그는 무려 일곱 명의 자식들을 두고 왜 자살했을까. 겉으로 보이게 이 가족은 여느 가족, 가정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가족 전체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왜 자살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가족이 찍은 비디오를 통해 아버지가 노래도 잘 하고, 작사, 작곡,  기타 연주도 잘 하는 사람이고,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원만하게 어울리지만 가족들과 있을 때는 엄격하고 우울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영화를 보면서 가장 궁금한 점은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그는 자식들에게 좋은 아버지로 기억되긴 했지만 단편적으로 폭력적인 모습도 보였다. 무엇보다 아버지가 자살하기 얼마 전에 쓴 메모에는 아내와 자식들 모두를 죽이고 자살하겠다는 내용이 발견되었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가 온전한 정신이 아니라는 의심이 든다. 적어도 아버지가 우울증을 겪고 있었을 거라는 의심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며, 그 주요한 이유로는 경제적인 것을 들 수 있다. 이들의 경제 상황에 관해서는 정확히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일곱 명의 아이들이 생활할 수 있는 것은 정부보조금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고, 만일 다른 도움이 없이 생활한다면 이들에게 어느 정도의 재정적 여유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이 영화는 아버지가 자살한 이후 6년의 시간이 지난 뒤부터 약 3년 정도를 기록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성장해 집을 떠날 때가 되어가면서 이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아버지와 결별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즉 정서적으로 밀착되어 있던 감정들을 정리하고, 각자 독립적으로 살아갈 마음의 준비를 갖춰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곱 명의 남매들이 모두 사이가 원만하고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는 것인데, 이들이 아버지의 죽음이 주는 충격을 견딘 것도 대식구끼리 서로를 위로해주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40대 초반의 남자가 일곱 명의 아이들을 둔 채 자살을 해야 할 정도로 비극적인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은 과연 어떤 경우일까. 그가 범죄자도 아니고, 특별히 주위의 평판이 나쁜 것도 아니고, 길거리로 내 몰릴 정도도 아니었는데, 그가 자살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정신적인 문제였거나 심각한 경제적 이유이거나 이 둘이 합쳐진 이유일 것이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아버지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아버지의 흔적을 찾으려 애쓴다. 그럴수록 집착에서 벗어나기 어렵지만, 이 가족들에게 지금은 위안의 시간이 더 필요한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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