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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09] 역사와 철학 - 김기석

by 똥이아빠 2011.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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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김기석은 당시 서울사범대학장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김정문 알로에 회장의 회고문에 보면, YMCA 등에서 공개 강연회를 할 때, 여러 유명한 연사들이 많이 등장했는데, 이때 김기석도 강사의 한 사람으로 강연을 했던 것으로 보아, 당시 사회 활동이 활발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글 '역사와 철학'은 지금 읽어도 훌륭한 내용이다. 앞부분을 읽어보면 다음과 같다.


역사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의 활동 및 그 경과에 대한 탐구요 서술이다. 인간 아닌 자연에 대해서도 그 자신의 역사가 탐구 또 서술 될 수 있는 것이니 천체사, 지구사, 동식물사 같은 것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역사가 인간적-윤리적인 세계의 역사로 서술되어 온 것은 그것이 의연히 고대의 인간중심의 세계관에 의하여 이끌리고 있는 때문일 것이다. 역사는 역사 그 자체에서 보면 자연 및 정신의 개전과정 그대로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들의 편에서 보면 역사는 이 개전과정에 속하는 모든 사태를 탐구하는 일이다. 이 같은 개전과정 자체로서의 역사는 처음에는 단순히 자연사였다. 그러던 것이 인간이 자연 속에 나타나는데 미쳐 자연은 차츰차츰 문화에 옮아갔다. 이리하여 자연사는 문화사가 되어 버렸다.

(중략)

철학은 근원적인 실재, 또는 원리에 관한 학이었다. 가장 근원적인 실재, 또는 원리란 어떤 것일까. 희랍철학, 중세철학, 근세철학은 한가지로 이것을 물었고 또 거기에 대답하려고 힘썼다. 그런데 서양철학은 이것을 주로 실체적인 것으로 생각했다. 이같은 서양철학의 전통적인 태도에 대하여 의심을 품고 또 대담하게 여기에서 헤어진 것이 독일 관념론이었다. 가장 근원적인 것은 실체가 아니고 주체다. 헤겔의 이 대담한 선언은 실체적인 것으로부터 주체적인 것에 돌아오게 한 소크라테스적 전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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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철학은 시간이 지나도 많이 바뀌지 않는 것이고, 그 해석과 경향에 따라 달라지긴 해도 철학의 근본 물음, 역사학의 토대는 큰 변화가 없으니 이 내용 역시 시대가 바뀌었어도 읽어서 도움이 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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