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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헬프

by 똥이아빠 2011.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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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프 - 10점
테이트 테일러 감독, 비올라 데이비스 외 출연/월트디즈니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나는 이런 영화가 좋다.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도 좋고, '소량계산대'도 좋고,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도 좋다. 휴머니즘을 담은 영화는 기본 평점이 높아진다. 이 영화 역시,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영화. 헐리우드의 물량 공세로 만드는 거대한 액션보다도,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와 같은 판타지보다도, 영화는 이런 맛에 본다고나 할까.
결국 '영화'란 인간들,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우리들의 생각, 세계관, 가치관, 의식구조, 감정, 감성, 도덕성, 정의, 추악함, 사악함, 편협함, 나약함, 용기, 사랑, 분노, 슬픔 등등...모든 것을 영화에 담게 되는 것이고, 그런 느낌이 잘 전달되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1960년대를 배경으로, 미국 백인 중산층 가정에서 일하는 흑인 가정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미국의 60년대는 엄청난 경제 성장과 부의 축적이 일어나는 시기였으므로 백인은 중산층으로 급격하게 신분상승을 하고, 텔레비전, 자동차, 냉장고, 전기청소기 등 가전제품이 폭발하듯 증가한다.
따라서 백인 중산층 여성은 적은 돈으로 흑인 가정부를 들일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면서, '현모양처'의 모델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깔끔하고 단정한 옷과 화장을 한 가정주부가 주방을 지키는 광고가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고, 백인 여성의 로망은 '현모양처'가 되었다.
물론, 이것은 남성 중심사회에서 가부장적 사회질서를 유지하려는 마초이즘의 발현에 불과했지만, 미국 여성들은 이때까지만 해도 '페미니즘'을 부르짖고 일떠서지 못했다. 그들은 수동적이었고, 경제권을 움켜쥔 남편(남성)에 의해 지배당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정신승리법'을 찾아야 했으며, 그 대상이 바로 흑인 가정부였던 것이다.
흑인 가정부의 입장은 정확히 백인 중산층 여성과 대척점에 서 있다. 이 영화에서도 나오듯이, 자기 아이 대신 백인 아이를 키워야 하는 흑인 가정부의 슬픈 경험부터, 백인으로부터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적은 돈이라도 벌기 위해 이를 악물고 참아야 하는 흑인 여성들의 가슴아픈 이야기가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상당히 '점잖게' 그려졌는데, 당시에도 자신을 고용한 백인 남성에 의해 성추행, 성폭행을 당하는 흑인 가정부들이 적지 않았던 사실이 이 영화에서는 드러나지 않고 있다. 60년대에도 여전히 흑백분리정책, 즉 차별이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백인테러집단 KKK가 흑인을 살해하며,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한 가지 이유만으로 노예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된 흑인을 생각하면,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을 때와 비교해서 아주 조금이라도 그들의 처지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미국 영화 가운데 해마다 빠지지 않고 제작되는 영화가 '유대인의 비극적 상황'에 관한 영화와 '흑인의 문제'를 다룬 영화들이다. 이제 '유대인의 비극적 상황'에 관한 영화는 재미 없을 뿐 아니라, 그들의 노골적인 홍보전이 오히려 유대인의 이미지를 나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이스라엘이 미국을 등에 없고 중동의 여러 나라들, 특히 팔레스타인을 탄압하는 것을 보면서, 예전의 유럽이 유대인을 왜 그렇게 증오했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반면, '흑인의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미국의 근본 문제 가운데 하나이며-비록 미국 대통령이 흑인이라 해도-이는 인간의 평등과 자유에 관한 궁극의 질문이기 때문에, 이런 영화는 앞으로도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별 네 개.
헬프
감독 테이트 테일러 (2011 / 미국)
출연 엠마 스톤,바이올라 데이비스,옥타비아 스펜서,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제시카 차스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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