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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 성소수자에 관한 내용을 과장하지 않고 때론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다뤘다. 영화는 크게 두 축으로 움직이는데, 주인공 동구의 성정체성이 핵심이긴 하지만, 학교와 씨름부가 한편이고, 사고만 치고 다니는 아버지와 따로 살고 있는 엄마의 집안 이야기가 한편이다. 이 두 축은 동구가 살아가는 데 있어 희망과 고통을 상징한다. 성전환 수술을 위해 씨름을 해야 하는 것은 희망이고, 이혼한 부부 사이에서 사고만 치고 다니고, 자식을 폭행하는 아버지는 불행과 절망이다. 몸은 남성(여성)인데, 마음은 여성(남성)이라는 분열적 상황은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해하기 어렵다. 성전환이든 동성애든 성소수자의 삶은 결코 평범하지 않을 뿐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에게도 고통을 준다. 동구의 아버지가 동구의 여.. 2016. 11. 29.
[영화] 자백 [영화] 자백 한국에서 진짜 기자정신을 갖고 권력의 심장을 파헤치는 기자들이 얼마나 될까. 그런 면에서 내가 ‘뉴스타파’를 후원하고 있다는 건 자부심을 가질만 하다. 이 영화는 ‘뉴스타파’의 기자들이 국가정보원의 간첩조작 사건을 뒤쫓는 이야기다. ‘뉴스타파’의 책임기자는 최승호 기자로, 그는 예전에 ‘문화방송’의 대표 시사 프로그램인 ‘피디수첩’의 대표 피디이기도 했던 사람이다. 그가 ‘문화방송’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물론 ‘미운털’이 박혔기 때문이지만-쫓겨난 이후 ‘뉴스타파’를 조직해 주로 권력 범죄에 관해 취재를 집중하고 있다. 영화에서, 간첩조작 사건의 다양한 사례가 나오지만 중심은 ‘유우성 씨’의 간첩조작 사건이다. 민주주의 사회라고 하는 한국에서, 그것도 21세기에 음습하고 악랄한 간첩조작 사건.. 2016. 11. 29.
시민은 물인가, 불인가 시민은 물인가, 불인가 지난 11월 26일, 광화문과 시청, 종로 일대에서 약 150만 명이 모이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미 네 번의 집회가 평화적으로 열렸고, 이날 역시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내용은 평화롭고, 따뜻했으며, 서로의 믿음과 지혜를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마침 첫 눈이 내리고, 날씨는 차가웠지만 그렇기에 혹시 집회에 사람들이 나오지 않을까 염려해 더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거리로 몰려 나왔다. 나 한 사람 쯤이야, 하는 마음이 아니라, 나 혼자라도 나간다는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 무려 150만 명이었다. 언론에서는 경찰과 충돌하지 않고, 다친 사람 한 명 없으며, 길거리의 쓰레기까지 깨끗하게 치우는 시민들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고, 또 실제로도 그렇지만.. 2016. 11. 28.
아산 조부모 묘소를 찾다 아산 조부모 묘소를 찾다 한겨울에 묘소를 찾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이때는 어쩐 일인지 눈 내린 날, 조부모의 묘소를 찾았다.아침에 아들이 다니는 학교 기숙사에 가서 아들을 데리고, 같은 학부모가 운영하는 학교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아산으로 내려왔다.묘소에 들렀다가 고모님 댁에 들러 함께 영화를 봤다. 영화는 '평양성'.지금 사진을 보니, 이렇게 어린 아이를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한 것이 후회된다. 그때는 그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으나, 마음으로는 몹시 안타깝고 안쓰러웠다. 물론 주말에는 꼭 집에 데려와서 함께 지내기는 했지만 주중의 학교 기숙사 생활이 아이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고,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 우리의 선택이 잘못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 당시 달.. 2016. 11. 27.
[영화] 포레스트 검프 [영화] 포레스트 검프 미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우화. 원작 소설과 영화의 내용은 조금 다르다. 포레스트 검프는 IQ 75로 경계선 지능인데, 살아가는데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가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곧 미국의 역사를 바꾼 사람들이다. 50년대 처음 만난 사람이 무명 가수였던 엘비스 프레슬리였고, 미식축구의 유명한 감독 폴 프라이언트를 만나며,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고 명예 훈장을 받은 다음 군인 신분으로 중국과의 핑퐁 외교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또한 존 레논에게 '이매진'의 영감을 주는 말을 하고, 새우잡이 배를 운영해 부자가 되며, 당시 대통령이던 닉슨과 만나 그가 정해준 호텔에서 잠을 자다 '워터케이트' 사건의 제보자가 된다. 새우잡이로 부자가 된 댄.. 2016. 11. 25.
마을 빈집에 불이 나다 1월 초. 새벽에 갑자기 마을 방송이 울리고, 싸이렌 소리가 들렸다. 불이 났다는 이장의 방송을 듣고 나가보니, 마을 바깥 쪽에 있는, 평소에는 비어 있는 집에서 불이 났다.한밤중에 불길이 치솟는 걸 보니 새삼 무섭다.다행히 사람이 없어서 집만 타고 끝났다.다음 날 불난 집에 가보니 흔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 타버리고 말았다.불이 난 원인은 방화는 아니고, 전기 누전이나 과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이 나던 날, 집주인이 잠시 다녀갔고, 아마도 전기와 관련해 무언가 잘못 조작한 것이 원인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마을 주민들 모두 가슴을 쓸어 내렸다. 2016. 11. 25.
[영화] 굿바이 싱글 [영화] 굿바이 싱글 코미디 영화의 공식-적어도 한국영화에서-은 중반까지는 웃기다가 후반에는 감동을 주려고 한다. 코미디를 코미디 자체로 끝내지 않는 것은, 영화를 만드는 쪽-감독, 제작자 등-의 강박이 작용한다고 본다. 처음부터 끝까지 코미디로 일관하는 영화는 흔치 않다. 찰리 채플린의 슬랩스틱 코미디도 마지막에는 진한 감동이 있다. 그것은 코미디 장르가 단지 관객을 웃기려는 목적이 아니라, 웃음을 통해 인간의 삶을 이야기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기 때문에 코미디 영화는 웃음과 함께 눈물도 동반하게 되는 것이다. 이 영화는 김혜수의 영화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김혜수가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코미디 영화에서 배우가 메소드 연기를 할 만큼 몰입해서 깊이 들어가는 경우는.. 2016. 11. 25.
다산학교 입학식 다산학교 입학식 2011년 1월 초. 시골의 초등학교 분교를 졸업한 아이는 새롭게 생긴 대안학교에 진학했다. 비인가 대안학교여서 교육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의 대안학교였지만 처음 시작할 때의 열기와 지원은 어떤 대안학교보다 좋은 조건이었다. 학생 수도 충분했고, 학부모들이 낸 입학금도 부족하지 않았다.이 대안학교를 만든 교장도 마침 아이가 다니던 분교의 같은 학부모이기도 해서, 우리들 부모는 대안학교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열심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입학식에 강당을 가득 채운 학생과 학부모들의 열기와 기대는 새로운 대안학교의 탄생을 축하하며, 새로운 교육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초등학교를 마친 어린이들이 이제 공교육을 배우는 중학생이 아닌, .. 2016. 11. 24.
홍천 팔봉산 산행 홍천 팔봉산 산행 수요 산행모임에서 오늘 오른 곳은 홍천에 있는 팔봉산이다. 그동안 양평에 있는 산을 주로 올랐는데, 양평의 산들을 거의 다 올라서 거리를 조금 더 늘려 다른 지역까지 가보기로 했고, 우선 손에 꼽은 곳이 바로 이 산, 팔봉산이다.우리 마을에서 차로 50분이 걸리는 거리다. 중미산과 유명산을 넘어서 춘천고속도로 설악IC로 들어가 남춘천IC로 빠져나오면 멀지 않은 곳에 팔봉산이 나온다. 팔봉산은 강원도에서도 낮은 산에 속하는데, 불과 300여 미터 정도의 산이지만 봉우리가 모두 8개로, 봉우리마다 기암괴석과 절경을 볼 수 있는 멋진 산이다. 이렇게 낮은 산으로 다양하고 험한 산도 드물 듯 하다.팔봉산 유원지 주차장에서 바라 본 팔봉산의 풍경인데, 저 봉우리는 팔봉산의 여덟번째 봉우리인 8봉.. 2016. 11. 23.
[영화] 탱크 432 [영화] 탱크 432 IMDB의 영화 제목은 Belly of the Bulldog. 탱크로 싸우는 영화인줄 알고 봤다가 깜짝 놀랐다. 알 수 없는 전쟁터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에게 쫓기는 몇 명의 군인들은 두 명의 포로를 잡고 있다. 그들이 가는 곳에는 최강의 소대원들이 모두 죽어 있고, 죽음의 그림자가 점점 짙게 드리우고 있음을 느끼면서 그들이 찾은 것은 들판에 버려진 한 대의 탱크였다. 탱크 안으로 들어가 적의 공격으로부터 조금은 안전하게 되고, 적들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며 고장난 탱크를 수리한다. 좁은 탱크 내부에는 알 수 없는 서류들이 들어 있었는데, 서류철에서 탱크 안에 있는 군인들의 신상명세서가 발견된다. 그 서류에는 병사들이 어떤 실험에 참가한 것으로 되어 있고, 그들은 모두 죽은 것으.. 2016. 11. 22.
[영화] 미스틱 리버 [영화] 미스틱 리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작품 다시 보기. 처음 보고 별 네 개를 준 영화. 다시 봐도 훌륭하다. 어릴 때의 한 사건으로 인해 세 친구의 운명은 엇갈린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데니스 루헤인이다. 데니스 루헤인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 가운데 유명한 작품이 바로 마틴 스콜세지가 연출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을 한 영화 '셔터 아일랜드'가 있다. 원작이 워낙 뛰어난 데다 감독들 또한 대단해서 두 작품 모두 최고의 영화에 꼽히고 있다. 이 영화는 희망을 말하지 않는다. 어릴 때 발생했던 불행한 사건으로 인해 세 친구의 삶은 저마다 상처를 남기고 멀어졌다. 하지만, 보스턴 빈민가에서 자랐던 그들은 여전히 그곳에서 살고 있지만 더 이상 가까운 친구는 아니다. 지미의 딸이 실종되던 날.. 2016. 11. 22.
[영화] 죽여주는 여자 [영화] 죽여주는 여자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잘 드러낸 영화. 무겁지만 담담하고, 감정의 과잉 없이 차분하지만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 본 영화. 잘 만들었다. 노인세대의 삶은 그 사회의 복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데, 이 영화에서 노인들의 삶은 비참하다. 노인 인구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노인들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를 묻는 중요한 화두를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60대의 노인인 소영은 파고다공원 일대를 배회하며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며 살아가는 '박카스 할머니'다. 이 영화에서 노인의 성 문제는 중요한 소재이기도 한데, 남자 노인들은 여전히 성(섹스)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상하게 보인다. 나이와 상관 없이 성적인 .. 2016. 11. 21.
양평 산수유열매 축제 양평 산수유열매 축제 지난 11월 19일과 20일에 양평군 개군면 내리에서는 '산수유 열매축제'가 열렸다. 산수유마을로 유명한 이곳 내리는 봄에는 산수유 축제를 하는데, 노란 산수유꽃이 만발한 마을은 개나리와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준다.올해 처음 시작하는 '산수유 열매축제'는 가을에 꽃과 잎이 다 지고, 빨간 산수유 열매만 나무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올해는 시작이어서 마을 주민과 이웃에서 주로 참석했지만, 앞으로 외지 관광객들이 얼마나 많이 찾을지는 축제의 내용에 달려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축제가 열리는 내리 산수유 마을 입구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그 옆과 뒤로는 산수유 열매가 빨갛게 마치 꽃처럼 많이 달려 있다. 축제의 중심은 마을회관 앞인데, 이곳에서 쇠머리국밥을 비롯해 국수 .. 2016. 11. 21.
[영화] 럭키 [영화] 럭키 일본 영화 '열쇠 도둑의 방법'을 리메이크한 영화. 코미디 영화가 그렇듯 심심풀이 팝콘을 먹으면서 볼 수 있는 가벼운 영화다. 이야기의 깊이나 인물들의 갈등 구조는 그리 심각하지 않고,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다루는 내용은 매우 심각한데, 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은 정작 어리버리하다. 개연성이 부족하고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그럼에도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되는건, 형편 없는 막장은 아니기 때문이다. 킬러와 백수청년의 삶을 뒤바꿔서 벌어지는 일은 하나의 우화다. 영화를 보는 그대로만 해석하면 재미없지만, 이것을 동화 '왕자와 거지'의 현대판 이야기나,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사회적 위치의 반전으로 해석하면 재미있다. 킬러 최형욱은 의뢰받은 사건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최고의 킬러이자 해결사다... 2016. 11. 21.
[영화] 아버지와의 마지막 여행 [영화] 아버지와의 마지막 여행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워지는 영화. 희망이 없는 길을 가야만 하는 아버지와 아들. 무엇보다 어린 아들의 처지가 마음 아프다. 아들을 키우는 입장에서, 이 영화 속 아버지는 자격미달이다. 아들을 함부로 대하고, 폭력을 휘두르고, 자기의 감정을 여과없이 어린 아들에게 투사한다. 아들은 이미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었지만, 아버지에 대한 애정의 마지막 끈을 놓치 않으려 한다. 아버지는 본능적으로 아들을 사랑하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거칠고 폭력적이다.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하층민 아버지는 그의 아버지에게서도 같은 취급을 받았을 것이다. 그가 살았던 세월은 모질고 걍팍했으며, 따뜻한 보살핌과 인간의 애정에 감화될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태도와 행동을 일방 비난하기 어.. 2016. 11. 21.
[영화] 언더워터 [영화] 언더워터 스티븐 스필버그의 출세작 '죠스'에 이어 커대한 상어가 등장하는 스릴러 영화. 저예산으로 만들었지만 재미있게 잘 만들었다. 등장인물이라야 여성 주인공과 상어. 잠깐 나오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영화 내내 주인공 낸시와 백상아리만 나온다. 낸시가 사는 곳은 미국 남부 텍사스인데, 내륙의 사막에 사는 여성이 서핑을 좋아하는 것도 특이하다. 낸시가 이곳을 찾은 것은 서핑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얼마 전 엄마가 세상을 떠났고, 그 슬픔과 함께 엄마가 살아 있을 때 함께 왔던 해변이 바로 이곳이었다. 게다가 아버지와의 관계도 그리 좋지 않아서, 낸시는 다니고 있는 의대를 중퇴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그의 인생에서 어려운 시기인 것이다. 엄마를 생각하며 좋아하는 서핑을 하려고 찾은 티후아나의.. 2016. 11. 18.
2010년-마당에 눈 나리다 12월 말. 마당에 눈이 소담하게 내렸다. 한 해의 끝자락에 내린 눈은 추운 겨울이지만 포근한 느낌이 든다. 눈이 내리면 마을은 온통 하얗다. 마을 주위의 산은 잣나무숲이어서 사철 푸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눈 덮인 마을은 왠지 고즈넉하고 아늑한 느낌이다.벌써 6년 전 사진이지만 지금과 많이 달라진 것도 없다. 마당 끝에 항아리가 여러 개 놓인 것만 빼면, 나무들이 더 많이 자랐고, 개집이 사라졌고, 파고라에 평상이 새로 생긴 것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집도, 마을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2010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아이는 곧 초등학교를 졸업할 것이고, 생활은 지금과 또 다르게 변할 것이다. 2016년의 시점에서 보면, 이런 모든 일들이 소중하고,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 되었다는 생각을.. 2016. 11. 18.
2010년-채소샐러드와 두부김치 싱싱한 채소와 과일, 두부와 김치, 고등어구이로 차린 밥상. 익힌 것보다는 날 것이 아무래도 몸에 좋긴 하다. 물론 익힌 음식이 나쁘다거나, 건강에 도움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익힌 음식은 소화가 잘 되고, 흡수도 잘 되어서 영양소를 얻기에 좋다. 날 것을 먹는 것은 그 음식재료 자체에 들어 있는 '효소'로 인해 소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익힌 음식에는 '효소'가 없다. 이 차이는 우리 몸속에서 '효소'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가의 문제가 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일정량의 '효소'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효소의 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살면서 새롭게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즉, 선천적으로 '효소'를 많이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은 건강에 관한 한 재산이 많다고 할 수 있고, 효소가 적은 사람은 가난.. 2016. 11. 18.
2010년-아들의 사진연습 아들이 찍은 사진 가운데 하나. 그저 평범한 사진들이 많지만, 가끔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있어서 놀라게 된다.2010년 12월 중순. 학교에서 사진 찍는 교육을 받았는데, 학부모 가운데 사진작가가 있어서 반 아이들 모두 사진을 배웠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볼 것인지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시골의 작은 분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는 학원에 간 적이 없고, 학교에서도 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시간보다는 들로 산으로 개울로 뛰어다니며 놀았던 기억이 더 많은 것으로 안다. 아이는 학교에서 교과서에 적힌 것을 배우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며 직접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어린 시절의 그런 경험이.. 2016. 11. 18.
2010년-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다 12월 중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기독교를 믿지 않지만, 크리스마스도 하나의 명절이라고 생각한다. 불교에서 부처님 오신날에 절에 가서 절밥을 얻어 먹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종교도 없지만, 우리 사회에서 종교적 분위기를 완전히 배척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종교의 역사는 인류가 아주 미개했을 때 발생해서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으므로, 분명 종교적 관념이 존재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그것은 인류가 여전히 정신적으로 미개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 합리적 사고방식과 과학적 이성이 인류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지 못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니 비록 무신론자라 해도 칼로 무 자르듯 종교와 분리하는 생활이나 사고방식은 실천하기가 매우 어려운 노릇.. 2016. 11. 18.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영화]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 팀 버튼 감독 작품. 상대적으로 팀 버튼 감독의 작품들은 실사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 작품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많은 작품을 만들었지만 뛰어난 작품과 평이한 작품이 뒤섞여 있어서 작품 수준이 고르지 못한 것이 아쉽다. 팀 버튼의 작품 세계는 음울하고 고독하며, 소외되고 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을 지닌 인물들이 많이 나오고, 그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는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또한 기괴한 인물들과 생명체들을 등장시켜 평범한 인물과 일상을 뒤틀고,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을 의미 없게 만든다. 팀 버튼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거의 모두 조금씩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것이 육체이든 정신이든, 기형이든 특출한 재능을 가진 인물이든. 중요한 것은, .. 2016. 11. 15.
[영화]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 [영화] 설리 : 허드슨 강의 기적 크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작품. 기존의 '동림옹(이스트우드는 동쪽숲이고, 이것을 한문으로 줄여서 '동림'으로 말하는데, 할아버지여서 '옹'을 붙여 '동림옹'이라는 애칭으로 쓴다.) 작품들과는 조금 달라서 약간 실망스러웠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다큐멘터리가 아니므로 실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내용에서 각색이 있었다. 다만, 동림옹의 예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고증과 미술의 디테일만큼은 매우 뛰어나다. 이 영화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세월호 참사'를 떠올리게 된다. 아마 한국사람이라면 99%는 세월호를 연상하게 될 거라고 본다. 세월호와는 달리 물 위에 추락한 비행기의 승객과 승무원 모두는 단 한 사람의 희생자도 없이 안전하게 구출된다. 그 과정이 너무도 .. 2016. 11. 15.
크리피 : 일가족 연쇄 실종사건 크리피 : 일가족 연쇄 실종사건 영화 정보를 찾아보니 일본의 미스터리문학상을 받은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영화를 보는 내내 답답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 되었다. 주인공은 전직 형사로 범죄심리학을 강의하고 있는데, 6년 전 발생한 미스테리 사건을 다시 추적하면서 자신에게도 기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 이웃들에게 인사를 하러 다니지만, 사람들은 이웃이라해도 거의 교류가 없어서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 이웃에 사는 남자 니시노의 태도가 불안정하고 기이한 것이 불쾌함과 함께 공포를 느끼게 한다. 가족 사이를 파고 들어 서로를 이간질하고, 간격을 벌린 다음 그 틈새로 잠입해 집을 차지하고, 가족을 노예로 삼는 싸이코패스의 행동이 믿을 수 없을.. 2016. 11. 14.
11월 12일 100만명 집회 참관기 11월 12일 100만명 집회 참관기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집회에 참석했다. 대통령의 무능과 비리, 비선실세라고 하는 박근혜 주변의 사이비 무당과 그 친인척이 국정을 농단하고, 그것을 함께 저지른 박근혜 대통령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평범한 소시민인 나도 참을 수 없었다. 나처럼, 답답하고, 울화통이 터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 그들도 폭발하려는 화를 겨우 참으며 오늘 집회에 와서 대통령 하야, 퇴진, 탄핵을 목이 쉬도록 외칠 것으로 기대했다.오전에 집에서 나와 양수역에서 전철을 타고 왕십리역에서 내렸다. 12시 무렵이었는데, 왕십리역에서 광화문까지 걷기 시작했다. 예전에도 왕십리역에서 광화문까지 몇 번 걸었기 때문에 걷는 것은 어렵지 않았고, 기분 좋았다. '왕십리'라는 지명은 조.. 2016. 11. 14.
<영화> 맨 인더 다크 맨 인더 다크 원제는 Don't Breathe. 영화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세 명의 청년이 맹인이 살고 있는 집에 침입해 돈을 훔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예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청년들은 맹인의 집에서 쉽게 탈출하지 못한다. 단순한 줄거리를 공포영화로 만든 실력이 놀랍다. 특히 저예산 영화-헐리우드에서 이 영화는 1천만 달러가 안 되는 제작비로 만들었다-로 이 정도의 내용을 만들 수 있다는 건 훌륭한 시나리오 덕분이다. 공포나 호러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연기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장르 영화의 특성 때문이기도 한데, 영화의 장치가 배우들의 연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공포나 호러 효과에 기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연기는 중요하다. 특히 맹인의 경우, 눈이 .. 2016. 11. 13.
<영화> 밀정 밀정 192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독립운동을 그린 영화. 역사적 사건이었던 의열단의 폭탄 투척 사건이 주요 모티브다. 영화의 내용은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에 관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기도 하다. 이 영화는 직전에 나왔던 '암살' http://marupress.tistory.com/1863 과 함께 보면 더욱 재미있고 항일 독립운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조선이 해방된 이후 무려 70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들이 본격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몹시 안타깝지만 반가운 일이다. ‘암살’이나 ‘밀정’과 같은 영화들은 우리 사회의 민의 즉 인민의 의식과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물리적으로 이전의 사회에서는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 2016. 11. 12.
서프러제트 서프러제트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 여성참정권운동을 다룬 영화이니 '페미니즘 영화'라고도 할 수 있겠다. 1900년대 초 영국에서 여성의 참정권을 놓고 지배집단인 남성과 피지배집단인 여성들이 직접 맞부닥친 사건으로, 페미니즘 운동의 시초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늘 그렇지만, 여성의 존재는 가부장제 사회가 된 이후 지금까지 온전한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다. 남성 지배집단은 늘 여성을 차별하고, 억압하고, 대상화하고, 소외시켰다. 한 사회에서 가장 천대를 받았던 계급은 늘 존재했지만, 여성은 이중, 삼중, 사중의 억압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성의 참정권 역시, 근대 민주주의에서 투쟁을 통해 얻어진 것이라는 점, 그것도 여성들의 피와 눈물이 대지를 적시며 얻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남성 지배.. 2016. 11. 11.
<영화> 이민자 이민자 1920년대 뉴욕항. 유럽에서 실려 온 이민자들이 세관을 통과해야 한다. 어지간하면 모두들 통과하지만 병이 있는 사람들은 감호소에 격리되었다가 건강이 좋아지지 않으면 출발한 나라로 돌아가야 한다. 에바와 여동생은 불안하다. 여동생이 긴 항해 와중에 병에 걸렸기 때문이다. 결국 여동생은 감호소로 가고, 에바도 외숙모가 있는 곳으로 갈 계획이었지만 어쩐 일인지 주소도 다르고, 외숙모의 존재를 증명할 서류도 갖고 있지 못했다. 에바까지 추방당할 처지에 놓여 있을 때, 한 남자가 나타나 에바를 구해준다. 그 남자는 부르노. 당장 먹고 살기 위해 에바는 부두 노동자들이 모이는 주점에서 춤을 추고, 나중에는 몸을 팔게 된다. 이 모든 것이 부르노의 농간이었음을 알게 되지만, 여동생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 2016. 11. 10.
걷기왕 걷기왕 독립영화. 저예산으로 만들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독립영화와 저예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다. 이를테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독특하면서도 뛰어난 시나리오와 연출이 뒷받침되면 독립영화라 해도 많은 사람들이 눈여겨보게 된다.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가 실험영화는 아니지만, 영화의 상상력을 실험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일 수는 있다. 기존의 영화 즉 대자본이 투입되고,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흥행에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기 때문에 영화적 실험과 모험을 하기에는 부담을 느끼게 된다. 독립영화가 필요한 것은, 적은 자본으로 만든 영화의 아이디어가 의외로 크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영화 시장에 새로운 피를 공급하는 것과.. 2016. 11. 10.
최후의 Z 최후의 Z 핵전쟁이 끝나고 세상은 방사능에 오염되어 살아남은 생명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아주 드물게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지만 오염되지 않은 지역에서 탈출해 청정한 지역을 찾아 헤매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깊은 산골에서 혼자 살아가는 주인공이 있고, 낯선 사람이 찾아온다. 두 사람은 서로 협조하며 삶을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데, 시간이 흘러 또 다른 낯선 사람이 찾아온다. 세 사람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생기고, 결국 마지막에 왔던 한 사람이 다시 사라진다. 핵전쟁 이후의 황폐하고 종말에 가까운 분위기이긴 하지만, 영화는 의외로 밝고 긍정적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하지만 소설이 이렇게 재미없을 리는 없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는데, 영화.. 2016.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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