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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27

박근혜 구속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박근혜 구속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고, 구속한 것은 온전히 국민이 광장에 모여 촛불을 들고 평화롭지만 힘차게 싸운 결과다.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그 전에는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던 박근혜 정권의 무능이 국민 모두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2016년부터는 박근혜와 샴쌍둥이처럼 행동했던 최순실과 그 일당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박근혜 정권이 단지 무능할 뿐 아니라 말할 수 없이 부패하고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음을 국민은 날카롭고도 지혜롭게 문제의 심각함을 확인했다.그로부터 지금까지 광화문 광장을 비롯해 전국의 크고 작은 도시와 마을에서 시민들은 촛불을 들고 박근혜 정권의 무능과 비리를 참을 수 없노라 외쳤고, 그 뜨겁고도 진지한 함성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를 움직였.. 2017. 3. 31.
최일남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최일남 선생님께 드리는 편지 1980년대, 20대 중후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도 최일남 선생님이 한겨레 신문에 쓴 글을 읽고 편지를 쓴 듯 한데, 이 편지는 최일남 선생님께 부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무려 30년 전에 쓴 글인데, 최일남 선생님께서는 건강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계셔서 반가운 마음이다. 이 편지는 부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이런 졸필을 읽으셨다면 얼마나 실망하셨을까. 나는 치기어린 20대의 기록으로 여기에 남긴다. 2017. 3. 29.
[영화] 23아이덴티티 [영화] 23아이덴티티 다중인격에 관한 소재는 늘 흥미진진하다. 나이트 샤말란 감독 역시 다중인격의 소재를 공포영화와 접목했다. 하지만 다중인격에 대해 이미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 영화가 그리 재미있지 않다. 한 사람에게 23명의 서로 다른 독립된 인격체가 있다는 설정은 물론 흥미롭지만, 영화 속 다중인격은 그리 흥미롭지 않았다. 그보다는 납치된 세 명의 여학생이 성적 대상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왜 하필이면 10대의 여학생이며, 그들이 옷을 벗고 반라의 상태로 갇혀 있어야 하는지 개연성이 없다. 왜 희생자는 항상 어린 여성이어야 하는지, 그것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것임을 감독이 진짜 모르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영화의 흥행을 생각해서 어린 여성을 이용한다는 의심이 합리적이.. 2017. 3. 26.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 어둡고 무겁게 가라앉은 날씨처럼, 암회색의 암울한 풍경이 드라마 전체를 지배한다. 그것은 풍경 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내리누르며 우리의 삶을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보스톤에서 북동쪽으로 올라가다 보면 작고 한적한 바닷가 마을이 나타나는데, 이 마을이 '맨체스터 바이 더 씨'다. 영국에 '맨체스터'가 있으니, 아마도 '바닷가 옆'에 있다는 걸 일부러 마을 이름으로 넣은 듯 한데, 인구 5천 여명의 이 작은 마을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작고 한적한 어촌이다. 보스톤에서 아파트 관리인으로 일하는 리 챈들러는 형 조 챈들러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전화를 받고 집으로 돌아온다. 형이 남긴 유산을 관리하고, 아직 미성년인 조카 패트릭의 후견인으로 그를 돌봐야 한다는 변호.. 2017. 3. 24.
[영화] 조작된 도시 [영화] 조작된 도시 공들여 만든 영화인데, 개연성-리얼리티-이 부족한 것이 결정적 흠이다. 이야기는 그렇다고 해도,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비현실적이거나 과장되어 이야기에 집중하기 어렵다. ‘웰컴 투 동막골’을 연출한 박광현 감독은 그의 전작인 ‘동막골’에서도 한국의 분단상황을 환타지로 그렸는데, 그의 연출의 일관성은 이 영화에서도 보인다. ‘동막골’이 조금 더 환타지하고 따뜻한 결말이라면, 이 영화는 그 나름은 해피엔딩이지만 근본적인 악은 여전히 은폐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어서 암울하고 씁쓸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초반에 보여주는 화려한 액션은 꽤 공을 들인 장면들로, 이 영화가 ‘액션’을 앞세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영화 곳곳에서 화려한 몸싸움과 자동차 추격 씬은 볼만하다. 여기에 화.. 2017. 3. 20.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나는 늙고 힘없는 사람이다. 아직 어린 두 아이를 두고 아내는 세상을 떠났고, 황량한 벌판에 있는 낡은 집에서 돼지를 치고,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아직 어리고, 늙은 내가 죽으면 고아가 되어 이 험악한 세상에서 힘겹게 살아가게 되겠지.그나마 돼지도 병이 들어 내다 팔 수도 없어 막막하고, 당장 생활에 필요한 돈도 넉넉치 않아 초조하다. 사람들은 나를 ‘왕년에 잘 나가던 총잡이’라고 말하지만, 그건 이미 오래 된 이야기가 되었고, 실제로 나는 그리 대단한 총잡이도 아니었다. 내가 총잡이라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에게만은 감추고 싶었다. 아이들이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아는 것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운명의 그날, 그 애송이가 나를 찾아.. 2017. 3. 17.
[영화] 사이런스 [영화] 사이런스 마틴 스코시지 감독은 21세기 세계영화사에서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대단한 감독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초기 작품 '택시 드라이버'와 '성난 황소'만으로도 충분히 그랬다. 그의 페르소나인 하비 케이틀, 로버트 드 니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당대 최고의 영화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영화에 관한 한, 어려서부터 천재 소리를 듣던 마틴 스코시지 감독은 이탈리아계 미국인이고, 그 자신 '신앙을 잃은 가톨릭교도'라고 고백했듯이 이 영화는 감독 자신의 종교관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지 않을까? 일본의 17세기 기독교 전파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정작 일본에는 기독교도가 0.5%도 안 되는 숫자이니, 일본 사람들도 관심이 없.. 2017. 3. 16.
[영화] 미스 슬로운 [영화] 미스 슬로운 영화는 쉽지 않다. 영화의 소재가 미국 워싱턴 정가의 로비스트를 다룬 것도 낯설고, 주인공 슬로운의 행동 역시 이해하기 쉽지 않다. 이 영화는 거대한 복선을 깔고 있어서,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주인공의 말과 행동을 따라가야 한다. 특히 이 영화는 대사가 매우 많고, 대사에도 복선이 깔려 있어서 인물들의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는 재미없게 느껴진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나같은 사람은 두 번은 봐야 겨우 이해할 듯 했다. 주인공 미스 슬로운은 놀랍도록 똑똑하고 자신의 일을 확실하게 처리하는 로비스트다. 그리고 그 슬로운이라는 인물을 냉정하고도 매력적으로 드러내는 배우가 제시카 차스테인이었다. 그동안 이 배우에 대해서는 그리 알고 있지 못했는데, 이 영화에서 자신의.. 2017. 3. 16.
양평 중미산에 오르다 양평 중미산에 오르다 3월 중순. 중미산은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 햇살은 더 없이 따사롭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와서 봄이 머지 않았음은 몸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다. 산의 중턱에는 생강나무가 막 움을 트기 직전이고, 정상에 무리지어 있는 진달래 군락에는 꽃몽우리가 맺혀 있다.중미산을 오르는 길은 여러 곳이 있는데, 가장 빠른 길은 37번 국도의 양평과 가평 경계인 서너치 고개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는 것이다. 서너치 고개에는 포장마차가 몇 개 있는데, 그 맞은편으로 의정부도로 관리 창고가 있다. 이 창고 앞쪽에 사람이 들어갈 수 없도록 철망을 세워 놓았는데, 그 사이로 들어가면 곧바로 등산로가 보인다.중미산은 어느 쪽으로 올라가든 등산로가 가파르다. 산이 높지는 않지만 뾰족한 모습이어서 올라가는 데 .. 2017. 3. 15.
[영화] 싱글라이더 [영화] 싱글라이더 영화의 배경에 깔리는 잔잔하고 슬픔을 머금은 듯한 음악이 인상 깊다.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강재훈(이병헌)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가족을 호주로 보내고 자신은 기러기 아빠로 살아가는 강재훈은 증권회사 지점장으로 성공한 인물이고, 경제적으로도 상류층에 속한다. 그런 그가 회사의 사기 사건에 연루되어 책임을 지고 사직한 다음, 호주에 있는 가족을 찾아 무작정 날아간다. 그리고 아내와 아들이 살고 있는 집과 주변을 배회하며 그들을 바라본다. 시나리오가 상당히 심심해서 극적인 드라마로 만들기 어려운 내용인데, 감독은 시종 과장하기 않고, 차분하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강재훈을 바라보고, 강재훈이 가지고 있는 복잡한 심경을 천천히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 영화를 만든 이주영 감독은.. 2017. 3. 14.
G6로 찍은 수원 화성 G6로 찍은 수원 화성 수원 행궁과 화성 근처에 모임이 있어서 갔다가 마침 LG G6를 구입하고 카메라 성능을 테스트 해봤다. 전에 쓰던 제품은 G2였는데,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오래 쓰다보니 전체적으로 너무 느리고 통신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 G6와 비교하면 거북이와 토끼처럼 속도가 다르고, 카메라의 해상도 역시 차이가 많이 난다.하지만 스마트폰의 카메라가 아무리 좋아도 카메라의 해상도와 품질을 따라가지는 못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품질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스마트폰에 있는 카메라가 아닌, 카메라로 찍는 것이 바람직하다.스마트폰 카메라는 사진을 쉽고 빠르게 찍을 수 있고, 휴대하기 편리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리고 어지간한 사진이라면 스마트폰 카메라로 충분히 좋은 품질을 얻을 수 있기도 하.. 2017. 3. 13.
[영화] 디나이얼 [영화] 디나이얼 어떤 영화인지 모르고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는 영화. 제목이 말해주듯 현실을 부정하는 반유대주의자와 법정에서 싸우는 이야기다. 유대인이자 역사학자인 립스타트는 대학에서 홀로코스트 역사에 관해 강의하고 있고, 그 주제로 책도 쓰는 대학교수다. 한편 영국에 사는 어빙은 재야 역사학자로, 제2차 세계대전에서 히틀러에 의한 홀로코스트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그런 주장을 담은 책도 펴낸 사람이다. 립스타트의 책에서 어빙의 주장을 반박하며 그를 ‘히틀러를 지지하는 인종차별주의자이자 반유대주의자’라고 쓴 내용이 명예훼손이라고 소송을 당한다. 그런데 미국에 살고 있는 립스타트는 영국 법정에서 소송을 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고, 그는 소송을 위해 영국으로 간다. 어빙은 명백히 인종차별주의자며 반유대.. 2017. 3. 10.
[영화] 아메리칸 초밥왕 [영화] 아메리칸 초밥왕 그녀, 새로운 맛의 세계에 빠지다 ‘후아나’는 미혼모로 딸과 함께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다. 생계를 위해 거리에서 과일을 팔던 그녀는 어느 날, 강도를 만나 큰 돈을 빼앗기게 된다. 여자의 몸으로 거리에서 장사한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이야기하는 아버지의 말대로 후아나는 취직을 결심한다. 그러던 중 그녀는 우연히 초밥집 앞에서 주문한 초밥을 먹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되고 초밥의 독특하고 정갈한 이미지에 매혹되어 초밥집 주방에 취직하게 된다. 1년간 주방에서 일하면서 어깨 너머로 셰프 ‘아키’의 초밥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며 초밥 셰프의 꿈을 꾸게 된 후아나. 하지만 여자이자 서양인이 초밥 셰프가 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데... 멕시코 여성과 초밥이라는 조합은 분명 낯설다... 2017. 3. 10.
[영화] 루시드 드림 [영화] 루시드 드림 대기업 비리 고발 전문 기자 대호(고수)는 3년 전 계획적으로 납치된 아들을 찾기 위해 '루시드 드림’을 이용, 과거의 기억으로 가 범인의 단서를 추적한다. 오른팔에 문신을 한 남자, 사진을 찍던 수상한 남자, 꿈마다 등장하는 의문의 인물까지! 베테랑 형사 방섭(설경구)과 친구인 정신과 의사 소현(강혜정)의 도움으로 마침내 대호는 모든 단서가 지목하는 한 남자를 마주하게 되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 이 영화는 '자각몽'이라는 소재를 위해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 된다. 즉, 등장인물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소재에 얽매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이다. 모든 문제를 '자각몽'으로 귀결시키고, '자각몽' 속에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소재주의'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희귀한.. 2017. 3. 10.
조부모 묘소를 찾다 2011년 1월 말. 설날을 앞두고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를 찾았다.아내의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는 일년에 서너 번 정도 찾는데, 주로 설, 추석, 한식, 봄과 가을의 벌초 등이다. 이렇게 눈이 쌓인 경우는 퍽 드물다. 산 아래 멀리 아산면 소재지가 보이고, 그 뒤로 저수지가 보인다.아내의 고향이자, 장인, 장모께서 이곳에서 오래 사셨고,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어서 나는 아산이 좋다.아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고, 가까운 곳에 유명한 온천도 있다. 이 일대가 유명한 분들이 많은 곳이고, 역사적인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이순신 장군의 묘소도 근처에 있고, 허균의 생가도 있다.아산을 내려보고 있는 영인산에는 자연휴양림이 생겼고, 아산 주변의 크고 작은 지역이 매우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것에 .. 2017. 3. 8.
[영화] 폴리테크니크-미개봉작 [영화] 폴리테크니크-미개봉작 왜 모르고 있었을까. 너무 오래된 사건이어서 그랬던 것일까. 지금 한창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감독 드니 빌뇌브의 작품이지만 한국에서는 개봉하지 않았다. 이후에 나온 영화들은 모두 봤지만,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은 것은 매우 안타깝다. 이 영화를 한국의 남성들 특히 남자 일베충들이 많이 보기를 권한다. 그들, 일베충들의 모습이 바로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과 같기 때문이다. 캐나다 몬트리올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 1989년에 실제로 발생한 사건을 영화로 만들었다. 이 사건으로 14명의 여성이 사망했고, 14명이 부상당했는데, 이 학살의 범인은 같은 학교의 남학생이었다. 그가 죽인 사람들은 모두 '여학생'들이었다. 혐오범죄는 오히려 현대로 올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을.. 2017. 3. 6.
[영화] 문라이트 [영화] 문라이트 이 영화가 작품상을 받았다고,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본 많은 관객 가운데는 기대보다 실망한 사람이 많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어떤 면에서, 이 영화는 그리 재미있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를 잘 만든 것과, 영화로서의 재미가 있는 것은 조금 다르다. 코엔 형제의 영화는 (나의 경우) 매우 재미있고, 몇 번씩이나 보게 되는 최고의 영화로 꼽지만, 한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없다. 코엔 형제의 작품을 좋아하는 마니아들은 있지만, 대중성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마찬가지로, 어떤 하나의 작품을 두고, 평론가들이나 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는 결과들이 대중의 기호와 일치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대중적 인기와는 관계 없이 잘 만든 영화는 분명 있고, 이 영화 역시 잘 만든 영화임에 틀림없다... 2017. 3. 6.
[영화] 로건 [영화] 로건 마블 코믹스로 만든 영화들은 지금까지 유치해서 안봤다. 만화의 세계관이라는 것이 시작부터 황당하고, 유치함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서, 아무리 잘 만들었다고 해도 나는 재미 없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기존의 마블 코믹스 영화들과는 사뭇 다르다. 진지하고 암울한 미래를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영화는 배트맨의 외전이라고 할 수 있는 '다크나이트'처럼 울버린의 외전이라고 봐도 좋은 영화다. 지금까지 나온 배트맨 영화 가운데 '다크나이트'가 작품의 완성도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은 것처럼, 울버린 시리즈 가운데 이 영화가 최고의 평가를 받을 듯 하다. 울버린의 휴 잭맨이 더 이상 등장하지 않기 때문에, 이 예상은 거의 확실하지 않을까. 마블 코믹스의 수 많은 영웅들 가운데 울버린은 비교적 '인간적'.. 2017. 3. 6.
[영화]신 고질라 [영화]신 고질라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애니메이션이 아닌, 실사 영화를 만든 것이 처음은 아니지만, 대개 실패했다. 이 영화는 그나마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완성도는 많이 떨어진다. 완성도가 낮은 이유가 제작비 때문인지, 아니면 일본의 전통인 특촬물의 특징을 살리기 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헐리우드의 컴퓨터 그래픽과 비교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민망한 수준이다. 영화의 형식은 말할 것도 없이 형편 없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꽤 중요한 내용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건 이후 핵문제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데, 일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폭탄을 직접 맞아본 나라이기도 하다. 1945년 이후 일본은 핵폭탄과 지진이 사회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는데, 그런 일본의 의식을 반영한 영.. 2017. 3. 5.
[영화] 그린존 [영화] 그린존 맷 데이먼 주연. 역시 믿고 볼 만한 영화다. 전투 장면이 포함된 액션 장면도 훌륭하지만, 영화의 주제 역시 미국 정치 상황을 정면으로 드러내고 있어, '정치적으로 올바른'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라는 형식을 통해 자신들의 범죄행위를 고발하는 것도 미국의 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을 제거한 직후, 미군 특수팀 밀러 팀장은 국방부에서 내려오는 대량살상무기 위치를 수색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의 팀은 여러 곳을 다니지만 번번히 수색에서 허탕을 친다. 열 받은 밀러는 사단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의문을 제기하지만, 시키는 일이나 잘 하라는 사단장의 말에 승복할 수밖에 없다. 그때 CIA 지부장이 밀러 팀장에게 접근해 대량살상무기의 정보를 준 제보자의 정체가 수상하다는 말을 한다. .. 2017. 3. 5.
[영화] 너의 이름은 [영화] 너의 이름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내용과 형식.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대중의 기호를 정확하게 읽고 있다. 영화는 물론 판타지 형식이지만,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설득력 있게 보여줌으로써, 관객의 마음을 움직인다. 관객이 일단 사람의 몸이 바뀐다는 설정을 받아들인다면, 그 이후에 벌어지는 모든 상황은 설득력을 갖게 된다. 결국 이 영화의 핵심인 '몸 바꾸기'는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데, 영화에서는 미츠하와 타키가 자신의 상상만으로 실제 몸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즉, 어떤 충격적인 사건을 겪지 않았는데도 유체이탈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도쿄에 사는 타키가 혜성이 떨어진 마을을 찾는 것으로 되어 있고, 그 마을에 살던 미츠하를 만나기 위.. 2017. 3. 4.
[영화] 공조 [영화] 공조 북한의 군 고위 간부 차기성이 위조지폐 원판을 탈취해 한국으로 들어온다. 북한 당국은 특수부대요원 임철영을 공식 협상단에 끼워 넣어 한국으로 보내 차기성을 제거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한국에서는 국정원이 북한의 요청을 받아들여 차기성을 체포하는 작전을 펼치고, 임철영을 감시하는 역할로 무능한 형사 강진태를 붙인다. 북한군의 최정예요원 임철영과 한국의 무능한 형사 강진태가 벌이는 버디무비는 남북한의 특수한 상황을 배경으로, 액션과 코믹이 결합한 영화다. 영화를 보다 궁금해졌다. 이 영화에서 북한군 특수요원인 임철영과 한국군 특수부대 출신인 '아저씨'의 전당포 주인 차태식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하는 것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영화는 개봉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영화에서 북한군인은 뛰어난 무술.. 2017. 3. 4.
영화사상 7대 미스터리-정성일 정성일이 말하는 영화사상 7대 미스터리에 관하여영화평론가인 정성일 씨가 '정은임의 FM영화음악'에 출연해 이야기 한 내용 가운데, '영화사상 7대 미스터리'가 있다. 이 내용을 듣고, 정성일 씨가 언급한 영화를 찾아볼 수 있는 한, 모두 찾아보았다.요즘은 거의 모든 영화를 유튜브에서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7대 미스터리'가 과연 어떤 영화의 어떤 장면들인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아래, 그 영화들과 함께 유튜브 링크를 걸었고, 내가 보고 느낀 점을 간단하게 적었다. 1. 마이클 스노우-트랜지션(45분) 45분 동안 계속 줌을 당기고 있다. https://youtu.be/aBOzOVLxbCE 이 영화는 정성일 평론가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매우 실험적인 이 영화는.. 2017. 3. 4.
[영화] 무한대를 본 남자 [영화] 무한대를 본 남자 세계의 유명한 수학자 가운데서도 손꼽힐 정도의 천재로 알려진 인도의 수학자 라마누잔에 관한 영화. 나는 수학은 전혀 못하지만, 수학과 관련한 책을 읽는 건 퍽 좋아한다. 내가 수학을 싫어하고, 애저녁에 포기한 것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복잡한 ‘계산법’ 때문이라는 건 나중에 나이가 들어 혼자 공부를 하고 나서였다. 어려서부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잘못된 생각을 가졌는데, ‘과학’과 ‘수학’ 분야의 책들은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래서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런 책들을 거의 읽지 않았던 듯 하다. 하지만 지금 내 책장에는 과학책과 수학책이 꽤 많다. 그리고 그런 책들을 많이 애정한다. 과학과 수학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새삼 한국의 교육이 얼마나 왜곡되었는지, 우.. 2017. 3. 2.
마을에 불이 나다 2011년 1월 초. 새벽에 잠을 자고 있을 때, 갑자기 마을회관에서 싸이렌이 울렸다. 어리둥절, 허겁지겁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우리집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고, 마을 가장자리에 있는 집에서 불이 났다.이 집은 평소에는 비어 있었는데, 가끔 사람이 다녀간다고 했다. 불이 나던 날도 집 주인이 다녀갔다고 하는데, 아마도 누전이나 과열이 원인이었던 듯 하다.결국 불이 난 집은 완전히 다 타고나서야 꺼졌다. 어떻게 해볼 수 없을 정도로 불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소방차가 출동하긴 했지만 이미 건물은 거의 다 탔을 즈음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새벽에 놀라 깨어 불타는 집을 바라보다가 뿔뿔이 흩어졌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2017. 3. 1.
아들이 대안학교에 입학하다 1월 초. 새로 생긴 대안학교에서 입학식이 있었다. 아직 초등학교 졸업식도 하지 않았지만, 학부모들이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있어서 설립자인 교장과 선생들도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우리 아이도 대안학교를 선택했지만, 2011년 당시만 해도 한국에 대안학교는 상당히 많았다. 꽤 유명한 대안학교들은 인기가 많아서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거의 모든 대안학교들은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열악한 상황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대안학교는 시설도 문제였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들의 인성과 자질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대안학교가 기존의 공교육의 '대안'이 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인 상황이었다.그럴 때, 아이와 같은 학교 동창의 부모이기도 했던 사람이 대안학교를 설립한다고 했다. 이미 오.. 2017. 3. 1.
작업실 2011년 1월 초. 작업실의 한쪽 벽면을 찍었다. 이때 사진과 지금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책은 부분적으로 달라졌다. 지금은 2층보다 1층에 책이 훨씬 많이 자리 잡았는데, 작업실도 1층으로 옮기고, 2층은 아들의 작업실로 쓰고 있다. 책을 좀 줄이고, 공간을 확보하려고는 하지만, 서울에만 나가면 책을 사들이고 있어서 어려움이 많다. 나는 다른 욕심은 거의 없는데, 책 욕심은 많다. 그것은 아마도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자란 것이 트라우마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책을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책을 좋아하는 것은 누군가의 가르침 때문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저절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이렇게 책을 사 모으는 것도 책읽기를 자랑하려거나.. 2017.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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