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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5

민주노총과 전교조 민주노총과 전교조 민주노총이 청와대의 초청을 거절한 것과 그 이유를 두고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나는 며칠 상황을 지켜보다가 민주노총의 태도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고, 어느 쪽의 잘잘못을 떠나 민주노총이 청와대의 초청에 응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민주노총은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청와대의 초청을 거부했는데, 그 이유라는 것이 보통 사람의 시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고, 대중에게 충분히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노총은 조직의 논리가 우선일 수 있고, 노동계가 아닌 일반 시민들의 생각을 의식할 이유도 없겠지만, 민주노총을 옹호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의 주장은-적어도 페이스북에서는-조직의 논리에 함몰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드는 생각이, 민주노총이 한국 노동계를 대표하는 단체인지,.. 2017. 10. 29.
[영화] 빅 쇼트 [영화] 빅 쇼트 피범벅의 고어, 슬래시 무비나 공포, 호러 스릴러 영화보다 이런 영화가 더 무섭다.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것이 퍽 안타깝다. 이 영화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다룬 영화로 월스트리트 무비다. 초고층건물, 고급 양복을 입은 펀드매니저와 고급 외제차, 호화 파티와 성공 신화로 알려진 바로 그 월스트리트의 신화의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금융의 본질을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다.2006년 무렵, 미국의 금융업은 초호황 상태였다. 모든 은행, 펀드, 주식 시장은 돈을 벌었고, 금융업은 제조업과 IT를 제치고 가장 인기 있고 수익이 높은 직종이어서 인재들이 몰려 들고 있었다. 모기지 상품을 발견한 금융계는 채권과 펀드 상품을 무한대로 만들어 내면서 담보 대출을 통한 수수료로 거액을 챙기고 있었다... 2017. 10. 28.
[영화]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여인 [영화] 미국에서 가장 미움받는 여인 매덜린 머레이 오헤어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미국에서 최초로 무신론자 단체를 만들어 활동했지만, 결국 자신이 고용한 직원들에 의해 살해당해 암매장되는 비극으로 삶을 마쳤다. 이 사건은 미국에서 무신론자의 입지를 약하게 만든 것으로 유명한데, '무신론 단체'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매덜린은 젊었을 때부터 무신론자를 자처했고, 우연한 기회에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강제로 기도를 한다는 것을 알고 주 교육당국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내서 이기게 된다. 특정 종교의 기도를 모든 학생에게 강제하는 것은 명백한 헌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받게 되면서, 매덜린은 미국 전체에 이름을 알리게 되고,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무신론 단체'를 만든 다음, 후원금을 받아 단체를 운영하고 자신.. 2017. 10. 27.
[영화] 마더 [영화] 마더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 작품. 평일 오후의 극장은 지극히 한산했다.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이 분명했다. 극장 안에는 몇 명만이 앉아 있었고, 우리는 가장 좋은 자리에서 쾌적하게 영화를 볼 수 있었다.대런 감독의 영화가 대개 독하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독하다'는 뜻은 상황을 극한으로 몰아가면서 인물들의 내면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말한다. 대런 감독의 전작들이 보여주는 특징이 이 영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영화는 형식에서는 연극이고 내용으로는 신화를 다루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집은 무대이자 상징이다. 건물 외부가 허허 벌판이고 사람이 다니는 길이 없는 것과 인공물이 보이지 않는 것이 감독의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건물은 불타고 다시 복구되기를 반복한다. 얼마나 반.. 2017. 10. 26.
가을 유명산, 소구니산 가을 유명산, 소구니산 올해는 가을이 길어서 참 좋다. 한낮의 햇살은 따갑고, 아침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와 차가운 바람이 상쾌하다. 이제 밤에는 문을 닫고 자야 할 정도로 공기가 차갑고, 비스듬히 기울어진 햇살은 조금 처연하고 눈물겨운 감정을 일으킨다. 우리집 뒷산의 꼭대기가 약간 물들기 시작한 걸 보면 산에 단풍이 들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가을이 깊어지기 전에 가까운 유명산으로 산행을 했다. 항상 함께 하는 이웃들 '수요산행모임'들과 함께.우리가 산행을 시작하는 지점은 '서너치고개'다. 이곳은 해발 600미터 가까운 곳이어서 830미터인 유명산 정상하고는 해발 차이는 그리 많이 나지 않는다. 대신 거리가 짧은 건 아니어서 소구니산을 거쳐 가는 시간은 약 1시간 20분에서 30분 정도 걸린다. 이 시.. 2017. 10. 23.
넷플릭스. 칼리프, 나는 무죄다 넷플릭스. 칼리프, 나는 무죄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답답하고 화가 났다. 미국의 사법체계가 건강하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 불행한 소년은 철저하게 사법체계에 의해 죽임을 당한 것이다.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 가장 흉악한 교도소에서 3년을 갇혀 있어야 했고, 그 가운데 절반을 독방에서 지냈으니, 이 소년이 겪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칼리프는 보호감찰처분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경찰에 체포되던 당시에는 고등학교에 다니던 학생이었다. 그는 누군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체포당했고, 감옥에 갇혔다. 이후 피해를 당했다는 소년은 멕시코로 이주해 증인과 증언이 없는 상황에서 검사는 공판을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판사도 재판이 지연되는 것을 방임했다. 그 과정에서 칼리프는 감옥에.. 2017. 10. 20.
[영화] 범죄도시 [영화] 범죄도시 영화에서 배우와 캐릭터가 잘 어울리면 보는 즐거움이 있다. 마동석은 수많은 영화에서 주연급 조연이거나 비중이 있는 조연을 맡아 왔다. 조연으로 부담 없는 연기를 할 때와는 다르게 이 영화에서는 당당히 주연으로 등장하는데, 주인공의 캐릭터와 배우 마동석이 마치 같은 인물처럼 느껴질 정도로 잘 어울린다. 앞으로 마동석은 액션 영화에서 괴물 형사로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되었다. 영화 자체는 그동안 만들어진 많은 한국 액션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2시간 10분 동안 지루하지 않게 호흡을 잘 조절하고, 긴장감을 유지한 점은 높이 살만하다. 감독이 처음 듣는 이름인데, 직접 시나리오를 썼고, 형사와 조폭 두목들의 캐릭터를 조금은 코믹하게 그린 것은 이 영화를 '신세계'처럼 심각한 분위기로만 끌고.. 2017. 10. 19.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만다 녹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만다 녹스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교환학생. 그는 같은 집에서 영국인 교환학생과 함께 생활했는데, 아만다가 집을 비운 사이 영국인 학생이 살해당하고, 이탈리아 경찰은 아만다와 그의 남자친구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2007년에 발생한 이 사건이 완전히 끝난 것은 2015년이 되어서였다. 아만다는 1심까지 교도소에 구속된 상태로 있었으나 2011년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아 풀려났고 이후 미국으로 돌아왔다. 3심에서 다시 유죄 판결이 났지만 마지막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받는다. 아만다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력한 살인용의자가 붙잡히는데, 그는 자신이 영국인 유학생 메레디스를 죽이지 않았다고 했지만 주거침입을 했고, 모든 정황이 범.. 2017. 10. 18.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천사들의 증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천사들의 증언 충격적인 다큐멘터리. 미국 볼티모어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가톨릭 사제에 의한 성폭행 사건을 담고 있다. 뒤로 갈수록 사건의 규모가 거대하게 드러나고, 성범죄를 저지른 신부의 행위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충격적이다. 너무나 역겨워서 보는 내내 마음이 몹시 불편했지만, 45년의 시간을 건너 뛰어 그 당시 여고생들이었던 할머니들이 사실을 밝혀가는 과정이 대단하다. 45년전, 1969년. 볼티모어는 미국에서 가톨릭 세력이 가장 강한 도시이고, 유일하게 대교구가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곳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가톨릭 신자들이며 신부의 존재는 절대적이라고 사람들은 증언한다. 수녀회에서 세운 여자고등학교는 높은 인기를 얻고 여학생들이 가고 싶은 선망의 학교였다. 수녀들이.. 2017. 10. 17.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만의 왕국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우리만의 왕국 부부는 일곱 명의 아이를 두었다. 아이들은 밝고 명랑했으며, 저희들끼리 잘 어울려 놀았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이들이 아직 어릴 때 아버지는 자살한다. 아버지의 자살 이후 6년이 지난 시점부터 카메라가 가족의 삶을 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어려서 아버지가 자살했기 때문에 가족은 모두 충격에 빠지고, 아버지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시작된다. 40대 초반에 자살한 아버지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리고 그는 무려 일곱 명의 자식들을 두고 왜 자살했을까. 겉으로 보이게 이 가족은 여느 가족, 가정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가족 전체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왜 자.. 2017. 10. 17.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디자인의 미학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디자인의 미학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나 같은 사람-이라면, 이 다큐멘터리는 흥미진진하다. 일러스트레이션, 신발 디자인, 무대 디자인, 건축, 자동차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사진, 인테리어 디자인 등 모두 여덟 분야에서 일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작품이 어떤 방식으로 완성되는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배울 점이 많다. 일러스트레이션 작가 크리스토프는 '뉴요커'의 표지 그림을 많이 그린 작가로, 그가 창작하는 과정을 작가의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다른 사람들과 다른, 개성 있는 작업을 하는 것을 보면서 작가의 작업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과 어려운 만큼 즐거운 작업이라는 것을 발견.. 2017. 10. 17.
넷플릭스. 미니멀리즘 넷플릭스. 미니멀리즘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 몇 사람이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는 과정과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그들이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기 전까지 겪었던 어려움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모르지만, 이들의 삶을 보면서 두 가지 감정이 들었다. 그들이 자본주의 체제에 더 이상 수동적으로 적응하며 살지 않겠다는 의지와 함께, 미니멀라이프라는 것도 그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발생하는 하나의 이벤트에 불과한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니멀라이프의 장단점이나 옳고그름을 떠나서, '미니멀라이프' 그 자체를 들여다보면, 미니멀라이프라는 삶의 방식을 다수의 사람들이 받아들이고 실천한다면 그것은 분명 자본주의 체제에 위협이 된다. 미니멀라이프는 소비를 극도로 자제하고.. 2017. 10. 16.
넷플릭스. 어떤 고백의 기록. 넷플릭스. 어떤 고백의 기록. 진짜 범인이 아님에도, 무기 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의 기록.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감형 없는 무기징역으로 지금도 감옥에 갇혀 있는 사람들인데, 이 영화만 본다면 이들은 모두 경찰에 조작으로 죄를 뒤집어 쓴 무고한 사람들이다. 범죄의 증거물이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자백'만으로 무기징역을 선고 받는 것이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지 의심하게 되지만, 미국은 그것이 가능한 나라로 보인다. 이 영화가 충격적인 것은, 경찰의 조작 과정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치밀하고 잔인하며 끈질기다는 점 때문이다. 경찰은 결코 이들을 때리지 않는다. 오히려 피의자로 점찍은 사람들을 편하게 대하고, 진심으로 그를 도와주려는 선의를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경찰들은 협.. 2017. 10. 15.
[영화] 희생부활자 [영화] 희생부활자 황당한 이야기를 어떻게든 끌고 가려다 보니 여기저기서 구멍이 생기고 말았다. 희생부활자가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은 국가정보원과 경찰 일부인데, 국가정보원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발생하는 희생부활자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었다. 영화의 시작에서는 국가정보원이 들이닥치고 뭔가 대단한 일이 발생할 것처럼 분위기를 키우더니 중반 이후에 국가정보원과 경찰은 주인공이자 검사인 진홍의 보조 역할 정도로 미미한 존재가 되고 만다. 그나마도 후반에 들어서면 국정원과 경찰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희생부활자가 생기는 이유는 억울하게 죽은 사람이기 때문이라는데, 그렇다면 왜 그들 가운데서 극히 일부만이 살아서 돌아오는지, 그것도 이미 화장을 한 시체를 어떻게 복원해서 물리적 육체를 가지고 돌아오는지, 영화.. 2017. 10. 15.
넷플릭스. T-REX 넷플릭스. T-REX 다큐멘터리. 미국의 가난한 17살의 흑인 여학생 클라레사 쉴즈가 복싱에 입문해 올림픽에서 우승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화. 감동이 일렁인다. 미시간주의 가난한 흑인 마을의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난 클라레사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11살에 복싱체육관을 찾는다. 그리고 17살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 마을의 복싱체육관 코치로 일하는 제이슨은 예전에 프로선수로도 활동했지만, 할머니와 아버지의 봉양을 위해 선수생활을 접고, 전기공사를 하며 먹고 살면서도 자발적으로 청소년을 위해 복싱 코치를 맡아서 하는 사람이다. 그가 약 6년 동안 클라레사를 가르치면서 거의 아버지 같은 역할을 한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최초로 여성 복싱이 시작되었고, 그 첫번째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으니 역사적으.. 2017. 10. 13.
[영화] 레퀴엠 포 어 드림 [영화] 레퀴엠 포 어 드림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을 보니 '레슬러'와 '블랙 스완'을 연출한 바로 그 감독 대련 애러노프스키였다. 스토리는 비교적 평범하고 단순하지만 그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연출의 힘은 대단하다. 짧고 강렬한 이미지 컷을 빠르게 보여주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마약중독과 약물중독으로 피폐하게 변하는 과정을 격렬하게 드러내고 있다. 사라는 해리의 엄마이고, 해리와 매리언은 연인이며, 해리와 타이론은 친구다. 이들의 공통점은 서서히 약물에 중독되어 가는 것이고, 그 과정이 매우 섬뜩하게 그려지고 있다. 사라는 남편이 죽고 아들 해리와 함께 살아가지만 해리는 제대로 된 삶을 살지 않고 있다. 사라는 TV 중독이고 자신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할 거라는 환상에 빠지면서 살을 빼기 위해 약물 요법을 .. 2017. 10. 12.
[영화] 레퀴엠 포 더 아메리칸 드림 [영화] 레퀴엠 포 더 아메리칸 드림 미국의 꿈을 위한 진혼곡. 존경하는 노엄 촘스키 교수의 단독 인터뷰. 아마도 이렇게 긴 인터뷰는 마지막이 될 거라고 한다. 약 80분 정도로 편집한 이 영화는 촘스키 교수의 사회학 강의의 핵심을 담았다. 교육 교재로 써도 훌륭할 정도로 잘 만들었다. 촘스키 교수는 현재 미국 사회의 본질 뿐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 일반에 관한 구조적 문제에 관해 쉽지만 깊이 있게 설명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촘스키 교수의 저서는 여러 권 번역되어 있는데, 미국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촘스키 교수와 하워드 진 교수의 저서를 읽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워드 진 교수가 쓴 '미국민중사'는 지금의 미국이 어떻게 성립되었는지를 가장 사실에 가깝게 알려준다. 미국인들 가운데 자기 나라의 역사에.. 2017. 10. 11.
[영화] from fat to finish line [영화] from fat to finish line 아이디어가 좋다. 비만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모여 단체로 달리기를 하면서 살을 뺀다. 혼자 운동할 때보다 훨씬 효과가 좋고, 재미도 있어서 참가하는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200마일을 이어달리기 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단순한 다큐멘터리인데, 감동이 있다. 이들은 모두 한때, 그리고 몇 명은 지금도 뚱뚱한 사람들이었다. 그것도 몹시. 150파운드(68kg)를 뺀 사람부터 적게는 40파운드를 비롯해 100파운드(45kg) 이상의 체중을 감량한 사람들이 많은 모임이다. 이들은 저마다 절실한 마음으로 운동을 시작했고, 여러번 요요현상으로 고생한 사람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던 사람들 가운데는 실패한 경우가 많지만 이들은 팀을 이뤄 달리기를 함으로.. 2017. 10. 10.
[영화] 파리로 가는 길 [영화] 파리로 가는 길 미국인 앤(다이안 레인)은 영화제작자인 남편과 함께 프랑스에 왔다. 남편은 출장 겸 여행의 일정이 있는데, 앤은 귀가 아파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되면서 남편과 헤어지고 프랑스의 동업자 자크의 차로 칸에서 파리까지 가게 되는데, 이 과정을 담았다. 칸에서 파리까지는 차로 달리면 하루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인데, 자동차로 움직이는 시간은 대략 8시간에서 9시간 정도로 예상한다. 그러니 아침에 출발하면 중간에 쉬어 가도 저녁이면 파리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무려 이박삼일이 걸려서 파리에 도착한다. 칸에서 오후에 출발한 것도 이유가 되지만 운전을 하는 프랑스인 자크가 전혀 서둘지 않고 여기저기 많이 들러서 구경도 하고, 밥도 먹으면서 천천히 가기 때문이다. 앤.. 2017. 10. 9.
[영화] 대배우 [영화] 대배우 주연보다 더 유명한 조연으로 알려진 배우 오달수의 주연 영화. 하지만 이 영화는 쫄딱 망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닌, 시나리오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이 박찬욱 감독의 영화 '박쥐'에서 조감독을 했던 경력이 있어서인지, 영화 속 영화에도 '박쥐'와 비슷한 영화를 찍고 있는 것이 보인다. 첫 연출작품으로는 출연배우들이 굉장하다. 윤제문, 이경영이 등장하고 진경, 강신일 그리고 우정출연으로도 김명민, 유지태, 김새론, 이준익, 고준 등 인지도 높은 배우와 감독이 등장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배우들을 모아 놓고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중요한 시나리오에 공을 들이지 않은 것이 매우 이상하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여러 사람에게 보여주고, 공동으로 시나리.. 2017. 10. 6.
비행기 좌석의 계급성 비행기 좌석의 계급성 비행기를 탈 때마다 느끼는 바이지만, 비행기 좌석처럼 천민자본주의의 본질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현상도 드물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를 들여다보면, 이런 노골적이고 전면적인 차별은 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돈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돈의 많고 적음이 곧 계급을 드러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누군가 벤츠를 타고, 누군가 마티즈를 탄다고 했을 때, 그 차이는 오로지 돈 한 가지 뿐이다. 거기에서 그 사람의 지식, 인격, 품성, 도덕성, 양심 등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같은 이유에서 아파트 평수가 그렇고, 유명 메이커의 소비가 그렇고, 문화의 향유가 그렇다. 물론 돈이 많다고 해서 자신의 무식과 천박함까지 세련되게 바꿀 수는 없다. 자본가와 부르주아는 대개.. 2017. 10. 5.
[영화] 남한산성 [영화] 남한산성 이미 정묘호란을 겪어 청나라가 위협적인 존재임을 잘 알고 있었지만 조선의 지배권력은 내부 권력투쟁과 무능함으로 국방에 공을 들이지 않았다. 정묘호란 전에도 불과 30년 전에 있었던 임진년 전쟁에서도 온 나라가 불타고, 초토화된 것을 보면서도 국방을 튼튼히 하지 않았던 지배권력이었으니 자신들의 경험에서도 배우는 바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정묘호란 이후 불과 10년만에 다시 병자호란을 겪게 되고, 조선의 왕 인조와 권력을 가진 양반들은 백성들이야 어떻게 되든 자기들만 살겠다고 궁궐을 빠져나와 남한산성으로 도주하게 된다. 1950년 한국전쟁 때 이승만이 라디오로 녹음을 해 놓고 가장 먼저 부산으로 도망친 것과 똑같은 상황이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백성들은 자신들을 착취하는 양반 지배권력이.. 2017. 10. 5.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홍상수 감독 작품. 김민희 주연. 홍상수의 영화를 관통하는 주제는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이다. 그의 모든 영화들에서 사람들이 대화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보는 사람-대화를 바라보는 극중 인물, 관객 모두-의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런 불편함의 근원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아닌, 자신의 속내를 감추지 않는 솔직함에서 오는 것이다. 솔직함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무차별적으로 솔직한 것은 때로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남긴다. 홍상수 영화의 인물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구사 방식은 보통의 영화는 물론 일상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구사하는 언어와 분명하게 차이를 드러낸다. 비슷하지만 다른, 그 약간의 차이가 홍상수 영화의 특징이며, 관객의 호불호가 갈리는 지.. 2017. 10. 5.
[영화] 윈드 리버 [영화] 윈드 리버 '시카리오', '로스트 인 더스트'의 각본을 쓴 테일러 쉐리던이 각본을 쓰고 연출한 작품. 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영화 초반에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공간'이었다. 눈으로 뒤덮인 황량한 지역, 건물과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는 드넓은 공간, 눈 덮인 평야와 산, 눈폭풍이 휩쓸고 지나가는 거대한 자연 풍경. 그냥 보기만 해도 이런 곳에서 사람이 살기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곤고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윈드 리버'는 미국 와이오밍 주의 가운데 있는 '윈드 리버 인디언 보호구역'을 말한다. 미국의 한 주의 넓이 정도로 넓은 지역이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주 적다. 와이오밍 주는 미국의 모든 주 가운데서 인구가 가장 적은 주로 불.. 2017. 10. 1.
[영화] 하루 [영화] 하루 타임루프를 소재로 만든 영화. 제목 '하루'는 중의적 의미를 갖고 있다. 시간으로의 하루, 사람 이름으로의 하루가 그것이다. 주인공 준영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사다. 그가 외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공항에 내려 딸을 만나러 가는 과정부터 타임루프가 시작된다. 딸을 만나기 직전에 교통사고로 딸이 죽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면서 다시 첫 장면인 공항에서 깨어나는 것인데, 준영은 딸을 살리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 하지만 결과는 항상 똑같다. 타임루프가 발생하는 이유는, 지금의 현실이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과거의 어떤 일이 비정상적인 사건으로 인해 시공간이 비틀린 것이다. 그렇다면 과거에 비정상적인 사건을 겪은 모든 사람들이 타임루프를 경험하게 되는 것일까. 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 2017.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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