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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2.28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소수자, 국외자의 사랑을 다룬 영화. 엘라이자는 말을 하지 못한다. 게다가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부모가 없이 자랐다. 그와 함께 살고 있는 노인 자일스는 아버지의 역할을 하지만 정작 그의 성정체성은 게이다. 엘라이자의 직장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젤다는 흑인이다. 이들은 모두 사회에서 소수자이고 차별을 받는 존재들이다. 그리고 이들 앞에 양서류 인간이 등장한다.
양서류 인간은 특별할 것이 없다. 이미 '인어공주' 이야기로 널리 알려졌고, '미녀와 야수', '노트르담의 곱추', '프랑켄시타인'처럼 기형 인간들의 존재는 많기 때문이다. 결국 이 영화도 여러 기형 인간과의 교감과 사랑 이야기 가운데 하나다.
엘라이자가 양서류 인간과 교감을 나눌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녀 자신이 말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말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영화는 말한다. 언어나 문자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이다. 양서류 인간은 아마존의 부족들 사이에 '신'으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그가 문명세계에 잡혀왔을 때는 쇠사슬에 묶인 노예처럼 보인다. 아프리카에서 잡혀 온 흑인들과 똑같은 모습이다. 
엘라이자와 양서류 인간을 둘러싼 상황은 극도로 긴박하다. 배경은 1962년. 미국과 쏘련은 냉전체제 속에서 우주개발 경쟁으로 혈안이 되어 있다. 두 나라 모두 스파이들이 활동하고 있고, 적국의 정보를 빼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미 쏘련이 유인우주선을 지구 밖으로 내보냈고, 미국은 초조한 상태일 때, 아마존에서 발견된 양서류 인간은 미국에게는 하나의 기회였고, 쏘련에게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양서류 인간을 과학 기술로 만들어 낼 수 있다면 미국은 쏘련에 대항하는 결정적 무기를 손에 쥐게 되는데, 그게 쉽지만은 않다.
그 와중에 청소부 엘라이자는 양서류 인간과 가까워지고, 관리자인 스트릭랜드가 양서류 인간을 고문하는 것을 보면서 엘라이자는 양서류 인간에게 연민을 느낀다.
영화에서는 엘라이자가 세들어 사는 건물 아래 극장이 있는데, 이 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제목이 잠깐 보일 때가 있다. 양서류 인간이 탈출해 엘라이자가 찾아나서는 길에 간판이 보이는데, 그때 상영하고 있는 영화가 '룻 이야기(The story of ruth)'다. 룻은 가난한 집안 형편 때문에 다섯살 때 모압의 왕궁에 팔려간다. 그곳에서 룻은 여사제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케모쉬라는 우상을 섬기는 모압은 해마다 어린 소녀를 재물로 바치는데, 성인이 된 룻은 이 일을 담당하게 된다. 그러나 유대인 청년 말론을 만나게 된 그녀는 모압의 우상 숭배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의식을 저지하는 소동을 벌이게 된다. 게다가 룻이 여사제의 규율을 어기고 말론과 사랑에 빠진 사실이 발각되자 말론의 아버지와 형제는 처형을 당하고, 말론은 채석장 종신 노동형에 처해진다. 하지만 말론 역시 부상으로 곧 숨을 거두게 되고 룻은 말론의 어머니와 함께 유대인들이 살고 있는 베들레헴 마을로 떠나기로 한다.
이 영화는 1960년에 개봉한 영화로, 이영화의 무대인 미네소타에서는 1962년에 개봉한 걸로 나온다. 영화의 내용도 이 영화의 줄거리와 비슷하다. 
양서류 인간을 해부한다는 말을 들은 엘라이자는 혼자 양서류 인간을 탈출시키고, 자신의 집에 데리고 와서 함께 생활하는데, 이때 욕실을 물로 채우고 두 사람이 물속에서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 앞부분에 섹스 장면이 나오는데, 이 장면은 나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영화의 맥락으로 봤을 때, 섹스 장면을 삭제해도 이해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감독이 이 장면을 넣었을 때는 섹스가 중요한 모티브라는 걸 말하는 것이리라.
영화에는 양서류 인간이 단 한 명 존재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진화의 관점, 과학의 관점에서 봤을 때, 양서류 인간의 존재는 분명 더 많을 것이 확실하다. 양서류 인간의 진화를 두고도 양서류-인간의 진화를 일반적으로 생각하겠지만, 오히려 인간-양서류로 진화했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즉, 아마존의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이 물과 가까워지면서 양서류의 특징을 닮아간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엘라이자와 양서류 인간의 사랑은 언어와 종-포유류와 양서류-을 뛰어넘는 획기적인 사랑인데, 이들의 사랑은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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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똥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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