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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6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개척시대의 이야기들 코엔 형제의 영화다. 영화를 보다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인가를 알게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딱 하나를 고른다면 코엔 형제의 영화들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밀 쿠스타리차, 켄 로치, 페데리코 펠리니, 비토리오 데 시카, 프리츠 랑 같은 멋진 감독들의 작품도 물론 매우 좋아한다.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코엔 형제의 작품과 내 성향이 잘 맞는다고 본다. 많은 영화는 한번 보고 다시 찾아보는 경우가 드물다. 오락으로의 영화들은 볼 때는 재미있어도 일부러 찾아서 다시 보게 되는 영화는 거의 없는데, 어떤 영화는 일부러 두번, 세번 그 이상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게는 코엔의 영화와 .. 2018. 11. 26.
전주,변산,목포를 다녀오다 전주,변산,목포를 다녀오다우리 모임의 이름은 '오적회'다. '다섯 명의 적들'이라는 뜻인데, 매우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다섯 명은 50대, 60대, 70대들이다. 말하자면 꼰대들이다. 우리는 스스로 '꼰대'임을 인정하고,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없을 뿐 아니라, 하루 빨리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짐덩어리라는 것도 선선히 인정하는 사람들이다.우리는 모두 백수인데, 우리 가운데 세 명은 학교 선생으로 퇴직했다. 그래서 연금이 꽤 많아, 기본 생활을 영위하는 어려움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한 마을의 이웃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다른 곳에서 살다 이 마을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한 사람은 이 마을이 고향이지만 오래 떠나있다 퇴직을 하고 고향으로 들어왔다.우리 '오적회'는 이름을 짓기 전인 몇 년 .. 2018. 11. 25.
영화 'OR NOIR' 영화 'OR NOIR' 장 자끄 아노 감독 작품. 영어로는 'BLACK GOLD' 즉 '원유'를 둘러 싼 중동의 세력 다툼을 그린 영화. 이 영화를 보면, 중동 사람들은 자신들의 땅에서 나오는 '원유'에 대해 완전히 무관심한 상태에 있었다. 미국에서 텍사스오일이 접근해 와 모든 시추, 채굴권을 확보하기까지, 그들은 여전히 '부족국가' 상태에 있었고, 석유 자본가들이 떨구는 부스러기를 얻어 먹으며 그들의 '보물'을 퍼주고 있었다. 이 영화는 중동의 여러 부족들이 이합집산하는 과정에서 '위대한 영웅'이 등장해 모든 부족을 통합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 영화의 결론까지는 좋았지만, 현실을 보면, 현재 중동의 문제는 석유자본에 굴복한 중동의 왕족들과 그에 반발하는 부족들이 기득권 세력과 외세(석유자본)에 대항.. 2018. 11. 22.
[영화] 완벽한 하루 [영화] 완벽한 하루 역사나 시대를 배경에 깔고 만든 영화는 그 배경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다룬 영화라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지만, 잘 모르는 다른 나라의 역사나 시대적 배경이라면 영화를 보고 나서라도 공부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 영화는 시대적 배경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사에 약간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영화의 배경이 보스니아 내전을 다룬 영화라는 걸 알 수 있다. 내전이 끝나고, 유엔이 전쟁을 감시하고 있으며, 세계의 구호단체들이 보스니아 주민을 위해 봉사활동을 펼치는 상황이다. 마을 주민이 먹는 우물에 누군가 시체를 던졌고, 구호단체에서는 이 시체를 건져내 다시 주민들이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려고 시도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밧줄이.. 2018. 11. 21.
[영화] Kynodontas(Dogtooth) 어금니 [영화] Kynodontas(Dogtooth) 어금니 절대 19금. 비주얼은 '세르비안 필름'보다 약간 덜 충격적이지만, 그만큼 충격이 큰 영화다. 대단히 잔혹한 장면도, 엽기적인 장면도 없지만, 이 영화 속 상황 자체가 충격으로 다가온다. '세르비안 필름'에서도 정치적인 이야기나 사회성을 담은 내용은 없었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강한 사회성을 띄고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서도 사회에 대한 발언은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이 영화 속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만으로도 그 사회의 정치적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그리스 사람이겠구나, 하고 짐작했는데, 맞았다. 그리스는 오랜 시간 군부독재 체제가 유지되어 왔다. 감독은, 한 집안의 .. 2018. 11. 20.
[영화] A Serbian Film 세르비안 필름 [영화] A Serbian Film 세르비안 필름 절대 19금. 심약한 사람은 절대 보면 안 됨. 강력하게 경고함. 왕년의 포르노 배우 밀로스는 나이도 먹고, 일도 없어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에게 옛날의 친구가 찾아와 제안을 한다. 큰 돈을 받을 수 있는 포르노 배우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밀로스는 더 이상 포르노 배우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영화제작자를 찾아가 계약한다. 영화를 찍기는 하지만, 어떤 단서도, 시나리오도, 줄거리도 알려주지 않고, 점점 엽기적으로 변해가는 촬영 현장에서 밀로스는 반발하고, 영화 찍기를 거부한다. 하지만 더욱 자극적이고 스너프 필름을 찍는 영화제작자는 밀로스에게 약물을 투여하고,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는다. 이 영화는 제목 그대로 .. 2018. 11. 20.
[영화] 뫼비우스 [영화] 뫼비우스 김기덕 감독 19번째 작품. '강력한 19금'. '세르비안 필름' 만큼은 안 되어도, 꽤 충격적인 영화다. 영화의 일부 장면에서도 충격을 받았지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와 그 의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에서 충격을 받았다.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대사가 없다는 것이 첫 번째 충격이다. 90분짜리 영화를 만들면서, 대사 한 마디 없이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그럼에도 모든 상황이 완벽하게 이해되고, 극중 인물들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보여지는 '현실'은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있는 '현실'과는 완전히 다르다. 김기덕 감독의 '현실'은 그 자체로 상징이며 은유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극중에서 벌어지는 어떤 '행위'는, 그 행위를 .. 2018. 11. 20.
[영화] Martyrs 마터스:천국을 보는 눈 [영화] Martyrs 마터스:천국을 보는 눈 철저히 19금. 어른이라도 심장 약한 사람은 절대 보면 안 됨. 어지간한 사람도 이 영화는 추천하지 않음. 가능한 안 보는 게 좋다는 걸 강력하게 경고함. 어린 소녀 루시가 참담한 상태로 어떤 곳을 탈출한다. 온몸에는 상처투성이. 다행이 사람들이 발견해 목숨은 건지지만, 그에게는 강력한 트라우마가 남는다. 루시의 옆에는 친구 안나가 함께 있어 준다. 15년이 지나고, 단란한 한 가족의 집에 루시가 쳐들어가 일가족을 몰살한다. 안나는 루시를 돕지만, 루시가 정말 자신을 괴롭힌 사람을 찾았는지 의심한다. 루시는 자신을 믿지 못하는 안나 때문에 트라우마가 살아나고, 자신을 쫓아다니는 괴물에게 죽임을 당한다. 그 괴물은 바로 자해. 안나는 루시가 죽고 나서 집안에서.. 2018. 11. 20.
[영화] 서울의 휴일 [영화] 서울의 휴일 1956년 개봉. 제목을 보면 3년 전 개봉한 '로마의 휴일'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오드리 헵번을 기억하게 만든 그 유명한 영화 '로마의 휴일'이 전후(이탈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다) 이탈리아 로마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영화지만 미국영화다. '서울의 휴일'은 '로마의 휴일'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남자 주인공이 기자라는 점이다. '로마의 휴일'에서 그레고리 펙은 미국기자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불과 3년이 지난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주인공 부부가 사는 집은 이제 새로 지은 깨끗한 2층 양옥집이다. 여주인공 희원은 산부인과 의사, 남주인공 재관은 조선일보 기자다. 신혼부부인 두 사람은 모처럼 휴일을 맞아 둘만의 시간을 갖기로 하.. 2018. 11. 15.
[영화] 어느 여대생의 고백 [영화] 어느 여대생의 고백 1958년. 신상옥 감독 작품. 최은희, 김승호, 황정순 등 최고 배우들이 나온다. 최은희는 외모가 상당히 도회적이다. 키도 크고 얼굴도 현대적 미인형이다. 전쟁이 끝나고 불과 5년이 지난 서울 거리를 볼 수 있는데, 문안(사대문)의 거리는 사람들이 많고, 자동차도 여러대 다닌다. 전쟁이 끝나고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사람들은 바쁘게 거리를 오간다. 이 시기에 거리에는 상이군인과 넝마주이, 구두닦이들이 많았는데, 국가는 이들을 보호하지 않았고, 부랑자, 불량인으로 취급했다. 주인공 소영은 법대를 다니는 학생인데, 집안이 어려워 더 이상 학업을 계속할 수 없어 취직을 하려한다. 하숙집에는 하숙비가 3개월치 밀렸고, 하숙집 주인남자는 소영에게 치근거리고, 취업면접을 보러 .. 2018. 11. 15.
[영화] 로맨스 그레이 [영화] 로맨스 그레이 1963년 개봉. 신상옥 감독 작품. 배우들이 굉장하다. 김승호, 최은희, 한은진, 신영균, 김희갑 등이 등장한다. 오래된 영화를 보는 이유는, 당대의 풍경과 사람들의 생활을 들여다보려는 생각에서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10년의 시간이 지난 서울은 여전히 황폐하다. 도심에 빌딩이 몇 채 보이긴 하지만 도로는 문안(사대문)의 중심가 일부일 뿐이고 차는 드물게 다닌다. 도로에 차선이나 횡단보도, 신호등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교수의 집과 사장의 집은 퍽 고급해서, 그 시기의 부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 볼 수 있다. 기혼 여성들의 다수는 여전히 한복을 입고 다니는데, 한복 위에 모피코트를 입는 모습을 보면, 부자들은 외래 문물-이래봐야 거의 미국의 문화겠지만-을 .. 2018. 11. 15.
[영화] 맨발의 청춘 [영화] 맨발의 청춘김기덕 감독 작품. 1964년 개봉. 누벨바그 느낌이 강한 영화로, 60년대 초반 청춘의 삶을 강렬하게 표현했다. 결코 어울릴 수 없는 남녀는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하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지키며 세상을 버린다는 내용이다.신파와 순정 로맨스, 누벨바그의 영향을 받은 듯한 시대에 반항하는 인물의 등장, 극단적이고 비극적 결말은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떠올린다. 두 사람의 애틋한 사랑과 마지막 장면은 지금도 눈물이 난다.이 이야기를 좀 비틀어보면 어떨까. 깡패 두수는 전쟁 고아로 자랐다. 그는 어려서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늘 배고픔과 애정결핍으로 반항적인 소년이었다. 고아원 원장은 정부에서 나오는 지원금과 물품을 빼돌려 사욕을 채우고, 원생들은 늘 낡고 더러운 옷을 입고, 싸.. 2018. 11. 13.
[영화] 살인마 [영화] 살인마한국 호러영화의 초기 작품. 시나리오도 좋고, 영화의 만듦새도 뛰어나다. 1965년 발표작이니 당시로는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영화다. 그 시기 최고의 배우였던 도금봉, 이예춘, 남궁원, 이애란, 추석양 등이 출연했고, 특수효과까지 써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영화는 독일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느낌으로, 영화의 초반부는 프리츠 랑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가 보인다. 삭막하고, 낯선 공간, 텅 비어 있는 공간에 긴 그림자가 드리우는 장면은 지금은 낯익은 표현이지만, 당시로는 꽤 진보적 표현방식이었다.시나리오와 연출도 세련됐다. 낯선 공간, 뜻밖의 인물, 죽은 아내의 초상화로 시작하는 발단은 관객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아내의 초상화를 벽에 걸고부터 집에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 2018. 11. 13.
[영화] 루스에게 생긴 일 [영화] 루스에게 생긴 일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루스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의 일상은 단조롭지만 평화롭고, 혼자 살아가는 삶이 썩 나쁜 것도 아니다. 그녀는 마음도 여리고 착해서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도 못하고, 부당한 대접을 받아도 참고 넘기는 편이다. 루스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악착같고, 사람들은 이기적이며 서로 깔아뭉개려고 용을 쓰는 이상하고 견디기 힘든 곳이다. 자기집 마당에 누군가 개똥을 버리고 가거나, 마트에서 새치기를 하거나, 물건을 떨어뜨리고 원래대로 줍지 않거나 하는 사소한 일(?)을 아무렇게나 저지르는 사람을 보면서 루스는 사람들의 무례하고 이기적인 태도에 질린다. 그런 어느날, 루스의 집에 도둑이 들어 그가 아끼던 노트북컴퓨터와 할머니가 주신 은식기세트를 훔쳐간다. 루스는 경찰에 신고.. 2018. 11. 12.
[영화] 휴일 [영화] 휴일 한국의 누벨바그 영화로 불릴만한 이만희 감독의 작품. 1950-6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한 누벨바그 경향은 기성 영화에 대한 비판적 사조로, 새로운 감독, 새로운 작품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 시기 대표적 감독으로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자크 리베트, 에릴 로메르 등인데, 이들이 거의 1920년대에서 30년 초반에 출생한 30대 감독이라는 점에서 이만희 감독도 매우 유사한 환경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한국이 놓여 있던 특수한 상황-1968년,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군국주의, 독재주도의 경제발전이 이제 막 시작되려하던 시기, 전쟁의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던 시기, 국민의 절대다수가 빈곤으로 고생하던 시기 등등-에서 가난한 여인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두.. 2018. 11. 4.
[영화] 라디오 [영화] 라디오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에 실제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작은 도시에 있는 고등학교 풋볼팀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소소한 삶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풋볼팀 감독 해럴드 존스는 지역에서 명망 있고 실력 있는 감독으로 인정받는 사람입니다. 백인이고요. 그의 팀도 꽤 열심히 하지만 실력은 주에서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되겠네요. 특별한 사건도 없고, 충격적인 사건은 더더욱 없는 심심한 영화일 수 있지만, 잔잔하면서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라는데 동의합니다. 이 마을에 한 흑인 청년이 혼자 거리를 돌아다닙니다. 괴롭히는 사람도 없지만, 그를 살뜰하게 챙기는 사람도 없죠. 그 아이는 누군가와 말을 한 적도 없는 것처럼, 마치 벙어리처럼 하루를 보냅니다. 엄마는 .. 2018.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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