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영화] 카우보이의 노래 개척시대의 이야기들 코엔 형제의 영화다. 영화를 보다보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가 무엇인가를 알게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딱 하나를 고른다면 코엔 형제의 영화들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클린트 이스트우드, 에밀 쿠스타리차, 켄 로치, 페데리코 펠리니, 비토리오 데 시카, 프리츠 랑 같은 멋진 감독들의 작품도 물론 매우 좋아한다. 우열을 가리는 것 자체가 의미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만큼 코엔 형제의 작품과 내 성향이 잘 맞는다고 본다. 많은 영화는 한번 보고 다시 찾아보는 경우가 드물다. 오락으로의 영화들은 볼 때는 재미있어도 일부러 찾아서 다시 보게 되는 영화는 거의 없는데, 어떤 영화는 일부러 두번, 세번 그 이상 찾아보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내게는 코엔의 영화와 ..
2018. 11. 26.
전주,변산,목포를 다녀오다
전주,변산,목포를 다녀오다우리 모임의 이름은 '오적회'다. '다섯 명의 적들'이라는 뜻인데, 매우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다섯 명은 50대, 60대, 70대들이다. 말하자면 꼰대들이다. 우리는 스스로 '꼰대'임을 인정하고,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없을 뿐 아니라, 하루 빨리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짐덩어리라는 것도 선선히 인정하는 사람들이다.우리는 모두 백수인데, 우리 가운데 세 명은 학교 선생으로 퇴직했다. 그래서 연금이 꽤 많아, 기본 생활을 영위하는 어려움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한 마을의 이웃에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다른 곳에서 살다 이 마을에 들어온 사람들이다. 한 사람은 이 마을이 고향이지만 오래 떠나있다 퇴직을 하고 고향으로 들어왔다.우리 '오적회'는 이름을 짓기 전인 몇 년 ..
2018. 11. 25.
[영화] Kynodontas(Dogtooth) 어금니
[영화] Kynodontas(Dogtooth) 어금니 절대 19금. 비주얼은 '세르비안 필름'보다 약간 덜 충격적이지만, 그만큼 충격이 큰 영화다. 대단히 잔혹한 장면도, 엽기적인 장면도 없지만, 이 영화 속 상황 자체가 충격으로 다가온다. '세르비안 필름'에서도 정치적인 이야기나 사회성을 담은 내용은 없었지만,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매우 강한 사회성을 띄고 있음을 누구나 알 수 있듯이, 이 영화에서도 사회에 대한 발언은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이 영화 속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만으로도 그 사회의 정치적 상황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그리스 사람이겠구나, 하고 짐작했는데, 맞았다. 그리스는 오랜 시간 군부독재 체제가 유지되어 왔다. 감독은, 한 집안의 ..
2018. 11. 20.
[영화] 어느 여대생의 고백
[영화] 어느 여대생의 고백 1958년. 신상옥 감독 작품. 최은희, 김승호, 황정순 등 최고 배우들이 나온다. 최은희는 외모가 상당히 도회적이다. 키도 크고 얼굴도 현대적 미인형이다. 전쟁이 끝나고 불과 5년이 지난 서울 거리를 볼 수 있는데, 문안(사대문)의 거리는 사람들이 많고, 자동차도 여러대 다닌다. 전쟁이 끝나고 복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사람들은 바쁘게 거리를 오간다. 이 시기에 거리에는 상이군인과 넝마주이, 구두닦이들이 많았는데, 국가는 이들을 보호하지 않았고, 부랑자, 불량인으로 취급했다. 주인공 소영은 법대를 다니는 학생인데, 집안이 어려워 더 이상 학업을 계속할 수 없어 취직을 하려한다. 하숙집에는 하숙비가 3개월치 밀렸고, 하숙집 주인남자는 소영에게 치근거리고, 취업면접을 보러 ..
2018. 11. 15.
[영화] 살인마
[영화] 살인마한국 호러영화의 초기 작품. 시나리오도 좋고, 영화의 만듦새도 뛰어나다. 1965년 발표작이니 당시로는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영화다. 그 시기 최고의 배우였던 도금봉, 이예춘, 남궁원, 이애란, 추석양 등이 출연했고, 특수효과까지 써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영화는 독일 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은 느낌으로, 영화의 초반부는 프리츠 랑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분위기가 보인다. 삭막하고, 낯선 공간, 텅 비어 있는 공간에 긴 그림자가 드리우는 장면은 지금은 낯익은 표현이지만, 당시로는 꽤 진보적 표현방식이었다.시나리오와 연출도 세련됐다. 낯선 공간, 뜻밖의 인물, 죽은 아내의 초상화로 시작하는 발단은 관객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아내의 초상화를 벽에 걸고부터 집에서 이상한 현상이 나타난다. ..
2018. 11. 13.
[영화] 휴일
[영화] 휴일 한국의 누벨바그 영화로 불릴만한 이만희 감독의 작품. 1950-6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한 누벨바그 경향은 기성 영화에 대한 비판적 사조로, 새로운 감독, 새로운 작품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이 시기 대표적 감독으로 프랑수아 트뤼포, 장 뤽 고다르, 클로드 샤브롤, 자크 리베트, 에릴 로메르 등인데, 이들이 거의 1920년대에서 30년 초반에 출생한 30대 감독이라는 점에서 이만희 감독도 매우 유사한 환경에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한국이 놓여 있던 특수한 상황-1968년, 박정희 군사독재 정권, 군국주의, 독재주도의 경제발전이 이제 막 시작되려하던 시기, 전쟁의 후유증이 여전히 남아 있던 시기, 국민의 절대다수가 빈곤으로 고생하던 시기 등등-에서 가난한 여인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두..
2018.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