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1213

[영화] 그 땅에는 신이 없다 [영화] 그 땅에는 신이 없다 1880년대 뉴멕시코주의 라벨이라는 작은 광산 마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서부극. 7부작 미니시리즈로 긴 이야기지만 보는 내내 흥미진진하다. 기본 설정은 라벨 마을에 살던 사람들 가운데 남자들 약 80여명이 광산에서 사고를 당해 한꺼번에 몰살당했다는 것, 그래서 라벨 마을에는 몇 명의 남성 외에는 모두 여성들만 남았다. 여기에 프랭크 그리핀이라는 강도단의 두목이 이끄는 떼도둑이 뉴멕시코주 일대를 다니며 마을 주민을 몰살하고, 건물을 불태우며, 열차강도, 은행강도 등 온갖 악행을 일삼고 있었다. 라벨 마을과 프랭크 강도단이 이어지는 계기는 프랭크 강도단에 있던 로이 구드라는 사람이 강도단을 이탈하면서부터다. 로이는 열차를 약탈하는 강도단에서 빠져나와 그들을 공격해 자신을 추격하.. 2018. 12. 26.
19금 마리아 19금 마리아나귀를 끌고 하루 거리에 있는 아풀라에서 돌아온 요셉이 창고에 목공 도구를 정리하고 있을 때, 못보던 어린아이가 찾아왔다. 요아킴이 보자고 전하랍니다.그러잖아도 보름이나 나사렛을 떠나 있어서 돌아오는대로 곧 장인이 될 요아킴을 찾아갈 생각이었던 요셉은 일부러 심부름 하는 아이를 시켜 보자고 한 것이 의아했다. 요아킴은 점잖은 사람으로, 그의 딸과 혼인 이야기가 나왔을 때 요셉은 내심 반가웠다.창고 정리를 마치고, 우물에서 길어온 물로 간단하게 목욕을 하고, 옷을 새로 갈아입은 뒤, 빵 한덩이를 가지고 요아킴의 집으로 향했다. 요아킴은 마을에서 비교적 부유한 집안으로, 수십 마리의 말과 수레를 가지고 사람을 부려 나사렛은 물론 멀리 다마스커스, 예루살렘, 베르세바, 텔아비브까지 다니며 교역을 .. 2018. 12. 25.
[영화] 바그다드 카페 [영화] 바그다드 카페이 영화를 오래 전에 보고,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기억나는 것은 음악이다. 영화에서 울려퍼지던 그 몽환적인 노래는 아마도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자리잡았으리라. 시간이 많이 흘러 감독판으로 재개봉한 영화를 다시 봤다. 낯익은 얼굴이 반갑다. 독일에서 온 야스민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동행했던 남자-남편일 수도 있다-와 도로 위에서 헤어진다. 아마도 남자가 짜증나게 했기 때문이리라. 아니면 훨씬 오래 전부터 두 사람에게 문제가 있었고, 장거리 여행을 하면서 아마도 바로 그 시점에 두 사람의 감정이 폭발했으리라. 야스민은 옷가방을 트렁크에서 꺼내고, 남자는 차를 가지고 떠난다. 야스민이 내린 도로 위는 트럭들이 주로 오가는 퍼시픽 트레일 하이웨이로, 그녀는 물론 몰랐지만, 로스엔젤레.. 2018. 12. 20.
[영화] 도시의 앨리스 [영화] 도시의 앨리스 빔 벤더스의 이 영화를 못 봤다면, 그가 만든 일련의 로드 무비를 다 안다고 말할 수 없다. 그 유명한 '파리, 텍사스'도 이 영화의 연장선에 있고, 가장 늦게 만든 '돈 컴 노킹'까지를 묶어 로드 무비 3부작이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영화는 1974년에 발표했으니 빔 벤더스는 20년마다 비슷한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영화는 빔 벤더스 영화에서 그를 상징하는 '로드 무비'의 아이콘 같은 작품이다. 어른과 아이가 길을 떠나 어디론가 가게 되고, 두 사람은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처럼 살아가며, 나중에는 헤어지게 된다는 설정은 빔 벤더스의 영화에서 중요한 주제다. 주인공 필립은 프리랜서 작가로, 독일에 있는 신문사 의뢰를 받아 미국 기행에 관한 글을 쓰기로 하고 미국에서 한동안 생활.. 2018. 12. 19.
[영화] 펜스 [영화] 펜스 덴젤 워싱턴이 감독하고 주연한 영화. 브로드웨이 연극이 원작이다. 1960년대 초반 흑인 빈민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을 다루고 있다. 주인공 트로이는 마을 쓰레기를 치우는 청소원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매주 금요일이면 주급을 받아 아내 로즈에게 건넨다. 그에게는 두 아들이 있는데, 큰 아들은 음악을 하고, 둘째 아들은 학교에서 미식축구를 하고 있다. 가난하긴 해도 성실하게 일하고, 건강해서 큰 문제 없이 잘 살아가는 가족이다. 트로이는 가장으로 가족을 돌봐야 한다는 의무감에 짓눌려 있고, 언제부턴가 아내 모르게 바람을 피운다. 그것이 트로이에게 유일한 해방구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지만 대사는 매우 많다. 트로이는 거의 쉬지 않고 말하는데, 흑인 특유의 수다와 .. 2018. 12. 19.
[영화] 온리 더 데드 [영화] 온리 더 데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언론에서 보도하지 않은, 전쟁의 현장에서 직접 다큐멘터리 작가가 찍은 필름만으로 만든 영화. 우리가 언론, 주로 TV를 통해 보는 이라크와 미국 전쟁은 미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시각이다. 일부러 유튜브를 통해 미국의 반대 입장을 볼 수 있는데, 어느쪽이든 극단적이긴 마찬가지다. 서로 자기가 옳고, 상대방은 무조건 '악당'이며 쓸어버려야 할 집단이라고 매도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것은 9.11 테러 사건 이후였다. 부시는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고 단정했고, 후세인을 제거하겠다며 전쟁을 시작했다. 나중에서야 부시가 말한 모든 내용이 전부 거짓말이었음이 밝혀졌지만, 깡패 미국은 아무런 불이익을 당하지 않았다. 이 전쟁의 진짜 목적은 '.. 2018. 12. 18.
[영화] 돈 컴 녹킹 [영화] 돈 컴 녹킹 서부극 영화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영화배우의 경력을 자랑하던 하워드는 어느날 영화촬영을 하다 말을 타고 도망친다. 주연배우가 사라진 촬영장은 혼란에 빠졌고, 영화사는 사립탐정을 시켜 하워드의 뒤를 추적하라고 말한다. 하워드는 입고 있던 영화용 의상과 신발, 말까지도 어느 시골마을의 노인이 입던 옷과 바꿔입고, 양말만 신은 채 철도를 걷고, 자동차를 빌려 타고, 시외버스를 타면서 어머니가 계신 네바다주의 엘코로 향한다. 엘코는 작은 마을로, 80번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마을이다. 80번 고속도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카고, 클리블랜드를 지나 뉴욕에 이르는 대륙 횡단 고속도로다. 고속도로가 지나긴해도 엘코는 크지 않은 마을로 오래되고, 빛바랜 느낌의 마을이다. 이곳에 하워드의 어머니는 혼자 .. 2018. 12. 17.
[영화] 파리, 텍사스 [영화] 파리, 텍사스 좋아하는 영화는 시간이 흘러도 기억에 남고, 다시 찾아보고픈 마음이 든다. 그런 영화들이 꽤 많지만, 어제 알폰소 쿠아론의 영화 '로마'를 보고나서 그 영화와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가 떠올라 영화를 다시 찾아봤다. 이 두 영화의 공통점은 의외로 많다. 제목에서부터 두 영화는 '동명이역' 즉 이름이 같지만 지역은 다른 지명을 쓰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람마다 생각하는 머리속 나침반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을 뜻한다. '파리, 텍사스'에서 지명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데, 주인공 트레비스의 엄마가 태어난 곳이 텍사스에 있는 파리였고, 트레비스의 부모가 사랑을 한 곳도 파리였으며, 트레비스는 파리가 자신이 '만들어진 장소'라고 굳게 믿고 있다. 즉 엄마가 자기를 임신한 곳이 텍.. 2018. 12. 16.
[영화] 로마 ROMA [영화] 로마 ROMA 이 영화는 그가 만든 '그래비티'보다 흥행이 낮을지 모르지만, 그의 작품-앞으로 만들 작품까지 포함해서-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이 아닐까 예상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쉰들러 리스트'가 생각났다. 두 작품은 아무런 공통점이 없는데-있다면 딱 한 가지, 영화가 흑백이라는 점-왜 '쉰들러 리스트'가 떠올랐는가 생각해보니, 이유를 알 것 같다. 알폰소 쿠아론 감독은 멋진 영화를 만들면서 세계적인 감독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리고 자신의 검증된 연출의 힘으로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억하고자 했다. 반면 스티븐 스필버그는 유명한 흥행감독으로 성공하자, 상을 타고 싶은 욕망으로, 오로지 '예술성 있는 감독'이라는 이름을 얻고 싶어서 '쉰들러 리스트.. 2018. 12. 15.
[영화]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영화] 시카리오 : 데이 오브 솔다도 전편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와 이 영화의 공통점은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테일러 쉐리던인 것과 맷과 안레한드로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헐리우드에 혜성처럼 나타난 시나리오 작가 테일러 쉐리던은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로 신선한 충격을 주더니 바로 뒤이어 '윈드 리버'와 '로스트 인 더스트'로 그의 실력이 최고라는 걸 입증했다. 테일러 쉐리던의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그의 작품 속 배경이 미국의 중서부와 중남부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테일러 쉐리던이 남부 뉴멕시코 국경 근처에서 태어나 자라 그곳의 풍경에 익숙하고, 국경지대의 독특한 삶을 경험하면서 자랐기에, 누구보다 경계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컸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전편인 '시.. 2018. 12. 15.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미국 남부의 '론'은 전기기술자로 일하면서 술과 로데오, 섹스가 일상이다. 입에서는 늘 쌍욕을 달고 다니고, 친구들 돈이나 사기치며,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는, 전형적인 백인 쓰레기에 불과한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사고를 치고 병원에 실려온 론은 뜻밖의 소식을 듣는다. 바로 그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것. 에이즈는 동성애자나 걸리는 것으로만 알았던 론은 큰 충격에 빠진다. 이 영화는 백인 쓰레기가 에이즈에 걸려 죽는 과정을 그린 내용이긴 하지만, 우리가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할 내용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해 환자들에게 실험용으로 투약하는 거대 제약회사와 다국적 제약회사의 권리와 이익에 앞장 서 온 미국식품의약국(FD.. 2018. 12. 14.
[영화] Hannah Arendt [영화]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한나 아렌트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의 삶을 다룬 영화. 한나 아렌트를 소재로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이미 투자를 회수할 수 없음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누가, 왜 만들었을까? 한나 아렌트는 독일에서 태어난 유대인이기는 하지만, 정작 자신의 종족인 유대인들에게서 철저하게 배척당했던 인물이다. 최근까지도 이스라엘에서는 한나 아렌트의 저서가 출간되지 못했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60년대 초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독일의 전범 아이히만이 이스라엘의 첩보부대 모사드에 의해 납치되는 것부터 시작된다. 독일이 전쟁에서 패하자, 신분을 감추고 브라질로 도망한 아이히만은 한동안 잘 숨어 살았지만, 결국 이스라엘의 첩보부대인 모사드에 의.. 2018. 12. 11.
[영화] 더 이퀄라이저 [영화] 더 이퀄라이저 건축자재를 파는 홈디포(여기서는 홈마트로 나오지만)에서 일하는 로버트 맥콜은 혼자 살고 있다. 중년이고, 혼자 살면서 그의 생활은 매우 단순하다. 아침에 출근하고, 동료들과 일하고, 저녁에 퇴근하면 집에 돌아와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책을 읽다 잠을 잔다. 하지만 그는 불면증이 있어 새벽이면 잠이 깨 집 근처 카페에 나와 책을 읽는다. 24시간 운영하는 이 카페는 커피도 팔고 간단한 음식도 파는 곳으로 로버트의 단골집이다. 평범한 흑인 중년의 삶은 너무 단조로워서 마치 수도승이 사는 모습처럼 보인다. 카페에서 알게 된 테리라는 어린 여성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다. 그것이 인연이 되어 두 사람은 카페에서 만나면 로버트가 읽고 있는 책-노인과 바다-이야기를 하거나 테리가 만든 자신의 데.. 2018. 12. 1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