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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7

[영화] 배드 타임즈 : 엘 로얄에서 생긴 일 [영화] 배드 타임즈 : 엘 로얄에서 생긴 일 이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하지 않았다는 건 퍽 안타까운 일이다. 영화의 분위기는 '쿠엔틴 타란티노'를 떠올리게 한다. 감독 드류 고다드에게는 퍽 미안하고, 그 자신도 자존심 상하는 말이겠으나, 쿠엔틴 타란티노 이전과 이후의 영화는 영화의 형식미가 뚜렷하게 갈린다. 타란티노 영화는 헐리우드에서 혜성처럼 등장했고, 그의 연출 스타일은 독보적이다. 따라서 타란티노보다 늦게 나온 영화들은 뛰어난 연출과 잘 만든 영화임에도 타란티노와 '닮았다'는 씁쓸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늦게 나타난 재능 있는 사람들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매우 훌륭하다. 시나리오는 물론 미장셴까지 흠잡을 곳이 거의 없는 탁월한 영화여서 보는 즐거움이 상당하다. 이야기는 단순.. 2019. 1. 20.
[영화] 말모이 [영화] 말모이 일제강점기 시기, 매국노를 제외한 민중들의 삶은 노예로 전락해 고통스럽다. 저항하지 못하고 노예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말을 지키려는 극소수의 학자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는 우리말을 훌륭하게 읽고, 쓰고, 말하고 있다. 말과 글이 곧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음을 우리는 잘 알지만, 그것을 지켜온 지난 역사가 얼마나 고되고 험난했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영화는 우리말 사전을 만들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조선의 우리말 학자들의 활약을 그렸다. '조선어학회' 사건은 역사에서도 유명하고, 해방 뒤에 우리말 사전이 곧바로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일제강점기에서도 우리말과 글을 수집하고 정리하는 학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화에서는 '판수'라는 무지한 민중.. 2019. 1. 20.
[영화] 마약왕 [영화] 마약왕 범죄 영화, 특히 마약을 다루는 범죄 영화는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를 보면서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영화들-좋은 친구들, 비열한 거리, 카지노-이 떠오르고, 알 파치노 주연의 '스카페이스'도 떠오른다. 심지어 그동안 한국영화 가운데 범죄영화에서 볼 수 있는 클리셰들도 많았다는 느낌이 든다. 부산 일대를 무대로 벌어지는 범죄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범죄와의 전쟁'과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범죄와의 전쟁'이 1980년대 초반의 이야기라면, 이 영화 '마약왕'은 그 직전의 시기인 1970년대 부산과 한국의 시대 상황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하루 임금이 600원일 때, 마약왕 이두삼은 10억원을 벌었다. 그는 대만에서 원료를 밀.. 2019. 1. 14.
[영화] 머더 마운틴 [영화] 머더 마운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있는 험볼트 카운티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마리화나 재배자들과 그들 내부에서 발생하는 살인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 2018년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주는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마리화나 합법화와 함께 산속에서 불법으로 마리화나를 재배하던 사람들과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련의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험볼트 카운티는 우리나라로 비교하면 '군' 단위로 부를 수 있을 듯 한데, 워낙 땅덩어리가 넓은 나라다보니 군 단위라 해도 지역이 매우 넓다. 캘리포니아 북부로 태평양과 맞닿아 있고, 주변에는 국립공원이 여러 곳 있고, 산림이 우거져 사람들이 숨으면 찾기 어려운 곳이다. 미국의 다른 지역이나 심지어 외국에서도 이곳 험.. 2019. 1. 10.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 영화는 관객에게 딜레마를 안긴다. 비참한 삶이 아름다울 수 있는가. 아니면 비참한 삶을 아름답게 그리는 것이 온당한가. 이 영화는 어린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그리고 있다. 6살 무니(moony)는 엄마와 살고 있다. 무니가 사는 집은 모텔인데, 이 건물은 집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매주 방값을 지불하며 사는 단기 임대 주거공간이다. 즉, 이 건물에 사는 사람들은 길거리로 쫓겨나기 직전의 아슬아슬한 상태에 놓여 있는 빈민들이다. 천진난만하고 귀여운 무니는 아랫집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무니와 그의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갈 곳이 없어 마을을 배회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불과 1마일 떨어진 곳에 세계에서 가장 크고 멋진 놀이시설인 '디즈니랜드'가 있다.. 2019. 1. 10.
[영화] 더 이퀄라이저 2 [영화] 더 이퀄라이저 2 같은 제목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후속편으로 만든 영화. 전편과 다르게 로버트 맥콜은 우버 기사로 일한다. 그의 생활은 변한 것이 없고, 그는 여전히 수도승처럼 살면서 약한 사람을 괴롭히는 평범한 악당들을 응징한다. 전편에서 그를 도와준 동료 수잔이 괴한에게 살해당하고, 과거 동료들도 비슷한 시기에 살해되면서 로버트는 수잔을 해친 자들이 누구인지 찾아나선다. 그의 과거 동료들과 만나 도움을 청하고, 서로 정보를 주고 받으며 범인을 찾아나서지만, 로버트의 직업적 본능은 자신이 믿기 싫은 방향으로 향한다. 수잔을 해친 범인을 알아낸 로버트는 그가 가장 가깝게 지내던 후배라는 걸 알게 되고, 사건의 전말을 이해한다. 이웃의 청년 마일스가 그림을 잘 그리는 걸 알게 되고, 그를 .. 2019. 1. 4.
[영화] 국가부도의 날 [영화] 국가부도의 날 영화는 특별하거나 대단하지 않았다. 대개 알고 있는 내용이었고,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미국과 자본의 발톱은 날카롭고 악랄했다는 걸 새삼 확인하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 이전에 권력을 가진 자들의 무능과 자본의 탐욕이 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영화를 보면서, 영화에서 보여주는 구제금융시기의 나와 우리 가족이 어떻게 살았나를 떠올렸다. 구제금융이 시작되기 1년 전에 나와 아내는 결혼했다. 아내는 직장에 다녔고, 나는 집에서 소설을 쓰고 있었다. 백수였다는 말이다. 결혼하던 때, 그러니까 1996년 10월 무렵에 우리는 부천 중동의 신도시 변두리에 있는 아파트를 샀다. 내가 가지고 있던 산본의 작은 아파트를 팔고, 아내가 가지고 있던 돈과 은행에서 돈을.. 2019.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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