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를 보다/중국영화14

산하고인 산하고인 지아장커 감독 작품. 빠르게 변하는 중국의 현재를 세 개의 시간으로 나눠 보여주고 있다. 1999년 펜양. 두 명의 남자와 한 명의 여자는 같은 동네에서 자란 소꿉친구다. 20대 중반의 이들은 가깝게 지내지만, 서로 서 있는 위치는 다르다. 영화에서는 설명하지 않지만, 리앙즈는 부모도, 자신도 노동계급 출신의 노동자인 걸 알 수 있다. 진셩은 부모가 당 간부로 추측할 수 있다. 진셩이 20대에 탄광을 운영하는 자본가가 될 수 있었던 건 그의 능력보다는 그의 부모 능력으로 가능했을 거라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오는 아버지가 작은 가게를 운영한다. 서로 다른 출신 성분이지만 세 사람은 가족처럼 가깝게 지낸다. 지아장커 감독이 직접 밝혔든, 중국에서 1999년은 역사적 의미가 있다. 중.. 2021. 1. 21.
지아장커의 다큐멘터리 지아장커의 다큐멘터리 요 며칠 지아장커 감독의 다큐멘터리 작품 몇 편을 봤다. '24시티', '동', '무용'이 그 작품인데, 여기서 '24시티'와 '동'은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요소를 거의 알 수 없게 결합한 작품이다. 형식은 다큐멘터리가 맞고, 실제 다큐멘터리로 작품을 만들었지만, 그 사이에 전문 배우를 넣어, 특정한 인물을 연기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것을 두고 다큐멘터리가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다큐멘터리는 연출자의 자의적 의도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편집을 통해 연출자는 자신의 의도를 관철한다. 편집 뿐 아니라, 카메라가 향하는 곳, 집중하는 대상, 카메라 시선이 머무는 공간과 시간의 길이 등 모든 것이 연출자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다큐멘터리는 관객을 향해 목소리를 낸다. 하.. 2021. 1. 20.
천주정 천주정 중국6세대 감독인 지아장커 감독의 연출작품. 이 작품이 중국에서 살아남아 세계에 널리 공개되었다는 게 신기할 만큼, 이 작품은 중국 내부의 문제를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다. 힘 있는 영화의 공통점은 '보여주되 설명하지 않는다'로 특징할 수 있는데, 이 영화도 그렇다. 관객은 주인공들이 놓여 있는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주인공들이 하는 언행을 통해 그가 놓여 있는 사회적 위치와 사람들과의 관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주인공들은 모두 사회에서 밀려난 가장자리 인물이다. 그들은 빠르게 변화, 발전하는 중국 사회를 따라가지 못하거나 그럴 능력을 가지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강요된 삶을 살아야 한다. 이들의 모습이 온전한 자본주의 체제에서라면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칙에 따라 밑바닥 삶을 살아가는 .. 2021. 1. 18.
[영화] 침묵의 목격자 [영화] 침묵의 목격자 법정 스릴러.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가 흥미롭다. 법정 드라마는 이미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을 만큼 다양하고 많은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 영화도 법정 드라마의 스토리 라인을 따라간다. 중국의 유명한 사업가의 애인이 살해된다. 살인자는 사업가의 딸. 검찰은 살인을 한 딸을 구속기소하고 재판을 연다. 살인을 한 딸의 아버지는 자신의 애인이 죽었지만 딸이 살인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겠다고 말한다.여기에 담당 검사 통타오와 사업가 린타이의 개인적인 악연까지 겹치면서 이야기는 복잡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딸의 범행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아버지의 애인과 말다툼을 하다 그를 밀어서 벽에 부딪치게 해 뇌진탕으로 죽게 했다는 것으로, 모든 사실은 명백해 보였다. 하지만 법정에서.. 2017. 11. 2.
[영화] 자객 섭은낭 [영화] 자객 섭은낭 '비정성시'의 감독 허샤오시엔이 오랜만에 만든 작품이자 유일한 무협영화. 이 영화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 정성일 평론가의 설명이 매우 자세하다. http://m.cafe.naver.com/loveindian/16286 당나라 시대의 짧은 소설로 겨우 세 페이지짜리 내용에서 한 편의 영화를 만들었고, 이 영화를 만드는 기간이 무려 8년. 감독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화려한 미장센이다. 어찌보면 겉으로 드러난 영화의 전부는 '이야기'가 아니라 마장센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공을 많이 들이고, 화려하며,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치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야기는 당나라 시대의 이야기지만, 이들의 의상을 보면 모더니즘 패션쇼를.. 2017. 1. 7.
<영화> 화양연화 화양연화 1962년의 어느날 홍콩. 신문사 편집 기자인 주모운(양조위) 부부가 상하이 출신 사람들이 모여사는 아파트로 이사온다. 얼마 있지 않아 이 곳에 진씨 부부도 이사 온다. 진씨는 일본인 무역 회사에 근무하여 해외 출장이 잦다. 주모운은 진씨의 아름다운 부인 소려진에 눈길이 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자신들의 남편과 아내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이와 동시에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게 마음이 끌리게 된다. (나무위키) --------- 지금은 이름이 희미해졌지만, 십여년 전에 왕가위는 대단한 감독이었다. 그의 작품들은 뛰어난 작품성으로 세계의 영화팬에게 감동을 주었고, 세계영화사에 남는 이름이 되었다. 열혈남아, 아비정전, 동사서독, 중경삼림, 타락천사, 춘광사설 그리고 .. 2016. 10. 29.
<영화> 盲山 : Blind Mountain, 2007 盲山 : Blind Mountain, 2007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신매매의 현실을 고발한 영화. 실화에 근거했으며, 1990년대 초반에 언론에 보도되었던 내용이라고 한다. 사람을 유인 또는 납치해 매매하는 것은 당연히 범죄행위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신매매는 인간이 살고 있는 곳이라면 거의 모든 지역에서 벌어지는 현상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에서는 어린 소녀들을 수 십, 수 백명씩 납치해 한 곳에 모아 놓고, 강제로 임신을 시켜 아이를 출산하도록 만드는 '임신 공장'이 실재로 발견되었다. 주로 다른 인종의 소녀들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끊임없이 출산하도록 만드는데, 이렇게 출산한 아이는 여러 나라로 팔려나가고 있다. 이 영화에서도 인신매매 집단은 가난한 집안의 여성에게 돈을 벌게 해주겠.. 2015. 8. 12.
<영화> 世界 The World 世界 The World 지아 장커 감독 작품. 이전에 그의 작품 '스틸 라이프'를 먼저 봤는데, 그때 받았던 강렬한 인상이 꽤 오래 갔다. '스틸 라이프'도 그렇고, 이 영화도 그렇고, 지아 장커의 영화는 격렬함이 없다. 아니, 격렬함을 억누르거나, 그것을 메타포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해야겠다. 이 영화 역시 별다른 내용 없이 무려 138분짜리로 꽤 긴 영화다. 주인공 타오는 베이징에 있는 '세계 공원'이라는 곳에서 무용수로 일한다. '세계 공원'은 말 그대로 세계의 유명한 건물을 축소해 놓은 곳으로, 관람객은 의외로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이 많다. 세계 여행을 할 수 없는 서민들이 이곳에 놀러와 유명한 건물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주인공 타오는 여러 나라의 민속 의상을 입고 공연을 하는 .. 2015. 7. 25.
<영화> 跟蹤(영어 : Eye in the Sky, 한국어 : 천공의 눈) 跟蹤(영어 : Eye in the Sky, 한국어 : 천공의 눈)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 '감시자들'의 원작 영화. 2007년에 개봉한 영화다. 리메이크 영화를 먼저 보고, 나중에 원작을 보니 느낌이 이상하다. 어떻든 리메이크 영화는 원작에 매우 충실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모든 리메이크 영화들은 원작보다 더 세련되고 화려해보이기 마련이다. 이미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영화 역시 전체적으로 소박한 느낌이다. 화려한 액션도 없고, 긴박한 자동차 추격전도 없고, 돈을 많이 들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그에 비해 '감시자들'은 볼거리들이 더 많아졌다. 그래도 기본 줄거리와 패턴은 거의 일치한다. 우리나라 영화 '올드보이'도 일본 만화 원작을 리메이크한 것인데, 그것을 다시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한다고 하니,.. 2015. 7. 16.
귀신이 온다 귀신이 온다 - Wen Jiang 감독, 지앙 홍보 외 출연/엔터원 중국이 무서운건, 그들 스스로의 입으로 자기들이 '아Q'라는 것을 고백하는 용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전통은 루쉰 선생이 세상에 널리 알림으로써 시작되었는데, 이후 중국의 예술가들은 중국 인민의 '아Q'적 기질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하면서도, 인민에 대한 애정은 변하지 않았다. 영화에서도 그 전통은 당연히 이어졌고, 중국의 3세대, 4세대, 5세대를 이어오면서 중국 영화는 중국 인민의 이야기만으로도 걸작을 만들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이 영화, '귀신이 온다' 역시, 중국 인민의 단편을 그린 것이다. 일본 패망 직전의 중국 어느 시골 마을이 배경이고, 가난하고 어리석은 마을 인민들이 뜻하지 않은 사건에 말려들면서, 그들의 삶은 역사의 .. 2012. 5. 9.
난징 난징'을 보다. 일본군에 의해 저질러진 난징 대학살을 깊이 있는 영상으로 재구성한 수작. 일본에서 상영금지가 되었다는 건, 여전히 일본이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중국은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을, 그것도 가해자인 일본이 보라고 당당하게 만드는데, 우리나라는 일본 식민지 시대의 투쟁에 대해 무엇하나 올바르게 만드는 것이 없구나. 중국보기가 부끄럽다. 난징! 난징! 감독 루 추안 (2009 / 중국,홍콩) 출연 유엽,고원원,나카이즈미 히데오 상세보기 2011. 9. 21.
집결호 집결호 (2disc) - 펑 샤오강 감독, 뎡 차오 외 출연/프리미어 엔터테인먼트 47명이 기다렸던 단 한번의 집결 소리! 1948년, 중국 인민해방군과 국민당의 가장 치열했던 ‘문하전투’. 해방군 9중대 중대장 구지디(장한위)와 47명의 대원들은 퇴각을 명하는 ‘집결호’가 들리기 전까지 적의 진격을 막으라는 상부의 명령 아래, 목숨을 걸고 진지를 지키지만 결국 구지디를 제외한 모든 대원들은 전멸한다. 단 한 명이 찾은 위대한 진실, 그 마지막 집결소리! 구지디는 한국전까지 참전해 전쟁영웅이 되지만, 과거 ‘집결호’ 나팔소리를 듣지 못해 부하들을 살리지 못한 것은 아닌지 홀로 살아남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러던 중 47명 부대원들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 실종자 처리가 되자, 구지디는 형제보다 진한 우애를.. 2011. 9. 20.
명장 명장 (2disc) - 진가신 감독, 금성무 외 출연/엔터원 19세기 중엽, 청나라 조정은 부패했고, 백성들은 굶주렸다. 결국 백성들은 반란을 일으키고, 태평천국의 난이 발생한다. 14년 동안의 기나긴 내전 동안 전투와 굶주림으로 7천만 명의 사람들은 죽음을 맞게 된다. 기독교 사상을 모태하고 있는 농민 주축의 태평반란군과의 싸움에 패하고 홀로 살아 남게 된 청나라 장군 방청운. 은신하던 방청운은 조정의 군량을 탈취하는 도적단과 만나게 된다. 자신의 여인을 구하기 위해 살인을 하고 지금은 도적의 우두머리가 된 조이호와 자신을 키워준 조이호에게 깊은 충성심 갖고 있는 칼잡이 강오양. 싸움을 지켜보던 방청운은 강오양의 목숨을 살려준 것을 계기로 마을에 머물게 되고 그 곳에서 한 여인, 연생을 다시 만나게 된.. 2011. 9. 20.
색,계 색.계 - 이안 감독, 양조위 외 출연/아인스엠앤엠(구 태원) 1942년 상하이-회한 막 부인(탕웨이)이 카페에 앉아 과거를 회상한다. 그녀가 왕치아즈라 불리던 그 때를…. 1938년 홍콩-시작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함께 영국으로 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왕치아즈는 대학교 연극부에 가입하게 된다. 그리고 무대에서 무엇인가를 느낀다. 연기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이 연기에 열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왕치아즈는 무대 위에서의 떨리는 그 느낌, 그 찰나의 순간에 매료된다. 그러나 연극부는 연극을 통해 애국심을 고취하려는 급진파 광위민(왕리홍)이 주도하는 항일단체. 그들은 친일파의 핵심인물이자 모두의 표적인 정보부 대장 ‘이’(양조위)의 암살계획을 세우고 광위민에게 마음이 있던 왕.. 2011. 9.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