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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851

북스캔하다 2013-07-31 북스캔 시사잡지 스캔 결과 요즘 며칠 시간을 내서 집안에 있던 시사주간지-시사인, 한겨레21-를 모두 스캔했다. 대략 650권 정도. 시사잡지를 가장 먼저 스캔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1) 페이지가 적다. 한 번에 한 권씩 스캔할 수 있다. 2) 양이 많다. 같은 종류의 책으로는 시사잡지가 가장 많아서 먼저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3) 종이의 질이 좋다. 아트지로 종이가 깨끗하다. 북스캔을 하면서 얻은 노하우 1) 시사잡지는 아트지여서 깨끗한 반면, 종이가 너무 얇아 종이겹침이나 종이걸림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것 때문에 가끔 짜증나는 일이 있었다. 2) 스캔할 때, 책을 옆으로 펼쳐 넣으면 '종이겹침'이나 '종이걸림'이 거의 없다. (이건 진짜 노하우일 듯.. 2023. 3. 26.
조부모 묘소를 찾다 2011년 1월 말. 설날을 앞두고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를 찾았다.아내의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는 일년에 서너 번 정도 찾는데, 주로 설, 추석, 한식, 봄과 가을의 벌초 등이다. 이렇게 눈이 쌓인 경우는 퍽 드물다. 산 아래 멀리 아산면 소재지가 보이고, 그 뒤로 저수지가 보인다.아내의 고향이자, 장인, 장모께서 이곳에서 오래 사셨고,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어서 나는 아산이 좋다.아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고, 가까운 곳에 유명한 온천도 있다. 이 일대가 유명한 분들이 많은 곳이고, 역사적인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이순신 장군의 묘소도 근처에 있고, 허균의 생가도 있다.아산을 내려보고 있는 영인산에는 자연휴양림이 생겼고, 아산 주변의 크고 작은 지역이 매우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것에 .. 2017. 3. 8.
마을에 불이 나다 2011년 1월 초. 새벽에 잠을 자고 있을 때, 갑자기 마을회관에서 싸이렌이 울렸다. 어리둥절, 허겁지겁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우리집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고, 마을 가장자리에 있는 집에서 불이 났다.이 집은 평소에는 비어 있었는데, 가끔 사람이 다녀간다고 했다. 불이 나던 날도 집 주인이 다녀갔다고 하는데, 아마도 누전이나 과열이 원인이었던 듯 하다.결국 불이 난 집은 완전히 다 타고나서야 꺼졌다. 어떻게 해볼 수 없을 정도로 불이 빠르게 확산되었고, 소방차가 출동하긴 했지만 이미 건물은 거의 다 탔을 즈음이었다. 마을 주민들은 새벽에 놀라 깨어 불타는 집을 바라보다가 뿔뿔이 흩어졌다. 사람이 다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2017. 3. 1.
아들이 대안학교에 입학하다 1월 초. 새로 생긴 대안학교에서 입학식이 있었다. 아직 초등학교 졸업식도 하지 않았지만, 학부모들이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있어서 설립자인 교장과 선생들도 한껏 고무되어 있었다. 우리 아이도 대안학교를 선택했지만, 2011년 당시만 해도 한국에 대안학교는 상당히 많았다. 꽤 유명한 대안학교들은 인기가 많아서 쉽게 들어가기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거의 모든 대안학교들은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열악한 상황으로 운영되고 있었다.대안학교는 시설도 문제였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들의 인성과 자질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대안학교가 기존의 공교육의 '대안'이 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인 상황이었다.그럴 때, 아이와 같은 학교 동창의 부모이기도 했던 사람이 대안학교를 설립한다고 했다. 이미 오.. 2017. 3. 1.
작업실 2011년 1월 초. 작업실의 한쪽 벽면을 찍었다. 이때 사진과 지금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책은 부분적으로 달라졌다. 지금은 2층보다 1층에 책이 훨씬 많이 자리 잡았는데, 작업실도 1층으로 옮기고, 2층은 아들의 작업실로 쓰고 있다. 책을 좀 줄이고, 공간을 확보하려고는 하지만, 서울에만 나가면 책을 사들이고 있어서 어려움이 많다. 나는 다른 욕심은 거의 없는데, 책 욕심은 많다. 그것은 아마도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자란 것이 트라우마가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책을 좋아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책을 좋아하는 것은 누군가의 가르침 때문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저절로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이렇게 책을 사 모으는 것도 책읽기를 자랑하려거나.. 2017. 3. 1.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쥐불놀이와 달집태우기 2011년 2월 중순. 정월 대보름을 맞아 마을에서 대보름 행사를 했다. 해마다 거르지 않고 대보름 행사를 하는데, 오전에는 마을회관 앞에서 윷놀이를 하고, 마을 주민이 모여 점심을 먹는다. 오후에도 계속 놀지만 저녁에 달 뜨기 전에 마을 앞 논에 달집을 만들어 놓고 어린이들이 쥐불놀이를 하다 달이 뜨는 시간에 맞춰 달집을 태운다.우리 마을은 작은 시골마을이어서 소박하게 하는데, 마을에 학교가 있어서 어린이들이 많이 참석하는 것이 보기 좋은 점이다. 이런 풍습은 시골 마을에서나 할 수 있고 볼 수 있는 것이어서 도시 사람들이 조금 부러워할 만 하다.시골마을이라고 해도 모두 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행사를 하려면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들이 많은데, 부녀회에서는 음식도 미리 준비해야 하.. 2017. 2. 14.
이장 공로패 이장 공로패2011년 2월. 시골에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해 4년이 지나서 마을 이장을 했다. 이장 노릇은 2년을 했는데, 나름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이전 이장에 비해 어설픈 건 당연했다. 이전 이장은 마을 토박이로 이미 이장을 오래 했는데, 그동안 이장을 몇 년 했기 때문에, 너무 오래하는 것 같아 이장을 바꿨으면 했다. 마침 내가 면의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직장에 다니지 않아 시간이 좀 있다고 여겨서인지 나에게 이장을 맡아하면 어떻겠느냐고 했다.내가 이장이 되어서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나름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이장 직을 승락했다. 2009년부터 2010년까지 만2년을 했는데, 나는 기존에 어떤 이장도 하지 않았던 일을 몇 가지 했다. 우선 면사무소에서 공.. 2017. 2. 14.
구입한 책 구입한 책. 2월 중순 이 책들을 구입하고 6년 지난 지금, 나는 리처드 도킨스의 자서전을 읽고 있다. 두 권으로 된 자서전은 리처드 도킨스의 성장과 과학자로서의 성과, 명성을 얻는 과정을 자세하게 그리고 있다.오늘날 교양 있는 사람이거나, 교양을 배우려는 사람이라면 리처드 도킨스의 책을 읽지 않고는 그 경계를 넘을 수 없다. 그는 지금까지 12권의 책을 썼고, 한글로도 거의 모두 번역되었다. 그의 초기 작품인 '이기적 유전자'가 워낙 유명하고, 그의 출세작인 것은 분명하지만 '확장된 표현형'이나 '눈먼 시계공'도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다. 또한 전투적인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킨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들어진 신'이나 '악마의 사도'를 읽어야 한다. 과학책을 읽는 것은 인간의 이성과 합리적 사고방식을 .. 2017. 2. 13.
팔선생 2월 중순. 팔선생 정배학교 졸업식이 끝나고 점심을 먹으러 문호리에 있는 팔선생으로 갔다. 이 글을 쓰는 2017년에는 이미 존재하지 않는 장소가 되었지만, 이곳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서 앞으로도 팔선생에 갔던 기록들은 모두 올릴 생각이다. 여기 있던 '팔선생'은 지금은 자리를 하남시로 옮겨서 음식점 이름도 '푸챠오'로 새로 지어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우리는 하남에 있는 '푸챠오'에도 1년에 서너 번은 간다. 주인 내외분이 퍽 좋은 분들이라 가끔 얼굴이라도 볼 겸 해서 찾아가면 반갑게 맞아주신다. 하긴, 우리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 식당을 드나들었으니 아이의 기억으로는 꽤 추억이 있는 곳이리라.이때만 해도, 문호리에 정통 중국요리 음식점으로 '팔선생'이 유일했는데, 지금은 그나마도 없어서 퍽 .. 2017. 2. 13.
정배학교 졸업식 정배학교 졸업식 2월 중순. 아이가 졸업을 하는 날이다. 초등학교 입학하고 6년이 빠르게 지나갔다. 우리 아이는 2003년에 정배리로 들어와서 곧바로 학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2년을 다녔으니, 정배학교에서만 8년동안 생활했다. 2005년 3월 입학식 때는 겨우 6명이던 같은 반 아이들이 졸업할 때는 무려 18명으로 세 배나 늘어났다. 학교 전체로 봐도 30명도 안 되던 전교생이 약 80명 가까이 되었으니 시골 분교로는 드물게 학생 수가 꾸준히 늘었다.이 아이들은 대도시에 있는 초등학교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교육 과정을 거쳤다. 시골 학교라도 정배학교에서 약 20리 떨어진 본교의 어린이들이 대도시 학교의 흉내를 내고 있을 때, 정배분교 어린이들은 '진짜 학교'의 어린이들로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고 생.. 2017. 2. 13.
아내의 뜨개질 아내의 뜨개질 2월 초. 아내가 퇴근하고 집에서 틈틈이 짠 뜨개질의 결과물. 스웨터는 물론이고 모자, 장갑까지 일습으로 뜨개질로 만들었는데, 꽤 훌륭하다.기억은 오래 가지 못하니, 이렇게 사진으로 찍어 기록으로 남긴다. 2017. 2. 13.
설날 차례 2011년 2월 초. 어머니 돌아가시고 처음 맞는 설날. 이제 차례상에 떡국이 두 그릇이 되었다. 우리끼리 음식 준비를 하고, 설날을 맞으려니 모든 것이 어설프기만 하다.어머니가 계실 때는 떡도, 만두도, 식혜에 수정과까지 두루 빠뜨리지 않고 만들어 자식들에게 나눠주셨는데, 이제는 우리끼리 조촐하게 음식을 장만해 차례를 지내게 되었다. 그래도 이렇게나마 명절 때마다 차례상을 올릴 수 있는 형편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큰 다행으로 여기고, 차례상 앞에서 겸손한 마음이 된다.사실 설날과 추석에 차리는 차례상은 '유교적 전통'이라고 보기 어렵다. 전체적으로 '제사'라는 풍습이나 제도가 조선시대에 정리되어 유교적 전통으로 자리 잡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는 훨씬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원초적인 제례라고 보는 것.. 2017. 2. 13.
아산 조부모 묘소를 찾다 아산 조부모 묘소를 찾다 한겨울에 묘소를 찾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이때는 어쩐 일인지 눈 내린 날, 조부모의 묘소를 찾았다.아침에 아들이 다니는 학교 기숙사에 가서 아들을 데리고, 같은 학부모가 운영하는 학교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아산으로 내려왔다.묘소에 들렀다가 고모님 댁에 들러 함께 영화를 봤다. 영화는 '평양성'.지금 사진을 보니, 이렇게 어린 아이를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한 것이 후회된다. 그때는 그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으나, 마음으로는 몹시 안타깝고 안쓰러웠다. 물론 주말에는 꼭 집에 데려와서 함께 지내기는 했지만 주중의 학교 기숙사 생활이 아이에게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고, 시간이 조금 지난 다음, 우리의 선택이 잘못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 당시 달.. 2016. 11. 27.
마을 빈집에 불이 나다 1월 초. 새벽에 갑자기 마을 방송이 울리고, 싸이렌 소리가 들렸다. 불이 났다는 이장의 방송을 듣고 나가보니, 마을 바깥 쪽에 있는, 평소에는 비어 있는 집에서 불이 났다.한밤중에 불길이 치솟는 걸 보니 새삼 무섭다.다행히 사람이 없어서 집만 타고 끝났다.다음 날 불난 집에 가보니 흔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 타버리고 말았다.불이 난 원인은 방화는 아니고, 전기 누전이나 과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불이 나던 날, 집주인이 잠시 다녀갔고, 아마도 전기와 관련해 무언가 잘못 조작한 것이 원인일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마을 주민들 모두 가슴을 쓸어 내렸다. 2016. 11. 25.
다산학교 입학식 다산학교 입학식 2011년 1월 초. 시골의 초등학교 분교를 졸업한 아이는 새롭게 생긴 대안학교에 진학했다. 비인가 대안학교여서 교육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의 대안학교였지만 처음 시작할 때의 열기와 지원은 어떤 대안학교보다 좋은 조건이었다. 학생 수도 충분했고, 학부모들이 낸 입학금도 부족하지 않았다.이 대안학교를 만든 교장도 마침 아이가 다니던 분교의 같은 학부모이기도 해서, 우리들 부모는 대안학교를 함께 만들어간다는 생각으로 열심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입학식에 강당을 가득 채운 학생과 학부모들의 열기와 기대는 새로운 대안학교의 탄생을 축하하며, 새로운 교육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초등학교를 마친 어린이들이 이제 공교육을 배우는 중학생이 아닌, .. 2016. 11. 24.
2010년-마당에 눈 나리다 12월 말. 마당에 눈이 소담하게 내렸다. 한 해의 끝자락에 내린 눈은 추운 겨울이지만 포근한 느낌이 든다. 눈이 내리면 마을은 온통 하얗다. 마을 주위의 산은 잣나무숲이어서 사철 푸르긴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눈 덮인 마을은 왠지 고즈넉하고 아늑한 느낌이다.벌써 6년 전 사진이지만 지금과 많이 달라진 것도 없다. 마당 끝에 항아리가 여러 개 놓인 것만 빼면, 나무들이 더 많이 자랐고, 개집이 사라졌고, 파고라에 평상이 새로 생긴 것 정도. 시간이 흐르면서 집도, 마을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걸 느낀다.2010년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아이는 곧 초등학교를 졸업할 것이고, 생활은 지금과 또 다르게 변할 것이다. 2016년의 시점에서 보면, 이런 모든 일들이 소중하고, 나름대로 좋은 경험이 되었다는 생각을.. 2016. 11. 18.
2010년-채소샐러드와 두부김치 싱싱한 채소와 과일, 두부와 김치, 고등어구이로 차린 밥상. 익힌 것보다는 날 것이 아무래도 몸에 좋긴 하다. 물론 익힌 음식이 나쁘다거나, 건강에 도움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익힌 음식은 소화가 잘 되고, 흡수도 잘 되어서 영양소를 얻기에 좋다. 날 것을 먹는 것은 그 음식재료 자체에 들어 있는 '효소'로 인해 소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익힌 음식에는 '효소'가 없다. 이 차이는 우리 몸속에서 '효소'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가의 문제가 된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일정량의 '효소'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 효소의 양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살면서 새롭게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즉, 선천적으로 '효소'를 많이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은 건강에 관한 한 재산이 많다고 할 수 있고, 효소가 적은 사람은 가난.. 2016. 11. 18.
2010년-아들의 사진연습 아들이 찍은 사진 가운데 하나. 그저 평범한 사진들이 많지만, 가끔 독특한 시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 있어서 놀라게 된다.2010년 12월 중순. 학교에서 사진 찍는 교육을 받았는데, 학부모 가운데 사진작가가 있어서 반 아이들 모두 사진을 배웠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볼 것인지를 배우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시골의 작은 분교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아이는 학원에 간 적이 없고, 학교에서도 교과서로 수업을 하는 시간보다는 들로 산으로 개울로 뛰어다니며 놀았던 기억이 더 많은 것으로 안다. 아이는 학교에서 교과서에 적힌 것을 배우는 것보다, 몸을 움직이며 직접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어린 시절의 그런 경험이.. 2016. 11. 18.
2010년-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다 12월 중순.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다. 우리는 기독교를 믿지 않지만, 크리스마스도 하나의 명절이라고 생각한다. 불교에서 부처님 오신날에 절에 가서 절밥을 얻어 먹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종교도 없지만, 우리 사회에서 종교적 분위기를 완전히 배척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종교의 역사는 인류가 아주 미개했을 때 발생해서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으므로, 분명 종교적 관념이 존재할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그것은 인류가 여전히 정신적으로 미개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말이기도 하고, 합리적 사고방식과 과학적 이성이 인류 전체에 고르게 퍼져 있지 못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니 비록 무신론자라 해도 칼로 무 자르듯 종교와 분리하는 생활이나 사고방식은 실천하기가 매우 어려운 노릇.. 2016. 11. 18.
망년과 송년 그리고 신년 망년과 송년 그리고 신년 해가 바뀌면서, 지나간 나쁜 일은 잊고, 다가올 한 해를 준비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지나간 시간을 모두 기억하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가능한 일도 아니고, 또 필요한 일도 아니다. 인류는 진화를 통해 '망각'을 선택했다. 불행하고 괴롭고, 아팠던 기억을 지워버림으로써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진화의 필연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통스럽고 마음 아픈 일이라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일도 있다.우리에게 2014년 4월 16일은, 그 시간 이후 물리적 시간은 흘러갈 지 몰라도, 우리의 심리적 시간, 사회적 시간은 그때 멈췄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의 사회적 시간은 단 1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임을 우리는 안다.권위적인 정권의 탄생.. 2015. 1. 2.
2010년-주민자치 발표회 2010년 12월 중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주민자치센터의 여러 동아리가 발표회를 가졌다. 시골 마을의 주민자치센터라고는 해도, 동아리가 다양하고 배우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물론 도시처럼 교실마다 사람들이 넘쳐나지는 않는다. 사물놀이, 전통무용, 스포츠댄스, 요가 등은 물론이고 닥종이, 일본어 등 종류가 다양해서 배우려는 마음만 있다면 어떤 것이든 적은 돈으로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주민자치센터 강좌는 수강생이 내는 수업료와 군청에서 지원되는 돈으로 강의비용을 충당하고 있는데, 시골마을의 주민자치센터 강사들이 받아가는 돈은 최저임금도 안 되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다른 요일에 여러 개의 강좌를 하는 강사들이 꽤 있다. 나도 몇 년 동안 주민자치센터에서 컴퓨터 강의를 해 봤지만, 주민을 상대로 하는 .. 2014. 1. 9.
2010년-정배보건진료소 준공 2010년 11월 중순. 정배리에 있던 작고 허름했던 보건진료소가 훨씬 크고 깨끗한 건물로 이사했다. 예전에는 마을의 집 사이에 끼어 비좁고 허름했던 것을, 마을 바깥쪽, 넓은 땅 위에 건물을 새로 지은 것이다. 보건진료소는 마을 어른들의 사랑방이기도 하다. 마을회관에도 자주 모이시지만, 이렇게 진료소에서 노인치료와 관련된 운동이며, 마사지 등을 받기 때문에 어른들의 출입이 잦기도 하다. 이 건물을 짓기 위해 양평군내의 여러 보건진료소를 돌아보고, 건물디자인에 특별히 신경을 써달라고 나도 참여를 했는데, 그래도 그나마 조금 괜찮게 나온 디자인이 이 정도였다. 디자인에 관해 말을 하지 않으면, 군청의 용역을 받은 설계사가 자기 멋대로 그림을 그리고, 또 건축디자인을 잘 모르는 운영위원들은 별다른 이의를 제.. 2014. 1. 9.
2010년-정배학교 자전거 캠프 2010년 10월 말. 정배학교 어린이들과 아빠 몇 명이 자전거 캠프를 했다. 하루 캠프였고, 학교에서 중미산을 넘어 옥천, 양수리를 거쳐 문호리에서 다시 정배학교까지 한바퀴를 돌았다. 중미산을 올라갈 때가 가장 힘들어서, 자전거를 타는 것보다 끌고 올라가야 했다. 산에 올라가는 시간은 1시간, 내려가는 시간은 15분. 내려가는 속도는 시속 60Km까지 나왔다. 아이들은 이미 여러 번 자전거 캠프를 했기 때문에 어른들 못지 않게 자전거를 잘 탔다. 2014. 1. 9.
2010년-가을의 마당 2010년 10월 초. 마당의 잔디가 색이 바래가고 있다. 산과 나무는 여전히 짙은 녹색의 잎을 달고 있지만, 시간의 흐름을 곧 이들도 다른 모습으로 바꿔 놓으리라. 해가 남쪽으로 조금 더 기울어져 오후의 그림자가 길다. 2014. 1. 9.
2010년-정배학교 운동회 2010년 10월 초. 정배학교에서 해마다 하는 운동회. 전교생이라야 50명 정도인-그나마도 해마다 꾸준히 늘어서-이 학교에서 운동회는 학교는 물론 학부모와 마을 전체의 중요한 행사이기도 하다. 규혁이도 6학년으로, 마지막 운동회라서 더 뜻있는 날이기도 했다. 학생들의 운동회가 끝나면 학부모들도 참가하는 경기가 펼쳐졌는데, 이렇게 편을 나눠 줄다리기를 하는 것과 계주가 가장 흥미진진했다. 넓지 않은 운동장이지만 적은 학생들이 뛰어 놀기에는 충분하고, 운동장 한쪽에서는 가마솥에 밥을 짓고, 국을 끓이는 등 음식 장만을 하고 있다. 해마다 학교 행사에는 가마솥으로 지은 밥과 국이 꼭 등장했는데, 가마솥 하나로도 모두 식사를 할 정도로 인원이 적었다. 이제 2014년에는 '정배분교'가 아닌, '정배초등학교'로.. 2014. 1. 9.
2010년-아산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 2010년 9월 말. 추석을 앞두고 할머니, 할아버지 묘소에 벌초를 했다. 해마다 봄 가을에 들러 벌초를 하는데, 이렇게 아산 풍경을 보노라면 그리 많이 변하지 않은 시골 풍경이다. 아내가 자라고 학교를 다녔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은 100년이 넘은 초등학교가 있고, 김옥균의 무덤도 있는 곳이다. 신기한 것은, 아내가 다닌 학교가 개교100주년을 기념하던 해에,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초등학교)도 개교100주년 기념식을 했다. 이렇게 오래된 학교를 다닌 것도 희안한 우연이라면 우연이다. 이곳 아산리는 지금의 아산시의 모태가 되는 곳으로, 아산시의 지명도 이곳에서 딴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행정의 중심지로, 현청(군청)이 있던 곳이기도 하고, 바다가 가까워 문물이 다른 곳보다 일찍 들어온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2014. 1. 8.
2010년-면장 이취임식 2010년 9월 중순. 서종면장의 이취임식이 있었다. 나는 당시 이장 일을 보고 있었는데, 면에서 일어나는 여러 행사에 참석하면 가능한 기록으로 남기려고 사진을 찍었다. 이 사진도 그런 기록물 가운데 하나이다. 이임을 하는 이금복 면장은 부지런하고 소탈한 인물이어서 지역 주민들과 잘 어울렸고 평판도 좋았다. 옛날에는 '면장'만 되어도 지역에서는 한 끗발 하는 유지이고, 부러움의 대상이었는데, 이제는 사람들의 인식이 예전 같지 않아서 면장 정도는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렇더라도, 면장은 한 면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자리이고, 면장의 노력 여하에 따라 지역 단위의 풀뿌리 민주주의가 많은 영향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예전에 '한겨레신문'에 '면장 직선제'에 관한 글을 쓴 적도 있었지만, 지금처럼 군수가 일.. 2014. 1. 8.
2010년-마을의 물 피해 발생 상황 2010년 9월 중순. 비가 많이 내린 다음, 청정암 입구 도로에서 물이 쏟아져 내린다는 제보가 있었다. 올라가보니, 빗물이 도로를 덮으며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최근 청정암 위쪽과 옆쪽에 산을 까뭉객고 집을 여러 채 짓는 공사를 했는데, 그런 개발의 여파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같다. 산을 깔아뭉개고, 물길을 막으면서, 비가 많이 내리면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갈 곳을 잃고 도로 위로 넘치기 시작한 것이다. 자연은 사람이 건드리기만 하면 탈이 난다. 간벌을 많이 하거나, 임도를 내거나, 산을 깎아 내면, 반드시 자연은 그 댓가를 치르도록 한다. 우리 마을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하고, 도로 위로 물이 쏟아져 내리는 것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난개발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2013. 11. 24.
2010년-양평군 이장협의회 체육대회 2010년 9월 초. 새로 지은 용문면 종합운동장에서 '이장협의회 체육대회'가 열렸다. 각 군 단위에는 '이장협의회'가 있는데, 면 단위의 이장협의회가 이장 조직의 기본 단위이다. 양평군만 해도, 약 250여 명의 이장들이 각 리에서 활동하고 있으니, 이장의 역할이 결코 작다고는 할 수 없다. 체육대회를 하면서 한쪽에서는 이렇게 고기도 구워 먹고, 술도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시골에서는 이장도 큰 벼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장의 노력 여하에 따라, 마을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에, 풀뿌리 민주주의에서 '이장'은 최전선에 서 있다고 하겠다. 2013. 11. 24.
2010년-멀티탭을 설치하다 전기를 식량으로 삼아 일하는 크고 작은 가전제품들이 많을 때, 어쩔 수 없이 멀티탭을 쓰게 된다. 그동안 고민하면서 알아보다, 10개짜리 멀티탭을 구입했다. 컴퓨터가 있는 곳에는 이런 멀티탭을 세 개 설치했는데, 빈 자리가 없을 정도로 가득찼다. 바닥에 전기줄이 끌리지 않도록, 멀티탭을 책상 위쪽에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13.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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