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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22

피가 흐르는 곳에 - 스티븐 킹 피가 흐르는 곳에 - 스티븐 킹 해리건 씨의 전화기 크레이그는 아버지와 함께 작은 시골마을에서 산다.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고, 평범한 소년으로 자라지만, 그의 마음에 깊은 슬픔이 일렁이고 있다. 스티븐 킹은 어릴 때 아버지가 집을 나간 뒤 줄곧 형과 엄마, 세 식구가 살았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이 소설에서는 엄마로 바꿨을 뿐, 그의 내면을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크레이그는 마을에 이사 온 엄청난 부자로 은퇴한 해리건 씨를 알게 되고, 그의 집에서 책을 읽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한다. 이 소설이 독특한 점은, 그동안 IT와 관련해 거의 언급한 적이 없는 스티븐 킹이 아이폰, 아마존을 비롯한 첨단 정보산업과 미국 투자회사와 관련한 정보를 나열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해리건 씨가 은퇴하기 전 투자.. 2023. 2. 16.
욕망을 파는 집 - 스티븐 킹 욕망을 파는 집 - 스티븐 킹 장편소설. 1천 페이지가 넘는 긴 소설이지만, 내용은 비교적 단순하다. 스티븐 킹의 특징이자 장점인 인물 개개인에 대한 서사의 핍진성은 여전히 놀라운데, 작품을 관통하는 서사는 빈약한 편이다. 소설 앞부분에 릴런드 곤트가 등장하고, 그가 잡화점을 시작하면서 이 서사의 끝부분이 보이는 건 나만의 관찰력은 아닐 것이다. 스티븐 킹이 말하고자 하는 의도 역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가 아니라, '그 일이 어떻게 벌어졌는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은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에 자리한 모든 종류의 부정적 감정이 주인공이다. 탐욕, 이기심, 경쟁심, 질투, 시기, 분노, 차별, 불만 같은 부정적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으며, 그런 감정은 쉽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 2022. 12. 22.
빌리 서머스 - 스티븐 킹 빌리 서머스 - 스티븐 킹 스티븐 킹의 소설을 나름 읽었고, 그의 작품에 대해 어느 정도 말할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영어 원문이 아니어서, 그의 농담과 재치를 전부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지만, 우리말로 번역한 소설만으로도 스티븐 킹의 속내는 어지간히 알아서 짐작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스티븐 킹의 '글쓰기'에 관해 꽤 많이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소설은 그의 다른 소설과 달리 '스티븐 킹의 글쓰기'라는 형식에 관해서 특히 잘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지금까지 그의 소설들에서 소설의 내용 즉 '서사'와 인물에 흥미와 관심을 두었다면, 이 소설은 작가의 글쓰기가 투명하게 들여다보이는 소설이라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이 작품에서 스티븐 킹은 주인공 빌리가 해야 하는 살인청부 암살, 암살 준.. 2022. 12. 11.
미저리 미저리 아주 오래 전 이 영화를 봤는데, 극장에서 봤는지, 비디오테이프로 봤는지 기억이 확실하지 않다. 30년 가까이 된 영화여서 젊었을 때 본 영화로, 그때만 해도 이 영화를 스릴러, 공포 영화로 기억했고, 극중 주인공 애니 윌크스가 미치광이 싸이코패스라고만 알았다. 주인공인 작가 폴 셀던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시골의 단골 호텔에서 마지막 작품을 쓰고 뉴욕으로 돌아오는 길에 폭설에 미끄러지면서 사고를 당한다. 그를 살린 사람은 애니 윌크스. 작가의 소설을 모두 읽었고, 작가를 사랑하는 열성 팬인 애니의 극진한 보호를 받는 폴,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극적으로 변한다. 영어 교사이자 작가인 잭 토렌스는 겨울 동안 문을 닫는 '오버룩 호텔'을 관리하는 일을 맡기로 하고, 아내 웬디와 아들 대니와 함께 '.. 2022. 5. 4.
재키 브라운 재키 브라운 Jackie Brown 영화는 한 여성의 옆모습을 롱테이크로 보여준다. 인물이 움직이지 않고, 배경이 움직이도록 하면서 인물은 정면을 바라보고 있지만, 관객은 그의 옆모습만 보게 되는 이 장면은 관객이 주인공을 강렬하게 인식하는 시간이다. '재키' 역을 맡은 팸 그리어는 '미스 콜로라도'로 선출된 공인된 미인이었으며, 70년대 헐리우드에서 여러 영화에 출연해 흑인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한때 잘 나가던 배우였지만 그뒤로는 인기가 시들해졌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팸 그리어의 연기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그녀가 자기 영화에 출연할 수 있을 만한 시나리오를 썼다. 이 작품 '재키 브라운'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창작이 아닌, 엘모어 레너드의 원작 소설 '럼 펀치'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 2021. 8. 20.
소리도 없이 소리도 없이 태인은 말을 하지 못(안)한다. 창복은 다리를 전다. 두 사람은 달걀 장사를 하면서 부업을 하는데, 시체를 처리하는 일이다. 조폭들이 납치해 고문, 살해한 사람을 산에 암매장하는 일을 하면서 약간의 돈을 받는다. 트럭에 달걀을 싣고 다니며 장사를 하면서 돈을 벌고, 조폭이 일을 맡기면 그때마다 부업을 하는 루틴을 철저하게 지키는 두 사람은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산다. 창복은 교회에도 열심으로 다니는데, 태인에게도 찬송가와 설교 테이프를 열심히 들으라고 말한다. 창복은 다리를 저는 장애 때문이기도 하고, 어쩌면 태인처럼 처음부터 고아였을 수도 있다. 가족도 없고, 가난하고, 장애가 있는 창복은 중늙은이가 될 때까지 결혼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어린 태인을 만나게 되는데, 태인을 데려와 .. 2021. 5. 19.
젠틀맨 젠틀맨 가이 리치 감독의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 신선한 연출과 감각적인 시나리오에 반했다. 그의 데뷔작인 '락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와 후속작 '스내치'를 보면서, '놀라운 감독'의 출현에 박수를 보냈다. 하지만 가이 리치의 작품들은 기복이 심해졌고,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거나, 재능이 빛을 잃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초기 작품의 빛나는 연출을 보기 어려웠고, 그는 자기의 개성과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작품들만 만들고 있었다. 가이 리치 영화의 특징은 복잡한 시나리오와 화려한 연출에 있는데, 초기작을 제외하고는 이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영화가 드물다. 물론 '셜록 홈즈'로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다시 스타 감독으로 인정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작품에서 최고로 꼽을 수.. 2021. 5. 1.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몇년 전, 이 영화를 보고 꽤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그때는 리뷰를 쓰지 않고 지나갔다. 엊그제 '다스뵈이다'에서 김어준 총수가 이 영화를 다시 언급했고,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분명 낮게 평가된 영화라서, 더 많은 사람이 이 영화의 진가를 알아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복남...'은 김기영 영화 세계의 영역에 속한다. 이 영화를 만든 장철수 감독이 김기영 사단에서 조연출로 오래 일했고, '김복남..'으로 장편 데뷔를 했으니, 장철수 감독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영화이면서, 그가 배운 김기영 영화의 영향이 강하게 드러나는 영화이기도 하다. '김복남...'은 여성주의 영화, 여성영화, 페미니즘 영화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근본으로 보면 이 영화는 '스팔타쿠스.. 2020. 10. 1.
미카엘 하네케 - 히든 미카엘 하네케 - 히든 10년도 더 전에 이 영화를 보고 잊혀지지 않는 장면 두 개가 있었다. 그때는 감독이 누구인지 몰랐고, 다시 찾아보고 싶어도 영화제목도 몰라 찾지 못하고 있다가 엊그제 한 페친이 쓴 글을 보고 곧바로 찾아서 다시 볼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이 마카엘 하네케 감독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그의 작품은 이후에 만든 '퍼니게임'과 '아무르', '하얀리본'을 봤는데, 모든 영화가 다 관객의 마음을 몹시 불편하게 만든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기억에 또렷이 남은 두 장면은, 영화가 시작하면 보이는 길고 고정되어 있는 카메라 응시 화면이다. 프랑스 어느 지역의 도시, 평범한 주택단지를 무심하게 비추고 있는 이 카메라는 영화가 시작하고, 타이틀이 올라가는 동안 마치 스틸 사진처럼 움직이지.. 2020. 6. 22.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주의 : 강력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흥행하지 못한 몹시 안타까운 영화.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연출도 좋은 이 영화가 안타깝게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감염병 때문이니, 감독과 배우 모두 운이 없었다.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김용훈 감독이 각본, 연출한 이 작품은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감독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들었고, 연출도 좋았다. 다만, 데뷔작을 창작이 아닌, 다른 작가의 원작을 각색한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는 모두 네 부분으로 나뉘고, 각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르거나 중첩한다. 그리고 에피소드는 시간의 흐름대로 배치하지 않고, 뒤섞여 놓음으로써.. 2020. 4. 19.
[영화] 굿 메리지 안녕하세요. 두번째 글쓰기 방송입니다. 어제 테스트로 글쓰기를 했는데, 화면이 너무 커서 스마트폰 화면에서는 글씨가 거의 보이지 않더군요. 아무래도 글쓰기는 생방송으로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수단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데스크탑 모니터에서는 잘 보입니다. 스트리밍의 약 80% 이상이 스마트폰으로 본다는 통계가 있는데, 그분들 절대 다수에게 보이지 않는다니, 퍽 안타깝습니다만, 나중에 제 블로그에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도 영화 리뷰를 쓰겠습니다. [영화] 굿 메리지 넷플릭스에서 보다. 2015년에 개봉한 영화로, 이 영화의 원작과 시나리오를 스티븐 킹이 했습니다. 스티븐 킹의 소설은 국내 번역된 작품은 거의 다 찾아 읽은 저로서는 이 영화의 원작을 읽은 기억이 없더군요. 이 영화가 소설 원.. 2018. 10. 30.
[영화] 암수살인 [영화] 암수살인 태풍이 지나가면서 폭우가 쏟아지고, 바람이 미친듯이 허공을 할퀴는 오전, 여전히 조금씩 빗방울이 떨어지는 2층의 방수 상태를 보면서, 아내와 둘이 하남 별마당으로 갔다. 비바람이 거센 도로에는 차가 많지 않았다. 모두들 집안에서 태풍이 지나가길 숨죽이며 기다리는 듯 했다. 토요일 오전이면 도시에서 내려오는 차들로 길이 막히곤 했는데, 오늘은 예외였다. 하남 별마당 주차장도 마찬가지였다. 주차장이 한산했다. 덕분에 우리는 느긋하게 좋은 자리에 차를 세우고, 팝콘과 콜라를 산 다음, 극장 앞 테이블에 앉아 팝콘을 먹고, 콜라를 마시며 우리집의 관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에 옥상 방수를 하면서, 태양광 패널을 해체해야 하는데, 뜯는 김에 새롭게 알게 된 정보를 바탕으로, 가정집 전기.. 2018. 10. 6.
[영화] 47미터 [영화] 47미터 상어와 싸우는 영화는 '죠스' 이후 꾸준히 제작되고 있다. 바다에 들어가지 않으면 상어와 만날 일도 없을텐데, 영화로는 계속 만드는 것을 보면 인간이 상어에게 느끼는 공포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죠스'로 대표되는 식인상어, 백상아리의 공격은 물속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인간의 공포를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최근에 나온 상어 등장 영화들은 '언더 워터', '더 딮', '딮 블루 씨', '베이트', '오픈 워터', '샤크 나이트', '샤크 스톰', '더 리프', '더블 샤크' 등 꽤 많다. 이들 영화는 거의 모두 인간이 물속에 있을 때 상어의 공격을 받는 상황이고, 물속과 물위를 오가며 사건이 벌어진다. 그리고 물속이라 해도 대개는 낮이어서 깊은 물속의 어둠 속 상황이 아닌 .. 2017. 7. 24.
<영화> knock knock knock knock 스릴러.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모르는 사람에게는 문을 열어주지 말 것과, 필요 이상의 호의를 베풀지 말라는 것이다. 즉, 우리는 낯선 사람을 기본적으로 의심하고 적대적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배우게 된다. 정말 그런가?미국은 단독주택이 거의 대부분이고, 집과 집 사이가 떨어져 있어-부자일수록 더욱 그렇다-옆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따라서 이런 내용의 영화는 미국에서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설득력 있는 내용이라고 보여진다. 그럼에도 내용은 황당하다. 젊고 예쁜 두 여성이 들어와 한 남성을 처참한 상태로 만든다는 것은, 첫 단계부터 무리수를 두고 있다.두 여성은 범죄를 계획한 것일까? 아니면 우발적인 행동이었던 걸까? 에반이 집.. 2015. 10. 18.
<영화> 함정 함정 스릴러. 편집이 조금 아쉽다. 앞부분이 지루한데, 도입부에서 성철(싸이코패스)의 범죄 현장을 짧게 끊어서 편집을 했다면 영화의 긴장감과 흥미가 크게 높아졌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배우 마동석의 주연 영화라서 의미가 있었을텐데, 마동석의 연기는 좋았지만 다른 배우들의 연기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부부가 섬의 외딴집에 가게 되는 동기도 자연스럽지 않았고, 영화 속에서 딱 두 커플만 보여주는 것도 부실했다.일본영화 '차가운 열대어'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하되 감독의 고어 스타일로 풀어내는 방식도 있는데, 싸이코패스를 내세울 거라면, 보다 철저하고 잔혹하게 이야기를 전개했어도 괜찮을 듯 했다.영화에서 아쉬움이 많은 것은 역시 시나리오다. 시나리오가 좋으면 연출이나 연기가 조금 부족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2015. 10. 7.
<영화> Jackie Brown Jackie Brown 영화 '재키 브라운'을 다시 보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 꽤 오래된 영화지만, 오랜만에 다시 보니 마치 처음보는 것처럼 재미있다. 영화에서 '시나리오'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영화. 타란티노 감독의 작품은 시나리오가 좋고, 특히 캐릭터들이 뚜렷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장점이다. 로버트 드 니로가 찌질한 조연으로 출연한 것과 한물 간 배우로 알려진 팸 그리어가 주연으로 나오는 것 등은 타란티노 감독의 그들에게 바치는 오마쥬이기도 하다. 다만 타란티노 영화의 특징인 B급 영화의 거친 폭력이나 날카로움이 좀 무뎌 보이는 것이 아쉽긴 하다. 그래도 대화 속에서 보여지는 팽팽한 긴장은 여전히 최고. 별 네 개.---------------멕시코-미국 노선의 민항기의 스튜어디스.. 2015. 7. 25.
<영화> El secreto de sus ojos (비밀의 눈동자) El secreto de sus ojos (비밀의 눈동자) 멜로 영화인 듯 하면서, 살인자를 뒤쫓는 스릴러이자, 아르헨티나 정치 상황을 드러낸 정치 영화. 어느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는 영화다. 그럼에도, 세 가지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시간의 층위에 쌓이면서, 이야기는 깊어지고 역사가 된다. 별 세 개 반. 2000년, 현재의 시점에서 퇴직한 검사보 벤야민은 잊을 수 없는 사건을 소설로 쓰고자 한다. 살인사건은 1974년에 벌어졌다. 강간 살인. 1년 뒤에 사건은 공식 종결되었지만, 벤야민과 사무관 이레네는 우여곡절 끝에 범인 고메스를 체포한다. 하지만 범인 고메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감옥에서 풀려날 뿐만 아니라 막강한 권력을 가진 인물이 되었다.살인범 고메스는 감옥 안에서 반정부 .. 2015. 7. 20.
<영화> 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 * 스포일러 있습니다. 전혀 정보 없이 본 영화. 그렇기에 더 강렬한 느낌이었다.한국영화는 아주 가끔 뜬금없이 한 방 터질 때가 있는데, '올드보이', '살인의 추억', '황해', '괴물' 등 장르에 관계 없이 탁월한 작품들이 등장해서 한국영화의 심장 박동을 강하게 울려주는 영화를 볼 때면, 식상했던 마음이 사라진다.이 영화는 장르를 규정하기 어렵다. 액션영화는 아니고, 스릴러도 아니고, 공포는 더더욱 아니고,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하드보일드 하고, 멜로는 등장 조차 하지 않고, 남는 것은 결국 '가족 영화(?)'다.과연 이 영화가 가족 영화일까. 버려진 아이들을 거두는 '엄마'가 있다. 엄마는 아이들의 부모 노릇을 하지만, 그것은 결코 모성애에 바탕한 '사랑'의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그동안 .. 2015. 5. 10.
<영화> 살인의뢰 살인의뢰 이 영화의 주제는 '복수'다. 국가권력에 의한 공식적인 형벌제도가 엄연한 상황에서 '사적 복수'를 용인할 수 있는가. 문명한 사회에서도 '개인적 복수'에 대한 주제는 항상 첨예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사적 복수'에 대한 미련이 있다. 그것은 인류의 오랜 역사에서 최근까지도 당연하게 이뤄졌던 관습 때문이기도 하고, 국가의 형벌 제도를 믿지 못하기때문이기도 하다.형법과 대중의 법감정은 온도 차가 상당히 많다는 것이 내 생각인데,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이 영화에서 주인공은 형사인 태수가 아니라, 그의 매제 승현이다. 존재감이 거의 없었던 승현은 연쇄살인마 조강천이 아내를 살해하자, 복수를 준비한다. 소심하고 착하기만 한 소시민 승현의 변신.. 2015. 5. 8.
<영화> 남극일기 남극일기 인간이 견딜 수 없는 극한 상황 속에 놓이면, 육체의 고통과 멘탈의 붕괴는 비례한다.육체가 견딜 수 있어도 멘탈이 붕괴하면, 육체도 함께 망가지기 시작하고, 멘탈이 튼튼해도 육체가 견디지 못하면 결국 멘탈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인간은 육체와 이성이라는 두 개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유일한 동물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온갖 문명의 도구를 이용해 극한 모험을 하는 것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발달한 호기심에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호기심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유익한 심리로 살아남는다. 즉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생존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호기심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인류가 잘 모르고 있었던 영역에 .. 2015. 3. 19.
<영화> We Need to Talk About Kevin We Need to Talk About Kevin 어떤 내용인지 모르고 보기 시작했지만, 영화 시작부터 매우 불편하고, 우울하며, 심기가 뒤틀리는 느낌이었다. 이 영화는 결코 친절하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영화다. 원작소설을 읽어봐야 하겠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암울하고 참담하며, 고통스러운 내용으로 가득할 것 같다.그렇다고 이 영화가 별로였다거나, 수준이 낮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몹시 말하기 불편한 주레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용기가 대단하다.영화에서는 자세하게 드러나지 않지만, 주인공 에바는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던 여자였다. 문제의 아이에게 반드시 문제의 부모가 있다는 말은 99.99% 진리라는 생각이다.케빈이 사이코패스로 성장하게 된 근본 원인은 임신을 원하지 않고,.. 2015. 1. 6.
<영화> Gone Girl Gone Girl 영화를 보고 나서, 원작 소설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소설 내용의 일부만을 표현할 뿐인 영화가 이 정도라면, 소설은 훨씬 대단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영화는 무려 150분으로, 일반의 영화 상영시간보다 긴 시간이다. 그것도 대단한 액션이나 식스센스, 유주얼 서스펙트처럼 대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2시간 30분의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멈출 수 없었던 영화. 감독이 데이비드 핀처라는 것만으로도 일단 믿을 수 있는 영화였다.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이들이 서양배우라서 갖는 남다른 느낌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똑같은 연기를 동양인이 했다면 아마도 조금 다른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느낌이 달.. 2015. 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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