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벨문학상6

카뮈의 '이방인' 카뮈의 '이방인' 요즘 출판계에서 '이방인'을 둘러싼 번역 논쟁이 한창이다. 논쟁을 시작한 '새움'의 새로운 번역 '이방인'을 읽진 않았지만, 예전에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몇 번 읽은 것과 이번에 '열린책들'에서 나온 김예령 번역으로 다시 읽은 느낌은 이렇다. 오늘 읽은 '이방인' 이전에 읽은 기억이 벌써 십 수년 전이다. 10대, 20대, 30대에도 '이방인'을 읽었으니 적어도 서너 번은 읽은 셈이다. 이번에 읽은 '이방인'의 느낌이 예전에 읽었을 때와 거의 다르지 않은 걸 보면, 내가 그동안 읽었던 '이방인'에 관한 느낌이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번역에는 오류가 있을 수 있다. 당연하다. 김화영 번역본을 비판한 '새움'의 이정서라는 사람의 번역도 당연히 오류가 있을 것이다. 다만, 번.. 2022. 11. 23.
개구리 - 모옌 개구리 - 모옌 소설은 화자인 커더우(올챙이라는 뜻)가 스기타니 요시토라는 인물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커더우는 앞으로 편지를 통해 고모에 대해 알려 주겠다고 약속한다.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의 조카가 일흔이 넘은 고모의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한다. 젊은 시절 고모는 실력 있는 산부인과 의사로서 ‘살아 있는 보살이자 삼신 할멈’으로 추앙받는다. 그러나 공군 조종사인 약혼자가 타이완으로 망명하면서 ‘반역자의 약혼녀’라는 꼬리표를 달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정부에서 계획생육 정책을 펴면서 고모는 임신중절수술과 정관수술을 하도록 강요받는다. 정부의 인구 억제 노력에도 마을 사람들은 아들 욕심에 ‘불법 임신’을 계속 감행한다. 당에 대한 충성심과 낙태 시술에 대한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던 고모는 점점 폭력에 의.. 2022. 11. 23.
나와 아버지 나와 아버지 - 옌롄커 옌롄커는 1959년에 태어났다. 중국이 혁명에 성공하고 불과 10년이 지났을 때였으니, 중국은 혁명의 소용돌이와 혼란, 봉건의 역사와 수천 년 이어지는 전통의 습속이 뒤섞이고 충돌하던 시기였다. 옌롄커는 60년대와 70년대를 시골에서 성장하는데, 어지간한 시골이 아니고 바러우산맥 아래쪽 몹시 척박한 땅에 뿌리 내린 궁핍한 산골 마을에서 자랐다. 중국공산당이 혁명을 성공하고, 도시에서는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던 시기였지만, 산골 마을은 변화가 크지 않았다. 옌롄커는 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의 삶을 돌아보며 아버지 세대의 농민들이 살아온 삶과 중국 현대의 변화를 진솔하고 담담하게 써내려간다. 옌롄커는 혁명 이후의 세대지만 그의 부모 세대는 혁명 이전 세대로, 전통과 관습을 지키며 살아왔.. 2022. 7. 24.
그해 여름 끝 그해 여름 끝 옌롄커의 초기 작품. 중국문학에서 '신사실주의'를 만든 작품으로 알려졌고, 이 작품으로 옌롄커는 매우 위험한 상황까지 몰리는 탄압을 받았는데, 다행히 외국의 언론이 그를 살렸다. 중국정부는 옌롄커의 작품을 불온하다고 판정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었다. 이 소설은 단순하고 무겁지 않다. 현대 중국의 현실 가운데서 중국해방군 내부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나, 그것이 '불온'하다고 생각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중국정부가 이 소설을 '불온' 딱지를 붙일 작정이었다면, 그것은 이 소설을 바라보는 중국정부의 관료들이 매우 편협하고, 스스로 잘못을 감추려는 불안을 드러낸 것이라 생각한다. 그냥 두었다면 이렇게 크게 난리가 나지 않았을텐데, 불구덩이를 함부로 쑤셔서 사건을 크게 만든 건 중국정부였.. 2022. 7. 24.
연월일 - 옌롄커 중편집 연월일 - 옌롄커 중편집 연월일 바러우 산맥에 기대 사는 산골 마을 사람들이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흉작이 들어서다. 비가 내리지 않아 작물이 모두 타죽고, 땅이 갈라져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면서, 주민들은 바러우 산맥을 넘어 흉년을 피할 도시로 떠났다. 셴할아버지는 혼자 마을에 남아 어떻게든 옥수수를 지키려 한다. 눈 먼 개와 셴할아버지는 텅 빈 마을에서 식량을 구하려는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쥐구멍을 파내 쥐들이 모아 놓은 옥수수 알갱이를 찾아 먹다가, 옥수수 알갱이를 으깨 쥐를 잡아 먹으며 옥수수를 지키는 셴할아버지는, 중국 민중의 현현이자, 중국 인민의 영웅적 모습을 상징한다. 농민에게 자연은 극복할 수 없는 절대 존재다.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며, 자연의 이치에 맞는 삶을 살아온 중국 .. 2022. 7. 24.
일광유년 일광유년 옌롄커 장편소설. 이 소설을 읽고 앞으로 10년 안에 옌롄커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노벨문학상이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중국에서 모옌에 이어 옌롄커가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중국문학은 세계문학의 주류로 확고한 자리를 잡게 되지 않을까. 특히 모옌과는 다르게 옌롄커의 작품은 중국사회를 매우 비판적으로 그리고 있어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모옌이 받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된다. 중국 정부가 옌롄커 작품을 승인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 중국공산당과 옌롄커는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에 노벨문학상 여부는 매우 상징적 사건이 된다. 이 소설은 두 번 읽게 된다. 앞부분에서 독자는 조금 어리둥절하게 되는데, 끝까지 읽고 나면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게 되고, 그래서 .. 2022. 7. 14.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