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느와르8

낙원의 밤 낙원의 밤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방법 '너 혼자 있기 싫다며' 사람은 누구나 죽지만, 특별한 상황에 놓인 경우, 그 죽음의 의미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이 영화에서 '죽음'은 모두 시한부 삶으로 나타난다. 태구의 누나도 태구가 '이식'을 해주고 싶지만, 아버지가 다른 남매라서 가능하지 않았고, 그마져도 사고로 갑작스럽게 죽는다. 태구가 제주도에서 만난 재연도 시한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수술해도 살 수 있는 확률이 10%에 불과한 불치병을 앓고 있는 재연은 자신이 곧 죽을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지금의 삶에 미련이 없다. 태구 역시 누나와 조카를 죽인 북성파 도회장을 살해하고 조직 두목인 양사장의 지시로 제주도로 몸을 숨기면서, 자신의 삶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을 거라고 짐작한다. 줄거리.. 2021. 4. 10.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감독 홍원찬이 낯설어서 영화를 보고 나와 찾아봤다. 이 영화는 세 번째 감독 작품이지만, 이미 '추격자', '작전', '황해'를 각색한 경력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야기를 만드는 능력은 검증된 것이다. 아무런 정보 없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의 목을 끌고 다니는 듯한 격렬한 감정이 이어졌다. 하드보일드 액션 느와르. 이 영화를 보면서 떠올린 단어다. 나중에 봤지만, 포스터에도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이라고 써 있는 걸로 봐서, 감독은 '하드보일드'한 연출에 특히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럴 것이, 주인공 인남(황정민)과 레이(이정재)는 영화에서 웃지 않는다. 아니, 웃을 수 없다. 이들이 놓여 있는 상황은 결코 웃을 만큼의 여유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설.. 2020. 8. 9.
<영화> LA 컨피덴셜 LA 컨피덴셜 제임스 엘로이 소설 원작. 커티스 핸슨 감독. 하드보일드 느와르의 명작. 등장하는 배우들 면면도 훌륭하고, 원작, 연출, 연기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영화. 이 영화를 보고 일부러 원작 소설을 찾아 읽을 정도였다. 소설가인 제임스 엘로이는 어려서부터 매우 어려운 환경에서 자랐고, 큰 불행을 겪으며 성장했다. 그가 어릴 때 부모는 이혼했고, 어머니는 이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누군가에게 살해당했는데, 범인은 잡히지 않았다. 불우한 성장기를 겪으면서 제임스 엘로이는 알콜중독과 약물중독으로 피폐한 상태가 되었는데, 그를 살린 것은 '글쓰기'였다. 그의 내면에서 글쓰기에 대한 강렬한 욕망이 없었다면 그는 보통의 폐인들처럼 길거리에서 죽어갔을 것이다. 소설과 영화의 제목인 'LA컨피덴셜'은 .. 2016. 9. 18.
<영화> The Asphalt Jungle The Asphalt Jungle 존 휴스톤 감독 작품. 마릴린 먼로의 초기 작품. 느와르 영화의 명작. 추천. 별 네 개.1950년 작품. 하드보일드 느와르. 존 휴스톤 감독의 연출이 돋보이는 영화다. 물론 원작 소설이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원작 소설은 W.R 버넷이 쓴 소설인데, 버넷은 한국에 거의 알려지지 않은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다.1950년에 만든 영화임에도, 느와르 장르의 특성과 영화의 완성도는 매우 높은 편이어서, 명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인물의 성격과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밀도 있는 연출로 인해 작품은 상당히 속도감 있게 전개되어 지루할 틈이 없다. 먼저, 인물들 면면을 보자. 전설적인 범죄자 닥 어윈 리덴슈나이더 역할은 샘 재피(sam jaffe)인데, 샘은 유대인으로 본명.. 2015. 8. 21.
<영화> The Maltese Falcon The Maltese Falcon 1941년 작품. 하드보일드 느와르 장르의 시초. 별 네 개.소설 원작을 영화로 만들었는데, '말타의 매'를 쓴 작가는 '대실 해밋'으로, 미국 장르문학의 개척자이기도 하다. 그는 하드보일드와 느와르 장르의 소설로 퍽 유명한데, 한국에서는 '황금가지'에서 다섯 권짜리 전집이 나와 있다.1894년에 태어나 1961년 67세에 세상을 떠난 대실 해밋은 독특한 경력을 쌓은 작가다. 20대에 탐정사무소에서 일을 했고, 30대에 장편 소설 몇 편을 발표하고는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았다. 소설을 쓰는 대신 주로 영화, 방송 쪽에서 일을 했고, 40대 후반에 제2차 세계대전에 자원해 참전했다. 전쟁이 끝나고는 1945년부터 대학에서 추리소설 작법을 가르쳤다.이 영화는 이미 1931.. 2015. 8. 20.
<영화> 악인은 살아 있다 악인은 살아 있다 별 세 개. 우리집이 나온 것은 자랑, 영화가 흥행하지 못한 것은 안 자랑.느와르 장르는 화려하지 않다. 범죄 스릴러처럼 자동차가 질주하고, 화려한 격투가 난무하는 영화가 아니다. 하지만 느와르는 그 독특한 색깔과 느낌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예를 들어 코엔 형제의 작품, '그 남자는 거기 없었다'는 시골 마을의 한가하고 조용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는데, 결코 대단할 것 없는 소재지만, 느와르 장르의 특징과 장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영화다.주인공의 나레이션, 흑백 필름, 느리고 졸린 듯한 풍경, 섬세한 표정들, 얽히고 설키는 이야기 구조, 뜬금없는 살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에서 주인공 뫼르소가 보여주는 실존적 태도와 아주 흡사한 주인공의 모습 등 진정.. 2015. 8. 11.
<영화> 악인은 너무 많다 악인은 너무 많다건달 출신으로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는 강필은 딸의 양육권 문제로 변호사 비용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 때 이문희라는 여인이 거액의 수표를 들고 찾아와 박용대라는 남자를 미행해 달라고 부탁한다. 하지만 그 시기 박용대는 실종되고 이문희 또한 자취를 감추면서 강필은 곤경에 처하게 된다. 결국 스스로 사건을 풀어나가던 강필은 자신이 과거 일본군의 금괴와 연관된 큰 범죄의 중심에 들어와 있음을 깨닫게 되는데…('다음 영화'에서 가져 옴)한국에서 '느와르' 장르 영화는 그리 흔하지 않다. 그리고 '느와르'와 '액션'을 비슷한 장르로 이해하는 관객들도 많다. 심지어 '액션 느와르'라는 딱지를 붙이고 등장하는 영화들도 있다. 영화를 볼 때 일부러 장르를 구분하면서 보는 관객은 거의 없으니, 느와르.. 2015. 7. 6.
<영화> 해바라기 해바라기 느와르 액션의 장르라고는 하지만, 사실 '멜로'에 가까운 드라마라는 느낌이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제외하면 주인공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거의 갈등이 보이지 않고, 마지막 액션 장면을 위해 영화를 끌어왔다는 의도가 너무 쉽게 보인다.내가 시나리오를 쓴다면 이렇게 바꿔보겠다. 감옥에서 나온 오태식은 자신이 죽인 깡패의 엄마를 찾아간다. 엄마는 태식에게 화를 내고 악담을 하며 쫓아낸다. 태식은 자신이 지은 죄를 용서받고 싶지만, 엄마는 결코 그를 용서하지 못한다.조판수와 그의 부하들은 재개발 이익을 위해 '해바라기' 식당-엄마가 주인-을 매입해야 하는데, 엄마는 양도를 거부한다. 태식은 조판수의 부하를 때려잡으며 조판수가 벌인 사업에 관해 알아낸다. 조판수는 도심재개발 사업을 하고는 있지만, .. 2015. 1. 2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