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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15

'민주노총'을 옹호하는 건 좋지만 - 천정환 글에 대한 다른 시각 '민주노총'을 옹호하는 건 좋지만 - 천정환 글에 대한 다른 시각 지난 1월 26일 경향신문 '정동칼럼'에 '민주노총의 쓸모'라는 제목으로 성균관대 천정환 교수의 글이 실렸다. 그의 글을 읽고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어 천정환이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르는 부분에 대한 보충 설명 또는 비판할 의도로 이 글을 쓴다. 먼저, 천정환 글의 주요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의 기업과 언론이 민주노총을 '귀족노조', '종북단체' 프레임을 씌운 건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한국 전체 노동조합 조직률은 11%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권에서 민주노총 김명환, 양경수 위원장이 구속되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다.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노총을 공안 정국의 제물로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노동조합.. 2023. 1. 29.
4월 혁명의 주체들 4월 혁명의 주체들 이 글을 쓰는 오늘이 우연히 4월 19일이다. 4월 혁명이 일어나고 61년이 지났으며, 한국은 '4.19혁명'을 헌법에 새겨 넣었다. 3.1만세운동이 일제강점기에 일어난 민중의 독립운동이었다면, 4.19혁명은 같은 해 치러진 3.15 선거 -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 - 에서 자유당이 부정선거를 획책하면서 촉발했다. 부산, 마산 지역에서 일어난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를 자유당 정부는 폭력으로 탄압했고, 이 과정에서 김주열 군이 눈에 최루탄을 맞고 사망한 사진이 부산일보에 보도되면서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는 전국으로 확산했다. 이승만과 자유당은 시민들의 규탄 시위를 폭력으로 저지하는 한편, 계엄령을 선포해 국민의 자유를 속박하고, 언론을 통제하는 한편, 깡패를 동원해 .. 2022. 11. 29.
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 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 한국에서 자본주의의 맹아는 조선 영조, 정조 시기에 시작되었다는 학자들의 주장이 있다. 자본주의와는 다르게 '민주주의'는 외부에서 이식된 시기가 명백하다. 1945년 2차 세계대전은 일본의 패전으로 끝났고, 일본의 식민지였던 한국이 해방되면서 한국(남한)을 점령한 미군에 의해 서양의 민주주의 형식이 도입되었다. 이 책은 '한국 민주주의 100년' 시리즈의 2편으로, 한국에 민주주의가 도입되고, 뿌리 내리는 과정에서 우리(한국인)가 민주주의를 어떻게 생각하고 받아들였으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를 여러 분야의 활동을 통해 알아보고 있다. 이 책은 아래 제목에서 볼 수 있듯, 민주주의의 핵심에 관한 주제를 다루고 있어서, 민주주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 2022. 11. 28.
1984년 - 조지 오웰 1984년 - 조지 오웰 다시 읽었다. 이 책이 왜 '세계적인 명작'이고 '걸작'인지 새삼 깨닫는다. 1948년에 쓴 이 작품은 당시 쏘련의 정치상황과 스탈린의 철권 통치를 비판하기 위해 쓴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깊은 뜻을 갖고 있다. 알다시피 조지 오웰은 사회주의자였고, 자본주의의 모순과 악행, 자본주의 사회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당시 영국 노동자계급의 삶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따라서, 그가 이 책을 쓴 동기는 사이비 공산주의 국가였던 쏘련과 스탈린을 비판하는 것은 물론,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놀라운 사실은, '빅 브러더'로 상징되는 강력한 통제사회에 대한 예견이다. 그가 바라 본 가까운 미래-불과 36년 뒤-의 사회를 이보다 더 정확하고 날카롭게.. 2022. 11. 23.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노암 촘스키 교수는 말할 것도 없이, 미국 최고의 지성이며, 세계 최고의 언어학자이자, 자본주의 체제를 가장 강하게 비판하는 인물이다. 지난번 '하류지향'을 읽고 나서, 책장에서 눈에 띤 책이 이 책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이다. 이 책은 따로 독후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책에 있는 문장을 인용하는 것만으로도 교육의 본질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 (자본주의에서) 학교는 진리를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민주주의에 대한 선동적 주장을 학생들 머릿속에 주입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가 문자 그대로 민주적이라면, 민주주의의 상투적 선전문을 학생들에게 주입시킬 필요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저 민주적으로 행동하고 처신하면 그만일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민주주의의.. 2022. 11. 23.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하워드 진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를 사 놓고도 책장에 꽂아 놓은 채 잊고 있다가, 최근에 '하류지향'을 시작으로 노암 촘스키의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에 이어 자연스럽게 이 책을 꺼내 들었다. 하워드 진 교수에 관해서는 다만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이라는 것과 그가 쓴 '미국민중사'가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는 정도만 알 뿐,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으니, 나의 무지는 부끄러워도 마땅한 천박한 수준이다. 그것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든 생각이었고, 왜 빨리 하워드 진의 저서를 읽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하워드 진은 그 자신이 노동계급의 부모를 두고, 그 역시도 노동자로 자란 사람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가 살던 뉴욕의 빈민가에서 가까이 지내던 .. 2022. 11. 23.
그대가 조국 그대가 조국 무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돌덩이가 가슴을 누르는 듯한 답답함으로 한숨을 수없이 쉬었지만, 영화가 끝나고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졌다. 희망이 보였다. 영화를 보면서 문득 미리엘 주교가 떠올랐다. '레 미제라블'에서 장 발장이 훔친 은촛대가 자기가 선물로 준 거라며, 은식기는 왜 가져가지 않았느냐고 오히려 장 발장을 나무라던 주교. 미리엘 주교는 귀족 출신의 사제이자 디뉴의 주교로 명망 높은 인물이었지만 그는 주교관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내주고 작은 집에서 여동생 바티스틴, 가정부 마글루아르와 단촐하게 산다. 미리엘의 가족이 정치 사건에 연루되어 몰살당하기 전까지만 해도 화려한 귀족 생활을 했던 미리엘은 가족이 몰살당하는 공포와 슬픔, 분노의 감정을 안고 스페인으로 망명한다. 시간이 .. 2022. 5. 27.
그리고 내일은 온 세상이 그리고 내일은 온 세상이 모처럼 독일 현대영화. 독일영화는 뉴 저먼시네마 시기부터 보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한국에서는 다양한 독일영화를 보기 어렵다. 오래 전, '프리츠 랑'의 작품 'M'을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다. 지금도 '세계영화 100'에 반드시 꼽히는 영화들이 독일영화에는 여러 편 있다. 빔 벤더스의 작품 '파리, 텍사스'는 세 번쯤 봤는데, 처음 볼 때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받았다. 아무래도 젊었을 때, 영화언어를 잘 모르고 봤을 때와 시간이 흘러 나 역시 조금은 배운 게 있어서 영화를 다르게 본 영향이 있기 때문이리라. 이 영화는 현대 독일의 사회 상황을 그리고 있다. 독일은 현대사에서 알 수 있듯, 1차,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다. 두 번의 세계 전쟁을 일으켜 수천만 명의 .. 2021. 5. 9.
빅토르 하라의 마지막 노래 빅토르 하라, 파블로 네루다, 살바도르 아옌데 -빅토르 하라의 마지막 노래 '빅토르 하라'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19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사이로 기억한다. 이 시기에 나는 대학생 선배들과 함께 사회과학 공부를 하고 있었고, 변증법적 유물론, 서양경제사론, 제3세계 정치, 러시아 혁명사, 한국민중사, 마르크스, 레닌의 저작 같은 역사, 철학, 경제학, 사회주의 이론 등을 공부했다. 이 무렵 제3세계 역사에서 칠레, 아르헨티나, 쿠바 같은 나라들의 정치 상황과 노동계급의 투쟁, 사회주의자의 활동 등에 대해서도 개략적으로 배웠는데, 이렇게 거시적 관점에서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그리고 여기에 대항하는 반제국주의 투쟁을 공부하면서 미국과 유럽의 자본주의 체제와 자본가들이 사회주의 국가와 사회주의자를 얼.. 2020. 12. 25.
모범시민 모범시민 평범한 - 하지만 매우 유능한 엔지니어 - 시민 클라우드는 갑자기 집에 침입한 괴한에게 아내와 딸을 잃는다. 그도 칼에 찔려 죽다 살아났고, 다행히 두 명의 범인은 잡힌다. 증거도 충분하고 무엇보다 클라우드 자신이 직접 두 범인의 얼굴을 잘 알고 있어서, 상식이라면 두 명의 범인은 무기징역이나 사형 판결이 결정될 것이 분명한 사안이었다. 하지만 클라우드가 검사 닉에게 들은 이야기는 이해하기 어렵다. 범인 에임스는 사형, 다비는 불과 3년형을 받게 된다. 검사 닉은 형량 거래를 하지 않으면 두 범인 모두 무죄로 풀려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검사 닉은 올바른 법정신을 실현하는 것보다는, 검사로서의 '실적'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렇게 10년이 지나가고, 사형선고를 받은 에임스의 사형집행.. 2020. 12. 24.
위기의 민주주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영화. 위기의 민주주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브라질에서도 여성 대통령이 탄핵당했다. 지구의 정반대 땅에서 벌어진 이 두 사건은 그러나 드라마틱한 희비극을 보여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부패와 무능 혐의로 한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에서 한국 최초의 탄핵당한 대통령으로 이름을 남겼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한 시민은 촛불을 들고 평화 시위를 통해 역사를 바꿨다. 반면 브라질에서는 노동자당 출신으로, 시민의 전폭적 지지를 얻은 브라질 첫 여성대통령이 야당과 극우세력, 기업의 합작 음모로 탄핵당하게 된다. 룰라 대통령의 뒤를 이어 노동자당과 연합정당의 대통령으로 선출된 지우마 호세프대통령은 브라질 최초의 여성대통령으로, 1970년대 민주화 투쟁을 벌인 전투적 여성 투.. 2020. 2. 28.
[영화] 1987 [영화] 1987 30년 전, 이 나라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역사적 사실에 바탕한 이 영화는 한국현대사가 얼마나 폭력적이었고 야만스러웠는가를 증언한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야 이제 겨우 한숨 돌릴 상황이 되었는데, 여전히 문재인 정부를 씹는 두 부류가 있다. 하나는 한국근현사에서 가장 악질이고 부패하며 민족반역자들이고, 다른 하나는 소위 진보연 하는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몽상가들이다. 그들에게 묻고 싶다. 문재인 정부를 흔들면 과연 누구에게 이익일까. 악질부패반역자들은 말할 것도 없이 적폐이고, 그것들은 청산의 대상이다. 미친개에게는 몽둥이가 약이고, 주인을 물려는 똥개는 가마솥에 삶아야 한다. 악질부패반역자들이 일제식민지 시기 이후 줄곧 정권을 잡았고, 기득권을 누렸으며 지금도 떵떵거리.. 2018. 1. 1.
[영화] 충돌(Eshtebak) [영화] 충돌(Eshtebak) 이집트의 최근 정치 상황을 그린 영화. 다큐멘터리가 아님에도 마치 다큐멘터리같은 생생함이 느껴지는 영화. 영화는 거리에서 시위하던 사람들 가운데 몇 명이 경찰 트럭에 잡혀 갇히면서 시작하고, 거의 모든 이야기가 트럭 안에서만 일어난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갇혀 있고, 뜨거운 날씨와 계속되는 시위 현장을 지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들이 이야기의 골자다. 이 영화를 충분히 이해하려면 이집트의 정치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영화에서 발생하는 시위는 2012년 이슬람형제단의 당수 무르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지만 1년 이후 군부쿠데타가 발생하고 무르시가 주도하던 '무슬림형제당'과 정부군과의 대치가 격렬하게 발생하면서, 이집트 시민 사이에서도 '무슬림형제당'에 속한 .. 2017. 8. 21.
노무현 대통령님께 노무현 대통령님께 믿고 싶지 않습니다. 믿을 수도 없습니다. 노무현 대통령님이 서거했다는 말을 23일 아침, 다른 사람에게 전해 들었습니다. 당연히, 루머라고 생각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으니까요. 그리고 오늘, 제가 살고 있는 양평군의 군청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조문을 했습니다. 돌아가신 것을 믿지 않고, 마음에서도 떠나 보낼 수 없는 분이었지만, 더 늦으면 조문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현실을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지난 사흘, 인터넷에서, 거리에서 많은 시민들이, 네티즌들이 한 마음으로 마음 아파하고, 깊이 슬퍼하며 눈물 흘리고, 가슴을 치는 것을 보며, 먹먹한 마음으로 바라만 봤습니다. 글을 쓸 수도 없었고, 음악도 들을 수 없었고, 웃을 수는 더욱 없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2017. 5. 23.
<영화> THE HOUSE OF THE SPIRITS THE HOUSE OF THE SPIRITS 영화 ‘영혼의 집(THE HOUSE OF THE SPIRITS) 대한극장에서 본 이 영화는 나로서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던 영화였다. 어떤 내용인지도 몰랐고, 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갑작스럽게 여러 친구들과 어울려서 보게 된 영화였다. 선입견이 없는 상태여서 영화에 대한 편견도 있을 수 없었다. 그저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1920년대부터 근대까지의 칠레가 역사적 배경이었고, 한 집안의 4대를 그린 대작이었다. 영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클라라의 인생과 그의 딸 블랑카, 그리고 에바로 이어지는 페미니즘적 모계의 흐름과 가난한 청년에서 대자본가로 성장하는 클라라의 남편 에스테반, 블랑카의 애인이며 사회주의 혁명가인 페드로가 적대관계에서 화해.. 201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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