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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10

헌신자 헌신자 이 작품은 앞서 출간한 '동조자'와 짝을 이룬다. 주인공 '나(보 얀, nothing)'는 1975년 남베트남 패망과 함께 자신의 상관인 대령과 함께 미국으로 온다. '베트남 민주공화국'의 군인이자 공산당 당원이며 미국정보국 CIA의 첩자로 활동하던 '나'는 미국에서 두 건의 살인을 저지르고, 다시 태국을 거쳐 베트남으로 들어오다 체포당한다. '동조자'는 '나'의 진술서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의 형식이 진술서를 쓴 것처럼 되어 있어, 독자는 읽기가 몹시 곤혹스럽다. 이 '진술서형 소설'은 주인공 '나'가 포로수용소에 갇혀 1년 동안 써내려간 것으로 되어 있다. 하는 일 전혀 없이 하루 세 끼 먹고 글만 쓴다 해도 1년에 A4 용지로 700쪽 짜리 책을 쓰는 건 결코 쉽지 않다. '나'는 자신이 겪.. 2023. 8. 31.
동조자 동조자 소설을 읽기 시작하는 독자는 곧바로 당황한다. 줄바꿈 없이 무작정 이어지는 길고 긴 문장은 독자의 시각과 심리를 답답하게 만든다. 이 형식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는 독자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까지 드는데, 소설의 뒷부분에 가서야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게 되고, 작가가 그럴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한 것으로 판단하게 된다. 680페이지 소설에 여백과 단락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니, 일반 소설로는 거의 1천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으로 보인다. 작가(비엣 타인 응우옌)는 자신이 모을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많이 모아서 1975년 베트남 패망(북베트남의 남북 통일)부터 주인공인 '나'가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와 포로수용소에 갇히면서 1년 동안 쓴 자술서의 형태로 소설을 완성했다. 따라서, 이 소설은.. 2023. 8. 27.
헤어질 결심 헤어질 결심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이 그동안 결코 보기 쉽지 않은 영화인건 분명하고, 인물들의 복잡한 심리 상태를 다양한 메타포로 드러내고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번 영화는 더욱 인물의 심리, 감정의 복합성,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비언어적 상태, 드러내고 싶지만 억눌러야 하는 감정, 그러면서도 드러내고 싶은 욕망을 절제해야 하는 비극성을 드라마틱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영화는 형사(해준)와 피의자로 의심받는 피해자의 아내(서래)가 사건으로 우연히 만나면서 발행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두 사람은 상대방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마음이 끌리는 걸 느끼지만, 그것이 '진정한 사랑'인지, 일시적 욕망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서래의 남편 기도수가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은 사건을 자살 사건으로 종결한 이후, 해준은.. 2022. 7. 3.
[영화] 3인조 3인조 버디 무비. '내일을 향해 쏴라'의 한국판이랄까. 더 이상 살아갈 희망도, 의욕도 사라진 막장 인생들이 벌이는 최후의 항전. 1997년에 만든 영화로는 꽤 액션과 스펙터클이 살아 있다. 박찬욱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이 영화에는 유명한 배우들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박찬욱 감독 자신도 단역으로 출연하고, 주인공인 이경영, 김민종, 정선경을 비롯해 이경영의 아내로 김부선, 전당포 노파로 도금봉, 편의점장 유퉁, 개그맨 서경석과 이윤석, 이경영이 단골로 다니는 악기점의 점원으로 류승완 감독(당시는 연출부)이 잠깐 나온다. 지금은 꽤 유명하지만 당시에는 거의 무명이었던 안길강, 이무영, 김양우 등 조연이나 단역들도 실력파들이 많이 출연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인 김민종의 연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2017. 6. 18.
<영화> 아가씨 아가씨 박찬욱 감독. 세라 워터스의 원작소설 '핑거 스미스'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소설 '핑거 스미스'는 영국에서 이미 3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하는 소설과는 달리 '아가씨'는 일제강점기를 무대로 만들었다. 친일파가 등장하지만 이 영화에 반일 저항에 관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히데코, 숙희, 백작으로 이어지는 세 명의 관계 속에서 갈등 구조가 만들어지고, 이들의 이야기가 반전을 일으키며 극의 긴장을 이끌고 있다. 영화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하는데, 숙희의 관점, 히데코의 관점, 마지막 부분으로 되어 있다. 숙희와 히데코는 속고 속이는 관계로 시작하지만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숙희와 백작, 히데코와 백작은 서로를 이용하려는 대상으로 설정되어.. 2016. 10. 25.
2016-박찬욱 감독 특집 2016년 씨네21 1051호 창간 21주년 기념 별책부록 '박찬욱'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2016. 10. 20.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1980년생, 안국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훌륭하다. 별 네 개.단편 두 편을 만들고, 장편으로 만든 데뷔작이 이 정도라면 충분히 기대할 만한 감독이다. 영화의 스타일은 박찬욱 감독의 작품과 꽤 비슷하다. 감독의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훌륭한 감독의 스타일을 상당 부분 모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럼에도, 이런 스타일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훌륭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 영화는 이전에 나온 '지구를 지켜라'처럼,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훌륭한 작품인 '숨겨진 걸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지구를 지켜라'는 여러 번 말하지만, 한국영화 가운데 걸작 영화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상업적 흥행에는 철저하게 실패했지만, (단, 독립영화 부분에서라면 나름 성.. 2015. 10. 7.
<영화> OLD BOY OLD BOY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스파이크 리 감독이 만들었다.일부러 영어버전으로 만든 것은, 아마도 한국어로 된 원작 영화의 감동을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온전히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미국인의 정서에 맞는 방식으로 재구성해서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짐작한다.원작과는 스토리 라인이 조금 다르다. 사건의 핵심이 되는 과거의 사건과 영화의 결말도 다르다. 리메이크 영화지만, 감독 나름의 재구성을 한 셈이다.원작과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주인공의 연기력만을 놓고 보면, 단연 최민식의 연기가 독보적이고, 압도적이다. 박찬욱의 올드보이에서 주인공 오대수는 15년 동안 갇혀 있었고, 이 영화으 주인공 조 두셋은 20년 동안 갇혀 있었다.주인공의 변화-정신적, .. 2015. 3. 22.
올드보이 올드보이 일반판 - 박찬욱 감독, 최민식 외 출연/스타맥스 여러 번 본 영화. 일본 만화가 원작이어서 만화까지 찾아서 봤다. 영화는 원작 만화의 모티브를 빌려 와서 전혀 새로운 내용으로 만들었다. 박찬욱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최민식의 빛나는 연기가 만든 걸작. '바위나 모래알이나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우리 역시 살면서 말로 짓는 잘못이 얼마나 많은까. 내가 무심코 뱉은 한마디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비수가 되어 꽂히지는 않았을까. 다른 사람이 나에게 던진 가벼운 한마디가 평생 마음 속 상처로 남지는 않을까.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그런 말이 있다. 내 말에 상처 입은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은 기억한다. 영문도 모른 채 15년을 갇혀 살아야 한다면, 오대수.. 2011. 9. 23.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감독 복수 3부작 박스세트 (복수는 나의 것 + 친절한 금자씨 + 올드보이, 7disc) - 박찬욱 감독, 최민식 외 출연/엔터원 박찬욱은 영화감독이다. 친절한 금자씨에는 이영애가 나온다. 최민식, 송강호, 신하균, 유지태, 류승완(바로 그 류승완이다), 김부선 등 그야말로 최고의 배우들이 줄줄이 나온다. 그리고, 이 영화는 박찬욱의 이른바 ‘복수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은 틀렸다. 박찬욱은 최소한 한 편 이상의 복수극 시리즈를 더 만들게 된다. 장담한다. 이영애는 역시 놀라웠지만, 박찬욱의 연출은 멋있었지만, 시나리오나 영상 미학은 훌륭했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무엇일까?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다시 보다. 처음 볼 때와는 다른 것들이 보인다. .. 201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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