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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14

조용한 가족 조용한 가족 시간이 흘러 다시 봐도, 가끔 다시 봐도 재미있는 영화, 잘 만든 영화다. 요즘 이런 웰메이드 코믹 잔혹극을 보기 어려운 건 왜 그럴까? 재능 있는 감독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극장 시스템, 영화 제작 시스템의 변화가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용한 가족' 만큼 잘 만든 가족 영화로는 '고령화 가족'이 있다. 두 영화는 장르가 다르지만, '가족'이 중심이고 주제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두 영화는 큰 웃음을 주는 재미가 있고, 연출, 연기 등 모든 면에서 고르게 훌륭하다. '조용한 가족'이 코믹 잔혹극이라면, '고령화 가족'은 코믹 막장극이다. 두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는 겹치지 않지만, 출연 배우들 면면히 한국 최고 배우들이어서, 그들의 연기를 보는 .. 2024. 1. 30.
브로커 브로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대안 가족'에 천착한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결핍 상태에 있으며, 온전하지 못한 시간을 살아왔다. 그들의 불완전한 상황은 현대인이 겪는 '불안'과 같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말처럼, 개인이 놓인 상황을 불안으로 내모는 건 개인의 의지가 아닌, 현대를 만든 인류의 집단 의지다. 개인은 이런 집단 의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사회'라는 틀 안에 종속되거나 지배당한다. 고레에다 감독은 이런 사회의 구조를 보여주지 않고, 개인들의 삶을 통해 그들이 갇혀 있는, 억압의 틀을 보도록 한다. 소영의 경우, 그는 어린 나이에 '성'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린다. 소영의 가족 이야기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데, 소영에게 가족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즉,.. 2022. 6. 12.
[영화] 마약왕 [영화] 마약왕 범죄 영화, 특히 마약을 다루는 범죄 영화는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영화를 보면서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영화들-좋은 친구들, 비열한 거리, 카지노-이 떠오르고, 알 파치노 주연의 '스카페이스'도 떠오른다. 심지어 그동안 한국영화 가운데 범죄영화에서 볼 수 있는 클리셰들도 많았다는 느낌이 든다. 부산 일대를 무대로 벌어지는 범죄자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범죄와의 전쟁'과도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범죄와의 전쟁'이 1980년대 초반의 이야기라면, 이 영화 '마약왕'은 그 직전의 시기인 1970년대 부산과 한국의 시대 상황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봉제공장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하루 임금이 600원일 때, 마약왕 이두삼은 10억원을 벌었다. 그는 대만에서 원료를 밀.. 2019. 1. 14.
[영화] 택시운전사 [영화] 택시운전사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를 '객관적 시선'으로 본다는 것이 내게는 거의 불가능하다. 영화를 '영화'로만 봐야 한다는 말을 하겠지만, 한국현대사에서 발생하고, 지금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고, 그 수괴인 전두환 일당이 뻔뻔하게 살아 있는 지금, 이 영화도 단지 재미로만 볼 수는 없었다. 나는 그때 스무살이었고, 서울에 있었으며 1978-1979년 무렵에 광주 연초제조창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의 언론 보도를 기억하고 있으며, 그 이후 전두환 일당이 저지른 학살과 범죄행위를 너무도 똑똑히 눈으로 보면서 살아왔다. 내가 서울에서 들었던 '유언비어' 가운데는 특전사 군인들이 마약에 취해서 여학생의 유방을 칼로 도려냈다는 말과 임산부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냈다는 말도 있었다.. 2017. 8. 2.
<영화> 밀정 밀정 192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독립운동을 그린 영화. 역사적 사건이었던 의열단의 폭탄 투척 사건이 주요 모티브다. 영화의 내용은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에 관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기도 하다. 이 영화는 직전에 나왔던 '암살' http://marupress.tistory.com/1863 과 함께 보면 더욱 재미있고 항일 독립운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조선이 해방된 이후 무려 70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들이 본격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몹시 안타깝지만 반가운 일이다. ‘암살’이나 ‘밀정’과 같은 영화들은 우리 사회의 민의 즉 인민의 의식과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물리적으로 이전의 사회에서는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 2016. 11. 12.
2015-송강호의 20년 씨네21 1000호 기념 특별부록 '송강호의 20년'입니다. 배우 송강호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별책부록입니다. 2016. 10. 19.
<영화> 사도 사도 조선 왕조에서 영조와 정조 시대를 '조선의 르네상스'라고 말한다. 왕조, 즉 지배세력의 관점에서 보면 왕의 시대로 역사를 구분하겠지만, 영조와 정조의 시대가 르네상스였다면, 그것은 오로지 민중들의 힘에 의해 그리 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임진년 전쟁이 끝난 뒤, 조선은 격동한다. 조선 민중은 왜구의 침략에 꼼짝 못하고 쩔쩔 매며 도망간 지배세력에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양반 세력의 가렴주구에 치를 떨며 오히려 왜구의 앞잡이 노릇을 자처할 정도로 지배세력을 증오하고 있었다.신분 질서도 흔들리고, 민중은 지배세력이 더 이상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용납하지 않게 된다. 그것은 지배세력에 대한 분노와 함께 민중 전체의 의식이 발전했기 때문이다.왕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자신의 백성을 지키지 못하고, 외.. 2015. 10. 2.
<영화> 설국열차 설국열차 * 중간부터 스포일러가 있으니 아직 영화를 안 본 분들은 주의하시길. 왕십리CGV의 IMAX 화면은 일반 영화관 스크린보다 두 세 배 이상 큰 듯 하다. 거대한 화면 속으로 들어간 듯,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더 컸다. 무려 400억 원이나 투입된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Snowpiercer는 기대되는 영화였다. 여기에 대자본의 광고와 홍보가 융단폭격으로 깔려서인지, 다른 어떤 영화보다 많은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이미 영화 개봉 이틀만에 60만 명이 넘었다고 하더니 사흘째 160만 명이 봤다는 통계가 나왔다. 인터넷 게시판에는 이 영화를 두고 호불호가 갈리느니, 뛰어난 작품이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별로였다는 관객의 평가가 끊이지 않고 올라왔다. 결국 우리 가족도 개봉 이틀 째 되는.. 2015. 8. 4.
<영화> 남극일기 남극일기 인간이 견딜 수 없는 극한 상황 속에 놓이면, 육체의 고통과 멘탈의 붕괴는 비례한다.육체가 견딜 수 있어도 멘탈이 붕괴하면, 육체도 함께 망가지기 시작하고, 멘탈이 튼튼해도 육체가 견디지 못하면 결국 멘탈도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인간은 육체와 이성이라는 두 개의 영역을 가지고 있는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유일한 동물이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온갖 문명의 도구를 이용해 극한 모험을 하는 것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발달한 호기심에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호기심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유익한 심리로 살아남는다. 즉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생존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호기심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을 다시 확인하는 것은 물론, 인류가 잘 모르고 있었던 영역에 .. 2015. 3. 19.
하울링 하울링 - 유하 감독, 송강호 외 출연/CJ 엔터테인먼트 개만도 못한 인간들이 많은 세상에서, 인간보다 나은 개가 있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랄까. 형사들은 모두 마초라는 공식이라도 있는 건지, 이 영화에서 여주인공의 동료 형사들은 성차별을 하고, 동료 여형사를 성추행하고, 온갖 쓰레기 짓을 하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사건 해결도 사실 은영이 모두 하게 되는데, 이 영화에서 늑대개 질풍이와 교감하는 건 개의 주인과 딸, 그리고 은영 이외에는 없다. 은영의 캐릭터를 맡은 이나영의 연기는 좋다. 캐릭터와 배우의 연기가 잘 어울리고, 튀지않고 과장하지 않은 이나영의 연기가 영화 속에 녹아 있다. 확실히 배우의 연기는 영화에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런 액션 스릴러 영화에서는 보통 배우의 연기에 비중을 크.. 2012. 5. 12.
푸른소금 푸른소금 - 이현승 감독, 송강호 외 출연/CJ 엔터테인먼트 송강호, 신세경. 송강호는 '우아한 세계'에서 성공한 조폭이지만 외로운 가장, 기러기아빠의 비애를 한껏 느낀다. 그후 그는 은퇴해 음식점을 차리는 것이 희망이고, 스스로 요리를 배우러 다닌다. 하지만 조폭 세계를 벗어나는 것은 발을 담그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 그는 조직 내부의 문제에 얽혀 들고, 결국 제거 대상이 된다. 그를 암살하는 자는 앳된 여자 아이. 송강호는 항상 깨끗하게 면도한 얼굴로 나온다. 그가 조폭에서 손을 씻어다는 것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을 드러내는 징표다. 교통사고만 아니었다면 국가대표 사격선수가 되었을 여자 아이는 빚에 팔려 인생의 막장으로 들어섰다. 죽이거나, 죽거나. 막장에 몰린 두 남녀가 우정을 유지할 수 있는 .. 2011. 11. 15.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VCD]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 김지운 감독, 송강호 외 출연/대경DVD 1930년대, 다양한 인종이 뒤엉키고 총칼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만주의 축소판 제국 열차에서 각자 다른 방식으로 격동기를 살아가는 조선의 풍운아, 세 명의 남자가 운명처럼 맞닥뜨린다. 돈 되는 건 뭐든 사냥하는 현상금 사냥꾼 박도원(정우성), 최고가 아니면 참을 수 없는 마적단 두목 박창이(이병헌), 잡초 같은 생명력의 독고다이 열차털이범 윤태구(송강호). 이들은 서로의 정체를 모르는 채 태구가 열차를 털다 발견한 지도를 차지하기 위해 대륙을 누비는 추격전을 펼친다. 정체 불명의 지도 한 장을 둘러 싼 엇갈리는 추측 속에 일본군, 마적단까지 이들의 레이스에 가담하게 되고… 결과를 알 수 없는 대 혼전 속. 과연 최후의 승자는 누.. 2011. 9. 21.
우아한 세계 우아한 세계 (2disc) - 박지영 외, 한재림/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왜 또 조폭영화냐는 물음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세계는 ‘해석’하기 나름이니까. 송강호의 연기는 영화 전체에서 빛을 발하고, 조폭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우리의 주연급 조연배우들 역시 영화의 수준을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이 영화는 ‘조폭’ 영화가 아니라 조폭에 몸 담고 있는 한 ‘가장’의 이야기다. 따라서 조폭의 비정함이 자주 나오기는 하지만, 그 비정함은 ‘가장’인 조폭의 힘겨운 삶을 드러내는 배경일 뿐이다. 송강호와 오달수는 서로 다른 파에 속해 있는 중간 보스지만 어릴적 친구 사이다. 노회장은 송강호가 힘겨울 때 도와준 유일한 ‘형님’이지만, 송강호의 라이벌이 친동생이기 때문에 갈등을 겪는다. 영화의 껍데기를 벗.. 2011. 9. 20.
친절한 금자씨 박찬욱 감독 복수 3부작 박스세트 (복수는 나의 것 + 친절한 금자씨 + 올드보이, 7disc) - 박찬욱 감독, 최민식 외 출연/엔터원 박찬욱은 영화감독이다. 친절한 금자씨에는 이영애가 나온다. 최민식, 송강호, 신하균, 유지태, 류승완(바로 그 류승완이다), 김부선 등 그야말로 최고의 배우들이 줄줄이 나온다. 그리고, 이 영화는 박찬욱의 이른바 ‘복수 삼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말은 틀렸다. 박찬욱은 최소한 한 편 이상의 복수극 시리즈를 더 만들게 된다. 장담한다. 이영애는 역시 놀라웠지만, 박찬욱의 연출은 멋있었지만, 시나리오나 영상 미학은 훌륭했지만,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무엇일까? 영화 '친절한 금자씨'를 다시 보다. 처음 볼 때와는 다른 것들이 보인다. .. 2011.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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