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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7

꽃 피는 봄이 오면 꽃 피는 봄이 오면 '올드보이'에서 '오대수'로 놀라운 연기를 보였던 최민식 배우가 1년 뒤에 출연한 영화. 50만 명이 봤으니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따뜻하고 뭉클한 웰 메이드 영화인데, 나도 이 영화를 이제서야 봤다. 현우는 관악기(트럼펫) 연주자로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길 바란다. 하지만 오디션을 봐도 합격하지 않는데, 심사위원들은 그의 외모(옷차림)도 트집을 잡는다. 오디션을 보는 현우의 마음은 어떨까. 그는 진심으로 합격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오디션이라도 봐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일까. 현우는 함께 음악공부를 한 친구가 피아노 학원을 하면서, 밤에는 유흥업소에 출연해 악기를 연주해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알고는 화를 낸다. 현우가 배운 음악은 술집에서 싸구려로 굴러다니는 음악이 아니고, .. 2022. 6. 27.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 PD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찬실은 새로운 영화 제작을 앞두고 감독이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난감한 신세가 된다. 수입이 끊기자 산동네 단칸방으로 이사하고, 친하게 지내는 여배우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기도 한다. 여배우의 집으로 찾아오는 영어 과외 선생 김영을 만나면서 찬실은 그에게 이성의 끌림을 느끼지만, 김영은 찬실을 누나로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할머니 혼자 산다는 집에는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장국영이 있고, 그는 찬실이 눈에만 보이는 귀신인데, 엄청 착한 귀신이다. 왜 찬실의 눈에만 보이는 장국영 귀신이 나타날까. 장국영은 찬실에게 마음에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전부 버리고,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말한다. 찬실은 그동안 영화를 만드는 일에 자신을 내던지고 살아왔.. 2021. 5. 5.
미나리 미나리 미국 영화계는 왜 '미나리'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걸까. '미나리'는 이미 수십 개의 영화상을 받았고, 평단의 찬사를 받고 있다. '미나리 현상'은 미국 영화계는 물론, 한국에서 미국의 한인 이민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잘 드러낸다. 말하자면, 낯익은 서사를 신선한 영화언어로 만들었기 때문에 미국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들어 있는 영화는 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젊은 부부는 병아리 감별사 자격증을 갖고 미국으로 이민 온다. 캘리포니아에서 살던 가족은 중남부에 있는 아칸소주로 이주한다. 남편 제이콥이 이끈 땅은 비옥하고, 땅값이 싼 곳이어서 넓은 땅을 매입할 수 있었다. 아내 모니카는 이주가 달갑지 않지만, 아들 데이빗의 건강을 위해 동의한다. 캘리포니아의 대도시.. 2021. 3. 12.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가족영화라고는 해도 40대 이상의 나이든 사람들이 더 좋아할 영화. 나이들면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면서 남성은 여성처럼, 여성은 남성처럼 조금씩 변해간다. 나이 든 남자가 눈물을 자주 흘리는 건 감정이 풍부해서가 아니라 호르몬의 변화 때문이다. 고아처럼 혼자 살아 온 조하는 웰터급 동양챔피언이 될 정도로 실력도 있고 열심히 살아 왔지만 나이 들고, 선수 생명도 끝나 지금은 전단지를 돌리며 만화방에서 잠을 자고,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으며 살아간다. 그의 삶은 고단하다. 기댈 곳 없는 나날들, 부평초같은 떠돌이의 삶. 그의 마음에는 원망과 고통만이 가득하다. 그래도 그는 양아치가 되거나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어떻게든 돈을 모아서 캐나다로 떠나는 것이 유일한 꿈이다. 그런 조하가 .. 2018. 2. 3.
[영화] 죽여주는 여자 [영화] 죽여주는 여자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잘 드러낸 영화. 무겁지만 담담하고, 감정의 과잉 없이 차분하지만 사회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 본 영화. 잘 만들었다. 노인세대의 삶은 그 사회의 복지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데, 이 영화에서 노인들의 삶은 비참하다. 노인 인구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기 시작한 상황에서 노인들의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가를 묻는 중요한 화두를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60대의 노인인 소영은 파고다공원 일대를 배회하며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를 하며 살아가는 '박카스 할머니'다. 이 영화에서 노인의 성 문제는 중요한 소재이기도 한데, 남자 노인들은 여전히 성(섹스)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이상하게 보인다. 나이와 상관 없이 성적인 .. 2016. 11. 21.
<영화> 계춘할망 계춘할망 제주도 해녀 할머니와 도시에 사는 젊은 여성. 해녀 할머니는 오래 전, 시장통에서 어린 손녀를 잃어버린다. 그 소녀는 길을 잃어버렸는지, 누군가에 의해 납치당했는지 알 수 없다. 세월이 흘러,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다. 잃어버렸던 손녀와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손녀는 빚에 쫓기고 있고, 도시에서 거칠게 살던 아이였다. 낡고 허름한 시골집에서 사는 것이 불편하고 마땅치 않은 이 도시 소녀와 해녀 할머니는 잊혀진 시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색하고 만만치 않다. 할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결국 한 사람의 사랑이 사람을 바꾸고, 가족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어릴 때 시장에서 잃어버렸던 손녀딸 혜지의 부모는 아버지가 사고로 죽고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 2016. 10. 26.
<영화> 장수상회 장수상회 이 영화와 함께 '아무르'를 비교 분석하면 한 편의 논문도 나올 듯 하다.'아무르'가 유럽 사회에서 중증 치매에 걸린 노인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알 수 있다면, 이 영화는 한국에서 중증 치매의 노인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물론, 두 영화 모두 현실이 아니므로 단순 비교를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아무르'의 경우, 보는 내내 고통스러웠지만, 그것이 지극히 '현실적'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우리 사회에서도, 병든 배우자를 간병하다 함께 목숨을 끊는 부부를 언론에서 자주 만나지 않던가. 나이 들어 큰 질환 없이 자연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은 노인이 되면 몸에 병이 든다. 그리고 그 병으로 고통을 받으며 죽게.. 2015.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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