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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배마을77

2008년-정배마을의 가을 11월 초.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집 앞에 있는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감나무 뒤로 보이는 우리집. 그 뒤로 산꼭대기부터 단풍이 들고 있다. 양평군수가 마을을 방문한다고, 이렇게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렇게까지 할 정도는 아닌 듯 한데. 마침 해가 기울고 있다. 남향이어서, 겨울에 특히 좋은 점이 많다. 집 지을 때, 남향집을 무시하면 여러가지로 손해를 보게 된다. 마을 버스 정류장. 하루에 여섯 번 버스가 다닌다. 중미산으로 올라가는 길. 중미산과 중미산 자연휴양림이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다. 문호리, 양수리로 가는 길. 조금 전에 본 감을 얻어서 깎았다. 잘 말려서 곶감으로 먹으려고. 2012. 4. 29.
2008년-노인회에서 깨밭을 매다 2008년 9월 초. 노인회에서 깨밭을 맸다. 9월 6일 토요일6시 20분에 일어나 버스 정류장으로 나갔다. 느티나무와 놀이터가 있는 그곳에서 마을 사람들이 모여 마을 청소를 하기로 했던 것이다. 기도원 쪽으로 올라가는 트럭에 올라탔다. 기도원 있는 곳부터 도로 옆의 무성한 풀을 치웠다. 예초기를 가진 사람들이 풀을 베어내면 그 뒤를 따라 정리를 했다.걸어 내려오면서 풀을 모두 베고, 정리를 하고 다시 놀이터로 내려오니 이장이 서후리 넘어가는 고개로 모두들 올라오라고 했다. 다시 트럭을 타고 서후리 넘어가는 고개로 올라가니 그곳은 사람이 적고 할 일이 더 많았다. 일을 마치고 ‘시골여행’으로 가서 주인이 내 온 막걸리를 한 잔 얻어 마시고 집으로 왔다.마침 똥이엄마는 똥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러 갔다. 교장.. 2012. 4. 6.
2008년-정배마을 노인회 청소 2008년 8월 초. 정배마을 노인회에서 마을청소를 했다. 이른 아침이어서 아직 안개가 걷히지도 않았다. 어머니도 함께 참여하셨다.노인회에서는 면(군청)에서 나오는 지원금을 받기 위해 이렇게 마을 청소 등을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청소 끝나고, 이야기 꽃을 피우는 노인회원님들. 2012. 4. 2.
2008년-양수리에서 촛불집회 2008년 6월 중순.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가 활발하게 열리던 당시, 정배학교 학부모와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팔당생협과 생협회원들이 양수리에 모여 촛불집회를 열었다.이날 비가 내리기는 했지만, 빗속에서도 모두들 즐거운 마음으로 집회에 참석했고, 실제 재미있는 시간이었다.촛불을 들고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규혁이.길놀이 사물놀이도 하고...정배학교 어린이들로 구성된 난타팀. 규혁이가 활동할 때는 인기가 있어서, 여기저기 행사에도 다녔다.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심각성을 알리는 동영상도 보고, 다같이 소리높여 국민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2012. 3. 30.
2008년-우리집에서 갑작스러운 잔치 2008년 6월 초. 낮에 정배학교에서 벼룩시장을 열고, 저녁에는 정배 가족들이 우리집에 모여 술 한 잔 하면서 수다를 풀어놨다.계획하지 않은 번개모임이어서 더 재미있었다. 집에 있는 다양한 종류의 술이 나왔다.부침개(오꼬노미야키)를 만드는 엄마들.아빠들은 낮에 개울에서 잡은 물고기를 손질하고 있다.오디를 따먹어서 혀과 손이 보랏빛인 영우와 홍재.물고기가 제법 크다.밤에 본 우리집.밤에 보는 이미지도 괜찮아 보인다. 2012. 3. 27.
2008년-정배학교 벼룩시장 2008년 6월 초. 정배학교 운동장에서 벼룩시장을 열었다.정배학교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참가하는 벼룩시장은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는 기회를 주기도 하지만, 이번 벼룩시장에서 얻은 수익금을 같은 학부모를 돕는 기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벼룩시장에 물건을 내놓고 판매하는 규혁이.6월 7일 토요일토요일 하루에만 일어난 일이 장편 소설이다. 어제 광화문에 다녀와서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자고, 인터넷 촛불집회를 생중계로 봤다. 오늘 아침 일어나서 똥이를 학교에 보내고, 곧바로 '아나바다 장터' 준비와 두부 만들기에 필요한 물건들을 챙겼다. 두부 만들기와 '아나바다 장터'는 전혀 관계 없는 기획이었는데, 4학년 두부 만들기 이야기를 하다, 좀 갑작스럽게 어린이 아나바다 장터를 열자는 의견이 나왔고, 모두 .. 2012. 3. 27.
2008년-이봉주 마라톤 대회 참석하다 2008년 6월 초. 양평군에서 주최하는 이봉주 마라톤대회에 정배학교 어린이들과 학부모가 '조직적'으로 참가했다. '정배학교' 현수막을 들고 뛰는 엄마들. 대단한 열정이다. '정배학교'의 자부심이 가득함을 보여주고 있다. 6월 1일 일요일 아침 7시 반에 출발. 양평 이봉주 마라톤에 참가. 마을 주민들과 함께 광우병 수입소 반대 플랭카드와 A4용지에 출력한 여러 구호 내용을 적은 피켓을 들고 뛰었다. 그 많은 마라토너 가운데, 광우병 관련 구호를 적은 사람들은 없었다. 카메라와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많이 찍혔다. 점심. 마을회관에서 마을 분들과 함께 식사. 향우회에서 마을 어른들께 점심 대접을 한다고, 개를 잡고, 닭을 잡고, 매운탕을 끓였다. 음식 나르고, 심부름하고 어른들 다 대접한 뒤에, 우리는 .. 2012. 3. 26.
2008년-농촌사랑연수원 2008년 4월 말. 마을 이장과 함께 농촌사랑연수원으로 2박3일 연수를 갔다. 4월 28일 월요일부터 4월 30일 수요일까지 이장이 농협에서 하는 교육을 들어가자고 며칠 전에 전화를 했고, 나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승낙을 했다. 어떤 교육인지도 모르고, 단지 ‘마을지도자’ 교육이라고 해서 도움이 될까 싶어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틀 동안 똥이가 아침에 학교를 혼자 있다가 가야하고, 학교 끝나고 오후와 저녁 시간을 보내야 하는 문제가 있었지만 그것도 은아네서 놀기로 하고 교육을 들어갔다. 월요일 10시에 이장을 태우고, 도시외곽 고속도로를 달려 원당으로 갔다. 네비게이션이 있어서 ‘농협대학’은 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집에서 농협대학까지 1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도착해서 등록을 하고, 연수원 .. 2012. 3. 24.
2008년-정배마을의 봄 2008년 4월 중순. 봄이다. 봄이 폭죽처럼 터지는 느낌이 드는 날이다. 마을 도로 옆에 자라는 벚나무에도 벚꽃이 활짝 피었다. 벚꽃들의 행렬. 만개한 벚꽃. 화사하고, 향긋한 냄새와 함께 어우러진다. 마을 옆을 흐르는 작은 도랑. 이 작은 생명들이 자라는 모습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꽃잔디. 정배학교에서는 어린이들이 한창 축구를 하고 있었다. 꽃이 만발한 시골의 작은 분교. 2012. 3. 24.
2007년-피아노 발표회 2007년 12월 말. 정배마을의 어린이들이 피아노 발표회를 가졌다. 연주 전에 만화책을 읽고 있는 규혁이. 12월 29일 토요일 흐리고 밤 늦게 눈 내리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다. 오전에 교장선생님이 전화하셨다. 집에 오셔서 커피 한 잔 하고, 둘이 중미산 서너치 고개까지 걸어서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교장선생님이 거의 혼자 말씀하시고, 나는 주로 듣기만 했다. 일제 시대 때 학생으로 생활하던 이야기, 선생 노릇을 하며 어린이들 가르치던 이야기를 하신다. 이제 노인이니 아무래도 과거를 추억하며 사는 것이 당연하리라. 서너치 고개에 있는 포장마차에서 잔치국수를 한 그릇씩 먹고, 커피도 한 잔 마시고 내려오는 길에 휴양림 매표소에 들렀다. 최문섭 선배가 마침 계셔서 들어가 커피를 얻어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 2012. 3. 23.
2007년-동짓날 청정암 2007년 12월 말. 동짓날이라 가족이 집 근처에 있는 청정암에 갔다. 12월 22일 토요일 맑고 따뜻한 날이다. 오전에 집 근처 청정암에 세 식구가 갔다. 11시부터 법회가 있었는데, 오늘이 동짓날이라 팥죽 얻어먹으러 간 것이다. 똥이 엄마는 법회에 참석했고, 똥이와 나는 바깥에서 놀았다. 날씨가 따뜻하고, 하늘이 맑아서 봄날 같았다. 법당 옆에서 보살님들이 팥죽을 쑤고 계셨다. 작년에도 맛있게 얻어먹은 기억이 있어서 오늘도 기대가 되었다. 법회가 끝나고 모두들 팥죽을 먹었다. 우리는 바깥에 쳐놓은 천막 안에서 오붓하게 먹었다. 옆에는 장작 난로가 뜨겁게 이글거리고, 팥죽과 김치와 물김치를 먹었는데, 어찌나 맛있던지 팥죽 두 그릇을 뚝딱 먹고, 똥이 엄마가 먹다 남긴 것까지 다 먹었다. 김치도 마치 .. 2012. 3. 23.
2007년-정배마을 총회 2007년 12월 말. 정배마을의 마을총회가 열렸다. 12월 20일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싸라기눈이 내렸다. 10시부터 마을회관에서 마을 총회가 있었다. 10시에 맞춰 갔지만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아서 회의가 시작할 때까지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다. 오늘 총회는 작년보다 참석한 사람이 훨씬 많았다. 회의는 결산 보고, 수도회 결산 보고 등 순서에 따라 진행되었는데, 이난숙 씨 문제와 가로수를 허락 없이 자른 문제를 두고 설왕설래가 있었다. 회의는 12시 무렵에 끝났고, 모두들 점심 식사를 했다. 부녀회에서 준비한 점심 식사는 소머리국밥, 돼지고기 볶음, 떡, 김치 등이었는데, 음식이 모두 맛있어서 많이 먹었다. 마을 어른들이 올해는 작년보다 좀 더 자연스럽게 나를 대해주어서 좋았다. 술도 권하고, 몇.. 2012. 3. 23.
2007년-정배마을 공적비 2007년 12월 중순. 마을의 중심에 있는 은행나무 아래에 공적비를 세웠다. 마을 주민 가운데 자신의 땅을 마을에서 쓸 수 있도록 내 준 분을 위해 만든 공적비이다. 12월 19일 수요일 날씨는 맑고 따뜻하다. 대통령 선거라고 임시 공휴일. 오전에 일어나 아침 겸 점심으로 어제 먹다 남은 샤브샤브를 해 먹었다. 아침부터 홍재네가 이사를 하느라 바쁘게 움직인다. 이장이 전화해서 마을 회관 앞으로 나오라고 했다. 어제 만든 결산 서류와 카메라를 들고 회관 앞으로 갔더니 공덕비를 세우고 있었다. 공덕비의 문장은 마지막으로 내가 정리를 했다. 전부 한글로 적은 것이 마음에 든다. 한문이 들어간다고 해서 나쁠 건 없지만, 한글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또 우리글이니 마땅히 그래야 하지 않을까. 공덕비 뒤에 추진.. 2012. 3. 23.
2007년-정배마을에서 중미산까지 2007년 12월 중순. 마을에서 중미산까지 걸어갔다. 정배계곡의 겨울은 여전히 아름답다. 12월 11일 화요일 날씨가 따뜻하다. 오전에 집에 있는데, 이장이 전화했다. 윗집 교장 선생님 댁으로 올라오란다. 갔더니 공덕비 세울 때 들어가는 문장을 놓고 교장 선생님과 상의를 하고 있었다. 문장을 다듬다가 교장 선생님과 점심 식사를 하기로 했다. 집에 내려와 문장을 다듬어 출력을 하고, 교장 선생님, 이장과 함께 셋이 농다치 고개까지 걸어 올라갔다. 날씨가 흐렸지만 춥지는 않았고, 올라가는 길에 땀이 났다. 계곡에는 겨울이지만 물이 제법 흘러내려 가고, 산에는 눈이 쌓였고 계곡에 얼음이 얼었으나 얼음이 녹아 흘러내리고 있었다. 마치 봄날 같았다. 농다치 포장마차에서 잔치국수로 점심을 먹고 다시 걸어 내려왔다.. 2012. 3. 22.
2007년-눈내린 마을 2007년 12월 초. 눈이 내린 마을 길을 달려 학교에 가는 규혁이. 12월 7일 금요일 아침에 눈이 소복하게 쌓였다. 걸어서 똥이와 학교에 가는 길에 카메라를 가지고 나갔다. 집 앞 네거리에서 희원이네 차를 얻어타고 똥이가 학교에 가는 바람에 집 앞에서 눈 쌓인 사진을 몇 장 찍고 들어왔다. 낮에는 태양광과 관련해 신재생에너지센터와 시공회사인 썬웨어에서 점검을 나왔다. 가동 확인 스티커를 붙였다. 점심 식사는 정배식당에서 했다. 오늘 금요 모임은 여섯 명이 모두 나왔다. 오늘은 ‘서종 문화 장터’를 추진하는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 모임이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실천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문화 장터는 우리가 추진할 수 있는 바람직한 사업이자, 서종의 단합과 자치.. 2012. 3. 22.
2007년-눈 내린 정배리 2007년 11월 중순. 초겨울에 눈이 꽤 내렸다. 현관 앞 계단에 눈이 쌓였다. 11월 20일 화요일 어제 저녁에 눈이 내려서 아침에 온통 하얀 눈 세상이다. 아침 일찍 제설차가 도로 위를 질주하고, 산과 나무에 하얗게 눈꽃이 피었다. 아침에 햇살이 찬란하게 떠오르면서 눈 위를 비추자 눈꽃들이 반짝거리며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했다. 아침에 일어나 집 앞에 눈을 치우고, 똥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는 길에 버스를 타려고 내려오시는 교장 선생님과 동네 어른을 모시고 문호리로 내려갔다. 오전 컴퓨터 교실에는 세 분만 나와서 진도가 올바르게 나가지 못하고, 끝나고 콩탕 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집에 올라오니 2시가 조금 넘었고, 똥이 엄마가 일찍 퇴근해서 집으로 온다고 했다. 오늘 똥이가 4시부터 연극 발표회를 한.. 2012. 3. 22.
2007년-솥비공방 2007년 11월 초. 정배마을에 목공방이 열렸다. 나와 함께 목공수업을 받았던 분이 차린 공방이다. 11월 6일 화요일 오전에 컴퓨터 교실. 오늘도 늘 나오시는 분들만 나오신다. 강의 끝나고 콩탕 집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김성만 선생님과 금요일 모임에 관한 이야기. 집에 올라와서 이현기 씨가 시작한 목공방에 갔다. 오늘 정식으로 개업을 한다고 해서 초대한 것이다. 예전 잣공장이었던 건물을 깨끗하게 수리해서 목공방을 만들었다. 세 명이 동업 형태로 일을 한다는데, 새 기계들이 번듯하게 놓여 있다. 이미 많은 손님들이 와 있었고, 늦게 이만식 씨도 왔다. 이장은 참석하지 못하고 화분만 보냈다. 그곳에서 똥이가 학교 끝날 때 데려와서 똥이와 잠깐 있다가 집에 돌아왔다. 오후 내내 목공방에 있었다. 새롭게 .. 2012. 3. 21.
2007년-정배 은행나무 축제 2007년 10월 말. 해마다 하는 '정배학교 은행나무 축제'를 열었다. 10월 27일 토요일 맑음. 하루 종일 학교에서 운동회와 은행 축제. 오전에는 운동회. 날씨는 맑고, 어린이들, 학부모, 마을 주민들이 모여서 재미있는 운동회를 열었다. 오전까지 운동회를 하고 점심 식사 이후에는 은행 축제. 점심 식사는 아침부터 준비를 시작해 소머리 국밥과 김치, 깍두기, 홍어회무침, 계란말이, 떡, 편육, 과일 등이 상에 놓여졌다. 은행축제도 끝난 저녁 시간에 학부모들끼리만 모여서 급식실 앞에 상을 펴고 저녁 식사를 했다. 밤이 되자 추웠다. 저녁 식사만 하고 집으로 올라왔다. 최문섭 선배가 점심 때 왔다가 다시 저녁 무렵에 와서 저녁 식사를 같이 했다. 혼자 집에 걸어오니 7시가 안 된 시간이었다. 하루 종일 .. 2012. 3. 21.
2007년-마을 장례식 2007년 7월 말. 마을에서 장례식이 있었다. 마을 주민이 돌아가시거나, 정배마을이 고향인 분이 외지에서 돌아가셔도 마을에서는 장례를 함께 치른다. 정배마을이 '고령 박씨' 집성촌인 까닭이 크다. 거의 다 '박씨' 장례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상여가 나간다. 상여는 마을에서 보관하고 있고, 아침 일찍 상여를 조립한다. 상여를 메는 상두꾼은 결코 부지런히 가거나, 빨리가지 않는다. 가는 길에 이렇게 쉬어 간다. 장례식에는 거의 정형화된 스토리가 있고, 관례와 풍속이 있어서, 이것을 이어오고 있다. 물론, 옛날에 비하면 많은 부분 사라지고, 간소화된 것은 사실이다. 쉬어가는 길에 상주들이 준비한 술 한 잔을 한다. 요령을 치며 상여소리를 하는데, 이때 상두꾼은 아주 천천히 걷게 되고, 이때 상주는.. 2012. 3. 14.
2007년-정배계곡 물놀이 2007년 7월 중순. 방학이지만, 정배학교에서 선생님들과 1박2일 캠프를 했다. 어린이들은 따로 놀러가지 않아도 마을에서 신나게 물놀이를 하며 놀 수 있으니 좋다. 정배계곡에서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또한 들어가기 어려운 곳에 있는 계곡이다. 기도원 안에 있는 계곡인데, 외지 사람들은 들어갈 수 없지만, 마을 주민들은 들어갈 수 있다. 계곡은 사유지가 아니므로 그것을 통제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어떻든 기도원 입구를 통해 들어가는 건 어려운 상황이다. 한여름에도 물이 차가워서 오래 있지는 못한다. 정배학교 어린이들이 거의 다 모였다. 옷을 그대로 입고 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면 더위가 싹 달아난다. 2012. 3. 14.
2007년-마을 풀깎기 2007년 6월 중순. 여름이 되자, 마을 주변으로 많이 자란 풀을 깎기 위해 마을 부역을 했다. 이날 일기는 이렇다. 6월 16일 토요일 아침부터 점심때까지 마을 부역. 마을 도로와 물탱크 주변, 느티나무 근처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풀을 베었다. 오늘따라 마을 사람들도 많이 참석해서 늘 나오시는 연세 많으신 노인들과 젊은 사람들이 여럿 참석해서 보기 좋았다. 나는 중미산 휴양림 올라가는 길 아래, 면의 경계부터 내려왔는데, 면의 경계에 레잘프 카페가 있었다. 거기부터 내려오면서 정배 계곡을 보니 쓰레기가 많이 치워져 있고, 길 옆으로 철조망을 쳐놓았다. 철조망을 쳐놓은 공사를 오늘도 하고 있었다. 점심 식사는 마을 회관 앞 은행나무 그늘에서 상을 펴놓고 했다. 부녀회에서 마련한 점심상에는 시원한 물미역국.. 2012. 3. 13.
2007년-정배학교와 삼성카드CRM센터 2007년 5월 말. 정배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은 삼성카드CRM센터에서 정배학교를 방문했다. 5월 25일 금요일 푸르고 맑은 하늘. 오후 1시 조금 넘어 학교로 갔다. 오늘 우리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은 삼성카드 CRM센터에서 정배학교에 컴퓨터를 기증했다. 간단한 기증식을 가진 후 학부모회에서 마련한 약식을 먹으며 간담회. 기증식 전에 최 탁 선생님과 학교 증축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었다. 오늘 경기도교육청에서 교실 증축과 관련해 답사를 나온다고 했다. 양평군수도 학교에 건물을 하나 지어주겠다는 약속을 했단다. 학교 건물을 짓기 전에 학교 전체에 대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건축가 이일훈 선생을 만나보겠다고 했다. 집에 와서 인터넷을 검색하니 마침 월요일 저녁에 이일훈 선생을 모시고 좌담회를 .. 2012. 3. 12.
2007년-마을청소 2007년 3월 말. 마을 대청소를 했다. 이날 일기는 이렇다. 3월 28일 수요일 아침부터 날씨가 스산하더니 하루 종일 복잡한 일기. 오전에 마을 청소. 쌓인 낙엽을 긁어 모아 태우는 것은 기본이고, 도로 옆에 흩어져 있는 쓰레기를 주워 분리수거도 하고 태우기도 했다. 몇몇은 십자수 기도원 입구부터 쓰레기를 주우며 내려왔는데, 도시에서온 사람들이 버린 것이 분명한 쓰레기들이 도로 옆 풀섶에 버려져 있다. 인간 쓰레기들이다. 마을 청소를 끝내고 나서 조금 지나자 하늘이 컴컴해지면서 우박이 쏟아졌다. 우박이 쏟아지고는 다시 비가 퍼부었다. 똥이가 학교에서 오길 기다렸다가 어머니를 모시고 문호리 ‘서종의원’에 가서 내려 드리고 목공방에 잠깐 들러 끌을 갈았다. 어머니 치료 끝나는 시간에 가서 어머니를 모시고.. 2012. 3. 8.
2007년-마을 윷놀이 2007년 3월 초. 마을에서 정월 대보름 윷놀이를 했다. 이날의 일기는 이렇다. 3월 1일 목요일 새벽까지 영화를 보고 자느라 아침에 일어나니 9시가 다 되었다. 게다가 그 시간에 면사무소에서 전화가 와 ‘녹색농촌’ 관련 서류를 보내달라고 했다. 오전 10시쯤에는 마을회관에 나가려고 했었는데, 서류 작업을 하느라 12시가 다 되어서야 마을 회관 앞으로 갈 수 있었다. 오늘은 우리 마을에서 윷놀이 대회를 하는 날이다. 해마다 정월 보름 전후로 윷놀이 대회를 하는데, 날짜가 조금씩 다를 뿐이지 거의 모든 마을마다 행사를 갖는다. 정월 보름이면 한 해의 시작을 앞두고 농사 짓기 전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한바탕 놀며 먹고 마시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행사의 의미는, 농사를 시작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 2012. 3. 7.
2007년-마을 산책 2007년 2월 초. 규혁이와 함께 마을을 한바퀴 돌았다. 이날 일기는 이렇다. 2월 4일 일요일 날씨가 확 풀려서 봄날같다. 하루 종일 집. 오전에 어머니와 이장 어머니를 청정암에 모셔다 드리고 점심 시간이 지난 다음에 모셔 왔다. 낮에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덥게 느껴진다. 해가 지기 전에 똥이하고 둘이 마을 산책을 나갔다. 다니지 않은 곳으로 가 본다고 마을 뒤쪽으로 학교 앞까지 한바퀴 돌았다. 양지녘에는 눈이 다 녹았지만 해가 들지 않는 곳에는 아직 눈이 쌓여 있다. 개울에는 얼음이 덮여 있고, 물이 얼음 밑으로 흐른다. 얼음 밑으로 보이는 물고기들이 제법 많다. 화창한 날씨. 겨울이라 개울물이 말랐다. 논에서 우리집 방향으로 바라본 사진. 개울에는 여전히 얼음이 얼어 있지만, 날씨는 많이 풀렸다.. 2012. 3. 6.
2006년-벌꿀 2006년 12월 초. 마을 이장이 맛을 좀 보라며 꿀을 따왔다. 정배마을에는 한봉과 양봉을 하는 집이 몇 집 있는데, 장사로 하는 집은 한 집이 있고, 몇 집이 하는 것은 그저 자기들이 먹으려고 벌통 몇 개를 산에 놔두는 정도다. 양봉을 하는 집은 주로 판매를 하고, 한봉을 하는 집은 자기들이 먹으려고 하는데, 이장이 치는 벌도 한봉이다. 자기가 아는 곳, 산 속 바위 아래에 전통 방식으로 벌통을 몇 개 놔두는데, 늦가을이면 꿀을 따야 한다. 우리는 보통 꿀이라면 병에 담긴 조청같은 걸 생각하는데, 이장이 가져온 꿀은 사진처럼, 그냥 벌통에서 꺼내온 것이었다. 벌꿀이야 맛있는 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이 벌꿀은 좀 더 특별하게 맛있었다. 토종벌이 만든 한봉 꿀벌이기도 하고, 자연상태에서 그대로 생성된 .. 2012. 3. 4.
2006년-은행나무 2006년 11월 초. 마을의 중심에 있는 600백년 넘은 은행나무가 완전히 노랗게 물이 들었다. 마을회관 바로 뒤에 있는 이 나무는 마을의 중심이며, 마을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이 은행나무에서 해마다 거두는 은행열매만도 수 십 가마에 이른다. 요즘은 은행이 흔해서인지 가져가려고 하지 않아서, 가을이 되면 마을회관 근처는 은행 냄새로 코가 고생한다. 그래도 이런 오래된 나무가 마을에 있다는 것은 퍽 기념할 일이다. 2012. 3. 4.
2006년-첫눈 나리다 2006년 11월 초. 이날 일기는 이렇다. 11월 6일 월요일 새벽부터 비가 내렸다. 오전에 소식지 교정을 봐서 덱스컴에 보냈다. 아침에 비가 내리다가 갑자기 함박눈으로 바뀌면서 생각지도 않던 첫눈이 내렸다. 엊그제 주문했던 전기대패와 전기샌더가 오전에 도착했다. 오후에 다탁으로 쓸 나무를 전기대패로 밀어봤다. 아주 쓸만하다. 오후에는 흐리기만 하더니 밤이 깊어지면서 비와 눈이 번갈아 내렸다. 이제 날씨가 추워질 모양이다. 겨울이 일찍 찾아온 해였다. 특히 정배리는 서울보다 4-5 정도 기온이 낮은 곳이어서, 겨울이 빨리오고, 늦게 사라진다. 2012. 3. 4.
2006년-고라니고기 2006년 10월 중순. 어머니가 전화를 해서, 이웃집으로 가봤더니, 고기를 굽고 있었다. 갈비를 구워서 소금을 뿌려 먹었는데, 무슨 고기인가 했더니, 고라니 고기란다. 고라니라면 우리 마을에서 자주 출몰하는 동물이긴 한데, 세계적으로는 멸종 동물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보여서 아무렇게나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고기는, 고라니를 일부러 잡은 게 아니고, 도로에서 차에 치인 걸 가져왔다는 거다. 마을에 살다보니, 가끔 희한한 고기를 맛볼 때가 있다. 이렇게 고라니 고기를 먹을 때도 몇 번 있었는데, 고라니 갈비, 샤브샤브, 불고기 등을 먹어봤고, 멧돼지 고기도 먹어봤다. 사슴농장에서 사슴 고기를 생고기로도 먹어봤는데, 피는 도저히 먹질 못했다. 꿩고기도 먹어보고, 개고기도 시골에 내려와서 먹어.. 2012. 2. 29.
2006년-정배리의 일상 2006년 9월 말. 맑고, 아름다운 가을의 어느날이다. 봉사활동을 가는 정배학교 고학년 어린이들. 이날 일기는 이렇다. 9월 23일 토요일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고 낮에는 조금 덥다. 좋은 가을 날씨다. 아침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삼성카드 봉사활동으로 서울가는 고학년들을 배웅했다. 버스 한 대가 와서 데리고 갔는데, 이장, 자모회장, 고학년 학부모들이 나왔다. 오후에 수입리에서 집을 짓고 있는 장찬수 선생댁을 찾아갔다. 같은 주민자치위원이고 같은 홍보분과여서 조금 친해졌다. 수입리에 짓고 있는 집도 노출 콘크리트가 들어간 집이어서 같은 관심거리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수입리 나루터 바로 옆에 집을 짓고 있었는데, 지형은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땅도 넓고 건물도 단독주택으로는 큰 편이다. 집을 보고 양.. 2012. 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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