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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배마을77

2006년-정배계곡 2006년 8월 초. 다시 정배계곡으로 더위를 피해 갔다. 이날 일기는 이렇게 적혀 있다. 8월 4일 금요일 한낮의 더위가 올해 최고인 듯하다. 낮에 개울가에 가려고 불심정사 쪽으로 가봤지만 사람들도 많았고, 물이 너무 더러웠다. 수진이네 펜션 뒤로 가 보니 그래도 물이 깨끗해 보였다. 아래와 위의 물 차이가 많이 난다. 그곳에서 약 1시간 정도 놀다 집에 오려고 했는데, 마침 찬영이네가 놀러 왔다. 그리고 채림이네, 연주네까지 놀러와서 수진이네까지 아이들로 북적였다. 오후 내내 아이들은 물 속에서 놀고, 어른들도 평상에 앉아 더위를 식혔다. 중간에 간식도 가져와서 먹고 더운 한낮을 시원하게 보냈다. 해가 남았을 때, 집에 돌아와 잔디를 마져 깎았다. 울타리 나무 바깥쪽에 있는 잔디를 정리하느라 시간 가.. 2012. 2. 27.
2006년-마을대동회 2006년 8월 초. 마을에서 해마다 하는 대동회가 열렸다. 여름에는 주로 복날 열린다. 마을 자체의 행사이기도 하지만, 농협에서도 지원을 하는 '복놀이' 행사다. 이날 일기를 찾아보니 이렇다. 8월 3일 목요일 아침부터 옆집에서 폐기물을 치우고 있다. 폐기물을 치운다는 약속을 겨우 지키기는 했지만, 믿음이 가지 않는 사람이다. 점심 때, 마을 회관 앞에서 마을 대동회가 있었다. 면장과 면 사무소 직원들, 파출소 직원들, 휴양림에서 소장과 규석이 아빠, 자매결연 회사인 삼성카드 서울 CRM센터 직원들이 참석했다. 오늘 점심을 위해 개 두 마리와 닭 20마리를 잡았다고 했다. 학부모들 가운데는 홍재네와 우리만 참석하고 다른 사람들은 오지 않았다. 외지에서 들어 온 사람들의 참석이 저조한 것은 좀 안타까운 .. 2012. 2. 27.
2006년-정배계곡 2006년 8월 초. 정배계곡을 따라 올라가며 사진을 찍었다. 이날 쓴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8월 2일 수요일 맑다. 낮에 소나기.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다. 낮에 소나기가 시원하게 퍼부었다. 낮에 홍재와 동형이가 놀러 왔다가 다시 홍재네 집으로 놀러간 사이에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수진이네 펜션 계곡부터 따라 올라갔다. 수석화 펜션을 지나고, 십자수 기도원 바로 아래에 있는 사방댐 때문에 계곡으로 갈 수 없어 십자수 기도원으로 들어갔다. 처음 들어가 보는 곳이다. 십자수 기도원 안에 있는 계곡은 정말 좋았다. 계곡을 계속 따라 올라가니 정배 계곡이다. 오늘은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많다. 낮에 소나기가 와서 계곡에 물이 조금 불어난 것 같다. 물도 생각보다는 깨끗했다. 정배 계곡에서 나와 내려오다 .. 2012. 2. 27.
2006년-삼성카드 방문 2006년 7월 말. 정배마을 임원들이 지난번 자매결연을 맺은 회사인 삼성카드의 초청을 받아 서울에 있는 회사를 방문했다. 이 시기는 거의 한 달간 장마가 계속되고 있어서, 비가 자주 내렸는데, 이날도 날이 많이 흐리다가 결국 비가 쏟아졌다. 정확히는 가 우리와 자매결연을 맺은 회사이다. 회사를 방문해 회사 구경을 하고, 이태원에 있는 '리움미술관'도 구경했다. 저 거미는 매우 유명한 외국작가의 작품. 리움미술관 입구에서 이렇게 인증 사진도 찍었다. 리움미술관은 내부사진을 찍을 수 없어 로비에서나 사진을 찍었다. 이동할 때, 비가 많이 내려서 창밖으로 사진을 찍었다. 서울임이 분명한 빌딩들이 보인다. 비가 계속 내렸다. 이렇게 초점이 잘못 맞아서 오히려 괜찮은 사진도 있고... 이 건물은 너무 낯이 익어.. 2012. 2. 26.
2006년-통수식 2006년 6월 초. 마을에서 상수도 공사를 마치고, 통수식을 했다. 일기를 찾아봐도 이 기록은 없는데, 사진 찍은 날짜를 보니 분명 6월 초였다. 통수식을 하는 곳이 바로 우리집 앞이었다. 길 옆에 소화전을 만들어 두었는데, 이 소화전에서 물을 틀어보는 것으로 통수식 행사는 간단하게 마쳤다. 뒤이어 간단하게 고사를 지냈는데, 시골마을에서는 이만한 행사도 뜻이 있는지라, 마을 주민들은 물론이고, 면장까지 참석했다. 아무리 간소해도 돼지머리와 시루떡은 고사에서 빠질 수 없다. 이장이 가장 먼저 고사를 지내고... 돼지 입에다 돈을 물리는 건 기본이다. 마을 노인회장님이 다음으로 절을 했다. 면장도 절을 하고... 반장도 절을 했다. 돼지머리에는 적잖은 지폐가 물려 있고... 전직 군의원도 절을 했다. 그리.. 2012. 2. 23.
2006년-마을 표지석 2006년 5월 중순. 지난번 마을 표지석 공사를 하고 나서 찍었다. 돌에 저렇게 완벽하게 글씨를 새길 수 있는 것도 신기하다. 단단한 돌을 떡주무르듯 한다는 말이 있는데,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도 돌을 다루는 솜씨가 빼어났는데, 요즘은 좋은 장비까지 갖추고 있으니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손으로만 만들던 것보다는 솜씨가 떨어진다. 5월 중순인데 이미 숲이 울창하고 나무도 잎을 다 키웠다. 불과 한 달 사이에 자연은 빠르게 바뀌었다. 자연의 변화에 놀랄 뿐이다. 규혁이가 서 있는 이 바위는 마을 어르신이 아끼는 바위를 이곳에 세웠다. 나중에 이 바위에 글자를 새기게 되는데... 5월 중순에 논에 모를 심은지 며칠 되지 않아 여린 모가 보인다. 느티나무도 잎이 무성하다. 이 나무 아래에는 늘.. 2012. 2. 23.
2006년-정배마을 표지석 2006년 5월 초. 정배마을 입구에 표지석을 세웠다. 그동안 마을을 알리는 표지석이 없었는데, 이장이 돈이 있는 마을사람의 협찬을 받아서 표지석을 세웠다. 바위를 먼저 날라다 세우는 작업을 하고, 돌 위에 마을 이름을 새겨넣는 작업을 했다. 작업은 간단했지만, 옛날에는 전부 정으로 쪼아서 새겼던 것을, 이제는 기계로 쓱싹하고 마니, 정감은 없었다. 이 표지석은 나중에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2012. 2. 21.
2006년-자매결연 2006년 4월 말. 정배마을에서 큰 규모의 행사가 열렸다. 농협에서 주관하는 '1사1촌' 맺기 협약식이 있었는데, '1사1촌'은 도시에 있는 회사 하나가 시골마을 하나와 자매결연을 맺어 서로 돕고 살자는 뜻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 모델의 원조는 물론, 일본이다. 마을회관 옆에 있는 연못과 그 가운데 자라는 소나무. 나이가 꽤 많다. 최소 3백년은 넘은 듯하다는 것이 마을 주민들의 증언이다. 군수도 참석했다. 어머니와 악수하는 한택수 군수. 가마솥을 걸고... 자매결연 행사를 준비하고... 면(서종면)의 지역유지들이 많이 참석했다. 회사대표와 이장이 협약식을 하고... 기념사진도 찍고... 주방에서는 음식을 만드느라 바쁘다. 시루떡, 전 삶은 고기가 빠질 수 없다. 푸짐하게 한 상 차려서 모두 식사를 .. 2012. 2. 21.
2006년-못자리 2006년 4월 말. 정배마을에서도 농사를 짓는다. 따뜻하고 화창한 봄날, 마을에서 협동으로 못자리를 냈다. 마을에 있는 느티나무. 가지치기를 하고, 바닥을 돋우었다. 이곳이 바닥이 낮았는데, 이렇게 흙으로 메우고 나니, 느낌이 다르다. 못자리를 하기 위해 논의 흙을 고르고 있다. 흙을 갈아엎고 고르게 펴서 못자리 판이 앉을 수 있도록 만든다. 모판을 가져왔다. 모판에 흙-아주 고운 흙-을 담는다. 흙을 담고 볍씨를 뿌린 다음, 다시 그 위에 흙을 덮는다. 못자리도 각을 맞춰서 반듯하게 한다. 줄을 당겨서 선을 받듯하게 맞추고... 모판을 가지런히 늘어놓는다. 한쪽에서는 모판 만들기를 계속하고... 협동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주머니들이 새참을 내왔다. 농사일을 하면서, 이렇게 새참을 먹는 일도 이제는.. 2012. 2. 19.
2006년-마을청소 2006년 3월 초. 봄을 맞아 마을 청소를 했다. 마을 주민들이 모두 나와서 도로와 마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장소의 낙엽과 쓰레기를 모두 치웠다. 낙엽을 모아서 이렇게 태워 연기가 자욱하다. 낙엽 타는 냄새가 구수하다. 도로 옆에 쌓인 낙엽도 모두 끌어내 모으고... 나무 가지치기도 했다. 전기톱으로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가지를 잘라냈다. 이렇게 무성하던 가지가... 이렇게 가뿐하게 바뀌었다. 가지를 적당하게 쳐내주면, 나무에게도 이로울 듯 하다. 2012. 2. 19.
2006년-마을회의 2006년 2월 말. 마을 회의가 열렸다. 서서 발언을 하는사람이 이장. 오른쪽에 어머니가 앉아 계신다. 마을 회의는 연말의 정기총회가 아니면 대개 임시총회 형태로 열리는데, 총회가 열릴 정도면 중요한 사안들이다. 대개는 '마을개발위원회'라고 해서, 마을에서 임원들이 모여 거의 모든 결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마을에서 하는 사업은 개발위원회에서 협의를 하고, 다시 마을 총회의 비준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마을 회의라는게 열띤 공방이 오가는 내용이 아니고, 몇몇 사람들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므로, 내용이 알차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럴 것이, 모두 노인들이고, 외지에서 들어온 젊은 사람들은 참여도가 낮으니, 이장을 비롯해 몇 사람의 의견이 거의 그대로 통과되기 마련이다. 2012. 2. 18.
2005년-눈내린 마당 2005년 12월 초. 첫눈이 내렸다. 마당에 소복하게 쌓인 눈. 앞집 굴뚝에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이 앞집 사람이 나에게 나무를 팔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햇볕을 받아서 눈이 반짝거린다. 집앞 도로를 쓸고 있는 규혁이. 계단의 눈을 쓸어내고 있는 규혁아빠. 햇살이 퍼지고 있다. 눈 쌓인 테이블. 마을이 온통 하얗다. 2012. 2. 16.
2005년-마을풍경 2005년 11월 중순. 맑은 가을 하늘을 보며 마을을 한바퀴 돌았다. 정배학교 운동장에 가보니 느티나무 잎이 거의 다 떨어졌다. 하늘이 파랗다,고 표현하는 건 참 상상력이 없어 보인다. 빈 운동장에 가을이 가득하다. 은행나무 잎도 다 떨어졌다. 운동장 가득 은행잎이 널려 있다. 마당에 집을 헐어서 나온 목재가 쌓여 있다. 이 나무를 무려(?) 6만원을 주고 샀는데, 이 나무는 원래 마을의 낡은 집을 부수고 나온 것이다. 우리집의 아랫집에 사는 사람이 이 나무를 샀고, 그는 땔감으로 쓰겠다고 했다. 나는 나무가 아까워서 그러면 나에게 팔라고 했더니, 10만원을 달라고 했다. 그건 좀 비싼 듯 해서 흥정을 했고, 결국 6만원에 살 수 있었다. 나에게 나무를 팔았던 그 사내는 한동안 마을에서 혼자 살았는데,.. 2012. 2. 15.
2005년-정배리 풍경 2005년 11월 초. 가을이 조금씩 깊어가고 있다. 나무들이 물들어 가고... 잎도 많이 떨어졌다. 바스락 소리가 들릴 듯한 느티나무잎. 오후의 햇살이 따사롭다. 잎을 떨어내며,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의 신비. 느티나무 위의 개미. 2012. 2. 14.
2005년-추수 2005년 10월 말. 마을에서 추수가 시작되었다. 한동안 황금빛으로 일렁이던 벼들이 이렇게 짚다발로 변했다. 이제는 거의 모든 노동을 기계로 대신할 수 있으니, 사람에게는 더할 수 없이 편리하다. 또한 편리한 만큼 잃어버리는 것도 많다. 우리는 '기계화'와 '자동화'를 얻은 대신, '공동체'와 '인간성'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기계가 벼 알곡과 볏짚을 구분해서 자동으로 이렇게 뱉어낸다. 이런 자동화 시스템에 '노동요'는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새참'도 '막걸리'도 없다. 기계가 지나가면 '상품'이 생기는 것이다.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시대에 인간의 노동은 오히려 천대받고 있다. 누구도 그것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을 뿐. 벼는 사라지고, 소들의 먹이가 될 볏단이 쌓인다. 그나마 우리동네는 .. 2012. 2. 14.
2005년-밤줍기 2005년 9월 말. 마을을 산책하다 밤나무 밑에서 한 두개씩 주워 모은 밤. 마음 먹고 다니면 꽤 많이 주울 수 있지만, 이것들은 모두 산짐승의 식량이니, 사람이 함부로 건드리는 것도 옳지 않은 일이다. 2012. 2. 12.
2005년-정배마을 2005년 9월 중순. 가을 하늘이 너무 아름답다. 카메라를 들고 마을을 한바퀴 돌았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하늘. 정배마을을 상징하는 잣나무 위로 하늘이 파랗다. 가을 햇살이 비스듬이 기울고 있는 논. 아직은 황금빛으로 익지 않은 상태. 가을 햇살이 눈부시고, 따뜻하고, 정겹다. 파란 가을 하늘과 산과 논에서 자라는 벼가 같으면서 다른 색의 조화를 보이고 있다. 마을에 있는 작은 연못. 꽃다지. 한 줄기 구름. 조금 일찍 심은 벼는 누렇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마을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는 느티나무. 익어가는 벼. 가을은 어디에나 좋지만, 시골의 풍요로움이 느껴지는 때가 가을이다. 여전히 사람들은 가난해도, 자연만큼은 아름답다. 2012.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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