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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11

조용한 가족 조용한 가족 시간이 흘러 다시 봐도, 가끔 다시 봐도 재미있는 영화, 잘 만든 영화다. 요즘 이런 웰메이드 코믹 잔혹극을 보기 어려운 건 왜 그럴까? 재능 있는 감독이 없어서 그런 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극장 시스템, 영화 제작 시스템의 변화가 원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조용한 가족' 만큼 잘 만든 가족 영화로는 '고령화 가족'이 있다. 두 영화는 장르가 다르지만, '가족'이 중심이고 주제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두 영화는 큰 웃음을 주는 재미가 있고, 연출, 연기 등 모든 면에서 고르게 훌륭하다. '조용한 가족'이 코믹 잔혹극이라면, '고령화 가족'은 코믹 막장극이다. 두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는 겹치지 않지만, 출연 배우들 면면히 한국 최고 배우들이어서, 그들의 연기를 보는 .. 2024. 1. 30.
꽃 피는 봄이 오면 꽃 피는 봄이 오면 '올드보이'에서 '오대수'로 놀라운 연기를 보였던 최민식 배우가 1년 뒤에 출연한 영화. 50만 명이 봤으니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하긴 어렵다. 따뜻하고 뭉클한 웰 메이드 영화인데, 나도 이 영화를 이제서야 봤다. 현우는 관악기(트럼펫) 연주자로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길 바란다. 하지만 오디션을 봐도 합격하지 않는데, 심사위원들은 그의 외모(옷차림)도 트집을 잡는다. 오디션을 보는 현우의 마음은 어떨까. 그는 진심으로 합격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오디션이라도 봐야 마음이 편하기 때문일까. 현우는 함께 음악공부를 한 친구가 피아노 학원을 하면서, 밤에는 유흥업소에 출연해 악기를 연주해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알고는 화를 낸다. 현우가 배운 음악은 술집에서 싸구려로 굴러다니는 음악이 아니고, .. 2022. 6. 27.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영화에서 '수학'을 말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수학자의 삶을 다룬 '뷰티풀 마인드', '이미테이션 게임', '무한대를 본 남자' 같은 영화도 있지만 영화에서 '수학'이 주제이거나, 중심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수학은 99%의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이어서, 과학이면서 신비로운 영역이라 소재로 쓰이기에 좋다. 다만, 수학 자체를 말하는 건 관객이 이해하기 어려워 서사를 풀어가는 도구로 쓰이게 된다. 이 영화에서도 수학은 소통을 위한 도구이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배경이 된다. 따라서 수학이 중요하거나 의미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도 수학과 관련해 파이 값으로 피아노를 치는 장면이나 오일러 공식을 학성이 설명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훌륭하다. 영화가 말하고 싶은 건, 아버지와 아.. 2022. 6. 26.
[영화] 침묵 [영화] 침묵 법정 스릴러를 멜로드라마로 만들었다. 얼마 전 올린 원작영화인 중국영화 '침묵의 목격자'는 전형적인 법정 스릴러 영화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법정에서 사건이 벌어지고, 사건은 법정에서의 상황을 보완하는 정도에서 그치고 있다. 따라서 법정을 구성하는 검사와 변호사, 피고는 캐릭터가 뚜렷하고 개성이 있으며, 서로 상충하는 이미지와 감정을 지니고 있어서 관객이 캐릭터를 따라가면서 감정을 이입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반면 이 영화는 배우 최민식을 소모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원작 영화와는 달리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인물은 단 한 명, 최민식 뿐이다. 원작영화에서는 검사와 변호사가 매우 뚜렷하게 부각되고 있으며, 이들의 역할 또한 만만치 않게 차지하고 있는 데 반해 이 영화에서 검사와 변호사는 인물의 .. 2017. 11. 4.
[영화] 특별시민 [영화] 특별시민 한국영화에서는 드문 선거를 소재로한 영화. 최민식과 곽도원의 연기는 늘 그렇듯 탁월하다. 서울시장 3선에 도전하는 변종구 시장의 선거운동을 그린 영화.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개인과 조직의 논리를 확인할 수 있다. 어느 집단이든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걷게 되는데, 그것은 불법으로 규정한 내용들이 유권자의 표를 얻기에 더 쉽거나 빠른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거나 모르는 내용 가운데 하나가, 의회주의 국가에서 정당이 권력을 차지하는 것은 '국민을 위해'서나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이 권력을 차지하려는 이유는 오로지 '권력' 그 자체를 원하기 때문이다. 권력을 차지한 다음, 그 힘으로 무언가.. 2017. 6. 2.
<영화> 대호 대호 '신세계'를 만든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세계'가 '공전의 히트'를 하는 바람에, 그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대호'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먼저, '신세계'와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비교하면, '신세계'가 흥행에 성공한 것이 당연할 정도로-물론 감독의 시나리오와 연출의 힘이 가장 크지만-멋진 배우들이 많다. 반면, 이 영화에는 최민식을 제외하면 연기파 배우들, 특히 '신세계'처럼 거물급 배우들이 거의 없다. 그러니 두 영화의 흥행을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시나리오의 완성도는 '신세계'가 더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영화 역시 충분히 괜찮은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단점은 앞부분이 .. 2016. 1. 20.
<영화> 명량 - 민중의 승리 명량 - 민중의 승리 *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펙타큘러한 액션. 이런 영화를 기다렸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줄기차게 하나의 주제로 밀고 나가는 영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영화로 만든 것은, 김한민 감독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애국심 마케팅'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게 무슨 문제가 되는가? 이런 애국심 마케팅이라면 얼마든지 동의할 용의가 있다. '영웅화 마케팅'이라고? 이순신을 영웅화하는 오류를 저지른다고? 이순신은 이미 영웅이다. 어느 시대건, 초인적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을 우리는 '영웅'이라고 말한다. 애국심이든 영웅이든 그 자체로 문제될 것은 없다. 다만 지금까지 더러운 정권과 권력집단에 의해 '애국심'과 '영웅'이 이용당해 왔기 때문에, 그렇게 이용당하는 것에 대한 거.. 2015. 8. 7.
<영화> OLD BOY OLD BOY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를 리메이크한 이 영화는 스파이크 리 감독이 만들었다.일부러 영어버전으로 만든 것은, 아마도 한국어로 된 원작 영화의 감동을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온전히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미국인의 정서에 맞는 방식으로 재구성해서 보여주겠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짐작한다.원작과는 스토리 라인이 조금 다르다. 사건의 핵심이 되는 과거의 사건과 영화의 결말도 다르다. 리메이크 영화지만, 감독 나름의 재구성을 한 셈이다.원작과 단순 비교를 하기는 어렵지만, 주인공의 연기력만을 놓고 보면, 단연 최민식의 연기가 독보적이고, 압도적이다. 박찬욱의 올드보이에서 주인공 오대수는 15년 동안 갇혀 있었고, 이 영화으 주인공 조 두셋은 20년 동안 갇혀 있었다.주인공의 변화-정신적, .. 2015. 3. 22.
<영화> 파이란 파이란 아사다 지로의 단편소설 '러브레터'가 원작이지만, 원작에서 가져 온 주요한 모티브-양아치, 불법체류자 여성, 여성의 죽음-만 같고, 세부적인 내용은 상당히 다르다. 이 영화를 보고 떠오른 다른 영화는 였다. 두 영화의 공통점은 어리석고 멍청한 남성과 헌신적이고 사랑이 가득한 여성이라는 것, 그 여성이 바로 남성을 구원한다는 것, '여성성'이 인간 관계에서 더 뛰어난 형태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여주인공 파이란이 강재를 만나지 못한다. 오로지 그녀가 남긴 두 통의 편지만으로 양아치로 살아가던 강재의 삶을 바꾼다. 하지만 에서는 살아 있을 때의 젤소미나는 잠파노를 변화시키지 못하지만, 죽은 젤소미나는 잠파노의 영혼을 흔든다. 두 영화 모두, 여주인공이 죽음으로 남성을 변화시키는 것은 우연.. 2014. 12. 29.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범죄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2disc) - 윤종빈 감독, 최민식 외 출연/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영화를 보고, 글을 쓰려고 했지만, 쉽게 글을 쓰기 어려웠다. 보통,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영화의 주제, 특징, 감독, 배우, 연출과 연기 등에 대해 나름대로 정리가 되고, 잘 쓰든 못 쓰든 글을 쓰는 게 어렵지는 않았는데, '범죄와의 전쟁'은 쉽게 글을 쓰지 못한 영화 가운데 하나다. 이 영화는 묵직하면서 날카롭고, 잔인한 장면은 드물었지만, 영화 자체가 잔인한, 한 마디로 '뛰어난 영화'라고 생각한다. 마틴 스코시지 감독의 '좋은 친구들'이 가장 먼저 떠올랐고, 그 영화보다 한 수 위라는 느낌이 들었다. 이 영화는 한국영화의 한 장르로 자리잡은 '조폭영화'일까? 아니면 '정치풍자극'일까? 그.. 2012. 4. 13.
올드보이 올드보이 일반판 - 박찬욱 감독, 최민식 외 출연/스타맥스 여러 번 본 영화. 일본 만화가 원작이어서 만화까지 찾아서 봤다. 영화는 원작 만화의 모티브를 빌려 와서 전혀 새로운 내용으로 만들었다. 박찬욱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최민식의 빛나는 연기가 만든 걸작. '바위나 모래알이나 물에 가라앉기는 마찬가지'라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우리 역시 살면서 말로 짓는 잘못이 얼마나 많은까. 내가 무심코 뱉은 한마디의 말이 다른 사람에게는 비수가 되어 꽂히지는 않았을까. 다른 사람이 나에게 던진 가벼운 한마디가 평생 마음 속 상처로 남지는 않을까. 생각해보면 나에게도 그런 말이 있다. 내 말에 상처 입은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내게 상처를 준 사람은 기억한다. 영문도 모른 채 15년을 갇혀 살아야 한다면, 오대수.. 2011.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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