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비내리는1 단편소설-출근길 비내리는 여자들은 대부분 좋은 냄새가 났다. 머리와 몸 전체에서 퍼져 나오는 냄새는 화장품과 향수를 섞은 듯한 여러 종류의 냄새였는데, 간혹 이런 냄새들이 뒤섞여 오히려 좋지 않는 냄새를 풍기는 경우도 있었다. 전철은 덜컹거리며 좌우로, 앞뒤로 흔들렸다. 손잡이를 잡을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이 중심을 잡으려고 이리저리 쏠려서 몸과 몸이 맞닿았다. 사방에서 조여오는 압박 때문에 앞에 서 있는 여자의 등과 밀착이 되었다. 그 여자의 살이 뭉클하게 느껴졌다. 나는 몸에 힘을 빼고 고개를 약간 숙인 다음, 눈을 감았다. 책을 읽을 수도, 신문을 볼 수도, 광고판을 올려다 볼 수도 없는 갑갑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상상뿐이었다. 더구나 자칫 여자의 몸이나 더듬는 치한으로 몰리지 않으려면 내 의지대로 되고 있지 않.. 2012. 1. 19.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