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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by 똥이아빠 2015.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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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별 두 개 반. 앞뒤가 다른 영화. 
아무리 뛰어난 감독이라도 졸작은 있는 법이다. 박찬욱 감독도 '친절한 금자씨'를 만든 다음에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를 만들었다. 즉, 훌륭한 작품 다음에 졸작을 만든 것이다. 
꽤 괜찮은 시나리오를 써 왔고, '천하장사 마돈나'도 좋은 작품이었는데, 이 영화는 감독이 정확히 무엇을 의도했는지 알기 어렵다. 소녀들과 기숙학교라는 무대는 당연히 '공포'의 무대다. 이것을 뒤집어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하는 걸까?
설령 새로운 시도라고 해도, 그것이 기존의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라면 나름 의의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약간의 미스터리 공포에서 시작해 SF로 끝을 내는 복합 장르 영화다.
관객은 혼란하다. '미스터리'를 기대하고 왔는데, 느닷없이 SF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감독 자신도 이야기 한 것처럼, 이 영화는 '캐리'와 '행잉록에서의 소풍' 등에서 이미지와 아이디어를 차용했다. 게다가 감독이 말하지 않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 '아키라'의 영향도 보인다.

영화의 배경이 1938년의 경성이라는 것은 역사적 사건을 만들어 내기 좋은 장치이기는 하다. 
하지만 '강화인간'의 실험대상이라는 설정은, '아키라'와 거의 똑같고, 그것을 만들어 내는 일본의 의학기술과 과학기술의 우월성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썩 기분 좋을 리 없다.
이런 결말이라면 굳이 시대 배경을 1938년으로 설정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어느 시대라도 좋고, 어느 상황이라도 상관 없다는 생각이다. 결국 실험용으로 쓰이는 것은 늘 약자들이 아니던가.
소녀와 SF, 강화인간이라는 결합은 매우 '일본적'인 감성이다. 이런 모티브는 일본 이외에서는 가져올 수 없는 것이어서, 감독이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렇다 해도, 처음부터 '캐리'처럼 어느 정도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소녀들이 모였다는 설정이었다면 모르되, 폐병으로 기력이 쇠한 주인공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설정은 무리하다.

이런 배경과 갇혀 있는 소녀들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영화는 단연 '공포물'이다. 그리고 그렇게 정직하게 공포물로 만들었다면 훨씬 설득력 있고, 재미있는 영화가 나왔을 것 같다. 
다만 영화의 배경, 이미지, 소품, 배우들의 의상, 장면들은 독특하고 아름답게 만들어서 멋진 화면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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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와 단절된 경성의 한 기숙학교. 어느 날부터, 학생들이 하나 둘 이상 증세를 보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주란(박보영)은 사라진 소녀들을 목격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교장(엄지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우수학생 선발에만 힘쓸 뿐이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 의문을 품은 주란, 하지만 곧 주란에게도 사라진 소녀들과 동일한 이상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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