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대성당 - 레이먼드 카버

지난번 책모임에서 단편 한 두편을 읽고 나서, 요즘 며칠 잠자기 전에 침대에서 틈틈히 다 읽었다. 책모임에서 읽은 단편들을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는데,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들은 대개 다 좋았지만, 읽으면서 울컥했던 작품은 '열'이었다.
작가의 삶을 대략 알고 있는 것은 그의 작품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이를테면 '이상'의 삶을 알고 있을 때와 모를 때를 비교하면, 그의 작품에 관한 이해의 폭이 매우 달라지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듯이, 외국 작가라 해도, 그의 삶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작품을 읽거나, 아니면 작품을 읽고 나서라도 작가의 삶에 대해 알아보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레이먼드 카버가 미국의 '프란츠 카프카'라거나, '안톤 체홉'이라는 비유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가 단편소설에서 탁월한 감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작품의 내용은 거의 대부분 자신의 삶과 거의 일치하거나, 많은 부분 모티브를 가져온 것들이다. 이것은 작가 자신이 한 말이기도 하다.
레이먼드 카버의 아버지는 벌목 노동자였고, 레이먼드 역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아버지와 함께 벌목 노동자로 일하지만, 그는 조금은 남다른 재능을 갖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건 바로 글을 쓰는 재주였다.
게다가 그는 너무 일찍 결혼했다. 19살. 게다가 결혼하고 곧바로 아이가 둘이나 줄지어 태어나는 바람에, 그는 자신의 젊음이 그냥 시들어버릴 거라고 절망했던 것 같다. 그는 작가캠프에도 참가하고, 글쓰기를 위한 이런저런 준비들을 하면서 작가가 되기 위해 무척 노력을 했는데, 한편으로는 결혼생활이 그리 행복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레이먼드는 알콜중독으로 매우 고생을 했고, 어려서 만난 아내와는 나중에 이혼하게 된다. 그가 살았던 삶 속에서 그는 많은 소재를 끌어냈고, 자신의 이야기를 다듬었다. 
그의 작품은 짧고 건조한 문장이 특징이고, 고통스럽거나 슬픈 이야기들도 과장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기술하고 넘어가는데, 김연수는 이것을 '더러운 사실주의'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의 삶은 대단하지 않다는 것, 특별할 것도 없고, 힘들고 고생스러운 나날을 보내다가 아주 가끔 즐겁거나 행복한 시기가 있지만, 그것 역시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 삶은 괴롭거나 행복하거나를 생각하기 전에 그냥 묵묵히 살아가는 것이고, 살아내는 것임을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은 말하고 있다.
이 소설집 <대성당>이 더욱 특별했던 것은, 번역을 한 사람이 바로 소설가 김연수이기 때문이다. 소설로도 탁월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김연수가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을 깔끔하고 읽기 편하게 번역을 해서 글을 읽는 동안 퍽 즐거웠다.
특히 책 뒤에 붙인 번역가의 말이자, 작가로서 이 작품들에 관한 평론을 실은 것은 레이먼드 카버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것이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깃털들
셰프의 집
보존
칸막이 객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비타민
신경써서
내가 전화를 거는 곳
기차 
열 
굴레

대성당


Posted by 똥이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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