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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일본영화

[영화] 서바이벌 패밀리

by 똥이아빠 2018.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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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바이벌 패밀리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재난 영화. 영화의 줄거리는 전형적이다. 도쿄의 중산층 가족. 아버지는 늘 바쁘고, 전업주부인 엄마는 수동적이고, 고등학생인 딸과 아들은 부모를 무시하고 이기적이다. 가족의 형태는 유지하지만 모래알처럼 섞이지 않으면서 가족의 유대감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영화는 갑작스러운 재난에 대처하는 모래알 가족의 생존과 가족의 사랑을 되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변 상황이 고통스럽고 힘들수록 가족들은 자연스럽게 뭉치게 된다. 정치사회학에서도 내부의 결속을 다지려면 외부의 적을 만들라는 논리가 있다. 그것이 소규모 집단이든 국가 단위든 원리는 같다. 
히틀러가 독일국민을 일사분란하게 통제하고 절대적 지지를 쟁취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유대인이라는 '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유대인은 유럽인의 피를 빨아먹고 부자가 된 악덕 고리업자의 이미지를 씌웠고,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국민은 유럽 승전국들이 요구하는 전후보상금의 액수가 너무 커서 그에 대한 반발로 히틀러의 패권주의를 승인하게 된다. 히틀러는 내외부의 적을 정확하게 만들어 내면서 독일국민의 지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가족 이야기에 비유가 거창했지만 재난이 들이닥치자 가족은 살아남기 위해 힘을 모아야 했고, 그들은 함께 고생하면서 깊은 유대감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커진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가족 코미디 영화에서 자연스러운 결과다.
영화의 결과와 관계 없이, 실제 상황에서 어느날 갑자기 전기가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처럼 핵발전소와 화력발전소에 거의 전부를 의존하는 전기생산은 분명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태양의 플레어가 원인이라고 했으니 자연현상에 속수무책인 인간의 한계를 드러냈지만, 태양광 전기발전이든 다른 형태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도 모두 통하지 않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현재의 문명이 얼마나 빠르게 원시화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상상이다.
전기가 사라지면 고층아파트, 고층빌딩에서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 전기도 전기지만 그보다 물이 더 큰 고통이기 때문이다. 모든 공장 시설은 전기가 없으면 고철덩어리일 뿐이다. 식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멈추면, 인류의 식량 문제는 곧바로 심각한 위기에 놓인다. 국가 단위의 식량부족은 필연적으로 전쟁을 일으키도록 압박한다. 전쟁은 대량 살상을 일으키고, 인구 숫자는 급격히 줄어든다. 현재 약 70억 명의 인구는 전기가 사라지고, 물과 식량의 부족이 한동안 지속되면 그 자체로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고 전쟁으로 다시 절반 이하로 줄어들면서 30억명 정도가 될 것이고, 전쟁은 또한 식민지 침략의 동력이 되어 세계는 중세 이후에 유럽이 세계의 여러나라를 식민지로 만든 것처럼 강대국은 약소국을 식민지로 만들어 식량생산 기지화할 것이다.
전기가 사라지면 인류의 문명은 필연적으로 퇴보하겠지만, 만일 공빈공락(함께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회)의 사회를 추구한다면 인류 사회는 오히려 지금보다 갈등과 착취가 적은 사회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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