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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한국영화

[영화] 그날, 바다

by 똥이아빠 2018.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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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날, 바다

세월호 침월 원인을 두고, 이 영화는 가능한 객관적 자료와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접근한다.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에서 발표한 정부의 공식 자료는 전부 또는 일부 조작되어 오염된 자료라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검찰은 세월호 관련 수사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이 사건을 법적으로 끝내려고 하지만, 그건 박근혜 정부에서 저지른 행위이므로 원천적으로 무효다.
박근혜 정부의 검찰은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는 수작이 뻔하게 드러났으므로 세월호의 침몰 원인과 이유에 대해서는 이제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이 다큐멘터리의 결론은 이미 김어준이 진행하던 팟캐스트 '파파이스'에서 어느 정도 공개한 적이 있다. 해군이 가지고 있는 공식 항적 데이터를 20분의 거리만큼 아래로 끌어내리자 세월호는 병풍도의 섬 바깥쪽과 일치하는 항로로 이동하면서 바다밑에서 닻을 내려 걸리는 순간마다 왼쪽으로 급하게 꺾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을 김지영 감독이 발표하고나서, 어떤 사람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 지금도 김어준과 김지영 감독이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두고 음모론을 제기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김감독은 자신이 모은 무수한 데이터를 종합해서 얻은 결론이 그렇다고 했다. 즉, 세월호는 4월 16일 새벽부터 왼쪽 닻을 내린 채 항해했으며, 섬을 가까이 지날 때마다 닻이 바닥에 걸리면서 왼쪽으로 휘청거리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말한다. 그러다 결국 병풍도 근처에서 결정적으로 배가 꺾이고 급격히 침몰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주장에 대해 음모론이라고 말하려면, 김감독의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대면 된다. 그렇지 않고 그냥 말로만(사실은 아가리로만) 일방 떠드는 것은 김어준과 김감독을 음모론자로 몰고가고 싶어 하는 어떤 세력의 음모이거나, 아니면 병신같은 인간들일 뿐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개봉되기 전부터 이미 많은 논란의 가운데 있었고, 응원과 지지도 많았지만 비난과 야유도 많았다. 그만큼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다루는 일 자체가 고통스러웠다. 그럼에도 김감독과 김어준이 이 다큐멘터리를 만든 것은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의 애타는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어준은 자기 나름대로의 애도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해야 한다. 이 다큐멘터리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돈을 조금이라도 낸 사람들-우리 가족도 그 가운데 하나다-도 우리 방식대로의 애도를 표하는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가 형편없는 수준으로 만들어졌다면, 그것은 비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지금까지 본 어떤 다큐멘터리보다도 형식적으로도 뛰어나다. 세월호 희생자의 고통과 아픔을 드러내지 않고도,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객관적이고 냉정한 눈으로 바라보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김지영 감독이 의도적으로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닻을 내린 것으로 미리 정해놓고 짜맞추기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를 보면, 그 결론은 가장 나중에,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담담하면서도 침착한 정우성 씨의 내레이션과 수많은 단서들이 하나씩 짜맞춰지는 장면을 보면서 감동과 전율을 느낀다. 이것이 다큐멘터리의 힘이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밝히는 작업은, 얼마 전 선체를 바로 세운 바로 그때부터다. 배는 급격하게 기울어지며 침몰했지만 외력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여기서 유력한 외력은 닻이다. 그렇다면 세월호의 선장은 왜 닻을 내렸던 것일까. 왜 고의로 배를 침몰시키려 했고, 왜 배에 있던 승객을 구하지 않았던 것일까. 지금은 아무 것도 밝혀지지 않았다. 세월호의 침몰 원인과 세월호의 승객을 구하지 않은 이유를 밝히는 작업은 이제서야 시작하는 것이다. 어쩌면, 세월호의 침몰 뒤에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악마가 숨어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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