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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마인드 헌터

by 똥이아빠 2018. 7.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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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드 헌터
넷플릭스 영화. 마인드 헌터. 이 미니시리즈는 데이빗 핀처 감독과 배우 샤를리즈 테론이 공동 제작한 영화인데, 샤를리즈 테론이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몬스터'를 준비하면서 연쇄살인범에 관한 책들을 찾아보다 이 드라마의 원작이 되는 책을 발견하고는 데이빗 핀처 감독에게 제작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고 한다.
샤를리즈 테론이 주연한 영화 '몬스터'도 미국 최초의 여성 연쇄살인범을 다루고 있는 내용인데, 그 여성은 실존 인물이고, 지금도 감옥에서 종신형을 살고 있다. 평생을 불행하게 살아온 여성은 거리에서 성매매를 하다 만난 남자들을 죽이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서 샤를리즈 테론은 거의 완벽하게 실존여성의 외모와 똑같이 분장하고-매우 못생겼다-불행한 한 인간으로서의 분노를 폭발하는 역할을 보여준다.
그런 샤를리즈 테론이 '몬스터'의 주인공을 이해하기 위해 연쇄살인범을 다룬 책을 읽다가 발견한 책이 바로 존 더글러스의 같은 제목 책이었다. 1970년대 FBI의 '행동과학부'에서 일하던 두 요원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 감옥에 있는 범죄자를 찾아가 인터뷰한다. 그때까지 모든 범죄 수사는 이미 발생한 범죄에 대해 주로 면식범, 마을 단위, 전과자 위주의 탐문 수사가 보편이었지만, 아무런 동기나 이유 없이 무차별 살인 또는 정기적 살인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범죄자를 잡기 어렵게 된다. 
고전적 의미에서 범죄는 욕망을 실현하려는 의지였지만,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인간의 심리도 중층적이고 다양하게 뒤섞이게 된다. 물질에 대한 욕망 뿐아니라 정신적, 심리적 욕망을 해소, 충족하기 위한 방법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경찰과 FBI는 사회의 변화와 인간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범죄자를 추적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고, 시대를 앞서 가는 두 요원은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미래의 '프로파일링' 작업을 만들어 나간다.
이 영화는 열 편의 드라마가 전부 대화로만 되어 있다. 대단한 액션도 없고, 스릴러도 아니며, 엄청난 반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매우 매력이 있으며, 놀랍도록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감독이 데이빗 핀처라는 점이 중요하고, 시나리오도, 배우들의 연기도 흠잡을 데 없이 훌륭하다. 
FBI가 내부에서 이렇게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은 훌륭한 요원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지만, 시기적으로도 프로파일링 작업이 필연이 되는 때가 온 것으로 봐야 한다. 미국에서 강력범죄 발생률과 범인 검거율에는 차이가 많은데, 검거율이 30%대에 머무르는 주도 있었다. 경찰과 연방수사국은 범인 검거율을 높여야 하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고,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으로는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결국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나올 때가 된 것이다. 이미 70년대와 그 이전 시기에 발생했던 강력범죄-싸이코패스, 연쇄살인-의 사례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만큼 쌓였고, 범죄학의 여러 분야와 사회학, 심리학이 결합하면서 범죄자의 행위만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의 심리 즉 마음 속으로 들어가 범죄자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는 방법을 찾는다.
한국 드라마가 좋다고들 하지만, 이렇게 멋진 미국 드라마를 보고나면 한국 드라마가 좀 시시해질 것이다. (참고로 나는 한국 드라마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래도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므로 이 영화를 재미있어 하는 사람이 있고, 재미 없다고 여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매우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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