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0/045

사냥의 시간 사냥의 시간 시나리오가 많이 안타깝다. 명작 '파수꾼'을 연출한 윤성현 감독의 작품이라면 이보다는 훨씬 나은 작품이어야 하지 않을까. 이 영화는 너무 감상적이고, 감성적이다. 그것이 이 어설픈 세 청년의 수준과 맞는 사실에 가까운 설정이라면, 영화 분위기-아포칼립스-와 괴리가 크다. 따라서 인물과 시대가 동질성을 가지려면 이 영화는 악당에 의한, 악당을 위한 영화가 되어야 한다. 미장센이 아무리 훌륭해도 시나리오가 탄탄하게 받쳐주지 못하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다. 미장센은 시나리오의 배경이지 본질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히치콕 감독은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세 가지를 '시나리오, 시나리오, 시나리오'라고 했다. 준석, 장호, 기훈은 조직폭력단이 운영하는 사설도박장을 턴다. 이 장면에서 단 한.. 2020. 4. 25.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주의 : 강력한 스포일러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흥행하지 못한 몹시 안타까운 영화.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연출도 좋은 이 영화가 안타깝게도 흥행에는 실패했다. 그것도 어쩔 수 없는 감염병 때문이니, 감독과 배우 모두 운이 없었다. 깊은 위로의 말을 드린다. 일본 작가 소네 케이스케가 쓴 소설을 바탕으로 김용훈 감독이 각본, 연출한 이 작품은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 감독이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만들었고, 연출도 좋았다. 다만, 데뷔작을 창작이 아닌, 다른 작가의 원작을 각색한 것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다. 영화는 모두 네 부분으로 나뉘고, 각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다르거나 중첩한다. 그리고 에피소드는 시간의 흐름대로 배치하지 않고, 뒤섞여 놓음으로써.. 2020. 4. 19.
더 배터드 바스터즈 오브 베이스볼 더 배터드 바스터즈 오브 베이스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보는 내내 기분 좋게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영화. 이 영화를 보고나서 조금 밉상이었던 영화배우 커트 러셀이 멋지게 보일 정도였다. 커트 러셀은 쿠엔틴 라탄티노 감독의 영화 '데스 프루프'에서 악당으로 나와 세 명의 여성에게 곤죽이 되도록 맞아죽는 역할을 하는데, 영화의 엔딩 장면은 남성우월주의, 여성혐오, 남성가부장제, 페미니즘 등을 모두 내포한 상징적 장면이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발견할 수 있는 두 가지는, 커트 러셀의 집안, 정확히는 아버지 빙 러셀의 일대기에 관한 이야기와 미국 프로야구의 민낯이다. 빙 러셀은 자신의 삶에서 야구를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야구 팬이자 직접 선수로도 활약한 인물이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커트 러셀도 한때 아버지가.. 2020. 4. 19.
안철수 씨, 정치 그만두시죠. 안철수 씨는 정치 그만두시죠. 과거의 인연이 있어 험한 말은 하지 않으려 했지만, 요 며칠 페이스북에서 안철수 씨가 한 발언을 보면서, 안철수 씨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정치를 할 사람은 결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안철수 씨가 정치에 입문한 것도 자신의 오랜 고민이나 철학에 기반한 것이 아닌, 대중의 인기에 영합해 내린 결론이라는 걸 알고 있기에, 소위 '대통령 꿈'에 젖어 있던 안철수 씨는 오랜 시간 정치적 단련을 이겨내고 성공한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 같은 깊은 내공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사회에서 IT 기업인으로 성공했고,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안철수 씨에 대한 인간적 호감이 대중에게 각인되어 있었고, 그것은 안철수 씨에게 큰 자산이었습니다. 그런 귀한 자산을 바탕으로,.. 2020. 4. 11.
축구, 계급, 여성 축구, 계급, 여성 잉글리시 게임.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니시리즈 영화. 1부 6화. 여성(대부분)이 가장 싫어하는 이야기가 '남자들이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건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한국의 대부분 남성은 군대에서 축구하는 이야기로만 일주일 동안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국가대표 축구경기만 가끔 보는 나처럼,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남자라도 군대에서 축구를 한 경험이 있으며, 국가대표 선수와 해외에서 뛰는 한국선수들의 성적에 관해 대략은 알고 있다. 축구는 '럭비'에서 갈라져 진화한 새로운 스포츠로, 축구의 원형은 세계 여러나라에서 비슷하게 나타나지만, 그것을 하나의 '운동'으로 만든 것은 영국이다. 축구공의 재료도 돼지오줌보, 실뭉치, 새끼줄 뭉치, 천(옷)뭉치 등 다양하지.. 2020. 4. 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