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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10

레드 로켓 레드 로켓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이 작품을 연출한 감독이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연출한 감독이라는 걸 알았다. 감독 션 베이커의 작품은 겨우 두 편 밖에 못 봐서 앞으로 그의 나머지 작품을 모두 찾아보는 즐거움이 남았다. 비교적 최신작인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레드 로켓'만 봤지만, 그의 작품 세계는 뚜렷한 개성과 특징을 보여주는 독창성이 있음을 알겠다. 우연인지, 감독의 의도인지 알 수 없으나, '레드 로켓'은 바로 직전에 만든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느낌이었다. 두 영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는데, '레드 로켓'이 시간으로는 앞서 있다. 즉, 마이키가 LA에서 빈털털이로 돌아와 되는대로 살아가다 도너츠 가게에서 일하는 레일리(스트로베리)를 만나고,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 2023. 6. 2.
로크 로크 완벽한 모노 드라마. 톰 하디 한 사람만 등장하고,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자동차 운전을 하면서 여러 사람과 전화 통화를 하는 내용이 전부다. 모노 드라마가 성공하려면 인물을 둘러싼 서사가 충분한 개연성을 가져야 하며, 관객이 주인공 한 사람만 보면서 모든 상황을 추리, 추론, 상상, 납득해야 하는 건 당연하고, 사건의 긴박함과 드라마틱한 긴장감을 느껴야 한다. 모노 드라마 영화는 연극의 영상 버전이라고 볼 수 있다. 연극이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입체극이라면, 영화는 영상으로 움직이지만 평면, 2차원의 예술이다. '로크'는 연극으로도 충분히 공연할 수 있는 내용이며, 연극과 영화가 거의 똑같은 효과를 갖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을 연극 무대에 올린다면, 무대 가운데 자동차가 있고, 뒷벽의 커다란.. 2023. 1. 13.
비바리움 비바리움 저예산으로 만든 미스터리, 공포, SF 영화. 매우 적은 예산으로 만든 영화여서 등장인물도, 촬영도 최소한의 인물과 공간에서 제작했다. 영화의 주제와도 맞는 설정인데, '비바리움(vivarium)은 라틴어로 '연구나 관찰 목적으로 동물, 식물을 일정한 공간에 가두어 두고 사육하는 것'을 뜻한다. 제목이 곧 영화의 주제인데, 이 주제를 알고 봐도, 영화가 의미하는 알레고리는 꽤 의심심장하다. 줄거리 역시 매우 단순해서 한 젊은 커플이 집을 구하려다 주택단지를 분양하는 사무실의 직원과 함께 주택단지에 있는 집을 둘러보는데, 분양 사무실 직원이 사라지고, 두 사람은 출구를 찾지 못해 갇히고, 그곳에서 살다 결국 죽게 되는 결말이다.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다. 다만, 이 과정에서 관객이 읽을 수 있는.. 2023. 1. 12.
벤 휘틀리의 두 작품, '프리 파이어'와 '킬 리스트' 벤 휘틀리의 두 작품, '프리 파이어'와 '킬 리스트' 페이스북 친구가 소개해서 봤다. 감독도, 작품도 처음이다. 첫 영화는 '프리 파이어(Free Fire)'. 저예산 영화로 B급 영화의 분위기와 연출을 의도했다. 불과 700만 달러 제작비로 90분짜리 장편 영화를 찍었으니 제작 환경이 열악한 건 당연하다. 이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작품 '저수지의 개들'이 떠오른다. 폐쇄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여 서로 불신하고, 총질하다 결국 다 죽게 되고, 마지막에 살아남아 탈출하는 한 명도 경찰차 싸이렌 소리를 들으며 체포된다는 설정까지도 같다. 두 작품을 단순 비교하면 '저수지의 개들'이 단연 뛰어난 작품이다. 이 영화 '프리 파이어'는 나도 모르고 있었지만, 아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 정도로.. 2022. 6. 15.
찬실이는 복도 많지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 PD로 일하며 능력을 인정받은 찬실은 새로운 영화 제작을 앞두고 감독이 갑자기 사망하는 바람에 난감한 신세가 된다. 수입이 끊기자 산동네 단칸방으로 이사하고, 친하게 지내는 여배우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기도 한다. 여배우의 집으로 찾아오는 영어 과외 선생 김영을 만나면서 찬실은 그에게 이성의 끌림을 느끼지만, 김영은 찬실을 누나로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할머니 혼자 산다는 집에는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는 장국영이 있고, 그는 찬실이 눈에만 보이는 귀신인데, 엄청 착한 귀신이다. 왜 찬실의 눈에만 보이는 장국영 귀신이 나타날까. 장국영은 찬실에게 마음에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전부 버리고,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하라고 말한다. 찬실은 그동안 영화를 만드는 일에 자신을 내던지고 살아왔.. 2021. 5. 5.
죄 많은 소녀 죄 많은 소녀 충격적인 영화다. 주제, 배우의 연기, 감독의 연출 모두 예사롭지 않을 뿐 아니라 탁월하다. 저예산 독립영화의 작품 수준이 이 정도라면, 한국영화는 가능성과 희망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해도 좋겠다. 여자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한 여학생의 자살 사건을 바라보는 감독의 시선은, '기성세대가 새로운 세대를 어떻게 살해하는가'에 관한 핍진한 관찰 기록이다. 감독은 의도적으로 관객의 심리를 건드린다. 그것은 배우들의 연기 뿐 아니라 음악, 음향, 인물들이 놓여 있는 극단적 상황이 자연스럽게 관객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고,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도록 한다. 경민이 실종되고, 담임 선생과 형사들은 전날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영희를 불러 경민의 실종에 관해 묻는다. 학교에 오지 않은 경민의 부재.. 2021. 3. 7.
걷기왕 걷기왕 독립영화. 저예산으로 만들기 때문에 영화의 완성도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독립영화와 저예산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아이디어와 시나리오다. 이를테면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와 같은 독특하면서도 뛰어난 시나리오와 연출이 뒷받침되면 독립영화라 해도 많은 사람들이 눈여겨보게 된다. 독립영화나 저예산영화가 실험영화는 아니지만, 영화의 상상력을 실험하는 도구로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방법일 수는 있다. 기존의 영화 즉 대자본이 투입되고, 유명한 배우들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흥행에 성공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기 때문에 영화적 실험과 모험을 하기에는 부담을 느끼게 된다. 독립영화가 필요한 것은, 적은 자본으로 만든 영화의 아이디어가 의외로 크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의 영화 시장에 새로운 피를 공급하는 것과.. 2016. 11. 10.
<영화> 다슬이 다슬이 과문한 탓인지, 한국인 가운데 '서번트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사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는 '서번트 증후군'의 장애인을 발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자폐 증상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특정한 재능을 발휘하는 경우, 지금까지는 거의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숫자를 세는 것이라든가, 수학적 능력 등 재능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젊은 작가의 장편 데뷔작이다. 단편 영화를 만들고 나서, 장편 상업영화로 이 영화를 만들었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다. 영화의 내용이나 작품성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런 방식의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를 내재하고 있다.독립영화로는 잘 만든 영화에 속하지만, 제작비의 한계.. 2015. 11. 24.
<영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1980년생, 안국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훌륭하다. 별 네 개.단편 두 편을 만들고, 장편으로 만든 데뷔작이 이 정도라면 충분히 기대할 만한 감독이다. 영화의 스타일은 박찬욱 감독의 작품과 꽤 비슷하다. 감독의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훌륭한 감독의 스타일을 상당 부분 모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그럼에도, 이런 스타일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훌륭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다. 이 영화는 이전에 나온 '지구를 지켜라'처럼,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훌륭한 작품인 '숨겨진 걸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지구를 지켜라'는 여러 번 말하지만, 한국영화 가운데 걸작 영화의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상업적 흥행에는 철저하게 실패했지만, (단, 독립영화 부분에서라면 나름 성.. 2015. 10. 7.
레인보우 레인보우 - /디에스미디어 영화감독이 되겠다며 교사직을 그만뒀다. 시간은 흐르는데 영화 찍기는 난망하다. 프로듀서와 투자자들 모두 ‘상업성 부족’을 탓한다. 남편과 중학생 아들까지 무시하는 눈치다. 살림살이는 엉망이다. 싱크대엔 설거지감만 쌓여가고, 시나리오는 발전이 없다. 이 아줌마 감독,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독립영화 (사진)의 줄거리이자 신수원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신 감독은 10년간 중학교 사회교사로 재직하다 34세에 영상원에 입학해 영화를 시작했다. 영상원 워크숍에서 쓴 시나리오가 투자사에 팔릴 때까지만 해도 평탄하게 영화감독이 될 것 같았는데, 영화 속 대사대로 “바깥은 전쟁”이었다. 결국 묵혀둔 퇴직금 2500만원을 털어서 ‘영화를 만드는 39살 영화감독의 실패담’을 직접 찍겠다고 .. 2011. 10.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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