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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회3

1980년대-19 사진을 보면, 87년 2월이다. 독서회 활동을 열심히 하던 때였는데, 절정과 동시에 후퇴기였다. 사진은 설날을 맞아 김영록 선생님 댁을 방문해 신년인사를 드리는 자리였고, 이 사진 속에는 당시 내가 좋아하던 여성도 있었다. 사진 속의 인물들은 독서회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회원들이었고, 나도 고참에 해당하는 연배였으므로 후배들이 눈에 많이 띈다. 후배라고는 해도 모두 실력들이 출중해서 선배노릇 할 내용이 거의 없었다. 독서회를 떠나게 된 건 여러 이유들이 있었지만, 독서회만으로는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독서회는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기는 했지만 체제 비판과 사회 모순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고, 또 할 수 있는 바탕이 되지도 못했으므로, 또 다른 변화가 필요했다. 따라.. 2011. 11. 13.
1980년대-14 시흥동에 헌책방인 '씨앗글방'을 열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책을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라 책에 관한 이야기를 주로 나누었고, 종로도서관에서 장소를 옮긴 독서회를 기반으로 독서회원도 빠르게 늘었다. 그들은 대게 노동자들이었으며 파편화되어 있었다. 전두환 독재정권에서 노동조합 활동이나 단순한 모임을 갖는 것도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었는데, 그나마 독서회는 공개적으로 '순수한 모임'을 지향하고 있었기에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독서회원 가운데 노동자 회원들은 노동현실에 대해 몹시 분개하고 있었고, 노동조합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우리들이 너무 '무식'하다는데 있었다. 우리는 독서회와 별개로 '검정고시 모임'을 따로 운영했고, 그 과정을 통해 여러 명이 중학교와 고등학교 검정고시에 .. 2011. 11. 3.
1970년대-04 70년대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과 의미를 갖는 사진 한 장. 70년대, 10대에 독서회 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가 있었을까? 학교라는 집단에 속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최초의 '조직'을 경험했던 독서회 활동. 이 경험은 내 생각을 키우고, 교정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시기의 독서회 활동은 대단히 활발해서, 처음 일요일 모임만 있던 것이 나중에는 일주일에 일곱번의 모임이 따로 조직되었다. 즉, 월요반, 화요반, 수요반, 목요반, 금요반, 토요반, 일요반이 생겼는데, 각 반마다 선의의 경쟁이 붙어 모임은 활기가 넘쳤다. 지금도 있는 사직공원 안의 종로도서관에서 열린 독서회 모임에서 많은 책을 읽고, 발표를 하는 경험을 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토론과 소식지 만들기, 글쓰기, 그림.. 2011.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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