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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5

040216-밥상 너무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이 어느 순간, 매우 특별하게 다가오는 경우가 있다. 내게는 이 밥상이 그런데, 어머니가 계실 때는 이런 밥상이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했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내가 살림을 해보니 이런 밥상을 준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가를 뼈저리게 느낀다. 밥상 가득한 반찬만 봐도 저절로 건강할 것 같은 이 채식 위주의 밥상은 다른 어떤 고급한 식당에서 먹는 음식보다 맛있었다. 어머니가 만든 밥상이기 때문이다. 이 밥상을 보면서 어머니를 생각하고, 또 늘 고맙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 우리 부부가 직장 생활을 할 때, 어린 손자를 업어 키우시며, 집안 일까지 다 하셨다. 나는 직장을 핑계로 어머니의 노고를 모른 체 했고, 이렇게 맛있는 밥상에 감사하지 않았다. 지금은 깊이 뉘우치고.. 2020. 9. 3.
2010년-소박한 밥상과 어머니 이 사진은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이때, 나는 마을 이장을 하고 있었고, 마을과 관련한 일들로 몸도, 마음도 바빴다. 7월 말에 복놀이를 한다고 농협에서 반찬값도 받고, 닭 36마리도 받았다. 어머니는 며칠 전에 양평에 있는 노인전문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이 무렵에는 하루에 한 번은 방문을 했고, 가족들도 모두 모여 어머니를 뵈었다. 이 상을 차린 날은 마침 마당 잔디를 깎은 다음, 비가 조금 내렸고, 이렇게 저녁을 차려 간단하게 먹었다.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갑작스레 돌아가실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새벽 1시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고, 전화를 받을 때는 이미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이었다. 새벽 1시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가는 산길에는 달이 밝았다. 병원에 도착해서 어.. 2013. 11. 3.
2006년-식탁 2006년 5월 초. 어느날 아침의 식탁. 어머니가 차려주신 음식들이다. 가운데 꼬막과 양념장이 포인트. 거기에 파, 두릅, 더덕, 오이소박이, 김치, 계란프라이. 양념간장과 양념고추장. 모두 맛있고 건강한 음식들이다. 이제 봄이 오면, 다시 이런 밥상을 만날 수 있을까. 2012. 2. 21.
2004년-밥상 2004년 12월 중순. 아마 일요일인 듯 하다. 어머니가 누나네 집에 가 계실 때면, 우리가 일요일날 모시러 가곤 했다. 어머니는 예전 시흥에 사실 때부터 다니던 '전진상 의원'에 정기적으로 다녔는데, 40년을 넘게 다니셨다. 누나네 집에 가면, 늘 점심이나 저녁을 먹곤 했는데, 누나가 차려주는 밥상은 언제나 진수성찬이었고, 아주아주 맛있었다. 누나도 어머니의 손맛을 닮아서 음식 한 가지를 만들어도 입맛에 잘 맞는다. 이런 밥상을 받으며 산다는 건 참으로 행복하다. 2012. 1. 26.
2004년-밥상 2004년 2월 중순.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을 보고는 사진을 찍었다. 소박하지만 맛있는 반찬과 밥이다. 이 음식과 맛은 어머니만 만들 수 있는 것이니,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음식은 어머니의 숫자만큼 많다고 하고, 가장 맛있는 음식은 어머니가 해 주신 음식이라고 하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니, 그런 맛있는 음식은 이제 맛볼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없는 셈이다. 어머니가 만든 음식을 추억하기 위해 사진으로 남긴다. 2012.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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