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소박한 밥상과 어머니
이 사진은 특별한 사연이 있다. 이때, 나는 마을 이장을 하고 있었고, 마을과 관련한 일들로 몸도, 마음도 바빴다. 7월 말에 복놀이를 한다고 농협에서 반찬값도 받고, 닭 36마리도 받았다. 어머니는 며칠 전에 양평에 있는 노인전문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이 무렵에는 하루에 한 번은 방문을 했고, 가족들도 모두 모여 어머니를 뵈었다. 이 상을 차린 날은 마침 마당 잔디를 깎은 다음, 비가 조금 내렸고, 이렇게 저녁을 차려 간단하게 먹었다. 어머니가 몹시 쇠약한 상태였지만, 그래도 갑작스레 돌아가실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새벽 1시에 병원에서 전화가 왔고, 전화를 받을 때는 이미 어머니가 돌아가신 다음이었다. 새벽 1시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아내와 함께 병원으로 가는 산길에는 달이 밝았다. 병원에 도착해서 어..
2013. 11. 3.
2006년-고라니고기
2006년 10월 중순. 어머니가 전화를 해서, 이웃집으로 가봤더니, 고기를 굽고 있었다. 갈비를 구워서 소금을 뿌려 먹었는데, 무슨 고기인가 했더니, 고라니 고기란다. 고라니라면 우리 마을에서 자주 출몰하는 동물이긴 한데, 세계적으로는 멸종 동물에 속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하게 보여서 아무렇게나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이 고기는, 고라니를 일부러 잡은 게 아니고, 도로에서 차에 치인 걸 가져왔다는 거다. 마을에 살다보니, 가끔 희한한 고기를 맛볼 때가 있다. 이렇게 고라니 고기를 먹을 때도 몇 번 있었는데, 고라니 갈비, 샤브샤브, 불고기 등을 먹어봤고, 멧돼지 고기도 먹어봤다. 사슴농장에서 사슴 고기를 생고기로도 먹어봤는데, 피는 도저히 먹질 못했다. 꿩고기도 먹어보고, 개고기도 시골에 내려와서 먹어..
2012. 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