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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영화17

세 편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 세 편의 전쟁은 인류 역사에서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사건이다. 마르크스가 정의한 것처럼 '전쟁은 고도의 경제행위'이므로, 전쟁의 목적은 폭력을 써서 상대를 공격해 경제적 이익을 얻으려는 행위다. 따라서 얻을 게 많은 만큼 많은 걸 잃게 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처럼, 전쟁도 그렇다. 전쟁을 낭만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전쟁의 비극을 알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이다. 전쟁은 집단과 집단이 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전쟁터는 개인과 개인이 맞닥뜨리고, 모르는 사람을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하는 현장일 뿐이다. 이때 개인이 모르는 사람을 죄의식 없이 살해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기본이 '애국심'이다. 전쟁을 시작한 국가는 '애국심'을 부추기고, 침략 당한 국가는.. 2022. 11. 30.
오버로드 오버로드 영화는 공수부대를 싣고 노르망디 지역의 상공을 날고 있는 수송기로 시작한다. 대공포가 정신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무수히 터지는 상공에서 미군 공수부대 수송기는 독일군의 대공포에 맞아 끈 떨어진 연처럼 추락한다. 1944년 6월 6일, 노르망디 해안에서 먼 바다에는 곧 상륙을 앞둔 미군과 연합군의 함대가 작전 시간을 기다리고 있고, 그에 앞서 노르망디 상공으로 침투해 지역을 장악하려는 미군 공수부대 수송기 1,200대가 하늘을 뒤덮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공수부대가 노르망디 영공을 통해 후방으로 침투하는 것을 시작으로 작전이 개시되었으며, 이 작전 전체를 '오버로드 작전'이라고 한다. 수송기에 탑승한 병사들은 노르망디 해안의 후방에서 독일군을 섬멸하는 임무를 부여받았고, 이들 가운데 특별히 선발.. 2021. 1. 4.
저니스 엔드 저니스 엔드 영화를 보다 보면, 어떤 느낌이 올 때가 있다. 이 영화가 그랬는데, 어느 순간, 이 영화는 매우 '개인적'이고 '연극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영화는 아무 정보 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1차 세계대전이 배경이었고, 영국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만으로 선택했다. 영화를 다 보고 영화정보를 찾아보니, 내 느낌이 정확하게 맞아서 신기했다. 이 영화는 R. C. 셰리프가 1928년에 쓴 희곡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셰리프는 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군 장교로 참전했으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희곡을 썼다. 잘 알려진 것처럼, 1차 세계대전은 재래식 무기로 싸운 전쟁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온 전쟁이다. 나중에 2차 세계대전이 이 기록을 깨지만, 불과 20년 사이 무기의 발달은 상상을.. 2020. 11. 22.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 더 리버레이터 : 500일의 오디세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즌1은 1-4화로 완료. '밴드 오브 브라더스' 이후 제대로 만든 전쟁영화를 만났다.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미군의 전투 영화는 이미 수백 편 나왔지만,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중심으로 이전과 이후 영화로 나뉜다고 할 수 있다. 2000년 이전의 전쟁영화가 '자연주의', '낭만주의'적 요소가 주류였던 것은, 영화 제작 기법의 문제와 함께 '세계의 경찰'이자 '영웅'을 선호하는 미국인의 정서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였다. 특히 미국이 소련과 냉전을 펼치던 1950년대부터 2000년 이전까지 시기는 급격한 군비 경쟁과 동서 진영의 냉전 상황이 전쟁영화에도 영향을 끼쳤고, 미군 참전 영화는 필연적으로 독일군에 의한 유대인 학살 장면과 이어지게 된다.. 2020. 11. 13.
블랙호크 다운 블랙호크 다운 Black Hawk Down 저녁에 영화가 보고 싶어서 DVD를 뒤적거리다 이 영화를 골랐다. 이미 본 영화지만, 이번에 다시 보니 더 재미있게 느껴진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그 명성에 걸맞게 액션 씬이 매우 뛰어나다. 마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과 같은 생동감이 관객을 긴장하게 만들고, 전투 현장에 있는 듯한 긴박함을 느끼게 한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마크 보우든이 쓴 같은 제목의 넌픽션 원작을 영화로 만들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소말리아 내전에 관해 알아봤다. 소말리아는 영국 보호령이었던 북부와 이탈리아의 신탁통치를 받던 남부로 갈라져있었다가 1960년에 통일되어 소말리아 민주 공화국이 탄생했다. 1969년 시아드 바레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1991년까지 22년간.. 2020. 8. 29.
씬 레드 라인 - 테렌스 멜릭 씬 레드 라인 the thin led line - 테렌스 멜릭 '천국의 나날들'을 연출하고 무려 20년의 시간이 지나서 맬릭 감독은 새로운 영화 '씬 레드 라인'을 공개했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한데, 이후 서너 번을 더 봤다. 처음 보고 쓴 리뷰는 아래 있으니, 이번에 새로 보면서 느낀 부분을 정리해보자. 영화에서 '물'은 매우 중요한 상징이다. 물은 곧 '생명'이다. 영화의 시작, 중간 부분의 전투, 영화의 끝에서 물이 등장한다. 처음과 끝에 등장하는 바다는 만물의 생명이 탄생하는 근원으로 보인다. 평화로운 남태평양의 섬에 주민들이 살아가고, 아이들은 천진난만하게 물에서 헤엄치며 행복하게 놀고 있다. 이 평화 속에서 군인인 주인공은 주민들이 군인을 무서워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2020. 7. 26.
판필로프 사단의 28용사 판필로프 사단의 28용사 러시아 전쟁영화. 모든 전쟁영화는 판타지다. 현실을 최대로 재현한다고 해도, 피가 튀고, 몸뚱이가 산산조각 나서 날아다니는 참혹한 살육의 현장을 그대로 재현하는 건 불가능하다. 리얼리티를 최대로 끌어올린 전쟁영화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가 있지만, 그것 역시 실제 전투 현장과 비교할 수 없다. 특히 헐리우드 전쟁영화는 영웅을 드러내기 위한 배경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서, 전쟁의 참혹함과 잔혹함, 공포를 진지하게 보여주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전쟁영화 가운데 특히 1차, 2차 세계대전 영화는 이후에 나온 영화들과 차별이 있다. 이 세계대전은 근대 전쟁의 마지막 대규모 전쟁으로, 재래식 무기와 수많은 병사들의 생명을 갈아 넣은 살육전이었다. 그 가운데서도 2차 세계대전 초기에 독일과.. 2020. 6. 28.
[영화] T-34 [영화] T-34 한국에서 러시아 영화를 볼 기회는 흔치 않다. 우리가 알고 있는 러시아 영화들 가운데 '닥터 지바고'나 '전쟁과 평화' 같은 영화는 원작이 러시아 작가일 뿐, 영화를 만든 곳은 미국 영화사였다. 러시아 영화는 '전함 포템킨', '10월', '어머니', '파업' 같은 러시아 혁명을 다룬 영화들이 예전에 비디오테이프로 복사되어 은밀하게 돌려보다가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가 예술영화로 한국에 알려졌다. 현대 러시아 영화로는 '제9중대', '스탈린그라드', '레닌그라드'처럼 주로 제2차 세계대전을 다룬 전쟁영화가 주로 소개되는데, 한국 관객들이 러시아 영화에 관심이 적은 것은 퍽 아쉽다.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러시아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는 듯 한데, 러시아는 영화를 잘 만들지 못한다는 .. 2019. 3. 25.
[영화] 핵소 고지 [영화] 핵소 고지 데즈먼드 도스는 '버지니아 촌놈'이고 폭력적인 아버지를 둔 청년이다. 그는 어릴 때 동생을 때려 하마터면 죽일 뻔한 기억과, 폭력으로 어머니와 아들들을 비참하게 만들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 때문에 '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된다. 여기에 그가 가진 종교적 신념이 '집총거부'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간다. 이 영화는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이지만 결코 지루함을 느낄 시간이 없다. 의외로 앞부분에 도스의 어릴 때와 청년 때의 몇 가지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것이 전쟁 영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했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앞부분이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도스의 남동생 역시 군대에 지원 입대를 하고, 부모는 전쟁터에 나가는 두 아들을 어떻게든 말려보려 .. 2017. 1. 28.
<영화> The Water Diviner The Water Diviner 러셀 크로우 감독, 주연.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세 아들을 전쟁터에 보낸 아버지가 죽은 아들들을 찾아 호주에서 터키로 간다. 호주와 터키라는 먼 거리만큼이나 이 영화는 이해할 수 없는 전쟁 때문에 허무하게 죽은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호주와 뉴질랜드에 살던 순수한 젊은이들 약 1만 명이 터키에서 죽었다. 영국군까지 합하면 무려 30만 명이 8개월 동안의 갈리폴리 전투에서 죽거나 다쳤으니, 그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은 군인, 민간인 모두 합해 약 3천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세 아들을 전쟁터에 보낸 엄마는 결국 자살을 하고, 아버지는 죽은 아들들의 유골을 찾으러 터키로 간다. 전쟁은 끝났지만 여전히 내정이 불안정한 .. 2016. 1. 3.
<영화> the thin red line the thin red line 제목이 늘 궁금했다. '씬 레드 라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무슨 뜻일까. 얇고 붉은 선이라니.'나무위키'에서 설명한 것을 보니, '크림 전쟁' 때 영국군의 붉은 군복을 빗댄 별명이라고 한다. 러시아군과의 전투에서 영국군은 두줄로 가늘고 길게 늘어서 승리를 했고, 이 전투를 본 종군기자가 "A thin red streak tipped with a line of steel"이라고 쓴 데서 이 단어가 나왔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 사용된 제목의 의미는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일 수도 있고, '이성과 광기의 경계선'을 상징할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테렌스 멜릭 감독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상징하지 않았을까? 이 영화는 매우 잘 만든 전쟁영화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전쟁을 통한.. 2015. 12. 20.
<영화> 고지전 고지전 영화 '고지전'을 보다. 기존의 한국전쟁을 완전히 새롭게 해석한 작품.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나, 이데올로기에 의한 전쟁으로 묘사되었던 한국전쟁을 흑백논리가 아닌, '인간의 얼굴'을 한 전쟁으로, 인간의 고통은 인간이 만든 '전쟁' 그 자체에 있다는, 그래서 이념에 매몰되지 않고 보다 객관적으로 한국전쟁을 바라볼 수 있는 여지를 남긴 작품.http://yongpd.egloos.com/5001078 링크의 글처럼 상당히 비판적으로 분석한 글도 있지만, 나는 이런 글은 영화를 '작품'이 아닌, '영화기술'만으로 분석하는 차가운 글이라고 생각한다. '고지전'에서 북한군과 남한군이 만나게 되는 여러 장치들을 보면서 때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과연 이 전쟁은 무엇이고, 왜 전쟁을 해야 하는가를 스.. 2015. 8. 6.
<영화> Phantom Phantom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밝힌다. 미국과 소련이 냉전 상태에 있던 1970년대에 소련의 잠수함이 하와이 근처 바다밑에 가라앉아 승무원들이 모두 죽은 상태로 발견되었다. 사고 원인과 작전에 대해서는 소련과 미국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 진실이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영화를 크게 기대하지 않고 봤다가 의외로 흥미진진했다. 잠수함과 관련한 영화는 걸작으로 유명한 '다스 부트'를 비롯해 '크림슨 타이드', 'U-571', '붉은 10월' 등 여러 영화가 있다. 바다 밑 밀폐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관객의 심리를 압박한다. 고립된 상태로 오로지 소리만으로 주변과 상황을 판단하고, 적과 대치하거나 전투를 벌여야 하는 잠수함의 운명은 그 자체로 고통스럽다. '다스 부트'처럼 .. 2015. 8. 5.
<영화> Talvisota Talvisota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핀란드라는 나라가 얼마나 멋진 나라인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다.자기 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승리의 기록을 영화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 역시 훌륭한 방식이다. 특히 강대국인 쏘련을 상대하면서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짱 뜨는 모습은, 같은 약소국가인 우리나라가 본받을 점이 많다.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겨울전쟁'에 관해서는 자세하게 설명한 정보(https://mirror.enha.kr/wiki/겨울전쟁)가 있으므로 생략하기로 한다.나라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전쟁터로 나가는 핀란드의 국민은, 자신의 죽음이 헛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 설령 전쟁에서 패하고, 핀란드가 쏘련의 지배를 받더.. 2015. 5. 24.
<영화> american sniper american sniper -스포일러가 있으니, 앞으로 영화를 보실 분은 읽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이 영화를 미국식 애국주의와 특별한 군인의 자전적 내용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두 요소가 화학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고, 세계의 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의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텍사스 벌판에서 목동으로 별 볼일 없는 평범한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었던 남자 크리스 카일은, 중동에서 미국의 대사관이 테러당하고, 결정적으로 9.11테러를 보면서 군인이 되기로 결심한다.그는 애국자였고, 나라를 위해 자신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탔다. 그리고 그는 이라크와의 전쟁에서 '레전드'라는 이름을 얻는다. 크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은 크리스 카일의 삶을 통해 무엇을 말하려 .. 2015. 1. 14.
<영화> FURY FURY 2015년에 본 첫 영화.브래드 피트는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영화 홍보에서도 '라이언 일병 구하기' 이후 최고의 영화라고 했지만, 이 영화는 그동안의 전쟁 영화들 가운데서도 걸작의 반열에 들 듯 하다.무엇보다, 이 영화는 전쟁을 그린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전쟁 그 자체를 묘사하고 있다. 즉, 뛰어난 리얼리티로, 영화를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단지 '전쟁영화'를 즐기는 오락으로서의 영화가 아니라, 영화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함께 느끼는 감정이입을 경험하게 된다.연합군은 2차 세계대전에서 승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죽어간 많은 군인 즉, 청년들의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은 아무리 미화해도 아름다울 수 없으며, 지나치게 과장해도 전쟁의 두려움과 공포와 참혹함은 지나치지 .. 2015. 1. 2.
마이웨이 마이웨이 : 한정판 (3disc) - 강제규 감독, 장동건 외 출연/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영화 잡지를 보면, 새로운 영화의 평점을 부여하는 곳이 있다. 이미 세계적으로 유명한 IMDB에도 그런 시스템이 있으니, 그걸 탓할 수는 없겠다. 하지만, 그 평점을 주는 것이 영화를 본 관객들의 감상의 결과라면 흔쾌히 수긍하겠지만, 잡지에 실린 평점은 대개 '전문가연'하는 자들이 그들의 '주관적'인 잣대로 붙여놓은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전문가연 하는 자들-의 '주관적 평론'에 영향을 '아주 적게라도' 받는다. 그래서 많은 돈과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공을 들인 영화가 평론가연 하는 자들의 말 한마디에 대박이 터지기도 하고, 쫄딱 망하기도 한다. 물론, 그들이 그만큼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느냐는 또 다른 논쟁.. 2011.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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