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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배학교87

2007년-정배학교 입학식 2007년 3월 초. 정배학교 입학식이 열렸다. 이날 일기는 이렇다. 3월 2일 금요일 비가 내렸다. 오랜만에 비가 내렸다. 똥이는 학교 개학이고, 1학년 입학식이 있어서 오전에는 학교에 있었다. 얼마 전까지 교무실로 쓰던 1층 교실을 3학년 교실로 꾸몄다. 교무실이 없어진 상태라고 한다. 새 학기들어 지난번 근무하던 박석동, 김주학 선생이 전근을 가고, 세 명의 선생이 새로 왔다. 학교의 잡다한 일을 하는 분도 바뀌었다. 그 가운데 말이 많은 김용우라는 선생이 서종초등학교에서 왔는데, 아침에 기다리면서 명준이 아빠와 함께 셋이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아무 정보가 없는 상태였다면, 그 선생도 평범한 선생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그가 6학년에서 정배학교로 오면서 갑자기 1학년 담임을 맡았는데, 그것.. 2012. 3. 8.
2006년-연극발표회 2006년 12월 초. 정배학교 어린이들이 한 해 동안 배운 연극으로 발표회를 했다. 정배학교에서는 학교와 학부모의 지원으로 특기적성 과목으로 연극을 했는데, 학원에 다니는 것보다는 재미있어 했다. 정배학교 어린이들은 한 두명을 제외하고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 6년 내내 학교에서 특기적성으로 연극, 풍물 등을 배웠다. 강아지로 분장한 규혁이. 연극을 시작하기 전에 인사를 하는 규혁이 조. 아주 좁은 급식실에 전교생과 학부모가 모였다. 무대가 따로 없어서 바로 앞에서 연극을 했다. 지켜보는 눈이 많아서 어린이들이 좀 부담스러웠을 듯. 주인공 역할을 맡은 규혁이. 연극을 마치고, 관객을 향해 인사. ^^ 2012. 3. 5.
2006년-정배학교 2006년 11월 초. 가을이 깊어가면서 시골은 자연의 변화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모처럼 정배학교 운동장으로 놀러갔다. 이미 느타나무 잎이 다 떨어지고... 느티나무 잎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모든 나무잎은 단풍이 들지만, 느티나무처럼 점잖고, 품위있게 단풍이 드는 것도 드물 듯 하다. 한여름의 초록잎도 아름답고, 봄의 여린잎은 또한 얼마나 눈물겹게 아름다운가. 글이나 말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그 오묘함을 도저히 형용할 수 없다. 가을에 이렇게 잎이 떨어져 도로에 쌓이는 것만 봐도 눈물겹게 아름답지 않은가. 학교 운동장에도 은행잎이 소복하게 쌓였다. 은행축제를 마치고 나면 은행나무에서도 은행잎이 우수수수수수 떨어진다. 바람이 불면 마치 나비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은행잎을 보면, 이 나무가 무려 5억년.. 2012. 3. 1.
2006년-정배어린이 2006년 10월 중순. 정배학교 운동장에서 정배학교 어린이들이 단체사진을 찍었다. 정배학교 은행축제를 하면서 나오는 은행을 판매할 때, 라벨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학부모들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은행은 1Kg에 1만원으로, 학부모들이 직접 구입하기도 하고, 아는 사람을 통해 판매해서 전부 팔려나갔다. 이 돈은 어린이들을 위해 주로 도서관에 책을 구입하거나, 장학금을 주었다. 2012. 2. 29.
2006년-정배은행축제 준비 2006년 10월 초. 정배학교에서 열리는 은행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정배 아빠들이 나섰다. 학교 운동장에서 불을 피우고 있다. 이 날 일기는 이렇다. 10월 8일 일요일 아침 일찍 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오늘 아빠들이 모여서 은행을 털기로 한 날이다. 은행을 털고 몇 명은 현수막을 걸기 위해 문호리로 나가서 문호리에 하나, 양수리 입구에 하나, 도장리에 하나를 걸고 들어왔다. 점심은 자모회장이 김치찌개를 끓여오고 은아네, 우리집, 동형이네서 각각 밥과 음식을 가져와서 모두 먹었다. 은행은 학교 바깥에 있는 나무들 몇 개를 털어서 모두 포대에 담아 개울물에 담가 놓았다. 은행 씻는 작업은 진도가 너무 나가지 않아서 많이 못 했다. 은행 작업으로 하루를 꼬박 보냈다. 문호리의 도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현.. 2012. 2. 29.
2006년-정배캠프 2006년 9월 말. 정배캠프를 중미산자연휴양림에서 열었다. 이 시기에는 캠프도 자주 열어서, 정배학교는 그야말로 대안학교 같은 분위기였다. 중미산자연휴양림에서 활동하시는 학부모이자, 숲해설가인 최선배께서 설명을 하고 있다. 이 날의 일기는 이렇다. 9월 30일 아침부터 휴양림에서 정배 캠프를 했다. 아침에 필요한 장비들을 가지고 올라가 11시부터 텐트를 쳤다. 장소는 지난번 캠프를 했던 제2 야영장. 11시가 좀 넘어서 내가 가지고 올라간 텐트를 다 치고 나자 아빠들이 올라왔다. 용빈 아빠, 홍재 아빠, 동형 아빠가 올라와서 넷이서 텐트를 여섯 동을 치고 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할 때, 아이들과 엄마들이 올라왔다. 오후 2시부터 제2 매표소에 모여 숲 해설을 들었다. 유치부, 저학년, 고학년으로.. 2012. 2. 29.
2006년-실학 축전 2006년 9월 말. 남양주 능내에 있는 다산 선생 생가에서 실학 축전이 열렸다. 정배학교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은 단체로 실학 축전에 참가했다. 이렇게 말, 아니 당나귀도 타보고... 실학 축전을 시작하는 공연. 줄타기도 보고... 공연도 보고... 정배어린이들은 맨발로 모래밭을 뛰어다니며 놀았다. 2012. 2. 29.
2006년-정배리의 일상 2006년 9월 말. 맑고, 아름다운 가을의 어느날이다. 봉사활동을 가는 정배학교 고학년 어린이들. 이날 일기는 이렇다. 9월 23일 토요일 아침 저녁으로 서늘하고 낮에는 조금 덥다. 좋은 가을 날씨다. 아침에는 학교 운동장에서 삼성카드 봉사활동으로 서울가는 고학년들을 배웅했다. 버스 한 대가 와서 데리고 갔는데, 이장, 자모회장, 고학년 학부모들이 나왔다. 오후에 수입리에서 집을 짓고 있는 장찬수 선생댁을 찾아갔다. 같은 주민자치위원이고 같은 홍보분과여서 조금 친해졌다. 수입리에 짓고 있는 집도 노출 콘크리트가 들어간 집이어서 같은 관심거리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수입리 나루터 바로 옆에 집을 짓고 있었는데, 지형은 썩 좋아보이지 않았다. 땅도 넓고 건물도 단독주택으로는 큰 편이다. 집을 보고 양.. 2012. 2. 29.
2006년-정배학교 운동회 2006년 9월 중순. 정배학교에서 가을운동회가 열렸다. 사진에 보이는 어린이들이 정배학교의 전교생. 병설유치원 어린이까지 포함해서다. 이날 일기를 이렇다. 9월 18일 월요일 아침 일찍 학교로 갔다. 아빠들이 나와서 운동회 준비를 하기로 했다. 창고에서 내빈용 의자를 가져와 배열하고 급식실에 있는 식탁을 밖으로 배치하고 급식실 청소를 했다. 가마솥을 걸고 밥과 국을 끓일 준비는 마을 아주머니 두 분이 했다. 학교에서 천막을 쳤다. 찬조금은 10만원을 했다. 운동회를 하는 내내 하늘이 흐렸다. 바람은 멈추었고, 비는 몇 방울 떨어졌지만 운동회를 하기에는 오히려 좋은 날씨였다. 어제 바람이 많이 불어서 익어가는 은행이 땅에 떨어져 있었다. 운동회는 지난해에 비해 훨씬 내용이 좋아졌다. 운동회가 재미있고 즐.. 2012. 2. 29.
2006년-정배캠프 2006년 8월 말.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에, 정배 학부모들은 다시 캠프를 준비했다. 어린이들과 함께 하는 캠프로 장소는 중미산자연휴양림. 집에 있는 텐트를 가지고 나와 휴양림에서 하룻밤 자면서 캠핑을 하는 것이다. 모두들 신이 났다. 학부모들이 재료며, 기본 준비를 해주고, 밥을 지어 먹는 것부터,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어린이들이 직접 했다. 간단한 만들기부터, 그리기, 염색 등 체험의 내용도 다양했다. 나무 목걸이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해주시는 학부모님이자 휴양림 숲해설사 선배님. 모두들 진지하게 듣고 있다. 정배학교 어린이들과 학부모. 참 좋은 한 때였다. 2012. 2. 28.
2006년-정배가족 체육대회 2006년 4월 초. 정배학교 운동장에서 정배학교 어린이들과 학부모들이 모여 가족 체육대회를 열었다. 주로 아빠들이 기획하고, 행사 준비까지 모두 한 이 정배가족 체육대회는 마음에 맞는 이웃들과 사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섞여서 함께 야구도 하고, 축구도 했다. 봄날의 황사가 몰아치는 날이었는데,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들 뛰어놀았다. 이렇게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난이도 있는 게임도 하고... 어린이들과 어른이 한팀이 되어 신나게 뛰어 놀았다. 엄마들도 잠시 어린시절로 돌아가는 즐거움을 누리고... 마침 생일을 맞는 친구가 있어 저녁에는 생일 축하 케익에 촛불도 켜고... 케익도 맛있게 먹고... 어린이들은 한 곳에 모여 식사를 하고, 어른들도 따로 술 한 잔을 하는 시.. 2012. 2. 19.
2006년-정배아빠 모임 2006년 3월 중순. 정배학교는 공교육의 분교학교로 작은 학교지만, 2000년 폐교반대 운동 이후, 2010년까지 약 10년 동안에 의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2000년 당시, 학교가 분교에서 그나마 폐교되기 직전까지 갔는데, 마을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반대운동을 펼쳐 폐교를 막을 수 있었고, 이후 학생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정배학교의 폐교운동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2003년에 들어왔는데, 그때 학생 수는 스무명 안팎이었다. 또한, 학생 가족의 대부분은 도시에서 들어온 30-40대의 젊은 부부들이었고, 마을의 토박이 부모는 두 가구 정도였다. 정배학교에 들어온 학부모들의 성향은 어느 정도 비슷했고, 또한 그 지역의 생협인 팔당생협의 회원들이 대부분이어서(우리도 물론) 자연.. 2012. 2. 19.
2006년-2학년 2006년 3월 초. 2학년들이 선생님과 함께 운동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입학할 때는 6명이었는데, 이때 이미 9명으로 늘었다. 1년 사이에 3명이 더 전학을 온 것이다. 2학년 담임은 박석동 선생님. 아이들이 모두 좋아했다. 지금은 모두 중학교 2학년이 되었고, 이 어린이들 가운데 몇 명은 대안학교에 가거나 홈스쿨링을 선택했다. 2012. 2. 18.
2006년-정배학교 입학식 2006년 3월 초. 정배학교 신입생 입학식이 열렸다. 작년에 규혁이가 1학년으로 입학했고, 그 때는 모두 6명이 1학년이 되었다. 그 1학년들은 이제 2학년이 되어 가장 앞줄에 앉았다. 2006년에 1학년이 되는 친구는 모두 세 명. 현수막에는 네 명의 이름이 써 있지만, 한 명은 처음부터 입학할 의도가 없이, 학적부에만 이름을 올리기 위해서 입학을 한 것이다. 입학식 끝나고, 식당에서 조촐한 축하모임이 열렸다. 이때만 해도 학생이 전부 30명 남짓이었으니, 참 작은 학교였다. 모두들 축하. 2012. 2. 18.
2006년-정배학교 졸업식 2006년 2월 중순. 정배학교 졸업식이 열렸다. 2006년에 정배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모두 다섯 명. 은강이. 규석이. 올해(2012년) 홍익대 미대에 입학했다. 상희. 주범이. 시골 분교의 졸업식은 조촐하지만, 이때는 본교에서 졸업식 행사를 했다. 이때 이후에는 정배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졸업식을 했는데, 우리끼리 하는 졸업식이 훨씬 뜻깊었다. 2012. 2. 18.
2005년-연극발표회 2005년 12월 초. 정배학교 어린이들이 연극발표회를 했다. 그동안 학교에서 특기적성의 하나로 연극놀이를 배웠는데, 연말이 되어 작품 발표회를 연 것이다. 급식실을 치우고, 무대도 없이 약간의 소품만 가지고 연극을 했는데, 그래도 즐겁고 재미있게 했다. 원숭이로 분장한 규혁이. 마을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좋은 아이디어를 내서 문제를 해결하는 원숭이 역할을 맡았던 규혁이. 주인공이었는데, 딱히 주인공 포스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즐거운 연극놀이. 이런 작은 무대에 서 보는 경험도 어렸을 때의 좋은 추억이지 않을까. 2012. 2. 16.
2005년-학교 급식 2005년 11월 말. 무엇 때문인지, 점심 무렵에 정배학교에 들렀다. 마침 어린이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어서 급식실에 들어가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이 작은 공간이 전교생이 식사하는 곳이다. 왜 왔냐고 째려보는 규혁이. 아이쿠. 그래도 밥은 맛있게 잘 먹는다. 시골의 가난한 학교다운 점심시간이었다. 그래도 어린이들이 어른들 모두 잘 적응해서 생활했다. 부족하고, 불편한 것들이 있어도, 더 중요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양보하고, 포기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2012. 2. 15.
2005년-정배학교 2005년 11월 초. 정배학교 운동장이 온통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잎으로 덮였다. 마침 안개까지 드리워, 제법 분위기가 있다. 어린이들이 모여 줄넘기를 하고 있다. 규혁이도 줄넘기를 열심히 잘해서 상까지 받았다. 어린이들은 어떻게 하나같이 줄넘기를 잘할까 궁금하다. 일부러 깔아놓은 것도 아닌데, 고르게 퍼진 은행잎. 이렇게 자연은 평균적으로 분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인가보다. 교실에서 바둑을 두고 있는 규혁이. 한때 학교에서 바둑교실을 특기적성으로 한 적이 있었다. 아, 이건 바둑이 아니고, 그냥 검은돌, 흰돌 놓기 놀이. 아름답게 마른 낙엽. 참 곱다. 2012. 2. 14.
2005년-은행축제 2005년 10월 말. 정배학교에서 은행축제를 했다. 학부모와 어린이들이 적극 참여하는 공동체 놀이 행사이자, 정배학교를 위한 기금마련 행사이다. 미리 은행나무에서 은행을 떨면, 학부모들과 어린이들이 은행을 줍는다. 한택수 양평군수도 참가해서 정배학교를 응원했다. 은행축제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도 열렸다. 책도 아주 싸게 판매하고... 협찬 물품들도 많이 들어와서, 모두 판매하여 기금으로 활용했다. 학교 앞 개울에서 은행을 씻고... 운동장에 장작불을 피워 서늘한 한기도 없애고... 다같이 주운 은행이 이렇게 많았다. 운동장에 모여서 고구마도 구워 먹고...은행을 씻어 말려서 1킬로그램 단위로 포장해 판매한 금액은 정배학교 어린이들에게 장학금을 주거나 도서관에 책을 구입하는 용도로 사용했다. 2012. 2. 13.
2005년-은행축제준비 2005년 10월 중순. 정배학교에서 몇 년째 하고 있는 은행축제가 다가왔다. 은행이 노랗게 익어가고 있다. 학교 앞 개울. 이때는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학부모들이 직접 만든 현수막을 가지고, 학부모(아빠)들이 현수막을 걸러 나섰다. 은행 털러 가자는 선동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현수막. 우리가 은행을 턴다고 미리 경고하는 이 대범함. 은행이 어디냐고 물어보는 이 치밀함. 아빠들이 열심히 만들어서 가장 멋진 현수막을 만들어 걸었다. 이런 현수막은 2005년 외에는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 2012. 2. 13.
2005년-정배학교 2005년 9월 말. 아마 일요일인 듯. 학교가 조용하다. 우리 가족은 학교 운동장에서 배드민턴도 하고, 축구도 하면서 조용하지만 한가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9월 말이라 해도, 아직은 그늘이 시원한 날이다. 비어 있는 학교 운동장. 축구를 하는 규혁이와 엄마. 학교운동회가 끝나고나서 아직 만국기를 철거하지 않았다. 강력한 슛이지만 사실은 굴러오는 중.... 이제는 엄마가 골키퍼.. 아들의 강력한 슛을 막을 수 있을까... 앞니가 빠져서 힘겨운 한때를 보냈던 똥이. 뭐, 이런 것 쯤이야...시크하다... 운동장에 여치가 날아왔다. 아주 가까이 카메라를 들이대도 움직이지 않는다. 좀 잘 찍어봐라...하는 듯이... 2012. 2. 12.
2005년-정배학교 2005년 9월 말. 정배학교에 연주단이 찾아왔다. 이 정도 규모라면 넓은 공간이 있어야 했지만, 이때 학교에는 강당도 없었고, 큰 교실도 없었다. 가장 큰 교실이 유치원 교실이었다. 모두들 유치원 교실에 모여앉아 연주를 들었다. 아마 태어나서 가장 가까이에서 들은 클래식 음악이 아닐까. 연주는 진지했고, 어린이들과 학부모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다. 2012. 2. 12.
2005년-정배운동회 2005년 9월 중순. 정배학교에서 운동회를 열었다. 분교라고는 해도 가능한 독자적인 행사를 하려고 노력했다. 본교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으면서, 작은 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이 학부모와 선생님들의 생각이었다. 만국기가 운동장 위에 걸렸다. 전통적인 청군과 백군. 들어오는 문은 용진문. 나오는 문은 개선문. 현수막 하나로 두 개의 효과. 운동장 한쪽에는 이렇게 가마솥을 두 개 걸었다. 정배학교 행사에는 빠짐없이 등장하는 가마솥. 마을에서 지은 쌀로 밥을 하고... 마을회관에 있는 그릇과 수저 등을 빌리고... 어지간한 반찬은 엄마들이 직접 만든다. 이것이 공동체. ^^ 불고기를 만들어서 곧 굽기 직전. 사진에 보이는 어린이들이 전교생. 유치원생까지 포함해서다. 작지만 알찬 운동회. 마을 어른들과.. 2012. 2. 12.
2005년-정배캠프 2005년 8월 말. 학교가 방학이었지만, 학부모들이 기획해서 1박2일 정배캠프를 열었다. 오로지 학부모들의 의지와 학생들의 참여로 만든 이 캠프는, 알찬 것은 물론이고,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먼저, 각 조로 나눠서 학부모들이 도우미가 되고, 어린이들이 작품을 만들었다. 전지 위에 학교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을 모두 모아 식물도감을 만드는 작업. 모두들 나무잎, 풀잎, 꽃잎 등을 찾으러 돌아다녔다. 규혁이도 열심이다. 각 조별로 노래자랑도 했다. 사회도 엄마 가운데 재능있는 분이 맡아서 하고, 학교 운동장에는 일찌감치 텐트까지 쳐놓았다. 규혁이가 속한 조. 조금 쑥쓰럽다. 저녁 식사도 학부모들이 재료를 준비해 주고, 밥은 직접 어린이들이 조 별로 알아서 지어먹도록 했다. 저녁에는 운동장에서 캠.. 2012. 2. 12.
2005년-정배학교 물놀이 2005년 7월 중순. 학교 앞을 흐르는 개울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했다. 작은 댐을 만들고, 그 안에 메기를 풀어놓는 작업이었다. 어린이들은 신나서 열심히 했다. 작은 돌을 모아 댐을 만드는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어린이들이 하나씩 나르는 작은 돌이 모여 댐을 만든 것이다. 흐르는 물이 어느덧 정강이까지 차올랐다. 정배학교는 시골의 작은 분교학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마치 대안학교 같은 분위기였다. 규혁이가 학교를 다닐 때까지는. 그때는 학생 수가 워낙 적어서, 선생님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었다. 2012. 2. 12.
2005년-책장만들기 2005년 4월 초. 정배학교 도서관에서 책장을 직접 만들었다. 처음에는 학교에서 책장을 구입하겠다고 했는데, 학교에서 구입하는 책장은 재질에 비해 너무 비싸고, 재료도 좋지 않은 것들이다. 학부모들이 학교에 요청해서, 책장 구입비를 주면, 그 돈으로 학부모들이 직접 나무를 구입해 책장을 짜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학부모들이 직접 나서서 도서관 책장을 만들었다. 목재소에서 나무를 구입한 다음, 그곳에서 다 켜 왔다. 학교에 가져와서 조립만 하면 되었다. 책장 만들기는 정말이지 '누워서 떡먹기'보다 쉬운 일이어서, 전혀 어렵지 않았다. 다만 양이 많아서 이틀에 나눠서 했다. 전문가 포스가 풍기는 정배 아빠들. 책장을 만들어서 세워놓으니 그럴 듯 하다. 돈도 적게 들고, 원목으로 나무를 만들어서 품질도 좋.. 2012. 1. 29.
2004년-정배학교에서 2004년 12월 중순. 살다보면, 때로 말하지 않아도 느끼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 사진들은, 그냥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저려온다. 쓸쓸함, 외로움, 슬픔... 오후, 겨울이라 해가 일찍 사라졌다. 높이, 달이 보이고... 학교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었다. 오직 똥이 혼자 뿐. 겨울, 쓸쓸한 운동장에서 혼자 놀고 있는 똥이. 혼자 자라는 아이의 외로움을 부모인들 알아줄까. 인간은 고독한 존재라고 하지만... 어릴 때부터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 시골로 내려 온 것이 잘 한 걸까, 아이가 외롭지 않을까, 시골은 너무 심심하고, 조용하고, 느리고, 적막한데... 저 느티나무 가지의 실루엣처럼 마음이 복잡했다. 201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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