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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2

2009년-통도사에서 2009년 9월 중순. 마음 아픈 일로 통도사엘 갔다. 우리 가족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는데, 사람 살아가는 일에는 예외도, 예측도 있을 수 없나보다. 하루 하루가 두렵고 무서울 뿐이다. 그럼에도 살아 있는 사람은 살아야 하니, 목구멍으로 밥을 넘기는 일이 환멸스럽기만 한데도, 애써 무심한 척 하느라 풍경만 바라보게 된다. 통도사 입구에서 할머니가 박스에 담아 팔던 땅콩. 어느 과수원의 잘 익어가는 사과. 사과가 탐스럽게 열렸다. 통도사를 지나 산 속으로 줄곧 들어가면 암자가 많은데, 그 가운데 한 암자. 암자 뒤로 병풍처럼 두른 산줄기. 설법전. 단청을 칠한 것이 시간에 바랬다. 암자라고는 하지만 여느 사찰보다 규모가 큰 듯. 암자 앞 감나무 아래에서 주운 감. 세월의 흔적이 깊.. 2012. 10. 7.
2005년-동기여행-통도사 2005년 3월 중순. 여행 둘째날. 통도사에 들렀다. 우리는 여전히 군대이야기를 했고, 그 시절을 그리워했으며, 그때를 잘 견딘 우리 스스로가 자랑스러웠다. 군대에 있을 때는, 군대만큼 힘들고 고통스러운 곳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전역하고 20년 넘게 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 그 자체가 군대보다 훨씬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걸 몸으로 느끼고,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쉽게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삶의 무게가 시간이 흐르면서 더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기 때문일 게다. 우리는 힘들고 고달프게 살다갈 인생들이다. 이것은 피해갈 수 없는 길이며, 바꿀 수도, 거역할 수도 없는 고난의 길이다. 다만, 그것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느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을 뿐이다. 운명론자.. 2012.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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