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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116

[영화] 천군 [영화] 천군 2005년에 개봉한 영화인데, 그때 이렇게 잘 만든 영화가 나온 줄 몰랐다. 이제라도 사람들이 알았으면 하는 영화다. 우선 이 영화에 등장하는 배우들이 지금으로 보면 최고의 배우들인데, 주연, 조연으로 엄청나게 많이 나온다. 대스타 총출동이다. 스타도 스타지만 이야기가 재미있다. 자칫 어설픈 대체역사영화가 될 수도 있는 내용을 코믹한 내용과 청년 이순신의 등장, 오랑캐와의 전투 등을 통해 우리가 한번쯤 상상했던 장면들-현대군이 조선시대로 가서 총으로 적들을 몰살시키는-을 영화로 구현하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 북한과 남한이 공동으로 개발한 핵탄두 '비격진천뢰'가 등장한다. 이 핵탄두를 실어 나를 ICBM이 이미 이 영화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요즘 북한에서 ICBM을 개발했다는 뉴스가 나오.. 2017. 7. 10.
[영화] 악녀 [영화] 악녀 첫 장면의 1인칭 액션은 마치 게임을 보는 듯 한 장면이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신선한 액션이다. 영화의 중간중간 등장하는 액션들은 상당한 공을 들인, 잘 만든 장면이어서, 이 액션들만으로도 영화는 볼만 하다. 이 영화를 만든 정병길 감독은 '우린 액션배우다', '내가 살인범이다'를 연출한 감독인데, 이 영화들은 모두 봤고, 액션 장면들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감독이 액션스쿨에서 액션배우로 활동한 경력이 있어서, 액션에 특히 공을 많이 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인공 숙희 역의 김옥빈은 한국의 여자배우로는 특별하게 어려운 액션을 거의 모두 직접 연기했다. 액션영화에서 여성 주인공 혼자 등장하는 것은 퍽 드문 현상인데, 김옥빈의 액션 연기는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난도의 .. 2017. 7. 7.
[영화] 그물 [영화] 그물 김기덕 감독 작품. 남북한의 반민주적 정권과 정보기관의 닮은 꼴을 보여주고, 그 체제 속에서 죽어가는 평범한 인민의 삶을 그리고 있다. 남북한의 경계에서 어업을 하고 있는 주인공 남철우는 고기잡이 배를 타고 나갔다가 엔진 고장으로 배가 남한으로 표류한다. 남한 쪽으로 내려와 남한 군인들에게 잡혀 정보부로 넘겨진 철우는 간첩 여부를 가리는 조사를 받고, 간첩이 아니라는 결론에 따라 귀순 공작도 받지만 끝까지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철우의 의지에 따라 자신이 몰고 온 배를 타고 북한으로 돌아간다. 남한에 있을 때, 정보기관의 조작으로 간첩으로 몰릴 뻔한 위기를 넘기고, 남한의 도시 풍경을 눈으로 보면서 그 풍요로움에 마음이 조금 흔들리지만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생각하며 귀환의 강력한 의지를.. 2017. 6. 30.
[영화] 중독노래방 [영화] 중독노래방 이 영화를 '장르영화'라고 하려면, 시나리오를 고쳐야 한다. 이 영화와 비슷하면서 더 잘 만든 영화가 '조용한 가족'이다. 이미 '조용한 가족'이 코믹스릴러라는 장르로 제작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한참이나 늦게 만들어진 이 영화를 두고 어떤 장르의 시작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음산한 노래방 분위기와 저마다 상처를 갖고 모여 든 사람들이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간다는 이야기는 흔한 신파다. 노래방 주인이자 주인공 성욱은 아내와 아이를 잃고 늘 자살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남자인데, 그가 괴로움을 잊지 위해 하는 일이라는 것이 야동을 보는 것이다. 노래방 도움미로 스며들듯 들어온 하숙은 성폭행 피해자였고, 나주는 폭력 남편을 피해 도망다니는 딸을 둔 엄마다. 이들은 저마다의 아픔과 상처를 가지.. 2017. 6. 29.
[영화] 옥자 [영화] 옥자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기다렸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개봉하는 날 봤다. 멀티플렉스에서는 상영 거부를 했기 때문에 대한극장에서 봤다. 물론 집에서 편하게 넷플릭스로 봐도 되지만 큰 화면에서 보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을 듯 해서 일부러 영화관을 찾았고, 큰 화면에서 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무엇보다 완벽하게 구현한 옥자의 컴퓨터그래픽이 훌륭했다. 하마와 돼지, 코끼리를 합성한 듯한 이 거대 동물은 실사로는 만들 수 없는 동물의 움직임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다. 제작비가 5천만달러(600억원)나 들었으니 그만큼 높은 품질의 영화가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새로운 영화를 만들 때마다 새로운 형식과 인물을 만들어 내는 봉준호 감독이고보면, 이 영화에서도 거대동물 '옥자'와 그의 친구 '미자'.. 2017. 6. 29.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아주 오랜만에 영화를 다시 봤다. 잘 만든 영화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 넘는 감동을 준다. 오래 전에 봤던 영화 '라 스트라다'의 경우, 비극적이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고 그 여운이 오래 간다. 잘 만든 멜로영화는 가능한 많은 부분을 절제해 보여주는 미덕이 있다. 과잉보다는 결핍이, 과장보다는 절제가 더 아름답다는 것은 영화만이 아닐 것이다. 비극적 서사는 비극적 상황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비극적 인물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비극적 인물은 우연 또는 운명적으로 탄생하며 그 길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주인공 정원과 다림은 우연히 만났지만 서로에게 끌린다. 자신의 죽음이 머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정원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려는 생각도, 의지도 없다. 그는 조용하고 고요한 일상을 살.. 2017. 6. 26.
[영화] 3인조 3인조 버디 무비. '내일을 향해 쏴라'의 한국판이랄까. 더 이상 살아갈 희망도, 의욕도 사라진 막장 인생들이 벌이는 최후의 항전. 1997년에 만든 영화로는 꽤 액션과 스펙터클이 살아 있다. 박찬욱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이 영화에는 유명한 배우들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박찬욱 감독 자신도 단역으로 출연하고, 주인공인 이경영, 김민종, 정선경을 비롯해 이경영의 아내로 김부선, 전당포 노파로 도금봉, 편의점장 유퉁, 개그맨 서경석과 이윤석, 이경영이 단골로 다니는 악기점의 점원으로 류승완 감독(당시는 연출부)이 잠깐 나온다. 지금은 꽤 유명하지만 당시에는 거의 무명이었던 안길강, 이무영, 김양우 등 조연이나 단역들도 실력파들이 많이 출연했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인 김민종의 연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2017. 6. 18.
[영화] 전설의 주먹 [영화] 전설의 주먹 덕규는 학생 복싱선수였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심판의 농간으로 탈락하면서 타락한다. 상훈과 재석은 각각 학교에서 주먹깨나 쓰며 학창시절을 보내지만, 결국 사고를 치고 재석은 감옥까지 갔다 온다. 그리고 25년이 지나, 이들은 '전설의 주먹'이라는 TV프로그램의 링 위에서 다시 만난다. 강우석 감독이 만든 액션 영화. 상영시간도 무려 150분이 넘는다. 보통은 120분 정도로 편집하는 것이 기본인데, 이렇게 길게 만든 것도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편집을 해서 시간을 줄여 120분 안으로 내용을 담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무려 30분 이상을 더 길게 만든 데에는 감독 나름의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하는 것을 더러 봤는데, 내 생각은.. 2017. 6. 13.
[영화] 불한당 [영화] 불한당 영화는 나쁘지 않았는데, 영화를 만든 감독이 SNS에서 이상한 말을 하는 바람에 거액을 들여 만든 영화가 폭삭 망한 케이스. 이런 경우는 드문데, 감독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말을 한 것이 결국 영화 전체를 망하게 만든다는 것은, 거꾸로, 감독의 한 마디가 영화를 망하게도, 흥하게도 할 수 있을 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뜻이겠다. 즉, 감독이 대중과 어떤 생각으로, 어떤 방식으로 소통을 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흥행에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고,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 영화에서 감독의 그런 개인적(?) 일탈을 제외하고 오로지 영화로만 봤다면 과연 흥행에 성공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이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약 230만 명이라고 하는데,.. 2017. 6. 10.
<영화> 밀정 밀정 192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독립운동을 그린 영화. 역사적 사건이었던 의열단의 폭탄 투척 사건이 주요 모티브다. 영화의 내용은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독립운동에 관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울 수 있기도 하다. 이 영화는 직전에 나왔던 '암살' http://marupress.tistory.com/1863 과 함께 보면 더욱 재미있고 항일 독립운동을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조선이 해방된 이후 무려 70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독립운동을 다룬 영화들이 본격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몹시 안타깝지만 반가운 일이다. ‘암살’이나 ‘밀정’과 같은 영화들은 우리 사회의 민의 즉 인민의 의식과 수준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물리적으로 이전의 사회에서는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 2016. 11. 12.
<영화> 아수라 아수라 잘 만든 영화. 하드보일드 리얼리즘 느와르 영화라고 해야 할까.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이동진 평론가가 이 영화에 별점을 낮게 준 것도 의외였다. 오히려 박평식을 비롯해 여러 평론가들은 별점 세 개로 비슷했다. 평론가들은 야박하게 굴었지만, 나는 이 영화가 꽤 재미있고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기는 놈이 내 편'이라는 주인공 한도경 형사는 안남시장 박성배의 해결사 노릇을 하고 있다. 공무원이면서 불법을 자행하는 한도경은 이미 악인이다. 그가 아내의 이복오빠인 박성배 안남시장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내를 살리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지만, 그것이 그의 범죄를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한도경은 비도덕적 인물인다. 그는 아내의 병원비 때문에 시장의 뒤를 봐주는 더러운 .. 2016. 10. 31.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재미있게 본 영화. 영화 스타일도 새롭고 이제훈의 연기도 좋았다. 감초 역할을 한 두 어린이 배우-특히 막내-도 웃음을 준다. 영화의 기본 줄기는 홍길동이 엄마의 복수를 하는 것이지만, 그 와중에 거대한 범죄조직을 소탕하고, 엄마를 죽인 원수의 손녀들을 돌보게 된다는 훈훈한 결말이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처음 받은 인상은 영화 '씬시티'였다. 분위기나 미장센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그렇더라도 한국영화에서 이런 독특한 화면을 만들어 낸 영화는 처음 보는 듯 하다. 이제훈은 연기를 참 잘 한다. 배우가 연기를 잘 하는 건 기본 가운데 기본이 아니냐고 말하겠지만, 아무리 배우라도 연기가 쉽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안다. 그래서 연기 잘 하는 배우들의 몸값이 더 비싼 .. 2016. 10. 27.
<영화> 계춘할망 계춘할망 제주도 해녀 할머니와 도시에 사는 젊은 여성. 해녀 할머니는 오래 전, 시장통에서 어린 손녀를 잃어버린다. 그 소녀는 길을 잃어버렸는지, 누군가에 의해 납치당했는지 알 수 없다. 세월이 흘러,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다. 잃어버렸던 손녀와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손녀는 빚에 쫓기고 있고, 도시에서 거칠게 살던 아이였다. 낡고 허름한 시골집에서 사는 것이 불편하고 마땅치 않은 이 도시 소녀와 해녀 할머니는 잊혀진 시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색하고 만만치 않다. 할머니의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이 영화는 결국 한 사람의 사랑이 사람을 바꾸고, 가족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어릴 때 시장에서 잃어버렸던 손녀딸 혜지의 부모는 아버지가 사고로 죽고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 .. 2016. 10. 26.
<영화> 아가씨 아가씨 박찬욱 감독. 세라 워터스의 원작소설 '핑거 스미스'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소설 '핑거 스미스'는 영국에서 이미 3부작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19세기 영국을 무대로 하는 소설과는 달리 '아가씨'는 일제강점기를 무대로 만들었다. 친일파가 등장하지만 이 영화에 반일 저항에 관한 내용은 나오지 않는다. 히데코, 숙희, 백작으로 이어지는 세 명의 관계 속에서 갈등 구조가 만들어지고, 이들의 이야기가 반전을 일으키며 극의 긴장을 이끌고 있다. 영화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하는데, 숙희의 관점, 히데코의 관점, 마지막 부분으로 되어 있다. 숙희와 히데코는 속고 속이는 관계로 시작하지만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면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숙희와 백작, 히데코와 백작은 서로를 이용하려는 대상으로 설정되어.. 2016. 10. 25.
<영화> 지구를 지켜라 지구를 지켜라 이 영화가 흥행에 참패했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관객 1천만명 시대에 고작 몇 천명 정도가 이 영화를 봤다는 것은, 한국 관객의 편식이 얼마나 심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다. 물론, 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 관객의 잘못은 아니지만, 좋은 작품을 선택하는 안목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이고, 이 영화를 만들어서 배급하는 영화사는 '마케팅' 실패를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아마도, 영화사 스스로도 이 영화를 어떻게 규정해야 하는지 당황했을 듯 하다. [지구를 지켜라]는 블랙 코미디, 판타스틱 SF, 서스펜스 호러 등 여러 장르를 혼합해 놓은 듯 보인다. 여기 저기 인터넷으로 찾아 본 관람평을 보면 대부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영화사가 어떤 장르에 촛점을 맞춰 홍보를.. 2016. 9. 18.
<영화>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께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께 독립영화. 접근 방식이 신선하지만 개연성은 낮다. 도시 변두리 빈민으로 살아가는 청년들의 삶을 그리고 있는데, 이들은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낳은 프롤레타리아들이지만, 그들 자신은 모르고 있다.빈민 청년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는 사람은 북한에서 내려 온 간첩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게다가 이 영화의 내용은 이미 1960년대에 북한에서 체제선전용으로 많이 써먹었던 방식을 그대로 채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북한체제의 미숙함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음을 보여준다.이 영화를 보고 북한을 찬양한다고 발끈하는 사람-아마도 대부분 수구꼴통들이겠지만-이 있다면,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멍청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2016. 2. 18.
<영화> 히말라야 히말라야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산악 영화. 인간드라마.산악 영화는 늘 흥미롭고 관심이 있다. 산악영화를 다룬 외국영화도 많은데, 클리프행어, K2, 노스페이스, 에베레스트, 버티컬 리미트, 인 투 씬 에어, 아이거 빙벽 등 산을 주제로 한 액션영화부터 정통 산악영화까지 장르도 다양하다.산악영화는 늘 한 가지 주제일 수밖에 없다. 산이 중심이지만, 결국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산에 도전하는 인간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감동적이다. 극한 상황에 도전하는 인간의 한계를 표현하는 장면은 장엄한 풍경과 함께 위대한 자연 속에 놓인 인간의 왜소함을 뼈저리게 느끼도록 한다.특히 정통 산악영화는 산을 향한 인간의 집념과 함께 함께 하는 동료들 사이의 믿음과 갈등을 다루고 있어, 본질적으로 인간 드라마다. .. 2016. 2. 17.
<영화>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 감독판. 3시간짜리 영화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다. 처음 개봉한 영화보다 훨씬 이해하기 쉽고, 이야기의 흐름도 매끄럽다. 이미 먼저 개봉한 일반판을 본 상태여서 줄거리는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치 새로운 영화를 보는 듯 재미있었다.정치권력, 재벌의 돈, 언론의 여론몰이가 자신들의 이익만을 위해 뭉치면 어떤 결과를 낳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한국의 사회현실을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보여주고 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이 영화가 '픽션'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물론 한국에는 이렇게 정의로운 검사가 없다는 점에서 '픽션'이고 '환타지'이며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는 말이 맞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 진짜 범죄자들이 누구인가를 알게 하는데.. 2016. 2. 10.
<영화> 조선마술사 조선마술사 퓨전 사극. 조선역사에서 비극적인 상황에 놓인 인물들이 겪는 사랑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 이런 류의 영화는 대개 실망스러웠는데, 그래도 이 영화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퓨전 사극이라는 장르 자체가 뭔가 어설프고 부족한 것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이는데, 그건 '퓨전'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라는 생각이다.어느 장르를 불문하고 '퓨전'이라는 이름은 실력 없는 자들이 적당히 이것저것 긁어 모아서 그럴 듯 하게 만든 것이다. 정통으로, 실력 있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만드는 창작품을 두고 '퓨전'이라고 말하지 않는다.'퓨전'이라고 말하기 전에, 자신만의 창작품을 만들면 그것은 자신만의 작품이며, 자신의 예술이고, 장르일 뿐이다. 그런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기능적인 부분만 쫓아다니는 것을 보면,.. 2016. 2. 5.
<영화> 나쁜 놈은 죽는다 나쁜 놈은 죽는다 중한 합작영화. 중국은 외국영화의 수입쿼터가 제한되어 있어 외국영화를 수입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그러다 합작영화의 경우에는 중국영화로 인정한다는 규정이 생기면서, 중국자본이 한국영화에 투자하는 비율이 급격히 늘고 있다.한국을 무대로 하고, 한국 배우들이 많이 나오고, 한국에서만 찍은 영화지만 이 영화는 중국 감독이 연출하고, 중국배우들이 나오고 있고, 중국 자본이 투자를 했기 때문에 '중국영화'다.액션 코미디 장르는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한 것은 당연하지만, 배우들의 '합'이 잘 맞아야 하는 영화다. 따라서 배우들의 대사가 매우 중요하고, 영화에서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데, 이 영화에서는 배우들의 대사가 엉성하기 때문에 코미디 장르로 보기에는 어설프다.그렇다고 액션이 앞장설 수 있느냐면 그.. 2016. 2. 4.
<영화> 대호 대호 '신세계'를 만든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세계'가 '공전의 히트'를 하는 바람에, 그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대호'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먼저, '신세계'와 이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을 비교하면, '신세계'가 흥행에 성공한 것이 당연할 정도로-물론 감독의 시나리오와 연출의 힘이 가장 크지만-멋진 배우들이 많다. 반면, 이 영화에는 최민식을 제외하면 연기파 배우들, 특히 '신세계'처럼 거물급 배우들이 거의 없다. 그러니 두 영화의 흥행을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시나리오의 완성도는 '신세계'가 더 낫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영화 역시 충분히 괜찮은 시나리오를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단점은 앞부분이 .. 2016. 1. 20.
<영화> 검은 사제들 검은 사제들 한국영화에서 '퇴마'를 소재로 다루는 것은 나름 신선한 시도이긴 하지만, 신선한 소재가 곧 흥행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는데, 그 이유가 영화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멋진 배우들 때문이라는 건 꽤 유감스럽다.물론 이 영화를 두고 '형편없다'고까지 말하는 건 좀 심할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엑소시스트'와 비교하지 않을 수 없고, 그 영화와 비교하는 순간, 이 영화는 '듣보잡' 영화가 되어 버린다. 영화를 열심히 만든 감독과 제작진에게는 퍽 미안한 말이지만, 이런 소재로 영화를 만들 경우 '엑소시스트'를 뛰어 넘지 못한다면, 차라리 포기하는 것이 돈과 시간을 아끼는 것이 된다.'엑소시스트'는 1973년에 개봉한 영화다. 나는 시간이 지나 이 영화를 봤는데, 그때의.. 2015. 12. 26.
<영화> 더 폰 더 폰 SF스릴러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장르지만, 영화적 요소로는 의외로 자주 등장하곤 한다. 시간과 공간을 비트는 영화적 장치들은 대개 SF 장르에 속하게 되고, 그 가운데서 살인이 발생하면 거의 대부분 스릴러로 불러도 되니까 SF스릴러는 그리 낯선 장치가 아니라는 말이다.이 영화에서도 태양의 흑점이 폭발하면서 발생하는 시공간의 왜곡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게 되는데, 이론적으로는 평행우주론도 있으니 가능하겠지만, 물리적으로 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없는 내용이다.그럼에도, 어디까지나 영화는 창작과 상상이므로, 1년의 시간차를 두고 시공간이 서로 겹치게 되고, 죽었던 사람이 살아 있다는 설정은 우리의 감성을 건드린다. 영화는 현재와 과거, 과거의 현재와 현재의 과거가 뒤엉킨 .. 2015. 12. 25.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코미디 영화는 일단 한 수 접고 들어가게 된다. 영화를 보면서 긴장하지 않아도 되고, 어차피 해피엔딩일테니 주인공이 아무리 죽을 고생을 해도, 별로 걱정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문에 영화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는 후반을 향해 꾸준히 긴장과 갈등이 증폭되어야 한다. 관객은 스크린에 보이는 인물들과 감정이입을 하고, 자신을 영화 속 상황에 놓인 것으로 동질감을 갖게 하며, 등장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함께 느끼며 웃고, 울고, 화내고, 복수의 감정으로 칼을 갈게 되는 것이다. 코미디 영화가 성공하기는 참 어렵다. 아무리 내용이 뻔한 코미디 영화라도 심각한 상황이나 감동 코드를 넣는 것은 기본인데, 그것이 영화의 분위기를 망칠 정도로 지나쳐서는 안 되므.. 2015. 12. 25.
<영화> 내부자들 내부자들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부패 커넥션을 그리고 있지만 당연히 환타지다.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사하라 사막에서 바늘 하나를 찾는 것처럼 불가능하다는 걸 거의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그럼에도 아주 가끔, 부패 커넥션의 일부가 드러나긴 한다. 예전에 삼성그룹의 비자금 사건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의 경우, 가징 기본적인 법이 지켜지기만 했어도 한국은 훨씬 투명하고 깨끗한 사회가 되었을 것이지만, 당연히 그 심각한 사건들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우리는 언론을 통해 '가진 자'들이 벌리는 온갖 추잡한 작태의 단면을 본다. 그것은 정치적 권력 관계나 이해관계 속에서 삐져나오는 경우일테고, 괜찮은 언론의 집요한 추적을 통해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정상적인 정부라면, 기업 또는 기업을 운영.. 2015. 11. 29.
<영화> 다슬이 다슬이 과문한 탓인지, 한국인 가운데 '서번트 증후군'을 보이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사실, 한국이라는 사회에서는 '서번트 증후군'의 장애인을 발견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자폐 증상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 특정한 재능을 발휘하는 경우, 지금까지는 거의 그림을 그리는 능력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숫자를 세는 것이라든가, 수학적 능력 등 재능의 형태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이 영화는 젊은 작가의 장편 데뷔작이다. 단편 영화를 만들고 나서, 장편 상업영화로 이 영화를 만들었지만 흥행에는 참패했다. 영화의 내용이나 작품성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런 방식의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이유를 내재하고 있다.독립영화로는 잘 만든 영화에 속하지만, 제작비의 한계.. 2015. 11. 24.
<영화> 돼지같은 여자 돼지같은 여자 어촌에 사는 청춘남녀의 이야기. 한 남자를 두고 두 여자가 경쟁하는 사이인데, 청춘들의 사랑이야기보다는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낫겠다.주로 갈치를 잡아서 생계를 이어가는 어촌에 더 이상 갈치가 잡히지 않는다. 어촌은 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재화는 돼지를 키우고 있다. 어촌에서 돼지를 키우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 재화는 혼자 씩씩하게 살고 있다. 그의 아버지는 알콜중독자였고, 집을 불태우고 결국 나무에서 떨어져 죽는다.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되어 있지만 어업은 전근대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원양어업을 제외하면 소규모 어업이 대부분이고 근해 양식업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농촌이나 어촌이나 그 일을 하는 주민들은 대개 가난하고, 땅이나 배 등 '자본'을 .. 2015. 11. 3.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정재영을 처음 본 건 류승완 감독의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였다. 영화의 첫 장면에서, 깡패로 등장하는 정재영의 연기를 보는 순간, 충격과 감동으로 소름이 끼쳤다. 저렇게 연기를 잘 하는 배우가 있었다니, 하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정재영의 연기는 대단했다.정재영은 어떤 캐릭터를 해도 그 인물로 빙의하는 듯한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는데, 이 영화에서 '영화감독 함춘수'라는 인물 역시, 정재영이 아니라 '함춘수' 그 자체인 것 같은, 대단한 연기였다.김민희는 생각보다 영화에 많이 출연하지 않았는데, 그가 출연한-출연작이 모두 주연이었다는 것이 놀랍지만-영화 열편 가운데 나는 다섯편을 봤다. 김민희는 자칫 특징 없는 배우라는 인식이 생길 수 있는, 눈에 띄는 연기를 보인 적.. 2015. 10. 30.
<영화> 오빠가 돌아왔다 오빠가 돌아왔다 김영하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심각한 가족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내려니 무리수를 두게 된다. 이 영화와 정확하게 대척점에 서 있는 영화는 바로 '고령화 가족'.'고령화 가족'과 이 영화를 비교하면 왜 같은 가족영화임에도 두 영화의 완성도가 확연히 다른지 알게 된다. '고령화 가족'도 웃기는 장면이 많다. 하지만 진지할 때는 무척 진지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소극'의 수준을 유지한다. 즉 깊이에서 다르다.'고령화 가족'에서 보여주는 가족들 개개인의 캐릭터와 그들의 언행은 그들이 살아온 과거의 이력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 영화의 가족들은 정신세계가 '초딩'에 머물러 있다. 나이가 많고 적음이 문제가 아닌 것이다.유쾌하고 발랄한 영화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보이긴 하지만, 불행한.. 2015. 10. 22.
<영화> 친절한 가정부 친절한 가정부 을 연출한 노진수 감독 작품. 아이디어는 괜찮다. 다만 이 영화도 필요 이상의 섹스씬과 긴장감 없는 연출 때문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시나리오만으로만 본다면, 주인공 상수가 좋아하는 노래방 도우미와 가사도우미 리얼봇 핑키가 서로 어떤 식으로든 관계가 있는 것으로 만드는 것이 좋았겠다.상수와의 관계에서 노래방 도우미와 리얼봇 핑키의 세계는 완전히 단절되어 있다. 따라서 영화는 두 개의 이야기가 각각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 긴장감이 사라진 것도 단점 가운데 하나다. 리얼봇 핑키의 역할은 뒷부분에 나오는데, 일종의 반전이지만, 처음부터 그런 반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반전보다는 오히려 긴장감을 살리는 편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이를테면 상수가 짝사랑하는 노래방 도우미와 집에.. 2015.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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