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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15년

망년과 송년 그리고 신년

by 똥이아빠 2015.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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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년과 송년 그리고 신년


해가 바뀌면서, 지나간 나쁜 일은 잊고, 다가올 한 해를 준비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 지나간 시간을 모두 기억하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 가능한 일도 아니고, 또 필요한 일도 아니다. 인류는 진화를 통해 '망각'을 선택했다. 

불행하고 괴롭고, 아팠던 기억을 지워버림으로써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은 어찌보면 진화의 필연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고통스럽고 마음 아픈 일이라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일도 있다.

우리에게 2014년 4월 16일은, 그 시간 이후 물리적 시간은 흘러갈 지 몰라도, 우리의 심리적 시간, 사회적 시간은 그때 멈췄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가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 한, 한국의 사회적 시간은 단 1초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임을 우리는 안다.

권위적인 정권의 탄생과 함께 더욱 희박해져 가는 민주주의 공기 속에서, 자유의 공기를 숨쉬지 못하는 많은 씨알들은 질식하며 시들어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고, 어찌보면 정권의 부도덕함과 부정, 오만과 악덕의 필연적인 결과라는 생각이 들 만큼, '세월호' 참사 이후에 보인 그들의 행태는 참으로 무자비하고 파렴치했다.


지난 한 해, 잊어야 할 것은 내가 다른 이에게 보낸 약간의 친절함과 예의일 것이다. 내가 그나마 부끄럽지 않은 일을 한 것은 잊고, 내가 잘못한 일, 부끄러운 일, 아쉬운 일은 오히려 잊지 말아야 하겠다.

지난 해, 나는 작은 책읽기 모임에 나갔는데, 나는 그곳에서 좋은 도반들을 만나 짧지만 기분 좋은 시간을 가졌다. 세상에는 여전히 좋은 분들이 많고, 내가 그런 분들과 함께 책을 읽고, 따뜻한 시간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좋은 일도 많고-사실, 매일 매일, 일상이 좋은 일이고,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한다-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지만, 지난 해, 가까운 지인에게 아주 좋지 않은 일이 발생했다. 여전히 진행 중인 일이라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너무나 억울하고, 화가 치미는 일이여서 참기 어렵다.

억울한 누명 때문에, 그 일을 당한 지인 본인은 물론이고, 집안이 온통 쑥대밭이 되고 말았고, 미래까지 불투명한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지인의 가족에게 불어닥친 불행도 잊어서는 안 되는 기억이다. 우리가 적은 힘이라도 보태 끝까지 함께 싸워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에 해야 할 일을 시작도 못했기에, 올해는 꼭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 글쓰기를 업으로 삼았으면서도, 정작 글을 쓰지 못하고, 그렇다고 딱히 돈도 벌지 못하는 '하얀손'의 인생이 스스로 염치가 없다.

그렇다고 자학이 나나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자기연민은 더더욱 한심하기 때문에, 변명하지 않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도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딱히 새해의 결심이랄 것은 없지만, 2015년에는 책을 내기 위한 글쓰기, 기타 배우기, 그림 그리기를 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새해에 해야 할 일, 하고픈 일 두세 가지를 마음에 담고 있는 것도 실행해서,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


살아가는 일이 어제 오늘 갑자기 다를 수는 없을테니, 새해라고 뭔가 많이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아내의 믿음과 지지를 디딤돌 삼아 올해는 게으름을 덜 피우고 조금 더 노력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연말에 또 부끄럽다는 말을 하는 것은 지천명을 사는 사내가 할 말이 아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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