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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하루!/2000년15

2000년-마지막 날의 똥이 2000년 12월 31일, 한 해를 보내는 마지막 날, 똥이가 부상을 당했다. 화장실에서 미끄러져 넘어지는 바람에 뒤통수가 깨진 것이다. 이때 얼마나 놀랐던지. 머리가 찢어져 다섯 바늘을 꿰맸는데, 그만한 것이 천만 다행이었다. 어릴 때는 한 번씩 다쳐서 부모 마음을 아프게 하는데, 나에게도 그런 기억이 있다. 어릴 때, 마포우체국 문의 손잡이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치면서 머리가 찢어져 피를 흘리며 집에 뛰어간 적이 있었다. 그때는 병원에 갈 처지도 못 되어, 집에서 머리에 담뱃가루와 된장을 바르고 나았는데, 그때 역시 그만하기가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부상을 당하고, 머리를 꿰매고도 씩씩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었다. 2011. 11. 28.
2000년-용문사 11월에 용문사에 다녀오다. 지금은 용문사에 가려면 산 하나만 넘으면 30분 정도에 갈 수 있는 거리지만, 이때는 하루를 꼬박 시간을 내서 다녀와야 하는 곳이었다. 회사에 다닐 때는 주말에만 나들이를 할 수 있어서 보통 토요일에 나들이를 하고, 일요일은 집에서 쉬는 일상이 계속되었다. 이때도 토요일에 용문사에 다녀온 듯 하다. 용문사는 예나 지금이나 양평의 상징이며, 가장 유명한 장소다. 2011. 11. 28.
2000년-회사 워크샵 회사에서 에버랜드로 워크샵을 갔다. 에버랜드에는 놀이기구만 있는 게 아니라, 숙소동이 따로 있어서 통나무로 지은 근사한 건물이 있다. 회사에서는 '워크샵'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에게 단체로 잠시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는데, 보통은 그 팀이 가고 싶은 곳에 가도록 배려를 해 준다. 우리는 에버랜드로 가서 놀이기구를 타지는 않고, 미술관 등을 다녔다. 마침 비가 내려서 분위기가 좋았다. 2011. 11. 28.
2000년-과천 동물원 10월 초에 다녀 온 과천 동물원. 똥이가 만25개월이 되었다. 이 무렵에 똥이엄마가 '육아일기'를 열심히 썼는데, 그 가운데 가장 가까운 일기를 보면 이렇다. '영걸'은 우리 동네 상가에서 인테리어 소품점을 하는 가게집 둘째아들 이름입니다. 똥이보다 일주일 늦게 태어난 영걸이는 똥이에게는 가장 친한 동무입니다. 영걸에게도 똥이가 가장 친한 동무인지는 자신할 수 없습니다. 똥이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영걸' 친구 이야기를 합니다. 영걸 친구가 상가에 나와있는 지가 똥이가 가장 궁금해 하는 것입니다. "영걸 친구, 집에 밥 먹으러 갔다, 영걸 친구 코 자러 집에 갔다, 영걸 친구, 안 나왔다. 바보. -.-............" 한 살 위인 영걸형 영호와 짝꿍으로 다니는 영걸이가 상가에 나와있을 때 똥이가.. 2011. 11. 28.
2000년-똥이 생일 똥이가 만2년이 되는 생일. 24개월이 되는 날, 똥이는 대소변을 분명하게 가렸다. 그 이후 단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는 걸 보면, 퍽 신기하고 대견하다. 모든 부모에게 모든 자식들은 경이의 대상이다. 아이가 자라는 걸 보면서 부모를 생각하고,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아이가 자라면, 부모는 늙지만, 자신이 늙는 것조차도 아이의 성장으로 행복해진다. 아이를 키우면, 삿된 생각을 버리고, 가능한 좋은 일, 옳은 일, 행복한 일을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아이는 부모를 성장시키고, 마음 공부를 하도록 도와주는 '성인'이다. 2011. 11. 28.
2000년-워크샵 8월 말에 팀 워크샵을 다녀오다. 용인 에버랜드와 설악산 켄싱턴 호텔에서 워크샵과 팀 빌딩 과정을 했다. 회사 직원을 반씩 나누어 번갈아가면서 워크샵을 했고, 팀워크를 향상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과연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동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진 것은 맞다. 회사에서 워크샵을 하는 건, 직원들에게 잠시 긴장의 시간을 풀어주고, 한숨 쉬어가는 '쉼표'를 만들어 준다는 뜻이겠다. 회사로서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하는 것이지 직원에 대한 '투자'의 성격이 강한데, 그런 만큼, 워크샵의 내용이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는지 궁금하다. 2011. 11. 28.
2000년-경북 여행 2000년 8월, 여름휴가를 경북 일대로 다녀왔다. 불영사, 불영사 계곡, 수정 광산, 성류굴, 울진 바닷가, 경주, 불국사, 부산 등 경북 내륙을 중심으로 다녔다. 경북 일대는 그 때 다녀오고는 아직 다시 못 가봤으니 10년이 넘었다. 불영사 계곡이 퍽 아름다웠다는 느낌이 지금도 남아 있다. 아름다운 자연이 망가지지 않고 잘 보존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11. 11. 28.
2000년-에버랜드 2000년 여름. 동생 가족과 함께 에버랜드에 다녀오다. 아이가 어릴 때, 놀이동산을 자주 가게 되는데, 그게 에버랜드였다. 에버랜드는 연간 가족회원권을 끊어 가지고 다닐 정도로 몇 해는 참 자주 갔는데, 에버랜드가 좋아서만은 아니었다. 나들이를 할 곳이 마땅치 않은 것이 이유이기도 하고, 어린이들이 놀 곳으로 에버랜드만한 곳이 없다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에버랜드가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에버랜드는 '삼성비리'의 근원지(김용철 변호사)로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볼 때도, 그런 비리의 온상으로 '알려 진' 곳을 드나드는 것이 '건전한 소비자'가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고, 두번째는 에버랜드에 가면 비용이 많이 든다. 처음에는 점심을 가져가지 않고 그곳에서 사 먹었는데, 음식값이 상당히 비쌌다. 나중에는.. 2011. 11. 28.
2000년-강화도 여행 2000년 7월에 다시 강화도 여행을 했다. 강화도는 이제 섬이라고 할 수 없는 지역이 되었지만, 그래도 계절마다 모습이 달라보이고, 시골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다. 전등사는 언제 가도 근사한 절이다. 조선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전등사는 '현대화'하려는 게 오히려 못마땅한데, 그것도 시대가 변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2011. 11. 25.
2000년-강화도 여행 5월 28일. 친구 가족과 함께 강화도에 다녀왔다. 전등사에도 물론 다녀왔지만, 강화도에 새로 지은 한옥이 있어서 구경을 했는데, 그때 막 건물이 다 지어지고 주변 정리를 하던 때였다. '학사재'라는 이름이었는데, 외부는 전통 방식으로 지었고, 내부는 현대식으로 만들어서 생활의 편의성을 높였다. 한옥은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건축물이라 어지간 해서는 한옥을 잘 짓기 어렵다. '학사재' 한옥 구경을 잘 했다. 이만한 규모라면 상당한 부자가 아니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강화도에는 귀농한 선배도 살고 있고, 동료의 아들이 다니는 대안학교도 있다. 강화도는 참 좋은 땅이지만 너무 서쪽에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2011. 11. 24.
2000년-과천동물원 3월에 과천동물원에 갔었는데, 4월에 다시 다녀왔다. 아직 꽃은 피지 않고, 날씨도 추웠지만 도시에 사는 어린이들이 나들이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그나마 가까운 과천동물원을 가게 된다. 아이들은 동물을 보면서 즐거워한다.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면서 부모들도 행복하다. 똥이의 사촌누나인 수경이와 함께 나들이를 해서 더 즐거웠다. 둘이는 사촌이지만 친오누이처럼 닮기도 했고 사이도 좋다. 누나인 수경이가 동생을 잘 돌봐줘서 그렇다. 2011. 11. 24.
2000년-안철수 소장님과 안철수 소장(당시)님과 함께 찍힌 유일한 사진. 안철수 소장님은 사무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직원들과 이야기 나누길 좋아했다. 격의 없고, 소탈하며, 겸손한 안 소장님은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이었을 뿐 아니라, 누구나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그를 존경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외유내강한 그에 비하면, 나는 그의 발끝도 따라가지 못하는 미미한 존재이긴 하지만, 한 때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목표를 갖고, 열정적으로 일하던 때가 있었다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요즘(2011년) 안철수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그것은 한국에 안철수 씨와 같은 사람이 없기 때문이리라. 그만큼 한국 사회는 썩었고, 올바르고 건전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드물다는-특히 많이 배우고 돈과 권력이 있는 자들 가운데-현상을 반증한다. 착하.. 2011. 11. 24.
2000년-안철수연구소 사진을 보니 역삼동에 있을 때이다. 해마다 연초에는 직원 모두가 모여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2000년에는 직원이 그리 많지 않았다. 대부분은 개발자들이었고, 마케팅과 영업 쪽은 소수였다. 하나의 회사였지만, 개발 파트와 비개발 파트의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서, 마케팅, 영업, 관리 쪽은 보통의 회사와 비슷한 분위기였지만, 개발 쪽 분위기는 낮과 밤, 일과 휴식의 경계가 거의 없었다. 지금도 저 사진 속 인물들의 대부분은 그대로 재직하고 있는 걸로 알지만, 또한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났거나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사람의 미래는 누구도 알 수 없다. 2011. 11. 24.
2000년-과천 동물원 초봄에 과천 동물원에 가다. 똥이에게 동물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동물원에 가는 것이 점점 더 꺼려지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동물원에는 여러 번 갔다. 똥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나는 공식 선언을 했다. 앞으로 동물원에는 가지 않겠다고. 물론, 동물원에 갖힌 동물이 불쌍한 것만은 아니다. 당연히 동물은 자연에서 살아야 한다. 하지만 인간이 자연을 파괴하고, 지구 환경이 나빠지면서 동물의 생존이 위협 받는 현실이다. 동물원은 동물을 가둬놓고 사람들에게 구경거리로 만든다는 나쁜 점도 있지만, 동물의 멸종을 막고, 멸종 동물을 보호하고, 사람들이 동물을 더 잘 이해하고 애정을 갖도록 하는 좋은 점도 있다는 건 알고 있다. 그럼에도, 동물을 보호하고 멸종을 막는다는 바탕에는 인간의 파.. 2011. 11. 24.
2000년-직원들과 낚시 1999년 12월 말에 Y2K 문제로 긴장을 하다-안철수 소장님은 당연히 문제 없다고 말씀하셨지만, 언론의 호들갑때문에-별 일 없이 지나가고 팀원 모두 나들이를 다녀왔다. 당시 내가 있던 팀은 기존에 개발을 계속해 왔던 V3 시리즈가 아닌, 완전히 다른 보안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팀이었다. 이 팀에서는 '앤디'라는 제품을 출시까지 했지만, 그 제품과 팀은 나중에 해체되어 사라졌다. 가장 중요한 건 제품의 품질 때문이었지만, 그 이면에 다른 이야기도 좀 있다. 우리는 사이 좋고, 즐겁게 회사 생활을 했지만, 제품의 결과가 썩 좋지 못하다는 경영진의 판단에 따라 팀은 해체되고 함께 했던 동료들 몇이 퇴사했다. 그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사회에서 자주 만날 기회는 없었다. 이렇게 즐거운 한 때를 보낸 시간으로.. 2011.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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