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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다/미국영화

[영화] 패신저스

by 똥이아빠 2017.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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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패신저스

1억 달러가 넘는 제작비에 등장인물은 고작 네 명. 게다가 시나리오는 석연찮은데, 정작 시나리오 작가는 최고의 작품이라고 자찬. 망가지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물론 제작비와 등장인물의 상관 관계는 비논리적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SF로맨스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장르의 혼합을 그리고 있는데, '이미테이션 게임'의 감독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주인공 제임스는 불행하게도 5천명 가운데 가장 먼저 우주선에서 깨어난다. 나중에 그 원인이 밝혀지지만, 우주선 고장 때문이다. 목적지까지는 앞으로 90년이나 남았고, 살아 있는 사람이라고는 오로지 자신 뿐인 상황. 살아 있어도 산 것이 아닌 상황이다.
그러다 동면에 있는 승객 가운데 예쁜 여자를 골라 깨우는데, 그 여자가 오로라다. 여기서부터 시나리오는 비틀리기 시작한다. 88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기계 고장도 아닌데, 남자의 불순한 의도로 잘 자고 있는 여자를 깨운다는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통하지 않는 범죄행위다. 즉 영화는 이 순간 파탄이 났다고 볼 수 있다. 이 뒤로 이어지는 것은 그냥 헛소리일 뿐이다.

더 웃기는 것은,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단 한 명만이 다시 동면에 들어갈 수 있는데, 오로라는 동면을 선택하지 않고 제임스와 함께 살다 죽는 설정으로 나온다. 이로 인해 첫번째 범죄의 참사 이후 두번째 시나리오 참사가 되겠다.
의도적으로 상식을 깨기 위해 오로라가 동면에 들어가지 않고 남도록 한 것으로 보이는데, 관객은 오히려 배신감을 갖게 될 듯 하다. 차라리 88년 뒤에 깨어난 오로라가 제임스의 동영상을 보며 그리워하는 것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

이제 반전. 우주선의 고장나서 제임스가 깨어나지 않았다면 몇 년 뒤에 우주선은 폭발해서 5천명 넘는 사람이 모두 죽게 된다. 따라서 제임스가 깨어난 것은, 우연히도 그가 엔지니어라는 점이 우연인지 억지인지 모르겠지만, 대단히 다행한 일이었다.
그렇더라도 제임스가 오로라를 깨운 것은 변명할 길이 없는 범죄 행위다. 오로라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죽기 전까지 지울 수 없는 억울함이 있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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